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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싱글 클리어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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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빈
작품등록일 :
2018.12.31 23:59
최근연재일 :
2019.07.31 23:48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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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9
글자수 :
221,100

작성
19.01.29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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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24화. 휴식

DUMMY

24화. 휴식


쿠우우우우


던전 보스가 커다란 타조 머리 세 개를 이리저리 휘두르며 비명을 지르다가 쓰러졌다.

목이 긴데 몸은 칠면조 같아서 기괴한 생김새.

보상으로 나온 마법 물품을 챙기고 던전을 나왔다.


나와보니 아까 내가 기절시킨 사람들도 던전 입구가 있던 장소에 널부러져 있었다.

깨어난 사람들은 일어나보려고 했지만 비틀거리다가 다시 앉거나 나무나 바위에 기대어 섰다.

아직 정신을 못 차린 사람들도 많았기에 인원수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중에 나를 발견한 사람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걸어 나오고 있는데 누군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뭡니까?”

“...”


스턴 마법에 맞고 뻗은 덩치 아저씨는 나를 뻔히 쳐다보고 있었다.

춘식이라고 했었나. 이름이 촌스러워서 기억에 남았다.

덩치도 큰데 우묵허니 큰 눈으로 조용히 쳐다보니 부담스럽네.

“할 말 없으면 갑니다.”

“저기, 이서진 님 맞으시죠?”

춘식이를 지나쳐 가던 발걸음이 멈췄다.


“저, 아까는 정신이 없어서 몰라뵈었습니다! 뉴스에서 봤어요. 강변북로 참사를 홀로 막아내신 영웅! 그 엄청난 번개 마법과 창을 보고 몰라뵙다니, 죄송합니다.”

“아뇨, 뭐, 괜찮아요. 다들 각자 입장이 있는 법이니까요. 던전 내부는 아직 영토 규정이나 관련 법규가 없으니 서로 조심하자는 차원에서 개입했을 뿐이에요.”


패싸움하다가 누구 죽거나 크게 다치는 불상사보다는 그냥 나한테 처맞고 다 같이 사이좋게 누워있는 편이 좋지 않을까.

겸사겸사 운동 삼아 쉬운 던전 도는데 방해되는 세력도 미리 정리해놓고 말이지.


“대마법사님! 번개의 왕님!”


멋있게 인사하고 가려는데 이제 숫제 붙잡고 해괴한 말을 늘어놓는다.

음. 대마법사까지는 아닌데 아직은.

나중은 몰라도 지금은 나도 수습 딱지만 뗀 수준이다.

아직까지는 다들 스승도 없이 레벨과 스킬로만 멘 땅에 헤딩하고 있어서 그렇지 경험이 쌓이고 체계가 잡히면 이 정도쯤은 누구나...는 아니더라도 흔하게 할 텐데 말이다.

이 정도조차 못 하면 괴수한테 어느날 갑자기 죽겠지.


“어떻게 하면 그렇게 강해질 수 있습니까? 도와주십쇼!”

“아니, 레벨업 하다 보면 강해지는 거죠. 그럼, 열심히 하세요.”


터억


아. 이제 발을 붙잡혔다.

“아닙니다! 저는 레벨을 초월하는 특별함을 보았습니다! 눈앞이 막 번쩍! 하면서 눈이 뜨인 기분이에요! 제발 도와주세요!”


드라마처럼 아예 다리를 붙들고 늘어지는 아저씨는 막 질척거렸다.

눈앞이 번쩍했다는 건 번개 마법 맞아서 감전되었기 때문이지 않나?

이게 또 센 척하고 가오 잡으면서 시비 걸면 상쾌하게 부숴줄 수 있는데 이렇게 저자세로 나오니까 매몰차게 대하기도 좀 불쌍하네.


“아, 네. 일단 이거 좀 놔봐요. 사람들 다 쳐다보잖아요.”

어느새 사람들은 다 나만 쳐다보고 있다.

바닥에 엎어져 있는 덩치 아저씨를 보는 사람도 많겠지만 하여간 부담스럽다.

시선 중에는 마지막으로 기절한 여자도 있었다.

이름이 예린이라고 했었나.

던전 시스템을 침식해서 스킬을 봉쇄한 상태에서도 초급 마법을 구현해낸 마법사.

