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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위병 세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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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크로우
작품등록일 :
2019.01.01 01:05
최근연재일 :
2019.11.0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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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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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1화 엇갈린 방문

DUMMY

적당한 걸음걸이로 걷던 밀란 병사장 마일로는 오래지 않아서 위병 사무소를 볼 수 있었다. 그걸 본 마일로는 한순간 고민했다.

‘내가 가야 하나? 아니면 다른 녀석을 시켜?’

한순간이라고는 하지만 상당히 큰 고민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그다지 의미 없는 고민이기도 했다.

‘어느 쪽이건 보는 사람이 있으면 걸리기 마련이지. 그리고 성문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도 갈번 병사들이니.....’

“여기서 잠깐 기다려라. 잠시 들렸다오마.”


잠시 병사들을 대기시킨 마일로는 걸음을 위병 사무소로 옮겼다. 문앞에 선 마일로는 천천히 문을 두드렸다.

쿵쿵

“나갑니다.”

익숙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오자 마일로는 한순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누구지?’

위병 사무소에 있는 이들은 대다수 만나 보았다고 생각했기에 마일로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열린 문을 통해 보인 얼굴은 그가 예상하던 것처럼 보지 못했던 얼굴이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바쁜 일이 아니시라면 오늘은 오후에나 와주시길 바랍니다만.”

“어, 저, 그게......”

‘마일로, 정신 차려!’

예상치 못한 상황에 허둥거리며 쉬이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런 모습이 이상하게 보였는지 문을 연 사람은 의심 어린 표정으로 마일로를 살펴보았다.


“커험, 세이란 위병은 없습니까?”

“세이란 위병? 아, 그 사람. 크랄디아 위병과 함께 나갔습니다.”

“나가요? 어디를요?”

“어디긴, 당연히 감찰이지요.”

낯선 이의 말에 마일로는 낭패한 표정을 지었다. 말을 전해주려고 들렀는데, 세이란이 자리에 없었다. 이 일에 대해 어찌할까 고민하던 가운데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전할 말이 있다면 내가 대신 전해주겠습니다.”

괜찮게 들리는 제안에 마일로는 살짝 고민했다. 하지만 이내에 그는 이 말을 다른 이를 통해서 전하기에는 애매하다 여기고 고개를 저었다.

“......나중에 다시 오도록 하지요. 세이란이 돌아오면 마일로가 찾아왔다고만 전해주시면 됩니다.”

“그러시지요.”


타앙

흔쾌한 승낙과 동시에 문이 두터운 소리를 내며 닫혔다. 잠시 닫힌 문을 보던 마일로는 한숨을 쉬며 뒤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하아, 이거 조금 더 일찍 오는 게 좋았나?”


“후하, 긴장되서 죽는 줄 알았네.”

그저 아쉬움을 입에 담는 정도였던 마일로와 달리 그가 만났던 낯선 이, 마엘라엘은 문을 닫자마자 크게 안도하며 스르륵 주저앉았다.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내심 굉장히 긴장하고 있었다.

‘젠장, 이거 두 번은 못 해먹을 짓이네.’

“하아, 내가 어쩌다 이런 일을 하게 된 거야?”

마엘라엘은 쉽게 한숨을 내쉬며 자신이 이러고 있는 이유에 대해 생각했다. 근본적인 이유를 따지자면 이댄이 자신을 이곳에 보낸 것이 그 원인이리라. 하지만 찬찬히 생각해보자면 이댄이 이런 일을 할 거라 생각하고 그를 이곳에 보낼 리가 없었다. 그저 의학적 지식을 빌려줄 뿐인 일이라 말하였고, 이는 사실에 가까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상황은 변하기 마련이었고, 변한 상황은 그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대체 내가 왜 하겠다고 했을까.”

마엘라엘은 작은 탄식과 함께 오늘 아침, 조금 더 정확히 하자면 어제저녁부터 시작된 일을 떠올렸다.


“예? 새벽에 나와 달라고요?”

