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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싱글 클리어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알빈
작품등록일 :
2018.12.3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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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3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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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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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각성

DUMMY

4화. 각성


“본녀가 자네에게 힘을 주겠네.”

“네?”


나도 모르게 바보같이 대답해버렸다.


“아니, 어, 싫다는 뜻은 아니구요, 아니 앞으로도 세상이 위험해지면 힘이 있는 편이 좋겠지만... 어째서요?”


그녀는 별 다른 말 없이 살짝 웃고 있다.

내 반응이 재미있는지, 설명할 내용을 생각 중인지,


“아니, 아니가 아니고, 네. 어, 어째서 저죠? 그냥 우연히 만나서?”

“하하하”


그녀가 다시 의자에 앉으며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다.

속보여요 아가씨. 아줌마? 나이가 가늠이 안 되네.


“먼저, 자네는 이미 힘을 받아들였다네. 괴물과 싸웠다고 했지. 몇 마리나 죽였는가?”

“제가 죽였다는 말은 안 했는데요...”

“괜찮아. 자기방어는 생명의 권리이자 승리는 전사의 영광이니. 자네가 적을 죽이지 않고 제압할 능력은 없을테고.”


문득 오늘 저녁의 사건이 생각나며 머리가 아팠다.

오늘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끄응 앓는 소리가 절로 나와 머리를 짚었는데 손이 여전히 더럽다. 으


더러운 손바닥을 쳐다보다가 하나씩 세어봤다,

먼저 하나, 그리고 셋


“넷이요.”

“별다른 이능이 없을 테니 직접 때려잡았을 테지. 이상한 느낌은 없었는가? 갑자기 기운이 난다거나, 피로감이 사라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그러고보니 윗집을 구하러 갔을 당시에 이상한 일이 있었다.

엄청 지친 몸이 순식간에 회복되는 기이한 느낌.

그리고


“네, 갑자기 몸이 시원해지면서 가볍고 푹 자고 일어난 느낌이... 그리고 이상한 빛 가루가 보였어요.”

“축하하네. 마력 각성이지. 그리고 또 하나, 더 중요한 점이 있지.”


그녀는 손을 내밀었다.

마치 악수하자는 모습이었으나 주욱 뻗은 손을 움켜잡았다.

그러자 어느 순간 그 손아귀에 원래 잡혀있었듯이 자연스레 창이 나타났다.


“이 창은 우리 게오르크 왕가의 가보이며 스스로 사용자를 선택하는 긍지 높은 무기라네. 자격이 없는 자는 만지기만 해도 신벌을 받지.”

“아니, 어. 저도 만졌는데 그럼 저도 위험한가요.”


“흠. 아니야. 그랬다면 그 자리에서 죽거나 크게 다쳤겠지. 자네는 명예와 선한 마음을 증명했다네. 미약한 주제에 강대한 위험에 굴하지 않고 나를 도우려고 했지. 하하하하 이 나를 말이야. 전혀 도움이 필요 없는데도 하하하. 바보같이. 하하하”


이럴 때는 뭐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칭찬인가.

비웃음인가.


“그래. 자네는 가치를 증명했네. 그렇다면 인류의 수호자인 본녀가 응당 도와야지. 차근히 훈련시켜 주겠네.”

“네? 아니 차근히요? 도움에는 감사하지만 저는 내일 출근해야 하는데요.”

“무얼. 이제 자네의 세계는 어제와 같지 않다네. 새로운 시대가 열렸지. 이대로 집에 돌아가더라도 혼란에 휩쓸려가다 죽을 가능성만 클 뿐. 강자가 된다면 더는 평범하게 살지 않아도 된다네.”

“아니, 아니 제가 지금 아니라는 말을 몇 번이나. 아 진짜.”


당황하니까 말이 안 나온다.

이게 정말 내게 좋은 선택지인가.

지금, 이 상황이 내게는 이득인가.

웹소설에서 보던 기연이 이런 상황인가.


믿어도 되는가?

그 이전에 내게 선택지가 있는가?


“제게 선택지가 있나요?”

“물론이지. 마법과 무의 계승은 동의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네. 강제로 동의를 받는 방법도 있다만... 오, 농담이니 신경쓰지 말게나.”


내 입장에서는 섬뜩할 수도 있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뱉다니.

이 여자 성격이 나쁘다.

이 넓은 집에 혼자 산다는 점도 이상하고.

여러모로 수상한 점이 많아.

무엇보다 내게만 너무 좋은 일이다.


쿠쿵


갑자기 저택 전체가 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헨리에타 티나 게오르크... 이름 엄청 기네.

그녀가 갑자기 표정을 굳히며 벌떡 일어난다.


“이런, 벌써 여기까지 왔나.”


그녀가 손을 내밀고 주문을 여러 차례 외운다.

