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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싱글 클리어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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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빈
작품등록일 :
2018.12.3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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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3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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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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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각성

DUMMY

3화. 각성


PVC 파이프.

1미터 단위로 재단되어 있다.

이걸 잘 던지면...

저 거대한 놈도 막을 수 있을까.

소년 만화처럼 투창으로 죽일 수 있을까.


물론 나는 지금 고지대에서 얌전히 숨어있어도 안전하다.

그러나 혹시 아직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아까와 같은 피해자가 더 생기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손도끼로 끝을 비스듬히 잘라 본다.

죽창 비슷한 모양이 되었다.

다시 근접전이 벌어진다면 유용한 변수나 보험이 되어줄 든든한 느낌이다.

던지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영화같이 화살처럼 곧게 날아갈 리가 없다.


절반으로 잘라서 단창 모양으로 만들었다.

이래도 잘 날아갈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반으로 더 잘랐다.

이 정도면 될까.

안 될 것 같다.


차라리 벽돌이 낫겠는데.

누구 옥상에 정원 만드신 분 없나요.

그래도 일단은 있는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야지.

처음에는 안전한 원거리 저격을 생각했는데 지금 상황을 보니 어그로를 끌어서 희생하는 그림이 되어 버렸다.


한다.

한다!

가자.

”가즈아아아아아아아!“


용기를 내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벌떡 일어나서 바닥의 거인을 향해 단창을 던졌다.

힘없이 빙글빙글 돌면서 낙하하는 단창은 거인 녀석에게 충돌했다.


톡 탱 데구르르르

역시 효과는 없다.

거인 괴물은 별 다른 느낌도 없는지 고개를 기울인다.


크륵?

그 순간,


퍼헉

기괴한 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왔다.

순식간에 거인의 머리통이 사라지면서 거체가 기울더니, 넘어진다.


어?

내가 해치웠나?

나조차도 멍해지는 전개다.


그리고 쓰러진 거인의 뒤에 가려져 있던 사람이 보였다.

그는 보라색 로브를 머리까지 뒤집어 쓰고서,

오른손에 창을 쥐고 있었다.


아! 로브는 마법사의 상징이지.

그런데 마법사는 지팡이 아닌가.

발록도 후려쳐서 지옥으로 돌려보내는 힘 법사도 근접격투에 애용하는 지팡이가 있던데.


그가 창을 곧게 세워 바닥에 찍자ㅡ


키에에에에엑

쿠에에엑


다양한 괴성이 시작되었다.

작은 괴물들이 하늘에 떠오르더니 허공의 한 점으로 모여들었다.

한 덩어리로 뭉친 괴물들은 더 뭉치고 뭉쳐서

파워업 합체ㅡ는 못 하고 그대로 죽어버렸다.

아무리 괴물이라지만 무시무시한 장면이다.


저 로브를 쓴 자- 마법사가 한 일이라고 봐야겠지.

거대한 고기 경단을 만든 마법사는 별 다른 감흥은 없는지 동요하는 기색이 없다.

저 기묘한 차분함이 섬뜩한 느낌을 준다.


멍하니 그를 쳐다보고 있는데,

눈이 마주쳤다.


언제부터인가 그는 나를 보고 있었다.

후드에 가려 눈이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나를 보고 있다.

숨어야 하나?

나는 얼어버렸다.


사람이 엄지손가락만 하게 보이는 먼 거리에서도 나는 압도당해버렸다.

저런 압도적인 신위를 본 상태에선, 비록 그가 나에게 호의적일지라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나는 쫄보가 아니다.

나는 용감한 남자라고!


몸의 긴장이 한순간 풀리고 나서야,

그가 내게서 시선을 거둔 모습을 인지했다.

그는 주변을 한 바퀴 둘러보더니 한 손으로 괴물 거대 경단에 손짓한다.

괴물이었던 것은 신기하게 무게감 없는 모습으로 부드럽게 마법사에게 날아간다.

그리고 작은 도깨비불로 변해서 마법사의 주위를 천천히 회전한다.


잠시 후에 마법사 주변의 공간이 말 그대로 찢어졌다.

공간을 찢고 나타난 수십의 괴물들.

그 괴물은 마치 전설에 나오는 악마의 모습 같았다.

아까 나와 목숨을 걸고 투덕거리던 작은 괴물은 마치 아주 약한 벌레처럼 느껴질 정도의

압도적인 존재감.


동시에 마법사가 손을 펼쳤다.

마법사의 주변을 맴돌던 도깨비불이 수십 개로 분열하며 악마들에게 날아갔다.

불에 닿는 순간 엄청난 기세로 폭발하며 산산조각 나는 악마들.

폭발을 견딘 녀석들은 불 타오르며 괴성을 지른다.

불이 안 붙거나 피한 적들이 사방에서 마법사에게 쇄도한다.


”전율하라, 힘의 절단.“

신기하게도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 순간 마법사 주변에 광풍이 불면서 접근하던 악마가 부서지며 밀려난다.

