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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위병 세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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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크로우
작품등록일 :
2019.01.01 01:05
최근연재일 :
2019.11.08 23:30
연재수 :
11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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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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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0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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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7화 최악은 언제나 기록을 갱신한다.

DUMMY

“끄으으......”

“조, 조금만, 조금만 더 참으세요! 곧 이댄 선생님이 나오실 겁니다!”

세차게 문을 두드린 이, 제널드는 업고 있는 프란시스가 신음을 흘리자 크게 당황하며 그를 달랬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프란시스가 죽을지도 모른다. 그 생각에 제널드는 조바심이 들었는지 다시 한번 문을 세차게 두드렸다.

쾅쾅쾅!

“이댄 선생님! 이댄 선생님!”

급한 마음에 문을 두드리는 힘은 물론이고 속도 역시 조금 전과 비교하자면 한층 더 강하고 빨랐다. 어찌나 세게 두드렸는지 두드린 손에 상처가 날 지경이었지만, 다급한 심정에 그런 걸 전혀 자각하지 못했다.

철컥

“그러다가 문이 부서지겠네. 급한 건 알겠지만 조금은......엇!?”

제널드의 간절함이 통했는지 문이 열리며 이댄이 얼굴을 비추었다. 문을 연 이댄은 일단 진정하라는 뜻에서 적당한 말을 입에 담았지만 곧 그럴 수 없게 되었다.

“프란시스 법관!?”


“오늘 재판은 매우 좋았다. 너도 바랑 녀석이 울그락불그락해져서 손을 부들부들 떠는 모습을 보아야 했는데, 좋은 구경거리를 놓쳤어.”

“그건 정말 좋은 구경거리였겠습니다. 아쉽네요.”

이댄의 진료소에 입원해서 몸을 추스르는 중인 카랄은 그를 방문해준 크랄디아의 말에 씩 웃으며 동의했다. 농담이나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 실지로 그런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보고 싶었던 카랄은 잠시 머릿속으로 그 광경을 그리며 더욱 웃음을 크게 했다. 그 모습을 본 크랄디아는 푸근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머리 부상도 대단치 않았고, 순조로히 회복 중인 거 같으니 다행이구나.”

“하하, 실수해서 당하긴 했지만 그래도 부모님이 물려주신 튼튼한 몸이 어디 가진 않습니다. 기억하시죠? 제 부모님이 형님 부모님보다 체력이 훨씬 좋으셨습니다.”

“.......”

“어, 어라? 왜 그러십니까?”

집안끼리 친했던 사이라 종종 이런 식으로 말을 몇 번 주고받으며 부모님에 대한 일을 회고하는 것이 그들만의 추모였다. 때문에 자신이 한 말에 적당한 대답이 돌아올 거라 여겼건만, 크랄디아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평소와는 확실히 다른 반응에 카랄은 조심스럽게 물었지만 크랄디아는 굳게 입을 다물고 고심하는 기색을 보일 따름이었다. 그러다가 무언가 결심을 내린 표정을 지은 크랄디아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사실은 말이다.......”

“예.”

“사실은......”

‘대체 뭐지?’

크랄디아가 이렇게나 주저하며 뭔가를 말하기 껄끄러워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 거 같았다. 그가 모르는 곳에서는 그런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카랄은 그에게 이리 말하기 어려워하는 크랄디아의 모습은 이날 이때까지 상상해본 적도 없었기에 호기심이 솟아오름과 동시에 이상한 어색함이 느껴졌다.

“그러니까......”

“마엘라엘! 당장 가서 수술대를 준비해라! 그리고 마취, 아니, 지혈부터 시행할 준비해!”

“예, 선생님!”

어렵게나마 입을 열었지만 여전히 본론은 나오지 못하는 가운데, 그들이 있는 입원실 바깥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그에 두 사람은 누가 먼저라고 할 거 없이 바깥으로 향하는 문을 보았다가 시선을 맞추었다.

“형님, 뭔가 일이 터진 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런 거 같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라.”

그들과 관계가 있는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이런 소란스러움을 알고서 그냥 넘어갈 수도 없었기에 크랄디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으로 향했다.


“대장님!”

“세필로, 혹시 거기서 무슨 일이 생긴 거냐?”

“아니, 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혹시 카랄에게 문제가 있습니까?”

“이쪽도 문제없어.”

방을 나온 크랄디아를 가장 먼저 맞아준 것은 그와 마찬가지로 소리를 듣고 바깥으로 나온 세필로였다. 세필로가 지키는 이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크랄디아는 일순 불안감을 느끼며 물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그 걱정을 온전히 불식하는 대답이었다. 그에 일단은 안도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크랄디아는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방금 들린 목소리, 분명히 이댄 선생님과 마엘라엘 씨인데?’

“......설마 페엘로 쪽에 변화가 있었나?”


“......확인해보아야겠군.”

