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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반디
작품등록일 :
2019.01.0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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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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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부 쿨론 요새-17

DUMMY

그 다음날부터 다시 또 훈련의 연속이었다. 어제 웨이브 이후로 앞으로 나갈 방향을 잡은 듯해 의욕도 넘쳐흘렀다. 물론, 그 의욕만큼 쉽게 실력이 늘진 않았지만 말이지.

그래서 치아투에게 또 처참히 깨지고 녀석이 재수 없이 웃는 모습을 보고 있어야 하는 상황에, 이쯤에서 발경을 배에 한 방 넣어줄까 고민하고 있었던 그 시점에 2차 성문의 정문이 갑자기 활짝 열렸다.


“무슨 일이래? 저렇게 활짝 열린 건 우리가 온 이후로 처음 아닌가?”


내 질문에 잠시 지켜보던 메라두가 대답했다.


“수색대의 출정인가보군.”


열린 문으로 당당히 걸어 나오는 것은 수색대장 다카람과 수색대원들. 다카람은 무표정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지도 않고 곧장 1차 성벽 쪽으로 걸어갔고, 그 뒤를 따라가는 수색 대원들은 무언가 자부심 찬 표정으로 주변을 보며 역시 1차 성벽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연병장에 나와 있던 수인들이 그들에게 박수를 쳐주기 시작했다.

짝짝짝짝!!!!!!

숙소에서 쉬고 있었던 수인들도 이것 때문에 나온 듯 2차 성벽 위에서 그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있었다.

솔직히 좀 멋있었다. 나는 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멋지긴 하네.”


메라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 웨이브 다음날 나간다더군. 어제 웨이브라 오늘 출정하는 모양이지.”


아항. 근데 그럼 지난 번 웨이브 이후엔 왜 안 나갔지?


“지난번엔 지누크, 너 때문이었겠지. 다카람 대장이 부상 당했었잖나.”


하긴 그랬겠군.

이런이런, 내가 또 대단하신 수색대의 행사에 피해를 입혔구만.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네.

그동안 싸인 감정이 있는데 생각이 곱게 안 나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안 그래도 다카람의 바로 뒤에서 거만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며 따라가던 푸른 강족 다피란 부로스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갑자기 표정을 구긴다.


“저 자식도 여전하군.”


그리고는 메라두에게 물었다.


“수색대는 숲에 들어가서 뭘 하는 거야?”

“듣기엔 마수의 숲 내부의 변경사항을 조사한다고 하더군. 마수의 종류나 규모들. 특히 대형 마수들의 동향이 중요하다던데? 보통 오거들이 마지막에 오는 대형 마수이긴 한데 그보다 강한 놈들도 가끔 나온다고 하더군. 미노타우로스 같은. 실제 몇 년 전에 오거들이 들어와 성주님이 처리하고 난 직 후 미노타우로스들이 성벽을 넘어온 적이 있었다고 해. 그 땐 요새 인원 절반이 몰살당했다더군. 마을까지 들어갈 뻔 한 걸 간신히 막아냈다며 다들 고개를 젓더군.”


헐, 오거보다 강한 놈들이 있다고? 그것도 성주의 미리온 타임이 끝난 다음에 나타나? 그걸 어떻게 막아.

메라두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위험하진 않지만 가끔 샤벨 타이거 같은 놈들도 있어 동향을 확인해야 한다고 하지.”


그리고 내 눈치를 살짝 살피고는 계속 말을 이었다.


“마수의 숲 내부는 너무 위험해서 거기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이곳에선 존경의 대상이라더군. 그래서 수색대에 뽑힌다는 게 이곳에선 최고의 전사라는 뜻이라지. 다카람 대장 같은 경우는 벌써 8년 가까이 그곳에 들어가서 살아나오고 있다니 거의 전설적인 인물인거지. 실제 실력도 엄청나게 강해서 혼자 오거 한 개체를 죽인 적도 있고, 수색대원들도 잘 챙겨줘서 너랑 몇 번 부딪친 부로스 같은 경우도 숲에서 홀로 떨어져 거의 죽을 뻔한 걸 다카람 대장이 직접 찾아 데리고 나왔다고 하더군. 그 일 이후로는 부로스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도 다카람 대장에 열광하고 있다고 했어.”