그 모든 공격을 견디고 뚫으며 접근한 악마들이 손톱과 무기를 휘두른다.


마법사는 침착하게 몸을 움직여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손에 든 창을 휘두르자 또다시 한 차례 충격파가 터지며 적들이 밀려난다.

충격으로 죽었는지 움직이지 않는 적도 있다.


그러는 사이에도 허공 여기저기에 균열이 생기며 공간을 찢어내며 적들이 계속 나온다.

계속해서 현란한 박투와 알 수 없는 기술로 적 무리를 압살하던 마법사는 갑자기ㅡ

주변에 시체를 가득 쌓은 기괴한 풍경 속에서 그는 다시금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머리가 하얗게 된다.

아까부터 충격의 연속이라 무언가 생각을 이어가기 힘들었지만,

급하다!

오인 사격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사람살려? 와타시와 세레브한 민간인인 데챠앗?


”으악!“

그는 나를 향해 창을 던졌다!


나도 모르게 호들갑을 떨면서 바닥에 엎드렸다.

뒤쪽에서 쾅! 소리가 난다.

뒤를 천천히 돌아보니 창에 꿰인 괴물 하나가 벽에 박혀있다.


주춤주춤 일어나서 마법사를 쳐다 본다.

나를 구해준 상황인가.

어느새 마법사는 더 많은 적에게 포위당했다.

공중에 떠 있는 적들은 멀리서 레이저 같은 빛을 쏴대기 시작했다.


<만개하는 번개 꽃>

또 들릴 리 없는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가 양손을 마주치자 마법사를 중심으로 한 공간 그 자체가 빛으로 폭발했다.

그 엄청난 빛에 눈이 부셔 쳐다볼 수가 없었다.

놀란 나는 벽 뒤에 숨어 눈을 가렸다.


빛이 가라앉고 나서 시력이 정상으로 돌아온 나는 다시 마법사를 보기 위해 일어났다.

마법사는 악마였던 것에 둘러싸여 혼자 오연히 서 있었다.

마치 신화적인 업적을 기린 명화 같은 풍경이다.

비현실적인 그 광경에 압도된 나는...


”앗!“

얼빠진 소리를 지르며 옆에 박혀있는 창을 뽑았다.

마법사 뒤에 잿더미에서 일어난 적이 조용히 다가가고 있다.

최후의 특공대, 최후의 비수인가.


“뒤이이이이!”


나도 모르게 최대한 크게 외쳤다.

닿을지 모르겠지만 힘껏 창을 던졌다.

그러나 창이 땅에 닿기도 전에

마법사는 뒤로 돌면서 주먹을 휘둘렀다.


주먹에 닿은 악마는 터져서 사라졌다.

어... 이러면 내가 마법사를 공격하는 그림이 되는데!

다행히 창은 마법사 앞 허공에 멈춰섰다.


“호오, 이 창을 만지고도 멀쩡하다니.”


마법사는 창을 손에 쥐고 손에서 굴리다가 다시 말했다.


“그래. 이리로 오라.”


그 순간 나는 그 앞에 서 있었다.

어? 이게? 아니?


“아... 안녕하세요?”


그와 나 사이에 잠시 침묵이 생겼다.

이 살벌한 광경 한 복판에서!

혈투 대 난투를 다 지켜봐놓고!


“그래. 별 다른 피해는 없구나.”

“네...”


마법사는 나의 내면의 당황스러운 외침과는 달리 평이하게 대답을 해줬다.

마법사는 자신의 몸을 여기저기 움직이며 점검을 하더니 내게 손짓했다.


“여기는 상황이 좋지 않으니 장소를 옮기자꾸나.”


그는 내 대답을 듣지도 않고 바닥을 향해 손을 펴고 무언가 말을 했다.

그러자 바닥에 원이 그려지며 복잡한 문양이 나타났다.

그리고 다음 순간 나는 거대한 저택의 1층에 있었다.




내가 이곳을 저택, 그것도 1층이라고 바로 단언하는 이유는, 미녀와 야수 같은 영화에서나 보던 고풍스러운 성의 전형적인 1층 문 앞, 그것도 계단 앞이기 때문이다.


마법사는 따라오라는 듯 내게 손짓을 하고는 앞서 걸어갔다.

그가 들고 있던 창은 여기 와서부터 보이지 않는다.

그를 따라 도착한 방에서 적당한 의자와 테이블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먼저 자리에 앉았다.


“이리와 앉게나.”


내가 자리에 앉자 그는 로브의 후드를 벗었다.

그는 굉장한 미남으로 여자보다도 아름다운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귀는 뾰족했으며 금발은 길게 찰랑거렸다.


“내가 도착하기 전에, 자네는 무엇을 하고 있었지?”

“아, 어, 음. 그, 괴물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말이 잘 나오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

피곤하고 두렵고 당황스러운 상황.

그리고 무엇보다 그는 매우 강력하다!

손가락만 튕기더라도 나 정도는 즉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압도되고 있다.


“저, 그런데 여긴...”