나처럼 대마법사의 개인 지도를 받아 본 적도 없을 텐데 혼자서 그걸 해냈다니 엄청난 재능이지 않나 생각도 들었다.


“저를! 제자로! 받아! 주십쇼! 저는! 지켜야 할! 딸이! 있습니다!”

이제는 무릎을 꿇고 절을 하면서 애원하고 있었다.

한마디 하고 절하고 또 말하고 다시 절하고.

아, 이 아저씨 영업하면 잘하겠네.


“아저씨, 여기서 이러지 말고 일단 좀.”


“야!!!!!!”

갑자기 소리를 지른 녀석을 쳐다보니 아까 던전에서 춘식이랑 시비가 붙었던 키다리 놈이다.

춘식이 때문에 여기 너무 오래 있었나 보다.

똥파리가 꼬였다는 느낌이 팍 들었다.

키다리는 씩씩대며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내가 이 동네 먹여 살리는 중견기업 아들이야! 우리 동네 지키는 고귀한 사명을 몰라보고 네가 뭔데 끼어들어서 내게 창피를 주고 던전을 독식해! 엉!”

말 같지도 않은 말이 한국어의 탈을 쓰고 의미 없이 울려 퍼지는 소리를 듣자니 정신이 약간 혼미해졌다.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격 떨어져서 말도 섞기 싫은데 이걸 어떻게 조질까 고민하고 있자니 키다리 양아치의 뒤에서 한 놈이 더 나왔다.

그런데 이놈은 경찰 제복을 입고 있었다.


“형, 이놈, 아니 이분이야? 형, 진정하고 나한테 맡겨.”

키다리와 한패임을 대놓고 드러내며 호형호제하는 경찰 놈이 건들거리며 다가왔다.

키다리가 뭘 믿고 까부나 했더니 기름칠해 둔 견찰을 끼고 왔네.

“아이고 헌터 선생님, 제가 근처에 순찰을 하다가 지역 주민분의 직접 신고를 받고 현장에 왔습니다. 선생님이 폭력 및 갈취를 하셨다고 신고가 들어와서 말인데요, 잠시 서로 동행해주셔야겠습니다.”

“싫은데요.”


얼른 집에 가서 쉬려는데 이번엔 경찰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아이, 헌터 선생님. 이게 임의동행이라 거부할 권리는 있으신데, 이렇게 제가 안내 드리는 내용이 적법한 절차라는 뜻이구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공정한 조사만 하고 바로 돌려보내 드리겠습니다. 언제든지 귀가하실 수 있구요.”

뭐야. 이거.

다짜고짜 시비 걸길래 붙잡고 끌고 가서 귀찮게 하면서 엿 먹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합리적이고 적법한 말을 하고 있었다.

지역 유지인 토호와 지역 경찰의 관계라.

소중한 중요 고객에게서 들어온 의뢰, 또는 클레임이니 무시할 수는 없고, 막상 와보니 대상이 강력한 헌터로 보이니 해코지는 못 하는 모양이다.

그건 니 사정이구요.


“응. 안 해.”

“선생님. 그래도 제 일이라서요, 조금만 이해 부탁드립니다. 저도 최대한 적극적으로 조사를 해야만 하는 처지예요.”

“응. 아니야.”

“선생님! 하, 어쩌지 이걸.”


경찰은 내가 무서워서 감히 손은 못 대고 앞길만 열심히 몸으로 막으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조금 불쌍하긴 하지만 내가 알 바 아니지.

나 엿 먹이려는 놈이랑 한 패인데.

“자꾸 막으시는데, 피해서라도 그냥 갑니다?”

이제 귀찮아져서 사라지려고 마음먹으니, 갑자기 경찰이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뚧!”

경찰은 춘식이의 태클에 당해서 이상한 소리를 내며 나동그라졌다.

어, 춘식아 그거 나 도와주는 거 아니야.

응 아니야. 그렇게 나 잘했죠? 하는 표정으로 귀여운 척해도 아니야.

저 아저씨는 뭘 어떻게 살아왔길래 경찰에 먼저 손을 댈 생각을 하나.

물론 방법이 영 없으면 몰래 할 수도 있지만, 지금처럼 법대로 쉽게 해결될 일을 왜 꼬는 거니.

