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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싱글 클리어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알빈
작품등록일 :
2018.12.31 23:59
최근연재일 :
2019.01.3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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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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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각성

DUMMY

1화. 각성


피곤하다.

퇴근 시간이다.

집에 갈 준비를 하면서 생각한다.

명문대를 나와서 월 300 겨우 받는 회사 생활.

이게 옳은 삶인가.

옳게 된 삶일까.


후우ㅡ

답답한 가슴에 숨을 내쉰다.

한숨 비슷한 웃음을 내보내며 가방을 챙겼다.

“수고하셨습니다.”

“네. 내일 뵈어요.”

사무실 동료의 인사를 뒤로하고 나온다.


미성년 시절에는 어서 크고 싶었다.

지겨운 학교생활을 벗어나고 싶었다.

당시에는 대학이라는 과업이 인생에서 가장 거대했다.

명문대를 가서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그래도 내 인생에 과업은 끊이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은 매일 끝도 없이 반복되고 늘 새로운 일이 내게 떨어진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인턴활동 취업준비.


삶은 늘 나를 시험하고 나는 나를 증명해야만 했다.

내가 유능하다고.

내가 성실하다고.

내가 건강하고 가치 있는 인간이라고.


실체가 모호한 사회와 시스템은 늘 나를 평가한다.

나를 평가하는 자는 때로는 교사고 때로는 교수고 때로는 면접관이고 때로는 상사다.

TV에서는 경쟁을 포기한 자, 빠른 은퇴생활, 은퇴 후 해외 체류, 여행 다니면서 살기 등의 프로그램을 제작해서 보여준다.

관심을 가지고 챙겨 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여준 생활은 결코 없었다.

이후를 준비하지 않고 무모하게 다 던지고 자기 하고 싶은 일 하는 선택은 누구나 할 수 있잖아.


재산 다 정리해서 영혼까지 끌어모아 자기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탕진하는데 당연히 재미있지.

나는 그 이후에 비참해지지 않는다는 보장을 원한다고.

나도 그렇게 따라하고 싶은데 말년에 돈 없고 직장 없는데 건강도 잃으면 말로가 너무 슬프지 않을까.

미래는 언제나 두렵다.


나를 지키는 것은 나의 능력.

나의 건강.

나의 연봉과 자산.


그런데 나는 늙어가고 낡아간다.

오히려 입사 전에 젊은 내가 더 건강하고 열정 있는 만큼 유능했을 듯하다.

회사에서야 적당히 일 하지만, 하던 일에만 익숙해진 지금의 내가 다른 조직에 갈 수나 있을까.

뾰족한 해답도 없는 우울한 생각 해봐야 뭐하나.

얼른 집에나 가자.


주차장에 도착해서 스쿠터 트렁크를 열었다.

보호대가 내장된 안전 라이더 부츠 장착 상태를 점검한다.

통근은 거리가 반드시 짧아야 한다.

안 그래도 짧은 인생이다.

꽉 막힌 도로와 사람으로 가득한 지하철에 끼어서 수명을 소모하긴 억울하다.

스쿠터는 시간 효율 면에서 아주 좋은 통근 수단이다.

안전은... 좀 불안하더라도.

연비나 유지비 면에서도 대중교통과 비슷하거나 싸다.


아니. 애초에 10년 무사고 모범운전자인 나다.

도로에 차가 없다면 나는 안전하다.

정신나간 놈들이 안전거리 무시하고 바로 뒤에서 똥침을 쏴대서 무서울 뿐이다. 문제는 이런 운전면허 자격이 안 되는 놈들을 매일 만난다는 점이겠지.


장구류 점검을 마치고 스쿠터에 앉았다.

키를 꽂아서 돌리고 핸들을 잡는다.

집에 얼른 가서 씻고 누워야겠다.

누워서 인기순위 웹소설이나 봐야지.


시동을 걸고 헤드라이트가 켜진다.

라이트 끝에 작은 그림자가 움직인다.

