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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싱글 클리어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알빈
작품등록일 :
2018.12.31 23:59
최근연재일 :
2019.07.31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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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5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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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1화. 섭외

DUMMY

21화. 섭외


진성그룹 라연 호텔의 꼭대기 층.

미슐랭 3스타 한식당.

배가 고프다.


“전망 좋네요. 오늘은 먼지도 없고.”

전망이 좋다.

이제 해가 진 시간이라 야경이 멋있다.

자연스레 경치 이야기가 나왔다.

자고로 대화를 여는 스몰토크의 기본은 날씨다.

연예인, 드라마, 영화, 스포츠와 같은 취미나 먹는 얘기도 좋다.

밥 먹었냐? 밥 먹으러 가자.

이런 대화는 자연스러운 사회생활의 필수 대사다.

즉, 여긴 식당이니까 얼른 인사하고 밥 먹자는 뜻이다.


“정부가 말도 못 하던 중국 먼지 말이죠? 이제 앞으로도 없으리라 분석되고 있어요.”

무슨 말이지?

먼지가 없다니 좋은 소식이긴 하다.

그런데 앞으로도 먼지가 계속 없다니 이게 가능한 얘긴가.

중국의 살인 중금속 초미세먼지는 저주받을 편서풍을 타고 끝없이 쏟아져 들어온다.

지구가 반대로 회전하지 않는 한 바람의 방향을 바꿀 방법이 없다.


아니, 그보다 밥 좀.

급한 용건이 있을 때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다른 화제가 시작되기 전이 가장 적기.

얘기가 길어지면 중간에 끊기가 서로 난감하다.

끊는 사람도, 끊기는 사람도 말이지.


“아, 네. 그런데 아까 죽다 살아나서 그런지 허기가 지네요.”

나의 고생과 업적에 대하여 살짝 생색을 냈다.

게이트 사태는 불확실성이 가득한 위기의 순간이었지만 어떻게 잘 이겨냈다.

사실 그냥 밥부터 먹고 이야기하자는 의미다.


진세연이 손을 들었다가 살짝 손목을 굽히며 내렸다.

자리에 서서 우리만 주시하고 있던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흩어졌다.

자기 업무를 찾아서 신속하지만 급하지 않게 이동하는 모습에서 보이는 기품이 인상적이었다.

그중 한 명은 내 자리로 와서 물 잔을 채워주면서 식탁의 상태를 확인했다.


진세연은 살짝 미소 지으며 물을 한 모금 마시는 나를 지켜보았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중국 먼지 이야기. 마저 해줄게요. 본론은 아니지만, 아예 상관없는 일도 아니니까요.”


중국이 최초 게이트 침공 당시에 큰 피해를 보았나?

공장단지가 멈추면 당연히 먼지 발생량은 아주 많이 줄어든다.

서울 기준으로는 초미세먼지 수치가 90% 이상은 낮아진다고 한다.

딱히 할 말이 없어서 고개만 끄덕이자 세연이 계속 말했다.

“물론 항구적인 해결을 뜻하는 바는 아니에요. 최근 들어 편서풍을 역행하는 강력한 고기압이 중국 대륙 중심부에 형성되고 있어요. 일시적인 자연 현상이나 게이트 사태로 인한 우연으로 보기에는 너무 오래 지속되고 있지요. 아마도 마력이 관여한 초자연 마법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고요.”


진세연이 손을 들자 옆 쪽 뒤 편에 약간 떨어져서 서있는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가 다가왔다.

그 아저씨는 다가와서 커다란 스마트 패드를 식탁에 내려놓고 다시 절도있게 원래 위치로 가서 멋지게 섰다.

여러 부하 중의 하나인가보다.


스마트패드에는 아시아 지도가 나오고 있었다.

흰색 선이 만화의 바람효과처럼 움직이고, 파랗고 초로색도 있고 노란색 빨간색이 다양하게 있었다.

지도 구석을 보니 US AQI(미국 대기질 지표 United States Air Quality Index) 라고 쓰여 있고 막대기로 숫자 지표를 표시해두었다.