말이 끝날 때마다 손에서 빛무리가 나와서 방을 빼져 나간다.


“자네는 여기서 기다리게나. 자네에 대한 이야기는 잠시 후로 연기해야겠어.”

“네? 무슨 일이죠? 괜찮은 상황인가요?”


그녀가 창을 바닥에 통통 치며 작은 목소리로 무언가 주문을 외운다.


“무얼. 걱정하지 말게나. 인류 최강의 수호자가 자네 앞에 있다네.”


아, 더 무서워졌다.

웹소설에서 자주 나오는 전개다.

이거 사망 플래그인데.

내가 표정을 풀지 않자 그녀가 눈썹을 찌푸렸다가 씨익 웃는다.


“본녀의 긍지를 걸고 맹세하지. 자네를 집에 돌려보내 주겠네. 내 생명을 다하더라도.”


순간 마음이 확 안심되었다.

그 기묘한 느낌이 이상할 정도로 효과적인 말.


“마법인가요 이것도?”


쿠쿠쿵

진동이 심해진다.


“맞다네. 자네는 감이 좋군. 의심이 많은 성격인가? 하여간 이제 여유가 없어. 이 방에만 있으면 가장 안전할테니 잠시 기다리게나. 안전을 확보하고 돌아오지.”


그녀는 뒤를 돌아 문으로 향하며 멋있게 말했다.

그녀의 로브와 창을 든 뒷모습을 눈에 담았다.


그리고,

그녀는.


마법사는 돌아오지 않았다.




*********


“아- 이거 나보고 어쩌라고.”


엄청난 굉음과 진동이 멈춘 지도 시간이 꽤나 지났다.

이 저택의 구조도 모른다.

여기가 가장 안전하다며.

돌아다니기도 무섭다.

빠루라도 챙겨올 걸 후회가 된다.


나는 방안을 빙글빙글 돌면서 서성이다가 결심했다.

“언제까지 기약 없이 여기 있을 수는 없어.”


그녀가 패배하여 결국 나도 죽음을 기다리는 상황일까.

그렇더라도 나는 최대한 발버둥 쳐야 한다.

이대로 의미없이 죽을 순 없어.

마법사가 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일 수도 있다.

나가보지 않으면 모른다.


끼익


다행히 문은 바로 열렸다.

저택을 돌아다니면서 수 많은 괴물 시체를 보았다.

불에 타고 얼고 찢어진 괴물들.

너무나 무서운 광경이어서 이동 속도가 나지 않았다.

그 흔적을 따라 천천히 걷다가 길고 좁은 회랑을 지나 정원에 다다랐을 때

마법사를 발견했다.


케에에엑


작은 신음소리가 들린다.

인간이 저런 소리도 낼 수 있구나.

피를 많이 흘렸는지 그녀의 보라색 로브는 색이 엉망이었다.

바닥에 누워있는 그녀 주변의 괴수 시체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엄청난 생명력이네. 저 상황에서도 살아있나?”


무섭고, 긴장되어 혼잣말이라도 하는데


“아니, 뭔, 이거 진짜 살아있잖아!”


다시 보니 진짜 살아있는 죽다만 놈이었다.

나는 너무 무서워져서 마법사에게 호다닥 달려갔다.

마법사는 조용하다.

아까 그 신음소리는 괴물의 소리였다.


나는 정신없이 마법사의 손에서 창을 가져왔다.

그리고 주변에 꿈틀거리거나 호흡 움직임을 보이는 모든 괴물들을 찌르고 다녔다.


푹푹푹


한참을 미친 사람 마냥 뛰어다녔다.

숨도 못 고르고 뛰었더니 엄청 힘드네.

두려움에 미쳐 날뛰며 겨우 만든 정적.

내 숨소리만 들린다.


으으


놓친 놈이 있었나?

순간 엄청나게 긴장했다.

곧 사람 소리임을 깨닫고 마법사에게 달려갔다.


“괜찮아요?”

“으···. 자넨가.”


바닥에 누워있는 그녀의 옆에 주저앉았다.


“괜찮으세요?”

괜찮아야 해요. 제발.

뒷말은 속에 삼켰다.


“끄···. 꼴이 말이 아니군. 걱정하지 말게나. 내 명예와 약속대로 자네는 안전하게 돌려보내 주겠네.”

“네···.”

아니, 지금 그냥 죽을 위기로 보이는데요.

전혀 안심하지 못하겠어요.

우리 동네를 위기에서 구해준 사람이다.

그녀가 나를 데리고 왔지만, 이번에도 나를 수호했다.


그녀는 나를 도우려 했고 실제로 나를 지켰다.

아까 나는 그녀의 말과 약속은 믿지 못해서 의심했다.

그러나 그녀는 목숨을 건 행동으로 그녀의 명예와 신의를 증명했다.


“내게 특별함이 있는지,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될게요. 제자. 후계자. 뭐든.”

