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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싱글 클리어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알빈
작품등록일 :
2018.12.31 23:59
최근연재일 :
2019.01.3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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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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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만남

DUMMY

9화. 만남


“당신. 마법사죠?”


나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물끄러미 낯선 여자를 쳐다보았다.


직장 생활에서 익힌 습관이다.

적절한 답변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침묵하는 선택이 차라리 낫다.

당황하면 말을 길게 하기 쉬우나 이는 하책이다.

말이 많으면 불필요한 정보가 섞인다.

그리고 허튼 말은 언젠가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흐응... 맞는데, 대답이 없으시네.”


누군가 접근하리라 예상은 했다.

접근할 만한 단체도 몇 가지 있다.

먼저 정부.

그리고 기업.

또는 길드를 꿈꾸는 사조직.

순수한 개인의 접근도 가능은 하겠지만, 확률은 낮다.


숨을 고르며 가만히 쳐다보다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상한 사람은 눈에 띄지 않는다.


“저기요? 사람 앞에 두고 무시하시면 안 되죠.”


그녀는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관찰하며 계속 말을 붙인다.

어차피 기다리던 중이었으니 장단은 맞추자.


“아뇨. 어, 혼자 오셨나 해서요.”

“응? 아ㅡ 영화 좀 보셨나 봐요.”


여자는 씨익 웃으며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본다.

그리고는 양팔을 벌리며 자세를 잡는다.

연극배우 같은 느낌이다.


“무기도 없고, 수상한 사람도 아니랍니다.”


무기야 얼마든지 숨기거나 부를 수 있을텐데.


“누군지도 모르겠는데 이 시간에 이렇게 뜬금없는 말을 하시면 보통 수상하다고 하지 않을까요.”

“아ㅡ 하하하. 맞네요. 그 말이.”


그녀는 후드 집업을 뒤로 넘기며 얼굴을 드러냈다.

오똑한 코에 크고 가지런한 눈과 도톰한 입술.

미인이다.

그리고 아는 얼굴이다.

아는 사이는 아니고.

TV에서 본 얼굴.


“보통 저 다 알아보시던데.”


당연히 안다.

국내 최대 기업 진성의 손녀.

재벌 3세 중에서도 최고위 귀족.

재색겸비의 아름다운 우상으로 가끔 연말연시 뉴스에 로열패밀리의 하나로 나오지.


당연히 니가 나를 알지 몰라?

이런 느낌도 든다.

이 여자에겐 당연할지도 모르지.

그래서 더 굽히고 들어가고 싶지 않다.

나도 더는 예전의 소시민이 아니야.

지구 최고의 마법사가 되실 몸이라고.


양 팔을 들고 어깨를 으쓱이자 그녀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어깨를 으쓱이며 나는 모르는데~ 하는 이 자세의 포인트는 바로.

정말 모르겠다는 이 표정이다.

심지어 난 고민해서 생각해봤는데도 아직 생각이 안 난다는 표정과 약간의 고뇌를 섞으면 매우 효과가 좋다.


진짜 모르나... 이럴 리가...

중얼거리던 그녀는 곧 당황에서 회복하고 자세를 바로 한다.

아, 자기소개 자세.

허리를 곧게 펴고 고개를 꼿꼿이 들며 한 손을 가슴 위에 얹고 그녀가 말했다.


“어쩔 수 없군요. 제 이름은 진세연. 진성그룹의 대괴수조직 창설 태스크 포스의 전략실장입니다.”


연극배우 같은 자세와 훌륭한 발성.

손뼉이라도 쳐줘야 할 듯한 기분마저 든다.

실없는 생각이 들더라도 대답은 해야지.


“아, 네. 안녕하세요. 저는... 이서진입니다.”

이 정도면 꽤 우호적인 목적으로 왔다고 봐도 될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말이다.


“그래서, 서진 씨. 당신 마법사죠?”

허리춤에 손을 얹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다시 묻는다.

저건 취조하는 자세 정도 될려나.


“음... 제 대답이 중요한 질문 같지 않네요. 무슨 근거로 왜 물으시는지요?”