“힘든 건 압니다. 하지만 내일은 새벽 일찍부터 모두 나갈 예정인데, 그걸 보충하기 위해 대기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아니, 그건 알겠습니다. 헌데 그렇게 새벽 일찍부터 나갈 일이 대체 뭡니까?”

‘이 일을 새벽부터? 어지간하면 사양이야.’

“.......”

마엘라엘은 이곳에서 하는 일 자체를 그리 좋게 여기고 있지 않았다. 때문에 크랄디아의 말에 의문을 표함과 동시에 내심 별거 아닌 일이라면 거부할 생각이었다. 허나 잠시 침묵을 지키며 고심하는 크랄디아를 보고 있자니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랄디아 씨?”

“......지금부터 말할 내용은 이 이후 일이 끝날 때까지 바깥으로 새어 나가서는 안 됩니다. 그걸 이해하고 받아들이겠다고 하신다면 상세한 설명을 해드리겠습니다.”

대단히 진중한 말이었다. 동시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마엘라엘은 특유의 학구열로 인해 섣부른 대답을 입에 담고 말았다.

“말씀하시지요.”


“내가 미쳤지. 왜 그런 일을 하겠다고 받아들인 걸까.”

설명을 듣고 나서는 되돌릴 수 없었다. 그리고 듣고 나니 그가 되돌릴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동시에 모르는 사이 일이 흘러갔으면 하고 바라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에휴, 그래도 저쪽에서 날 좋게 봐줄 리가 없으니 이렇게라도 협조해서 빨리 끝내는 게 훨씬 득이겠지. 그래, 그럴 거야.”

마엘라엘은 그렇게 자신을 다독이며 다리에 힘을 주고 일어났다. 이제 그가 할 일은 오직 기다리는 것뿐이었고, 할 수 있는 일은 일이 빠르게 잘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뿐이었다.


마엘라엘은 지금 자신이 갈번에서 가장 간절한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 이런 건 상대적인 법이었고, 지금 갈번에는 그보다 더 간절한 이가 있었다. 바로 갈번 병사 하이몰이었다.

‘자, 오늘이 그날인데 말이지......’

“후-하-.”

길게 심호흡한 하이몰은 천천히 집을 나섰다. 오늘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가에 따라 향후 그가 얻을 것과 잃을 것이 결정된다. 물론 일이 어디로 굴러도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쪽이 되도록 했다. 하지만 사람이 계획한 일이 항상 계획대로 흘러가지만은 않는 법이었다. 이러한 법칙을 잘 알고 있는 하이몰은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었다.

“후-. 좋아, 가볼까!”


파삭

“제길, 정말 여기가 맞는 겁니까?”

“정보에 따르면 확실하다.”

앞길을 가로막는 나뭇가지를 신경질 내며 쳐낸 세필로는 불평을 내뱉었다. 그 불평에 크랄디아는 덤덤하게 대답했다. 이런 간단한 대답에 불평이 가실 리가 없었다. 이는 바나엘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정보라는 것에 대한 신빙성 자체가 의심스럽습니다만.”

“심정은 이해한다만, 지금은 잠시 그걸 접어두도록.”

“하지만 벌써 1시간 가까이 헤매고 있습니다. 이래서야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조금 더, 조금만 더 찾아보자.”

위치는 하이몰에게 들었지만 생각보다 찾는 게 쉽지가 않았다. 쉽사리 목적하던 곳을 찾지 못하자 조바심이 들었고, 조바심이 들수록 찾는 일이 더 힘들어지고 있었다. 사실 수색 시간이 1시간을 채우기 일보직전이 되자 크랄디아 안에서도 의구심이 싹트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포기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놈의 욕심, 그건 진짜였어. 그런 놈이 가짜를 팔 거 같지는 않아.’

믿음의 근거가 어딘가 이상하기는 했지만 적어도 크랄디아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어떤 면에서 욕심을 부리는 이만큼 믿음 가는 이는 없는 법이니까.