지금 진료소에 있는 이들 가운데 아직 확인하지 못한 이를 떠올린 크랄디아는 조금 복잡한 심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가능하면 잘 회복해주길 바랐는데......’

불법 시장 주최 혐의로 붙잡힌 페엘로는 그에게 있어서 좋은 인상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이였다. 그 권한을 얻기 위해 병사장 바랑에게 온갖 아부를 떨었고, 확실히 보지는 않았지만 정황상 뇌물 역시 바쳤을 터였다. 거기에 바랑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크랄디아에게는 굉장히 무례하게 군, 한 마디로 딱 잘라 말하자면 ‘짜증나는 놈’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니 페엘로가 광독에 증독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사람에 대한 걱정보다는 증거가 없어졌다는 걱정이 더 컸다. 헌데 사정이 조금 바뀌었다. 저번에 발견한 것들 가운데 하나를 보고 나니 가능하면 무사히 회복해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적잖이 생긴 참이었다.

‘별일은 아니겠지.’


상념에 잠겨서 걷다 보니 걸음걸이는 매우 느렸다. 하지만 진료소가 무슨 궁궐도 아니고 그런다고 오랜 시간이 걸릴 리는 없었고, 이를 증명하듯 크랄디아는 곧 소리가 났다고 생각되는 장소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런, 이미 다들 수술실로 간 건가?”

“아, 크랄디아 위병님. 아직 계셨군요.”

“동생 녀석의 위문으로 왔는데 조금 길게 눌러앉고 말았습니다.”

“아니, 그런 거야 괜찮습니다. 어차피 진료소는 항시 대기 인원이 있으니까요.”

크랄디아를 알아보고 말은 건넨 이는 이댄의 제자 가운데 하나였다. 말하는 기색을 보아하니 오늘 대기 인원은 그인듯 보였다. 마침 잘되었다 여긴 크랄디아는 조금 전에 있었던 소란스러움에 대해 물어보았다.

“제법 큰 소리가 들렸는데, 어딘가에서 위급한 환자라도 왔습니까?”

“.......”

크랄디아의 물음에 이댄의 제자는 대번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다물었다. 그 모습에 크랄디아는 걱정한 것과 달리 외부 환자가 왔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아챘다. 하지만 그뿐, 더 이상은 알기 힘들었다. 조금 더 캐어물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래도 껄끄러워하는 기색으로 입을 닫고 있는 이에게 물어도 만족스러운 대답이 돌아올 거 같지는 않았다. 일단 여기서는 한발 물러서기로 한 크랄디아는 이댄의 제자를 향해 정중히 말했다.

“무슨 일인지는 잘 모르지만 혹시 손이 필요하다면 도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손이 부족하지는 않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군요. 전 이만 입원실로 돌아가겠습니다. 언제든 용무가 있다면.......어?”


정중한 제안에 이어서 들은 정중한 거절에 크랄디아는 더 길게 물고 늘어지지 않고 물러나려고 했다. 별다른 일이 일어 않았다면 분명 그렇게 말하고 카랄에게 돌아가서 별일이 없다, 그저 환자가 하나 들어왔을 뿐이다 그렇게 말하고 넘겼을 터였다. 하지만 수술실 쪽에서 혼이 나간 표정으로 걸어오는 이를 본 순간, 크랄디아는 이 일을 별일이 아닌 걸로 취급할 수 없었다.

“제널드, 여기서 뭐 하고 있나?”


“크, 크랄디아 위병님.”

크랄디아의 눈에 들어온 이는 다름 아닌 공용 건물 관리인 제널드였다. 그는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응시하다가 크랄디아의 목소리에 정신이 들었는지 덜덜 떨며 입을 열었다.

“그, 그게 말이, 아니 입니......”

“사적으로 만났으니 편한 말도 괜찮아.”

“고, 고맙네. 그, 그러니까.......”

제널드가 자신을 꺼리고 있으며, 때문에 볼 때마다 더듬거리며 떠는 건 익숙했다. 하지만 지금 보이는 떨림은 평상시 크랄디아와 마주했을 때 보이던 것과 어딘지 다른 느낌이 들었다. 잘 알 수는 없었지만 심상치 않음을 느낀 크랄디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대체 무슨 일이야?”

“그, 그게, 그게......”

‘왠 땀을 이렇게 흘린 거야? 잠깐, 이 감촉 땀을 흘린 거랑은 조금 다른 느낌이......설마?’

말을 검과 동시에 걱정이 들어서 다가가서 등에 손을 올리니 무언가 차가운 감촉이 손을 자극했다. 무언가 익숙하면서도 껄끄러운 그것의 감촉에 처음에는 긴장 같은 것으로 인한 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특유의 감촉은 뭔가 다른 기분이 들었고, 이내에 그 감촉이 뭔지 정확히 떠올린 크랄디아는 안색을 딱딱하게 굳혔다. 그리고는 그 감촉을 확인하기 위해 몸을 움직여 제널드의 등을 보았다.

