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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반디
작품등록일 :
2019.01.01 12:57
최근연재일 :
2019.06.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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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780

작성
19.03.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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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부 쿨론 요새-23 (지하-2)

DUMMY

가느다란 실.

내가 발걸음을 옮기려는 앞쪽으로 가느다란 실 같은 것이 쳐져 있었다. 그것도 한 군데가 아니라 여기저기에.

나는 저기서 꾸물거리는 놈이 뭔지 대강 감을 잡을 수 있었다.


거미였구나.


나는 최대한 감각을 집중해 거미줄을 살짝 살짝 피해서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저 위에서 꾸물거리던 거미가 공중에서 내 쪽으로 스르르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꽤 빠른 속도로.

쳐 논 거미줄을 타고 이동하는 거겠지.

그래도 늦었어. 내가 먼저 거미줄을 빠져나왔다고.

그 때,

픽!!!

“윽!!!”


거미로부터 무언가가 발사됐다.

하마터면 반응도 못할 뻔했다.

나는 간신히 몸을 숙여 그것을 피해낼 수 있었다.

그러자 다시 한 번 발사되는 무언가.

픽!!

나는 자세가 무너져 몸을 피하지 못하고 대검의 옆면으로 그것을 받았다.

툭!!!

응? 질량이 엄청 가볍네? 뭐야 이건?

그리고 대검을 다시 움직이는 순간 그것이 끈적한 거미줄이란 것을 깨달았다.

거미줄을 발사해? 무슨 스파이X 맨이냐?

대검이 거미줄에 붙어버렸다.


“에잇!!!”


나는 힘을 줘 대검을 당겼다.

그러자 그 놈이 내 힘을 타고 내게 날아든다.

아 놔, 팔뚝밖에 안 되는 쪼그만 놈이.

나는 성질이 나 녀석이 공중에서 다시 쏜 거미줄을 대검으로 받고 다가오길 기다려 중검으로 녀석을 베어버렸다.

휘이익!!!

캉!!!

뭐, 뭐야? 이 소리는?

분명 생물을 내리쳤는데 웬 금속성?

검에 닿은 느낌도 거의 금속 같았다.


내 검을 맞은 거미는 한 쪽 구석으로 처박혔지만 아무 충격도 없는지 바로 몸을 돌려 또 거미줄을 쏴댔다.

핑!!!

어쭈시구리. 그래, 한 번 해보자!!

이쯤에서 오기가 생긴 나는 대검으로 거미줄을 막고 그걸 당겨 거미를 끌어들인 다음 방금 한 것처럼 중검으로 거미를 후려쳤다.


“에라!!!!”


역시 ‘캉!’ 소리와 함께 거미는 땅에 내팽개쳐졌고 나는 그걸 향해 몸을 띄워 회전한 후 대검으로 땅에 떨어진 거미를 내리쳤다.

부아앙!!! 까앙!!!!!

“아욱!!”


대검이 웅웅 울리며 손이 찢어질 듯 아파온다.

뭐야 이게. 이건 그냥 쇳덩어리잖아.

이번엔 거미도 약간 충격이 있었는지 꾸물꾸물하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으아, 이건 아무래도 안 되겠다.


나는 바로 몸을 돌려 도망쳤다.

팔뚝만한 놈에게 도망가야 하다니. 젠장.

멀리까지 뛰어간 후 나는 바닥의 흙에다 대검을 문질러 거미줄을 간신히 떼어냈다.

엄청 튼튼하고 끈끈한 거미줄이네.

중검까지 동원해 벗겨서야 간신히 뗄 수 있었다.


땅 속에는 저런 놈들이 살고 있었구나. 역시 마수의 숲 ‘데 네아’는 지하 생물도 만만치 않군. 양파야, 양파.


그렇게 한 시간쯤 더 달려갔을 때 나는 터널 안이 약간씩 밝아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완만한 경사라곤 해도 점점 아래로 내려가는 느낌이었는데 왜 밝아지지?


그 이유는 곧 알게 됐다.

아래로 점점 내려가는 터널의 경사가 급해지며 터널 안쪽으로 부글부글 끓는 마그마가 올라와 호수를 이루고 있었다.

직경이 10미터쯤 되는 거대한 마그마 호수


“우와....”


하와이의 칼라우에아 활화산을 보는 듯한 장관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드디어 녀석을 찾았다. 마그마 호수 앞에 넋을 놓고 있는 그 녀석을.

마그마의 희미한 불빛이 터널 안을 은은하게 비추는 가운데 그 앞에 토반이 넋을 잃고 앉아 있었다.

나는 토반이 살아있다는 안도감에 마음이 탁 놓임과 동시에 약간 화가 났다. 그래서 성큼성큼 다가가 토반의 뒤통수를 때렸다.

빠악!!!!

“아악!!!!”


토반이 기겁하며 비명을 지르다 뒤에 서있는 나를 보고는 자기 눈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지, 지누크?”

“그래. 이 말썽쟁이야. 여기까지 따라와 보니 속이 시원하냐?”


그러자 토반은 울먹울먹 하더니 곧 울음을 터뜨렸다.


“으아앙!!! 지누크!!! 고마워요. 난 너무 무서워서. 들어와 여기까지 오긴 했는데, 횃불도 다 떨어지고 이젠 돌아갈 엄두도 나질 않아서. 으흐흑. 여기서 죽는 줄 알았어요.”