삐-익-

삐-익-

“!”

“호각 소리? 저쪽인가 봅니다!”

“찾은 건가!?”

지친 그들을 위로하듯 긴 호각 소리가 여러 차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세 사람은 서로 눈을 맞추더니 더 말하지 않고 호각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서 걸음을 빨리했다. 이제 이 지겨운 수색을 끝낼 시간이었다.


“여깁니다!”

호각 소리를 따라 간 곳에는 그들이 올 때까지 호각을 불고 있는 세이란과 손을 흔들며 환영하는 카랄이 있었다. 그들이 다가오자 호각을 불고 있던 세이란은 호각을 입에서 떼고 말했다.

“그럴듯한 곳을 찾기는 했는데,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느낌이 좋지 않다?”

세이란이 한 말에 크랄디아는 고개를 돌려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리고는 세이란과 카랄이 찾은 곳을 바라본 순간, 그 말을 단박에 이해할 수 있었다.

“......확실히 그렇군요.”

그들이 찾은 장소, 그곳에는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가면이 걸린 기둥이 있었다.


“위에 있는 상은 부엉이에 뭔지 모를 가면 그리고 뒤로는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해 보이는 집. 정말 엄청난 조합이군요.”

하이몰에게 듣기는 했었지만 실제로 보게 되니 설명 이상으로 이상한 광경이었다. 집 자체는 훌륭하고, 이런 숲에 있다고 하면 신비한 분위기나 아늑한 분위기를 보일 수 있는 집이라 할 수 있었다. 헌데 거기에 정체 모를 기둥이 세워져 있는 게 합쳐지니 더할 나위 없이 기분 나쁜 광경이 완성되었다. 이 이상한 광경에 홀렸는지 다섯 사람은 잠시 말없이 기둥을 바라보았다. 그때, 그들의 정신을 깨우듯 목소리가 하나 들려왔다.

“어라, 손님인가? 드문 일이군.”

흠칫

갑자기 들려온 소리에 다섯은 같은 모양으로 놀라며 경계를 취했다. 그런데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그들에게 말을 건 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뭐지? 왜 모습이 보이지 않지?’

보이지 않는 상대를 찾아서 세이란은 천천히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그들에게 목소리를 건넨 이가 도무지 보이지 않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신이 환청을 들은 건 아닌지 의심하며 다른 이들을 보았다. 그러자 다른 이들 역시 그를 보는 시선이 보였다. 그가 품은 의문과 같은 것을 품은 눈에 세이란은 경계심을 더 올리며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둘러봐도 소용없다. 난 거기 없거든. 소리도 거기 있는 내 애용품을 통해서 내는 중이지.”

다시 소리가 들리자 세이란을 포함한 모든 이들을 소리가 들린 곳이 어딘지 알 수 있었다. 바로 그들이 기괴하게 여기며 보던 기둥이었다. 그들의 시선이 일제히 기둥에 모이자 목소리의 주인은 다 안다는 듯이 주절주절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야, 정말 걸작이 아닌가? 이 기둥은 내가 직접 깎아서 만들고 세운 것이지. 여기에 들어간 시간과 노력 그리고 예술성은 돈으로 환산하지 못할 귀중품이지. 아, 그런 걸 왜 바깥에 두냐고? 그것이 바로 예술이라는 거 아니겠어.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서, 표시하기 위해서 말이야. 표식이라는 의미에서도 아주 적당하지.”


기둥이 말하고 있다는 초현실적인 상황에 일행은 멍하니 듣고만 있었다. 그 가운데 그나마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연 사람은 크랄디아였다.

“네가 연금술사인가?”

“뭐야, 그쪽 손님이었나? 하아, 그런 질문보다는 내가 누구냐는 가능하다면 예술가냐는 질문을 받고 싶었는데 말이지.”

기둥을 통해서 이야기하는 목소리의 주인은 더 말하고 싶은데 방해받았다는 것에 대한 짜증과 기대한 질문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실망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러나 그런 감정은 이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때문에 이어서 입을 연 세이란은 그런 것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의문을 먼저 입에 담았다.