파란색이 맑음, 녹색은 보통, 노란색은 더러움, 빨간색은 매우 심각, 뒤로 가면 갈수록 빨간색은 짙어지고 아주 진해진다.


스쿠터로 출퇴근 할 때 매일 체크하던 지도라 익숙했다.

눈이나 비 정보와 함께 꼭 매일 확인해야하는 중요 정보다.

게이트 사태 이후로는 출퇴근도 안 하고 여러 가지로 바쁘다 보니 오랜만에 보는 화면이었다.

그런데 바람 모양이 이상하다.

북경부터 산둥반도가 포함되는 넓은 지역이 아주 진한 빨간색인데, 바람 모양이...


“이거 거의 원형이네요?”

“네. 중심부로 예쁜 원을 만들면서 바람을 다 빨아들이고 있죠. 원래 우리나라에서도 편서풍 때문에 서쪽에서 동쪽으로, 중국에서 먼지가 매일 같이 몰려오고 있었는데... 3주 전부터 바람 방향이 조금씩 바뀌더니 오늘은 이렇게까지 됐네요.”


대기질 지도를 구경하고 있자니 식당 직원이 음식을 가지고 왔다.

직원은 음식을 놓고 설명해드릴까요, 하고 진세연에게 물었고 진세는 나를 쳐다보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직원은 나를 보고는 다시 진세연이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최대한 짧게 설명하고 호다닥 사라졌다.

그룹 후계자, 왕족의 유력자, 로열패밀리가 온 것만 해도 살 떨릴 텐데 전세까지 내놓고 둘이서 무슨 심각한 얘기를 하는 모습으로 보이니 직원 처지에서는 많이 부담되겠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런 고급 식당은 아직은 익숙하지 않고 내가 어떤 음식을 먹는지는 궁금하거든.


주전부리로 나온 매생이와 감자, 새우로 만든 부각 튀김은 과자와 같은 식감을 주면서 입에서 바스라졌다.

깔끔하게 잘 만든 전통 과자 느낌인데 새우 해초 전병 먹는 느낌이었다.

같이 나온 말린 대추는 달달하니 맛있었다.


“먹으면서 들어도 되죠?”

“그럼요. 그러려고 여기 초대한걸요.”

나는 먹으면서 물어보았다.

감동적인 맛은 아닌데 이상하게 손이 계속 가는 맛이다.

진세연은 한 입씩만 먹고서 더는 안 먹었다.


다음 음식은 곧바로 나왔다.

밤응이라는 이름의 진한 밤 수프.

위에 뿌려진 밤 가루를 살짝 먹으니 사르르 녹는다.

아래에 깔린 앙금 비슷한 부분을 떠서 먹으니 우유 느낌과 함께 아주 진향 밤 맛이 맴돈다.

이것도 맛있어서 순식간에 다 먹었다.

사실 양이 많지 않아서 열 번도 안 퍼먹은 것 같은데 이미 다 사라졌다.

진세연은 이번에도 위아래를 섞어서 한 입 먹고 더는 안 먹었다.

다이어트라도 하는지.


“그럼, 진세연 씨 말씀은. 여기 이 중앙 지점 즘에 이런 괴상한 대기현상을 일으키는 존재나 원인이 있다. 이건가요?”

식탁 위에 놓인 스마트패드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네. 제 생각은 그래요. 우리 팀원들 분석도 비슷하구요.”

진세연은 식탁에 얹은 손가락을 톡톡 두드렸다.


“아마도 원인이 오늘 당장 사라지더라도 중국먼지가 다시 예전처럼 서울까지 넘어오려면 몇 주는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요. 물론 그렇게 다시 몰려오면 그동안 모인 먼지가 엄청나게 몰려오겠죠. 아직 원인이 특정되지 않은 기현상이므로 갑작스레 사라지거나 또 다른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지만요. 정보원들을 통해서 최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어요. 원인이 괴수라면 우리 쪽에도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지, 그렇다면 막을 방법은 무엇인지. 괴수가 아니라 던전 또는 아티팩트나 아이템이 원인이라면 그 힘을 회수해서 이용할 수는 있는지.”