그녀는 팔짱을 끼며 새침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진성그룹 3세 교육과정에는 무슨 연극 수업이나 프리젠테이션 훈련이라도 포함되어 있는지.


“후ㅡ 좋아요. 우선, 대놓고 마법을 사용하면서 훈련을 하는데 당연히 알아볼 만한 능력자들에게는 나 마법사요 나 여기 있소 광고하는 꼴 아닌가요?”

“...네. 뭐, 광고는 아니지만 대놓고 드러내긴 했죠. 그렇다고 우연히 지나는 길에 저를 발견하신 상황은 아니실 텐데요.”

미모나 재력 권력 배경에 놀라서 굉장히 협조적인 사람들만 만났나.

왜 이렇게 자꾸 사람을 떠보는지 모르겠네.


“당연히 알고 찾아왔죠. 보고서에 의하면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데 마법을 자연스레 항시 운용 중. 이 보고 내용이 맞나 했는데, 실제로 보니 더 놀랍네요.”

“칭찬인가요?”

“마법 사용 능력은 칭찬이 맞지만, 그 외에는 어이가 없어요.”


뭐지? 자기과시? 아니 시비?

그녀는 왼손을 허리에 얹고 오른손으로 나를 가리킨다.

허리를 살짝 앞으로 굽힌 자세가 아주, 그림 같다.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그녀가 말을 잇는다.


“마법이 실패하거나 마력이 폭주하면 어쩌려고 민간인 구역에서 그런 위험한 짓을 하죠? 당신은 자기 힘에 대한 자각이 있나요? 지금 각성자들에 의한 사고가 급증하는데 국가에서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하세요?”

“먼저, 절대 말씀하신 그런 위험한 일은 없습니다. 제 ‘특성’이거든요.”

마법 안정성. 정신공격이나 마법파훼 견제가 들어오면 이야기가 또 다르지만. 일단은 맞는 말이다.


“그리고 말씀하신 사건 사고나 국가의 흐름 같은 이야기는 저야 모르죠. 제게 알려주는 사람도 없고, TV에도 안 나오는 소식을 제가 무슨 수로 알아요.”

“하! 그러면 당신. 지난달에 경기도에 던전 들어가지 않았어요?”

“글쎄요. 괴수 사태 당시에 괴물과 싸우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만약 그렇다고 하면,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물론 문제가 있죠. 던전은 국가 또는 국가로부터 정당한 권리를 위임받은 기업 등의 단체만 공략할 수 있어요. 그런데 당신은 그 규정을 무시하고ㅡ”

“규정이요? 무슨 규정이요? 법령이나 시행령이라도 생겼나요?”

“지금 시행 준비 중인 규정입니다. 소급 적용은 어렵겠지만 불가능한 일만도 아니고, 아니, 당신. 내 말 끊지 마세요. 당연히 민간인이고 개인이면 얌전히 있어야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죽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요?”


어우 사나워라.

인명을 걱정하는가?

노블리스 오블리쥬려나.

선택받은 선구자로서 하층민들을 보듬고 보살펴야 한다는 선민의식.


그보다는 아직 말하지 않은 이유가 있겠지.

괴수와 던전이라는 새로운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니까.

일단 초인의 탄생과 성장의 기회가 된다.

그리고 초인은 무궁무진한 이권과 사업의 기회가 되리라.

물론 인류의 역사가 그래왔듯이 선점하는 자가 다 가지리라.


“그런 법이 생긴다면 열심히 홍보도 하겠죠. 뉴스로 나중에 볼게요. 그리고 음, 글쎄요. 저는 안 갔는데요.”

“그럼 당신 스쿠터는 왜 그곳이 있었어요?”

여기까지도 예상한 바다.

아무리 대다수 경찰이 무능하고 게으르다는 피해자들의 사연이 많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조직이 크다 보니 유능하고 똑똑한 사람도 많으니까.

경찰 자료를 받아내지 않더라도 진성 정도면 따로 조사도 충분히 가능하겠지.


“도둑이 훔쳐 갔나 보네요.”