“당신이 바랑 병사장에게 약을 제공한 자입니까?”

“......나참, 객이 아니라 심부름꾼이었나. 그놈은 낭비가 너무 심해. 대체 얼마나 되는 이를 광독으로 죽이고 싶은 건지 원. 뭐, 그럴 거라고 생각은 했지. 다음 약이 필요하면 전에 요청한 것들이나 보내라고 해. 아니면, 너희가 가지고 왔나?”

“아니, 그럴 필요 없다. 우리가 들어가서 네놈을 끌고 나올 테니까.”

“호오, 그거 재밌군. 심부름꾼이 아니라 불청객이라니, 처음 기대했던 것보다는 못하지만 이것도 좋군! 모처럼이니 성대히 환영하겠네. 이야기는 그다음에 다시 하도록 하지. 어디, 좋을 대로 들어오게. 다만 연금술사의 거처는 위험한 장소니 조심하라고.”


심드렁하던 음색은 어느새 좋은 소일거리가 생겨서 흥미를 보이는 이의 말투가 되었다. 그리고는 그 말을 끝으로 기둥에서는 그 어떤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나눈 대화만으로 충분한 정보를 얻은 그들은 서로를 보며 움직일 준비를 시작했다.

“예정대로 나와 세이란 위병은 돌입, 나머지는 여기서 대기다. 역할은 모두 알고 있겠지?”

크랄디아의 말에 다른 이들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크랄디아는 세이란을 보며 말했다.

“그럼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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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110화 사람은 여러가지 모습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19.11.08 28 2 13쪽
109 109화 첫 방문은 대개 엇갈리는 부분이 생긴다. 19.11.08 25 2 12쪽
108 108화 발악에도 의도는 있다. 19.11.05 23 2 11쪽
107 107화 최악은 언제나 기록을 갱신한다. 19.11.04 23 2 11쪽
106 106화 이기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고, 지지 않기 위해 발악한다. 19.11.01 31 1 11쪽
105 105화 두 번째가 더 두려운 경우도 있다. 19.10.31 50 2 11쪽
104 104화 뻔뻔한 놈 19.10.29 36 3 12쪽
103 103화 절차란 필요하다. 하지만 절대적이면 안 된다. 19.10.28 31 2 12쪽
102 102화 보험으로 이득을 볼 수 있는 건 준비한 사람뿐이다. 19.10.25 35 3 12쪽
101 101화 숫자는 힘이 된다. 19.10.24 40 3 12쪽
100 100화 좋은 소식 19.10.22 38 2 12쪽
99 99화 액일 19.10.21 34 2 12쪽
98 98화 돌아갈 때까지가 임무 19.10.08 39 2 14쪽
97 97화 공방일체 19.10.07 40 2 12쪽
96 96화 실험과 전투에 빠지지 않는 것 19.10.04 39 2 11쪽
95 95화 대화 같은 대화, 대화 같지 않은 대화 19.10.03 36 2 11쪽
94 94화 계획대로지만 계획대로가 아닌 일 19.10.01 40 2 11쪽
93 93화 다른 생각은 침상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19.09.30 43 2 11쪽
92 92화 목소리의 초대 19.09.27 35 3 14쪽
» 91화 엇갈린 방문 19.09.26 46 3 12쪽
90 90화 누구나 계획하고 움직인다. 19.09.24 65 3 13쪽
89 89화 거래를 대하는 자세 19.09.23 60 3 12쪽
88 88화 바라는 것 19.09.20 61 3 13쪽
87 87화 사람들은 보통 안다고 생각하지만 모른다. 19.09.19 55 3 11쪽
86 86화 거래 19.09.17 56 4 12쪽
85 85화 전갈 19.09.16 53 2 11쪽
84 84화 분업은 일을 편하게 한다. 하지만 흥미와 성과를 보장하진 않는다. 19.09.13 5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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