나는 다음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도미냉채라고 하나 나왔는데 정갈한 생선 냉채 느낌이었다.

이것도 한 입 쏙 먹으니 사라져버렸다.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도미냉채는 워낙 작아서 진세연도 남기지 않고 한입 만에 다 먹었다.

말을 많이 하면 음식을 먹을 타이밍이 애매하긴 하지.

그래도 그녀는 한 입 먹고 굉장히 금방 삼켰다.


”그나저나 중국 먼지가 영원히 영영 없어지려면 공장이 멈추어야 해요. 그건 중국 경제의 괴멸을 뜻하구요. 그러나 공산당 정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체제 안정화를 위해 경제를 지킬 겁니다. 당의 이익을 위해서는 자국민의 건강과 옆 나라의 생명을 죽이더라도 아무 상관도 안 하고 무슨 짓이라도 하는 깡패 놈들이니까요.”


음. 나랑 무슨 상관이람.

거기 정령이 있는 것도 아니고.

중국 정부에서 돈 주고 해결해달라고 사정하는 것도 아닌데.

매생이 굴죽을 먹으면서 들었다.

나의 감상평은, 짜지도 비리지도 않고 딱 적절하게 만들었다.

감동까진 아니지만, 기본에 충실한 그 맛에 속이 좀 풀렸다.

이제야 식사다운 음식을 먹기 시작한 느낌이다.

진세연은 역시 한 입만 먹고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뭐지? 자기과시? 미식가인가? 귀족은 저렇게 먹나?


“오늘 있었던 사고. 사건은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거예요. 우리 길드에서 어떻게든 그렇게 득이 되게 만들겠지만, 이번 상황은 아무런 개입을 안 하더라도 우리 초능력자들에게 이익일 수밖에 없어요.”

나는 옴독양념찜을 베어먹다가 고개를 들어서 진세연을 쳐다보았다.

고추장 소스는 붉지않고 캬라멜 색깔 같았고 맵지 않고 달면서 맛이 좋았다.

진세연은 아직 먹지 않았다.

아니,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우리 둘 밖에 식사를 안 하는데 진세연은 한 입만 먹으니까 나만 돼지처럼 먹는 것 같아서 신경 쓰이잖아.


“제 2의 괴수 사태가 될 수도 있던 국가적 위기 상황. 최소 수만 명의 시민의 목숨이 위기에 처한 순간. 영웅이 나타나 목숨을 걸고 시민과 나라를 지키다. 보도자료로 활용할만한 생생한 사진과 동영상이 매우 많아요. 전투 장면은 잔인성 때문에 편집이 많이 들어가겠지만, 전투 종료 후에 물에 젖은 모습은 화보로도 쓸만한 사진도 많아요. 수고 많았어요. 명예로운 영웅님.”

“뭘요. 누구나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저와 같이 행동했을 겁니다.”

“후후. 진심이에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 바로 도주하는 행위는 수치스러워하더라도 싸우는 시늉만 하고 대부분 도망갈걸요? 나는 할 만큼 했다. 나에겐 역부족이었다. 개죽음 당하느니 후퇴해서 반격에 힘을 보태는 전략이 현명하다.”

“저도 할 만큼 했을 뿐인걸요.”


진세연은 옴독양념찜도 한 입 먹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맛없어서 저러는 건 아니겠지?

막 내일 보면 주방 인력 다 물갈이 되고 그런 건 아니겠지.

새삼 오싹한 기분도 조금 들었다.


“정말인가요? 정말로. 의외의 습격에. 적의 규모도 전략도 전력도 전혀 모르는 채로 홀로 적진에 뛰어드는 선택이 당연한 거라구요? 막 우울해서, 죽고 싶어서, 자포자기해서 목숨으로 도박하는 건가요?”