음, 그랬군.

다카람, 그 놈. 혼자 오거를 잡다니.

무서운 놈. 다시 싸우지 말아야겠다. 푸른 강족의 부로스는 그에게 목을 매달더니만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군.

내가 보는 그는 여전히 수인답지 않게 음흉한 면이 있는 믿을 수 없는 꼰대이지만, 그 얘기를 들으니 적어도 그가 이곳 사람들에게 지지받는 이유는 이해할 만 했다.


그들은 1차 성벽의 왼쪽 계단으로 올라가 성벽의 중간에서 줄사다리를 타고 내려갔다. 그들이 내려가기 전 성벽 위에서 근무 중이던 3조 인원들은 숲 안쪽으로 일제히 활을 쏘며 그들을 엄호해줬다.

그 일련의 과정이 다소 삐딱한 내가 보기에도 멋져 보이긴 했다.



며칠 후 수색대는 희생자 없이 돌아왔다.

수색대는 이번에 샤벨 타이거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말해 사람들의 안색을 어둡게 만들었다. 현존하는 마수 중 가장 빠른 녀석이라는데 다들 녀석에 대해서는 말을 아낀다. 뭐지? 대체 어떤 놈이길래. 불안하게...


아무튼 그것과 상관없이 난 여전히 훈련에 매진했고, 그래도 대검을 든 대결은 여전히 치아투에게 연전연패였다. 이미 나에게 따라잡힌 메라두는 열심히 내 옆에서 내가 하는 걸 보며 훈련했고, 치아투는 그렇게 강함에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전과 달라진 것도 있긴 했는데 우리와 같이 훈련하는 친구가 한 명 늘었다는 것이다.

이름은 루카르 토반.

지난 웨이브 때 근육 늑대 아루크에게 뚫려 대열을 위험에 빠뜨릴 뻔했던 그 혼혈의 여름숲 일족 청년이었다.

아니, 18살이니 소년이라 해야 하나?

그는 어느날 훈련하는 우리에게 와서 쭈뼛 거리며 부탁했다.


“저, 지누크. 저도 지누크와 같이 훈련할 수 있을까요?”

“응? 뭐 안될 건 없지. 근데 갑자기 왜?”

“감동받았거든요!!!”

“...에?”

“저랑 비슷한 체격인데도 마수들과 그렇게 싸울 수 있다니. 너무 감동받았어요.”

“어, 뭐, 그래.”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그러라고 했고 그래서 치아투, 메라두와 함께 나와 같이 훈련하는 중이었다.

키는 나 보다 좀 작은 175정도? 근데 얼굴이 예전의 포투가 생각날 만큼 귀엽다. 눈동자도 신비한 붉은 색이었는데 꼭 예전의 붉은 갑옷의 여신님을 보는 것 같다.

수인족과 인간족의 혼혈은 진짜 미모로만 따지면 최상의 조합인 듯 하다. 남자나 여자나 다 이렇게 예쁘고 귀여우니. 노예시장에서도 토로 여자는 귀족 남자들이, 토로 남자들은 귀족 여자들이 다 사가 매물이 별로 없을 정도라지?

하지만 토반은 그런 귀여운 외모외의 다른 모든 부분은 포투와 전혀 달랐다.

이 녀석은 뭐랄까, 4차원 푼수? 예를 들면 열심히 검을 휘두르다 갑자기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고 있어 뭐 하냐 물어보면 이렇게 질문한다.


“마수는 어떻게 생겨나는 걸까요? 전설처럼 악룡의 마법과 피로 생겨난 존재라면 그건 거기서 태어났다는 걸까요? 혹시 사람들 같은 원래 있던 존재에게 악룡이 마법을 걸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렇게 물어보며 메라두를 힐끗 보니 메라두가 옆에서 이마를 한 손으로 받치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있다. 3조 안에서도 자주 그러는 모양이지.