“도로 CCTV에 당신이 운전자로 나오는데도요?”

“헬멧 썼을텐데 얼굴이 보여요?”

“호호호 드디어 자백하는군요. 헬멧 쓰고 운전했다고!”

“아니 저는 아니구요.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바람도 센데 헬멧 없이는 안 타지 않겠어요? 조금만 속도 내면 맞바람에 눈도 뜨기 어려운데요.”

“이이익! 인상착의가 당신과 같아요!”

“그거야 얼마든지 비슷한 사람이야 많겠지요. 그리고 설사 제가 거기 갔다고 하더라도, 던전이 거기 있었는지, 제가 들어갔다가 나왔는지 증거가 있나요? 물론 전 안 갔지만.”


아니, 뭐 이렇게까지 잡아뗄 생각은 없었는데 자꾸 추궁하니까 부인하게 된다.

이 아가씨 반응이 재미있기도 하고.

진성이니 뭐니 그래봤자 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일 뿐이지.

어디까지 알아봤을지 능력이 궁금하기도 하다.

슬슬 약올라 하던 그녀가 갑자기 활짝 웃으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는다.

오, 나도 기대되는데.


“호호호!”

승리를 확신하는 악당 같은 웃음소리를 내더니 주머니에서 작은 수정을 꺼낸다.


‘호오 저것은.’

‘왜요. 사부. 저게 뭔데요.’

조용히 구경하던 사부가 말을 꺼내기에 마음으로 대답했다.

진세연은 승리감에 도취 된 웃음을 보이며 수정에 마력을 주입했다.

그녀의 손바닥 위에 올려진 수정이 빛을 발하며 허공에 영상이 보인다.

영상에서는 나와 닮은 남자가 던전 입구에 들어가는 모습이 나온다.


“호호. 어때요? 마법 영상을 기록하고 재생하는 도구입니다. 기억 읽기 능력자가 그날 던전 입구의 기억을 읽어서 저장했지요.”

“아니, 그것도 조작은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이는데... 이제 실 없는 이야기는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그래서, 제게 원하는 바가 무엇입니까?”

“...... .”

아, 나름 중요한 승리감을 느끼는 중이었나.

더 부인은 안 하지만 인정도 하지 않고 그냥 말을 돌려버렸다.

그녀는 잠시 멈춰 있다.

오, 다시 움직인다.


“좋아요. 그 던전에서 무슨 일이 있었죠? 던전 보상은 무엇이었지요?”

“모릅니다. 전 안 들어갔으니까요. 왜요. 무슨 좋은 보상 받은 사람 있으면 찾아서 뺏어가시게요?”

“아뇨. 저를 무슨 불한당으로 보시나요? 불쾌하군요.”


이야기가 생각보다 길어진다.

어느새 해는 완전히 넘어가서 세상이 어두워졌다.

가로등이 켜지고 벌레 우는 소리가 들린다.

학교 운동장에 있던 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보이지 않는다.

집에 돌아가는 암시라도 걸었나.


“우리 진성 그룹에서는 대괴수조직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괴수 사태 이후로 초능력을 가지게 된 사람들을 각성자, 또는 헌터라고 하고, 그 헌터들의 모임인 길드라고 볼 수 있지요. 목적은 우리나라의 방위. 그리고 나아가서 본토에 대한 공격의 원인 분석 및 차단입니다. 조국과 인류의 반격을 위한 힘. 국민의 창과 방패이지요.”

“네.”

듣기 좋은 얘기다.

그 뒤에 이권이나 권력 다툼은 쏙 빠졌네.

그래. 그런 자세한 사정은 나중에 차차 알아 가면 되겠지.


“그래요. 그러면 길드장은 누가 되나요? 그리고 제 역할은 무엇이구요?”

“길드장 자리는 아직 공석입니다. 무엇보다 아직은 창설 전이고, 인재 모집 단계이니까요. 모집된 길드원 중에 가장 강력하고 지혜로운, 자격에 제일 걸맞은 사람이 되겠지요.”

응. 그냥 너라고 해라.

표정에 쓰여 있네.