“하하. 그럴리가요.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오던 삶보다 지금이 더 즐겁고 충실한 걸요. 기껏 세계 최고의 마법사가 될 기회를 얻었는데 소중한 기회를 왜 가치 없이 내 던져요”

말하는 사이에 나온 대구전을 하나 먹었다.

두 개 나왔는데 하나는 좀 이따가 먹어야지.

계란옷과 대구살이 맛의 조화를 잘 이루어서 부드럽게 넘어간다.

기름부터 계란, 대구, 맛을 내기 위한 여러 재료까지 신경을 많이 쓴 느낌도 든다.

진세연은 역시 한 입만 베어물고 내려 놓는다.

저거 진짜 이상한 습관이네.

내가 말을 계속 이었다.


“그냥. 언제든 내 한 몸 빼낼 자신이 있었어요.”

“정말요? 그것도 특성인가요?”

“음... 비슷해요.”

사부의 마력이 여분으로 지원해주니까 후퇴 가능성은 항상 확인하는 편이다.

잠시 오늘 있었던 전투를 다시 생각하고 있자니, 식당 직원이 와서 해삼초를 가져다주고 남은 대구전을 가져갔다.

가져가지 말라고 말하려다가 말았다.

음식은 앞으로도 충분히 많이 나올 법한 분위기다.

남자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사실 난 이제 돈도 많다.

던전에서 나온 귀금속이라 처분하지 않고 보관 중일 뿐이지.

던전 아이템이 없더라도 상위 1%의 초일류 초능력자로서 몸값을 수천억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해삼초를 한 입 먹었다.

해삼은 혐오스럽게 생겼는데 신기하게 맛이 좋았다.

해삼의 속에 새우 도미 오징어를 넣고 산삼도 약간 넣었다는데 과연 진한 삼 향이 났다.

짜거나 느끼해 보이는데 전혀 짜지 않고 기름지지도 않고 정말 맛있었다.

진세연이 이건 이빨로 못 끊어먹겠지. 기대했는데 생각해보니까 이건 잘라서 나왔다.

역시 한 입만 먹길래 이젠 진짜 신경 안 쓰고 관찰도 안 하기로 다짐했다.

나는 해삼초를 삼키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냥... 그, 아기가 현장에 있었는데, 아이만은 지켜주고 싶더라구요. 목숨 걸고 아이를 지키려는 부모를 보니까, 혹 내가 후퇴더라도 저 가족만은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그, 뭐 다른 차에, 바로 옆 주거지역에 그런 가족이 더 많겠지만, 그냥 눈앞에 보이는 사람은 지키자. 그런 마음이 자연스러운 마음 아닐까요? 사람이라면요.”


진세연은 의외로 아무 말 없이 아무 반응 없이 빤히 나를 쳐다보았다.

식당 직원이 와서 빈 접시를 치우고 신선로를 가지고 와서 아래에 불도 붙여주었는데, 구경하고 싶은 마음도 참고 나도 계속 진세연을 마주 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람.

감동이라도 받았나.


“사람 같지 않은 것들이 많다는 것도 잘 알아요. 나도 살면서 많이 만나 봤구요. 그런데 그건 사람이 아니죠. 사람인 척하는 사람 자격 없는 것들이지. 그냥... 내 아버지가 나를 버렸으니까, 나는 떳떳하고 명예롭게 살고 싶어요.”


나는 신선로를 뒤적여 고기를 한 점 집었다.

입에 넣으니 살살 녹는다.

으음... 미미(美)味!!!

감동적인 맛이다.

고기는 사랑이야.


“그래서 말이죠. 저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다시 진세연을 보았다.

입안의 고기는 순식간에 녹아서 사라졌다.


학생 때도, 사회생활 할 때도 계속 그렇게 살아왔다.

이제 내게는 힘도 있다.

나의 정의를 관철하는 힘.


“저는 복수는 반드시 합니다.”

그게 누구든 말이지.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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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0화. 협조 19.07.16 224 2 7쪽
40 39화. 협조 19.07.15 247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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