“그렇잖아요. 사람이 마수를 먹으면 마수화 돼요. 그렇다면 지금 마수들도 원래는 사람이었던 것 아닐까요?”


실제 마수의 피와 고기를 먹고 마수화 된 사람이 있었단다. 그래서 이곳에선 마수를 먹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먹은 사람은 격리조치되고.

음, 찔린다. 난 안바이람에서 어둠의 정령의 피를 마시고 살았었는데.


“음, 아무리 인간이 마수화 된다고 해도 오거처럼 커지는 건 어렵지 않을까?”

“거기엔 뭔가 다른 마법이 추가가 되겠죠? 아, 그럼 마수화 없이 사람을 크게 만드는 것도 가능할 수 있겠네요.”

“그래그래. 토반. 흥미로운 주제기는 한데 일단 우리는 훈련 중이니 그 얘기는 나중에 하고 지금은 훈련에 집중해 보는 것이 어떨까?”

“아, 맞다. 죄송합니다. 지누크. 열심히 할게요!!!”

“그래그래. 괜찮아.”


그리고 또 10분 쯤 검을 휘두르다 다시 멍해진다.


“근데 왜 인간족과 수인족의 혼혈은 인간족, 수인족, 토로로 나오는 걸까요?”


뭐, 이런 식이다.

근데 그렇게 하는 질문들이 다 나름 깊이가 있어서 얘기해보고 싶어진다는 게 또 함정이다.


인간족과 수인족이 관계를 갖고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들은 3 종류의 종족이 될 수 있다.

순수한 인간이거나, 덩치 큰 순수한 수인족이거나 아니면 포투나 토반, 마이야같은 토로거나. 신기한 건 순수한 인간이나 수인족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후세에선 다시 혼혈의 흔적이 나타나는 일이 없다는 거다. 말 그대로 순수한 인간이거나 수인족인 거지.

그리고 순수한 인간이나 수인족이 토로와 관계를 맺으면 다시 순수한 인간이나 수인족이 태어난다. 역시 그 후대엔 다시 토로가 나오지 않는다.

그럼 토로끼리 관계를 갖으면? 그럼 아이가 잘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적어도 알려진 사례는 없다는군. 신기하지?

이렇게 흔적이 연결되는 일이 없으니 토로라는 존재가 사회의 전면에 나서는 건 거의 불가능한 거지.

그래서 대놓고 오류 취급을 받는 거고.

아니, 어쩌면 드물기 때문보다는 아름답기 때문에 노예로 쉽게 다루려고 미천한 존재로 취급하는 걸까? 모르겠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열성과 우성 유전자에 대한 상식과 토로의 대우에 대한 내 생각을 토반에게 얘기해줬다. 그러자 토반의 눈이 환희로 가득 차 빛을 뿜을 것만 같다. 이녀석, 좀 무섭다.


“지누크!!! 당신은 현자로군요!!! 아니, 성자에요!!! 내가 궁금한 게 생길 때마다 모두들 내게 쓸데없는 생각한다고 구박만 했는데 당신처럼 답을 해준 사람은 정말 처음 봤어요. 당신은 정말!!!!”


아, 난처하다. 성자까지 나올 줄이야.


“난 절대 현자나 성자가 아니야. 그냥 내 고향에는 이곳보다 책이 많아서 이것저것 읽을 기회가 많았을 뿐이야. 그리고 사람들이 구박했던 건 너무 자주 물어봤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 일단 우리도 훈련부터 해볼까? 쉬는 시간에 물어보면 내가 아는 건 대답해줄게.”

“아, 맞다. 그랬지. 훈련해야죠!!!”


그리고 또 씩씩하게 대검을 휘두르다 10분 쯤 지나면 멍해진다.


“그런데 왜 하늘은...”

“토반!!!! 훈련부터!!!”

“아, 네!!!! 훈련!!!!”

“근데 왜 여자들은...”

“토반!!!!”