도둑고양이겠지.

내가 좋아하는 새를 재미로 죽이는 유해조수놈들.

아니 그렇게 고양이가 귀여우면 나처럼 집에 데려가서 키우라구요.

무책임한 일부 사람들을 생각하며 엑셀을 손으로 감아서 당긴다.


지나가면서 언뜻 보니 고양이가 맞다.

그런데 나를 쫓아온다.

고양이들이 도시를 지배하는 힘은 날렵함과 조심성이다.

겁이 많고 높고 좁은 골목과 담을 넘어다니는 도둑고양이들은 사냥개를 풀어도 잡기 힘들다.

잡으려면 치킨을 덫에 넣어서 잡아야하는... 아니 이게 중요한 내용이 아닌데.

저게 미쳤나?


크와오오아오옹옹


무언가 들어보지 못한 괴성을 내면서 맹렬히 내 뒤를 쫓아오고 있다.

125cc지만 저런 작은 짐승보다야 당연히 빠르다.

별 재수없는 일이 다 있다 싶어서 양쪽 윙미러로 번갈아 뒤를 본다.

어느덧 뒤로 멀어져서 점으로 보이는 미친 고양이는 이윽고 완전한 빽점이 되었다.

빽점은 바이크 라이딩 업계에서 쓰는 말로 고배기량의 압도적인 고속으로 추월해서 뒤에 남은 작은 점으로 보이게 만들어버렸다는 뜻이다.


오랜만에 사용한 용어에 대해 생각하며 가는데 주변이 매우 소란스럽다.

도시의 또 다른 지배자인 비둘기들도 미쳐서 날뛰고 있다.

아래로 날아내려서 머리를 부딪히며 죽는 놈도 보인다.

강아지를 데리고 나온 사람들은 애완견을 통제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음. 이래서 목줄이 중요한 의무지.


지진이라도 날려나.

우리나라는 허리케인이나 쓰나미는 안 올테니 이제 지진도 올려나.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이럴 때일수록 집에 빨리 들어가서 문 닫고 숨어있는 편이 안전하다.


낡은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도착해서 스쿠터를 세웠다.

습관대로 헬멧을 벗으려고 끈을 풀면서 트렁크를 열었다.

그때였다.


타다다다닥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내가 예상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것은 눈 앞을 가득 채운... 몽둥이?


퍼억!

와 헬멧 안 벗어서 다행이다.

뚝배기 터질 뻔했네.

아니 묻지마 폭행인가?

이게 무슨 일이지?

지금 내가 서있나?

앞을 보고 있나?

앞이 어느 방향이지?


나도 모르게 꾸욱 감았던 눈을 재빠르게 뜨면서 손에 잡히는 물건이 있는지 찾기 위해 손을 마구 흔들었다. 방어할만한 도구가 필요하다.

충격에 휘청이며 몸이 돌아서 트렁크에 손이 들어가 있었다.

음. 스쿠터가 안 넘어져서 다행이다.

같이 넘어지면서 잘못 깔렸으면 최악의 경우 골절에다가 뜨거운 배기 시스템에 닿아 심한 화상을 입을 뻔했다.

역시 스쿠터 주차는 센터 스탠드지.


황망히 움직이는 바쁜 내 손에 텐덤 동승자용 보조 헬맷이랑 자가수리용 번들 드라이버가 잡힌다.

누군지 몰라도 넌 뒤졌어.

몸을 돌리면서 헬맷을 휘둘렀다.

이거나 쳐맞고 꺼져라!


그러나 내 팔은 허공만 갈랐다.

내가 생각한, 내가 본능적으로 노린 높이에는 습격자의 머리가 없었다.


크루루룩


습격자는 키가 작았다.

아 이거 20세기 영화에 머시기 렘린인가 그건가. 아니 반지의 황제에 나오는 아니 거긴 안 나오나. 이거 웹소설에 자주 나오는 작은 초록 괴물 같은데.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괴물은 나를 잠시 관찰하다가 다시 달려 들었다.