“후..후..쿨럭쿨럭.”


그녀는 웃다가 피를 토하며 기침을 했다.

아픈 사람을 건드리면 부상이 덧날 수도 있다고 들었기에 건드리지는 못했다.


“후... 시간이 많지 않군. 내 왼손에 반지. 반지를 자네 손에 끼우게.”

“네? 네. 치료는요?”


나는 마법사의 말에 따라 반지를 빼서 내 손에 끼웠다.


“이것으로 계승은 완료되었다.”


마법사는 뜬금없는 말을 하더니 더는 목을 가누지 못했다.


“네? 저기요! 여기요! 정신차려요!”


나는 너무 당황해서 나도 모르게 따귀를 때렸다.

그러나 그녀는 미동도 없다.

그러던 중,

갑자기 내 몸이 불타는 듯한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수많은 시체가 쌓여있는 알 수 없는 공간,

원래는 멋지고 고풍스러웠을 공간에서


나는

홀로 쓰러져서

비명을 지르며 땅을 굴렀다.


***************************************************


“후ㅡ”


많은 일을 겪었다.

그렇게 기절한 나는 알 수 없는 시간이 흐른 후에 깨어났다.

배가 고파서 일어났을까.

뼈마디의 아픔과 전신 근육통이 나를 깨웠는지 모르겠다.


그래.

두렵고 불안해서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 저택의 생존자는 나 뿐이었다.


‘어ㅡ이 나 살아 있다구.’

“아니, 아무리 그래도 육체 없이 정신만 남아 말을 하는데 생존은 아니죠.”


마법사 티나의 혼은 계승자 반지에 담겨있다.

보통 상황이라면 본인의 혼으로 할만한 짓은 아니지만,

인류 수호의 사명을 계승하는 마지막 계승자의 의무를 위해서란다.

과연 그 이유 뿐일까


‘또 또 의심하는구나. 의심이 많은 자여.’

“언제는 의심과 탐구가 마법사의 중요한 소양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다행히 음식과 물은 충분했다.

애초에 1인 생존을 위한 양이 많이 필요하지도 않다.

식량도 소량이면 충분.

블랙 기업의 야근 식대 덕분에 충분히 비축한 지방이 있으니까.

야식과 헬스가 만들어낸 두꺼운 지방과 근육의 콜라보레이션!

근육돼지에서 근육맨으로 바뀌는 혹독한 시간이었다.


“이 정도면 다 됐나요?”

”흐...흠... 누구를 부르는 중이냐? 호칭을 자꾸 생략하는구나.’


어이가 없다.

“아니, 여기 우리 둘 밖에 또 누가 있습니까? 아니 그 보다, 말투랑 성격 바뀌지 않았어요?”

‘본녀는 생명을 잃고 자네의 조언자가 되었느니라. 입장과 역할이 바뀌었으니 이 정도야 당연하지 않은가.’


이렇게 들으면 말이 되는 듯도 하고.

나는 손에 든 창을 휘저으며 바닥을 가리켰다.

바닥에는 큰 원 안에 복잡한 글자와 문양이 그려져 있다.


“그래서, 이렇게 하면 된다구요?”

‘흠, 잘 했구나 제자야. 최종 점검을 위해선 스승을 향한 존경심이 필요한 기분인데 말이다.’

“아니 뭔...”


마법의 설계와 시전에는 감정도 영향이 있다...였나.

나는 머리를 긁적이다 말했다.


“네. 사부. 존경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서 집에 가게 도와주세요.”

‘하하하하. 기분이 좋구나. 앞으로도 꼬박꼬박 부르거라.’


쿠쿵 쿠우웅


멀리 들리는 저 소리.

꾸준한 울림.

저 창문! 창문에!


‘창문? 창문이 울리는가?’

“아뇨. 그냥 유행하는 농담이에요.”


사부는 괴수 군세와 동귀어진 하면서 이 저택을 지켰다.

괴수의 혼과 생명을 제물로 구축한 소모형 결계.

그리고 꾸준히 소모되고 있다는 저 소리.

시공의 틈새에 숨겨진 저택이 발견된 이상 시간문제다.


“시동어는 자유죠?”

나는 마력으로 그려져 은은한 빛이 나는 마법진(魔法陳)의 중앙에 섰다.

‘그렇다. 중요한 요소는 발음이 아닌 의지. 결과는 힘과 의지로 엮어나가는 법이다.’


“후우ㅡ”


쿠웅. 쿠쿵

이제 저 지긋지긋한 소리도 안녕이다.

사부는 안심하라고 하지만 내심 불안했거든.


“자, 갑시다.”


양손을 가운데로 모아 창을 쥔다.

창 바닥은 땅에 단단히 지지하고 자세를 곧게 한다.


갑시다.


“오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그리고 나는 빛에 휩싸여 사라졌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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