“피잖아!? 아니, 이런 피를 흘리고 이리 서 있으면 위험......”

“내, 내 피가 아닙, 아니, 아니야.”

크랄디아의 말에 제널드는 존댓말을 쓰려다가 방금 들은 말을 기억해내고 말을 바꾸었다. 때문에 어색한 대답이 되었지만 크랄디아는 그런 것에 책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런 사소한 것에 얽매이기보다는 피의 출처를 캐물었다.

“그럼 누구의 피란 말인가?”

“버, 법관인 프, 프란시스님의......”

“뭐라고!?”


제널드가 피의 출처를 이야기하자 크랄디아는 대번 놀라며 공황에 빠졌다. 그러면서 동시에 프란시스가 걱정된 크랄디아는 무심코 걸음을 수술실 쪽으로 옮겼다. 하지만 그 걸음은 곧 제지되었다.

“지금은 수술 중입니다. 들어가시면 안됩니다.”

“하, 하지만!”

“하지만도 뭐도 없습니다. 귀하건 천하건, 가깝건 멀건 다 환자입니다. 어떠한 예외도 허가해드릴 수 없습니다. 그 예외로 인해 가까운 이가 죽기를 바란다, 혹은 재기불능에 빠지길 바란다고 하실 거면 당장 이곳을 떠나주시지요. 다른 쪽 위병분을, 아니 근처에 있는 병사나 이웃 분들을 모두 불러서라도 막을 겁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다들 이런 경험은 제법 있으시거든요.”

협박인지 권유인지 그도 아니면 지시인지 알 수 없는 말이었지만 충분히 효과가 있었다. 크랄디아는 공황에서 벗어나 냉정한 표정으로 수술실을 한번 바라보더니 바로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그대로 떠나려던 찰나, 제널드를 돌아보며 물었다.

“어떻게 하겠나?”

“어, 어떻게?”

“여기서 프란시스님을 보살펴주겠나? 아니면 그대로 집에 가서 쉬겠나?”


크랄디아의 질문에 두 눈을 크게 뜬 제널드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금세 입을 열어서 대답했다.

“보, 보살펴드리겠소!”

“그거 고맙군.”

“그, 그러지 않으면 잠자리가 편하지 않을 거 아닙니까.”

“......편히 말해도 괜찮다니까.”

지극히 인간적인 이유를 입에 담는 제널드에게 쓰게 웃으며 한마디 해준 크랄디아는 민활하게 머리를 돌리며 상황을 머릿속에서 그려갔다. 그러다가 중요한 것을 묻지 않았음을 깨달은 그는 제널드에게 질문을 던졌다.

“프란시스 법관님을 모시고 온 곳이 어디지?”

“법정 건물이오만.......”

“그래.”

‘그럼 거기부터 시작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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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109화 첫 방문은 대개 엇갈리는 부분이 생긴다. 19.11.08 25 2 12쪽
108 108화 발악에도 의도는 있다. 19.11.05 23 2 11쪽
» 107화 최악은 언제나 기록을 갱신한다. 19.11.04 24 2 11쪽
106 106화 이기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고, 지지 않기 위해 발악한다. 19.11.01 31 1 11쪽
105 105화 두 번째가 더 두려운 경우도 있다. 19.10.31 50 2 11쪽
104 104화 뻔뻔한 놈 19.10.29 36 3 12쪽
103 103화 절차란 필요하다. 하지만 절대적이면 안 된다. 19.10.28 31 2 12쪽
102 102화 보험으로 이득을 볼 수 있는 건 준비한 사람뿐이다. 19.10.25 35 3 12쪽
101 101화 숫자는 힘이 된다. 19.10.24 40 3 12쪽
100 100화 좋은 소식 19.10.22 38 2 12쪽
99 99화 액일 19.10.21 35 2 12쪽
98 98화 돌아갈 때까지가 임무 19.10.08 39 2 14쪽
97 97화 공방일체 19.10.07 4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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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95화 대화 같은 대화, 대화 같지 않은 대화 19.10.03 36 2 11쪽
94 94화 계획대로지만 계획대로가 아닌 일 19.10.01 40 2 11쪽
93 93화 다른 생각은 침상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19.09.30 43 2 11쪽
92 92화 목소리의 초대 19.09.27 35 3 14쪽
91 91화 엇갈린 방문 19.09.26 46 3 12쪽
90 90화 누구나 계획하고 움직인다. 19.09.24 65 3 13쪽
89 89화 거래를 대하는 자세 19.09.23 60 3 12쪽
88 88화 바라는 것 19.09.20 61 3 13쪽
87 87화 사람들은 보통 안다고 생각하지만 모른다. 19.09.19 55 3 11쪽
86 86화 거래 19.09.17 56 4 12쪽
85 85화 전갈 19.09.16 53 2 11쪽
84 84화 분업은 일을 편하게 한다. 하지만 흥미와 성과를 보장하진 않는다. 19.09.13 5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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