저는 고귀한 사람이라 처음부터 고위직 낙하산이거나 초고속승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ㅡ 라고.


“그리고, 이서진 씨의 역할은. 으음. 먼저 검증이 필요하겠네요. 서진 씨의 클래스와 레벨, 능력을 확인해야 적절한 포지션을 정할 수 있으니까요. 본인의 재능과 희망에 따라 전투원뿐 아니라 연구직도 가능합니다.”

“합리적이네요. 계약 조건은 서류로 먼저 받아서 검토할 수 있나요?”

“아니요. 대외비 문서다 보니 유출 위험은 조금도 감수할 수 없어요. 사전에 약속을 정하고 우리 회사 건물에서 소지품 검열 후에 사전 열람 및 검토는 가능합니다.”

“좋네요. 지금 결정해야 하나요?”

“그럴 리가요. 실전 검증도 필요하니 준비를 마친 후에 일정을 잡아서 통보가 갈 예정입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본론만 얘기했으면 어른답게 프로답게 깔끔하지 않았을까.

말을 하면 놀리냐고 발끈하겠지.

상사가 될지도 모르는 귀한 분이시니 일단은 심기를 건드리지 말자.

일단은.


“그래요. 메일이나 핸드폰으로 연락 주세요. 정보야 이미 다 알고 계시겠지요.”

“실무자 선에서 연락할 거예요.”

“저, 그런데.”

“?”


진세연은 고개를 기울이며 눈을 크게 뜬다.

머리 위에 물음표가 보이는 기분이 드는 저런 만화 같은 표정이 진짜 되는구나.


“바쁘실 텐데, 직접 이렇게 후보자를 다 만나고 다니세요?”

“중요도에 따라 제가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경우만요.”

그녀의 눈초리를 보니 아직 포기하지 않은 눈치다.

으음. 경기도 던전 건으로 매우 집요하게 추궁하는구나.

어차피 사부나 저택, 계승자에 대하여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까.

괜한 일을 알려주면 생각지 못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꺼려진다.

끝까지 잡아떼야지.

다른 던전을 혼자 돌다가 적당한 보상이 나오면 대신 떼워도 되겠다.


“그래요. 오늘 만나서 반가웠어요. 연락 기다릴게요.”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를 하고 뒤돌아 걸었다.

그녀도 까딱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친한 친구가 아니라면 거만해 보일 수도 있는 태도인데도 불구하고 그녀에겐 매우 자연스럽다.

재벌 로열패밀리라 그런가.


다른 기업도 연락이 올까.

미국이나 일본 같은 해외 단체도 있겠지.

그래도 우선적으로 각국의 여러 단체는 자국의 인재부터 흡수하려 하겠지.

그래야 빠르게 내실을 다지고 안정적으로 출발할 수 있으니까.


정부에서도 특수 부대나 특수요원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생각했다.

그야 당연한 수순이니까.

물론 그런 계획이나 여력이 없을 수도 있다.

당연히 필요한 일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그 조직이 매우 무능하거나 리더가 멍청하겠지.

늦을 수야 있어도 시간 문제다.


그리고 군대는.

으으 정말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비리와 부조리로 가득한 그곳.

억지로 재징집하려고 하면 이민 가버려야지.

내가 인류는 지켜도 군대는 안 간다.


**************************************


띵동


아 누구야 아침부터.

주말인데.

어차피 퇴사해서 주말 평일 구분은 없지만 말이야.


띵동


적당히 누르다가 보통은 가는데 누구인지 끈질기다.

주섬주섬 일어나서 비디오폰을 보니.

뜬금없이 군복이 보인다.

아니 진짜. 기분 나쁘게 아침부터 난데없이 군복이야.


“이서진 씨 계십니까? 국방부에서 나왔습니다.”

“아 없어요. 여긴 민방위도 다 끝난 사람만 살아요. 가세요.”

여자 목소리라 그나마 최악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분이 매우 나쁘다.


띵동


아아 저걸 어떻게 쫓아내지.

그냥 마법으로 도망가 버릴까.


작가의말

인류 반격의 시작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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