본능적으로 헬맷을 휘둘러서 몽둥이를 막았지만 충격이 크다.

헬맷은 손잡이가 따로 없으므로 테두리를 잡고 있다가 충격을 받았으니 당연히 놓쳤다.

나도 바로 반격을 해야하는데 일단 너무 정신없고 막은 손은 아프고 무엇보다 충격 때문에 몸이 돌아가 버려서 반대손을 내밀기가 힘들다.

뒤돌아서 도망칠까.

아니 내가 뒤를 돌았는데 이 새끼가 다른 무기를 던지면 어쩌나.

등을 보이는 선택은 더 위험한 짓이다.

적의 정체도 잘 모르겠고 내 몸 상태에 대한 확신도 없다.


반쯤 돌아간 몸을 다리 힘으로 고정하면서 한쪽 발로 몸을 지탱하고 반대 발로 난쟁이를 차버렸다.

이거 중학교 폭력교사가 애용하던 견공퇴랑 닮았다.


케에에엑


다행히 체급 차이가 먹혔는지 유효타가 들어갔다.

다시 선택의 순간.

도망가느냐 마느냐.

평소에 영화 만화 웹소설을 보면서 생각해오던 일이 있다.

우연이든 뭐든 승기를 잡았을 때는 마음을 더 굳게 먹고 적을 끝내야 한다.


헬조선에선 정당방위가 절대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래도 저건 아무리 봐도 인간이 아니니까 괜찮겠지.

저건 분장으로 될만한 수준이 아니야.

일단 나부터 살고 봐야 한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역시 밟기지.

퍽퍽퍽퍽퍽퍽

두꺼운 워커 스타일의 라이딩 슈즈라서 다행이다.

스니커즈나 운동화였으면 발이 무지 아팠을 텐데.


“이 새끼! 이 괴물 새끼! 헉헉! 이 쉽새끼! 양 새끼!”


나는 승리했다!!!

이 기분이 전투 고양감인가?

살았다는 안도감과 남자로서 나를 증명했다는 묘한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으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도 모르게 큰소리를 지르면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와! 나 지금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데!!

그건 내 생각이고 누가 보면 중2병 같아 보일 수도 있겠다.


초록 난쟁이는 여기저기 뼈가 부러진 듯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놈 혼자 있으리란 보장이 없으므로 빨리 이동해야 한다.

방금 소리 지른 행동을 빠르게 후회했다.

이놈이 지성이 있는 경우 나중에 나에게 보복할 수 있다.

법의 보호를 받는 지성체 인류로서 외계종을 반드시 징치해야 한다.

법적 우위와 현실적 우위. 명분과 현실 모두 내가 우위다.


손에 든 드라이버는 너무 짧아서 던지려다가 혹시 몰라 그냥 꼭 쥐고 있기로 했다.

전에 영화에서 보니까 이럴 땐 목등뼈를 어떻게 잘 조지면 되던데.

목 위에 발을 올리고 팍 내리눌렀다.

한 번에 잘되지 않아서 여러 번 시도하다가 성공했다.


우드득

내 발끝에서 내 머리까지 울리는 소름 돋는 소리에 몸서리치며 발을 뗐다.

수백 킬로그램이나 나가는 육중한 무게의 고배기량 대형 스쿠터 몰던 시절 센터 스탠드 세우는 요령.

한순간에 한 점에다가 무게를 실으며 발을 비틀면서 차는 느낌이다.


잠시 머뭇거리다 집으로 올라왔다.

아 옷 다 버렸네.

오늘은 더이상 아무 일도 없으면 좋겠다. 제발.

오늘의 불운으로 이미 충분하다고.


집 문 앞에 서니 생각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옷과 장갑에 가득한 체액 때문에 도어락이 눌리지 않았다.

고민하다가 비교적 멀쩡한 가방을 뒤져서 터치키를 꺼냈다.