훈련이 무척 부산스럽고 또 약간 밝아졌다.

물론 집중은 잘 안 된다.



며칠 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돌아왔다.

수성장 마록스의 일행이었다.

마록스는 얼마 전 쿨론 요새의 종군 사제를 데리고 요새 밖으로 나갔었다. 그래서 웨이브 때도 안보였지.


뭐, 종군 사제라고 해도 마을에서 지내는데다 심하게 다친 이들을 데리고 가봐야 치유력도 빈약하고 그나마 잘 치료해주지도 않아 있으나 마나한 자였지만.

그 사제의 의무 거주 기간 5년이 끝나 다른 사제와 교대하기 위해 캐서 관문까지 마록스가 호위해 갔었다. 그 곳에서 새 사제를 만나 데리고 왔다는데 이제껏 본 사제들과는 달리 무척 젊은 남자였다. 그것도 회색머리칼을 가진 부드러운 표정이 인상적인 대단한 미남자. 부럽게도 키도 나보다 컸다. 180대 중간정도? 왜 여긴 다들 외모가 이래? 자괴감 느끼게. 정말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우리는 모두 밖으로 나와 그를 환영해 줬다. 총관도 거드름을 피며 나와 그를 환영했는데 성주와 마법사는 이번에도 볼 수 없었다.


그의 이름은 드루리스 매로어.

그는 요새로 오자마자 우리에게 당장 아픈 사람이 있는지를 물어보고 그 자리에서 불편한 사람들을 치료해줬다.

오, 멋진 행동력.

게다가 나는 치유력을 남과 비교할 만큼 알지 못하지만 손에서 나오는 빛의 양이 엄청나다. 여태껏 본 할아버지들관 차원을 달리하는 환한 빛. 그리고 치료 속도. 다들 감탄하는 것만 봐도 엄청난 실력자인 듯하다.

듣자하니 이곳 쿨론 요새는 대부분 교단의 눈 밖에 나거나 거의 쓸모없는 사제들이 오는 곳이라고 하던데... 왜 저런 실력자가 이 곳 까지?

아무튼 그가 우리를 치료하는 데 열중하느라 환영회를 준비해놨다는 총관은 뻘쭘해 져서는 잠시 서성이다 성 안으로 들어갔다. 불쌍한 돼지.

그 매로어 사제는 숙소도 마을이 아닌 성 안으로 하겠다고 했다. 어차피 싸우다 다치는 사람들이 이곳에 있다면 가까이 있는 게 치료하기 편하다며.


‘이른 바 참의사, 아니 참 사제라는 거구나.’ 라고 생각하며 나는 솔직히 감탄했다.

대화해 보고 싶은 마음이 소록소록 생기는 걸? 하지만 저 사람과 대화하려면...일단 다쳐야 하는 건가? 굳이 얘기해 보기위해 다칠 필요 까지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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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5부 카 네아 12 +1 19.07.04 215 5 18쪽
65 5부 카 네아 11 +2 19.07.02 236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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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5부 카 네아 8 +1 19.06.25 316 7 17쪽
61 5부 카 네아 7 +1 19.06.23 355 11 14쪽
60 5부 카 네아 6 +2 19.06.20 365 8 13쪽
59 5부 카 네아 5 +2 19.06.18 372 12 12쪽
58 5부 카 네아 4 19.06.16 398 10 13쪽
57 5부 카 네아 3 +2 19.06.13 464 10 14쪽
56 5부 카 네아 2 19.06.11 471 11 23쪽
55 5부 카 네아. 19.06.09 494 10 17쪽
54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10(재업) 19.04.10 383 4 25쪽
53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9(재업) 19.04.09 327 5 19쪽
52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8(재업) 19.04.08 351 6 37쪽
51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7(재업) 19.04.04 382 4 30쪽
50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6(재업) 19.04.04 362 5 25쪽
49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5(재업) 19.04.03 399 4 38쪽
48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4(재업) 19.04.03 398 5 34쪽
47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3(재업) 19.04.02 443 5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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