경찰이 일반인이면 중상을 입었을 수도 있어서 살펴보는데, 돌연 엎어져 있던 경찰이 벌떡 일어나서 삼단봉을 펼쳤다.


“공무집행 방해 현행범으로 체포합니다!”

오, 경찰 아조시 꽤나 튼튼하시네.

호형호제 하는 키다리 헌터랑 같이 뭐라도 잡았는지, 경찰도 각성한 헌터인 모양이었다.

그리고 경찰은 냅다 내 쪽으로 뛰어와서는 내 앞에서 칭찬을 갈구하는 애틋하고 징그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춘식이를 쥐어패기 시작했다.

누가 이기나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는데, 의외로 춘식이가 일방적으로 처맞고 있었다.

저 경찰 좀 센데? 아니, 춘식이가 엄청 약한가.


퍽퍽퍽퍽


흥겨운 매 타작 소리가 리드미컬하게 울려퍼지는 가운데 키다리 일파는 얼굴 가득 웃음을 피우고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게 춘식이는 괜히 사고를 쳐서 매를 버나 몰라.


[춘식아, 그냥 반항하지 말고 맞고 있어. 그래야 금방 끝나.]

전언 마법으로 춘식이에게 그냥 얌전히 있으라고 말해주었다.

그래도 근육 때리는 소리만 찰지게 나고 있고, 기분만 좀 나쁘고 어디 크게 다치지는 않겠다.

덩치도 크니 반항만 안 하면 안 다치고 잘 끝나겠는데.

그나저나 헌터를 두들겨 패도 멀쩡한 삼단봉이라.

일반 제식 장비는 아니고 던전 아이템인가.



찌릿


강렬한 적의와 마력 파동이 느껴져서 돌아보니 예린이가 무언가 마법을 준비하고 있었다.

매우 화난 표정으로 노려보는 모습을 보니 춘식이를 구하려고 하는가 본데.

역시 좋은 생각은 아니다.

잠시만 기다리면 되는데 일을 계속 꼬려고 하네 이 사람들이.


<마법 파훼>


손을 들어 마법을 멈췄다.

예린이는 마법 실패의 반동으로 잠깐 비틀거리다가 당황한 듯 나를 쳐다보았다.


“어! 저놈! 경찰을 공격한다!”

키다리놈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주변을 선동했다.

나한테 맞은 기억이 있으니 감히 덤비지는 못하고 뒤에서 입만 나불거리네.


“헉...헉... 헌터 선생님? 헉... 선생님도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추가되셨습니다. 얌전히 동행해주시죠.”

경찰은 역시 내게 덤비지는 못하고 말로만 동행을 요청한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너도 키다리도 조져야겠다.


“그래요. 그럼. 어차피 저를 강제로는 못 데려가실 텐데, 제 발로 경찰서 찾아가겠습니다.”

근처에 세워둔 차를 향해 걷다가 문득 생각난 일이 있어서 잠시 멈췄다.


“아, 그 아저씨 너무 두들겨 패지 마세요. 경고했습니다.”

멍청하긴 해도 나한테 잘 보이려고 노력하던 사람인데, 너무 일방적으로 맞으니까 불쌍하네.


[예린이니? 이름 맞나? 뭐 하여간, 춘식이는 꺼내줄 테니까 걱정말고 있어.]

전언 마법으로 메시지를 전한 후에 차에 탔다.

차에 타는 동안 나를 막아서고 싶어 하는 눈치인 사람들은 많았지만 막상 겁나서 막는 사람은 없었다.


진세연이 뽑아준 국산 대형 세단.

첫차는 국산이어야 명분과 체면이 산다나.

집으로 가는 길에 핸즈프리로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


수신자는 진세연.

비서가 받아도 상관은 없다.

의외로 진세연은 금방 전화를 받았다.


“네, 이서진 마법사님. 말씀하세요.”

“제가 시골에 던전을 도는데 말이죠. 아니 그렇게 시골은 아니구요, 하여간 사소한 문제가 생겼는데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럴 땐 일름보가 짱이다.

내 빽이 더 세다.

아마 비교도 안 될만큼 훨씬 셀 걸?


작가의말

왜 휴식이냐구요? 목숨걸고 싸우진 않으니까요.

그리고 별 일 아니니까요 ㅎㅎ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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