“아, 걱정 말게나. 걱정할 수밖에 없겠지만, 차차 설명해 줄 테니. 집에도 곧 돌려보내주겠네. 집이 맞는가? 우리가 만난 곳으로 말일세.”

“네...”


나도 모르게 말꼬리가 늘어진다.

안심해도 되는 상황일까.

적어도 동네 사람들을 지켜준 업적은 내가 봤으니, 조금은 믿어도 되겠지.


“저... 무엇부터 물어봐야할지도 모르겠네요. 여긴 어딘가요? 아까 그건 뭐죠? 그리고 그건? 아니, 아까 괴물은 뭐고 그 괴물을 물리치신 그, 마법 같은.”

“서두르지 않아도 차분히 알려주겠네. 내게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더라도 자네의 의문을 풀어줄 시간은 충분할 테지.”


마법사는 눈을 감고 숨을 몰아서 쉰다.

나도 그 사이에 주변을 둘러본다.

이 정도 저택을 유지하려면 하인이 수십 명은 있어야 할 텐데.

어쩐지 사람의 손길이 오래 전부터 없는 느낌이 든다.


“자네나 나나 꼴이 말이 아니군. 차라도 내오면 좋겠지만, 여기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말이야. 이제는 나 밖에 남지 않았다네. 그래. 자네 이름이 무엇인가?”

“저는... 저는 이서진입니다.”

“그래. 이서진. 나는 게오르크 왕국의 마지막 후예, 마지막 생존자인 헨리에타 티나 게오르크라고 한다네.”


상당히 여자 이름 같다.

여자...인가?

여자라고 보는 편이 맞겠지.

아니, 이건 중요한 정보는 아니다.

내가 가만히 있자 마법사는 말을 이어간다.


“흠... 그래. 본녀는 고귀한 자로서 의무를 지고 인류 수호의 사명을 위하여 내 명예와 전부를 바쳐왔노라.”


여자 맞네.

공주? 왕녀? 여왕?

아니, 그보다 그 괴물은... 일단은 듣자.

회사생활에서 중요한 습관이다.

일단 상사가 말할 때는 얌전히 듣자.


“듣는 자세가 좋군. 그래 일단은 잘 듣게나. 그 편이 서로 빠르겠어.”


그는, 아니, 그녀는 소파 팔걸이에 팔을 올리고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톡. 톡. 톡.

정갈한 리듬감이 메트로놈을 연상시킨다.


“음. 자네가 본 괴물은, 이곳에 있던 종족이라네. 이곳은 아니, 아니지.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차원의 틈새라네. 원래 본녀가 살던 세계는 이미 파괴되었지. 돌아가려고 하면 방법이 없지는 않겠지만, 어차피 인간이 오래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닐 게야. 인외종이라도 숨을 쉬고 먹어야하는 이상 돌아갈 수는 없다고 봐야 한다네.”


그녀는 검지 손가락을 들어올린다.

손가락 끝에서 불꽃이 피어오른다.


“자네 세계에는 이런 힘이 없지. 없었다고 해야 정확하겠군. 이제부터 늘어날 테니 말이지. 간단하게 말하자면 마법과 전쟁이 꼬여서 그렇게 되었다네.”


핵전쟁 같은 상호확증파괴로 인한 멸망 시나리오로 보면 되려나.

그런데 그게 지구랑 무슨 상관이람.

이제 설명이 나와야 한다.


“전쟁의 역사- 따위는 이제 의미가 없겠지. 흥미 있게 들을만한 즐거운 이야기도 아니야. 본녀의 세계를 지탱하는 큰 힘이 네 가지 있다네. 불과 물, 땅과 바람. 그 네 힘의 근원소가 모인 정령이 실종되었어. 우연인지, 누군가의 작전인지... 세계 그 자체가 붕괴하기 시작하며 전쟁은 의미를 잃었지만, 오히려 광기는 더 불타오르더군.”


그녀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방 안을 걸으며 말을 잇는다.

차분히 앉아서 말할 수는 없겠지.

감히 짐작은 안 되지만 참담한 감정이리라.


“전쟁이 필요 없다 외치던 이상론자와 반 전쟁 공작을 하던 반푼이 놈들도 다 죽어가고, 그 광기의 소용돌이 속에서 모든 지성체는 두 가지 목적에 매달렸지. 사라진 정령을 찾는 일과, 다른 세계를 찾는 일.”


그녀는 잠시 걸음을 멈춘다.


“그래. 긴 얘기는 나도 피곤하다네. 나는 정령의 단서를 찾아 자네 세계에 갔고, 나와 대적하던 무리는 자네 세계를 침범하고 정복하기 위해 왔다네.”


어, 그럼. 정리하자면.

쟤네들 세계가 망했는데 그 원인은 잘 모르겠고.

거기 살던 짱 센 괴물들이 지구에 쳐들어오고 있다 이거지.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어떻게 이 일을 막아야 합니까?”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본녀가 자네에게 힘을 주겠네.”


작가의말

하와와 부지런히 쓰는 거시와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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