아, 이로써 가방과 내용물도 엉망이다.

불행이 늘어버렸어.


집에 들어와서 옷부터 벗고 씻으려고 하다가 문득 멈춰 섰다.

퇴근길에 본 동물들이 생각나서.


“캐리야?”


나는 버려진 유기묘를 책임비 내고 데려와서 기르고 있다.

퇴근하면 매일 내 소리를 듣고 문 앞에 와서 기다리는 개냥이인데.

어디 갔지.

집도 좁아서 어디 숨을 데도 별로 없다.

제발 안방 말고 작은방에 있어라.


캐리도 미쳐 날뛸 경우를 대비해서 신발을 신고 현관을 지나 집에 들어갔다.

하 이거 결국 내가 다 치워야 하는데.

할 일이 계속 늘어만 간다.

다행히 현관에서 크게 두 발자국 만에 닿는 방문 안쪽을 보니 방구석에 캐리가 있다.


‘와 딱 봐도 쟤도 정상은 아니네’

일단 고양이 방 겸 창고로 쓰는 임대주택 작은 방으로 커버가 가능하겠다.

그나마 다행이다.

이동장 캐리어를 잡고 집어 넣어볼까 하다가 포기했다.


내가 이 꼬라지로 많이 움직일수록 청소해야 하는 일만 더 늘어난다.

그리고 고양이 길러본 사람은 안다.

고양이는 지가 싫어하는 일은 절대 않는다.

진짜 어느 정도로 안 하냐면 스트레스받아서 방광염 걸려 앓다가 죽을 만큼 반항한다.

즉각적인 위험으로는 광란의 할퀴기와 물기뿐만 아니라 똥오줌 난사 공격도 있다.

그 어느 쪽도 단 한 가지도 환영할 수 없는 사태다.


나는 그냥 방문을 닫는 선택지를 골랐다.


“휴”


한 시름 놨다.

아마도 우리 집엔 더 이상 위협은 없다.

일단 문과 창문은 이상 없으니까.

이게 무슨 일인지 뉴스를 봐야겠다.

나는 신발을 벗고 리모콘을 찾아 TV를 켜서 공중파 뉴스를 찾은 후에 옷을 벗었다.


“정부는 상황이 통제하에 있다고 밝히며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협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오늘 갑작스레 발생한 괴물의 공격은 우리나라만의 사태가 아니며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계엄령이나 동원령 선포 없이도 군경 협동 체제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긴급기자회견에서 밝혔습니다.”


TV 볼륨을 크게 키우고 문을 열고 샤워를 했다.

더러워진 옷은 현관에 쌓아뒀다.

아 저걸 언제 다 치우지.

씻고 나와서 머리를 말리고 옷을 입으면서 긴급뉴스를 계속 봤다.

내용은 동일하다.

알 수 없는 사태. 허나 통제 중. 곧 해결 가능.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총소리도 작게 들린다.

먼 천둥소리 같은, 콩 볶는 느낌의 소리.

으 지겨운 예비군 훈련장의 추억.

나는 안방 문 안쪽에 기대둔 1200mm 빠루를 만지작거리며 뉴스를 보고 있었다.


이 크로우바는 MIT 대학의 가상 창작인물, 우주 물리치료사 물리학 박사 자유맨의 활약에 감명받아서 구입해둔 아이템이다.

목검 휘두르기보다 더 근력 훈련에 좋다.

지식쇼핑을 검색해서 택배비 포함 2만원에 샀다.

매우 저렴한 가격에 게임 굳즈이면서 운동기구이면서 공업 도구면서도 호신용품도 되는 효자 아이템이다.


오 지금 같이 판타지스러운 상황에 이렇게 든든할 줄이야.

고마워요 프리맨.


그때였다.

굉음과 진동이 동시에 느껴졌다.


와장창

쿠쿵


젠장. 가깝다.

너무 가깝다.

위층?


작가의말

빠루 마법사(물리)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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