에휴. 이 철부지 꼬맹이 녀석.

뭐 18살이면 꼬맹이가 맞나?

그래, 원래 사랑은 내리사랑이라지. 내가 늙는다 늙어.

나는 그를 안아 토닥거려줬다.


“이제 됐어. 돌아가자. 무슨 일 있을까봐 걱정했잖아. 다음부턴 아무리 호기심이 생겨도 안전부터 먼저 생각하도록 해.”


내 말에 토반은 울면서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에그, 귀여운 자식.

진영이가 워낙 어른스러운 동생이었어서 그런지 난 오히려 이런 손 많이 가는 동생들한테 좀 약한 것 같다.

그래, 어렸을 땐 사고도 좀 치고 그러는 거지. 귀여우면 된 거지 뭐....아닌가?


오면서 횃불을 한번도 켜지 않았기에 나는 횃불을 넉넉히 갖고 있었다. 나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며 아까 거미줄을 지나갈 생각을 했다.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오르니 섬뜩해진다.

이 녀석 철갑을 가진 거미라면 또 달려드는 거 아냐?

새로운 생물에게라면 죽어도 좋아!!! 뭐 이러면서?

설마 그러진 않겠지?


그리고 가며 거미에 대해 설명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눈을 빛내며 내 말을 경청한다.

아, 저 반짝반짝한 눈빛. 불안하다.

그러면서도 위험하니 빨리 통과해야 한다는 말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니 역시 사람은 한번 데어봐야 정신을 차린다니까.


그러고 보면 토반은 어떻게 거미지역을 통과한 거지?

반응을 보면 그 놈을 만나지 못한 건데.

그럼. 토반이 지나간 후 나타나 거미줄을 쳤다는 건가?


조금 소름이 돋았다.

새로운 것들이 점점 나타나 자리를 잡고 있다면 돌아갈 길도 이미 그렇지 않을까?

아, 이 생각도 불안하다.


거미줄 지대를 지나가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토반을 업고 뛰면서 내게 날아오는 거미줄은 대검으로 막고 뛰어드는 거미는 대검의 옆면으로 풀스윙해서 날려버렸다.


부우웅!!! 깡!!!!


어차피 안 죽는 놈 검으로 베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지. 지나가기만 하면 되잖아?

그리고는 한참을 달린 후 헉헉 거리며 토반을 내려줬다.

아구 힘들다.


“됐어. 이젠 빨리 가자.”


토반은 조금 여유가 생겼는지 입을 열어 말을 쏟아냈다.


“지누크. 아까 그 소리 들었어요? ‘깡!!’ 하는 소리. 진짜 쇠로 된 벌레인걸까요?”


나는 어쩔 수 없다고 고개를 저으면서도 웃으며 대답해줬다.


“그런 것 같진 않았어. 후려쳤을 때 질량이 엄청 가볍게 느껴졌거든. 뭔가 가벼우면서 엄청 단단한 껍질을 가진 것 같아.”

“우와아. 그런 걸로 갑옷을 만들 수 있다면 엄청나겠네요.”

“뭐, 그렇겠지? 근데 그걸 잡으려면 여기까지 다시 들어와야 한다는 얘긴데 그건 어렵지 않을까?”

“으음.”


뭔가를 생각하는 토반의 눈은 다시 빛나고 있었다.

에고, 토반아, 토반아. 네가 그렇게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 내 가슴이 덜컥해요. 우리 좀 안전하게 살자.


그 때였다.

무언가 내 발밑에 섬뜩한 느낌이 든 건.

나는 본능적으로 발을 뺐다.



그 순간 무언가 집게 같은 것이 땅 속에서 올라와 내 발이 있던 곳을 콱 물고는 다시 내려갔다.

이런.

나는 빠르게 소리질렀다.


“토반!!! 발을 치워!!!”


토반이 의아한 눈으로 나를 바라볼 때 토반의 발밑에서도 집게가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닫히는 집게.


“아아악!!!!”


그 집게가 토반의 다리를 꽉 물자 그가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나는 달려가 토반의 발밑에 대검을 수직으로 내리 찔렀다.


“후웁!!!!”

푸욱!!!

“끼익!!”


뭔가 단단한 것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 느껴지며 토반의 발을 잡았던 집게는 잠시 열렸다. 나는 재빨리 토반을 끌어냈다.


“아아악!!!”


빠져나온 후에도 토반은 계속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내가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토반의 다리를 보는 사이 또 뭔가 느낌이 왔다.


“이런 젠장!!!”


나는 토반을 안고 뒤로 굴렀다.

그러자 토반의 다리가 있던 곳에 다시 집게가 솟아올랐다 사라졌다.

땅 밑으로 뭔가가 움직이고 있었다. 집게를 가진 무언가가.

나는 일단 토반을 업었다.


“아악!!! 다리가 뜨거워요!!!”


토반은 계속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설마 독인가?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어차피 이 녀석들을 통과해야 한다면 녀석들의 움직임을 느껴야만 한다. 하지만 뒤에서 몸을 비틀며 비명을 지르는 토반 때문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아, 젠장. 갑자기 난이도가 왜이래?

식은땀이 났다.

땅 속에 있는 건 알 수 없고 땅위로 집게가 올라오는 찰나에만 그걸 느낄 수 있으니.


나는 순간순간 발을 놀려 땅 속에서 올라오는 집게를 피하며 뒤 쪽으로 조금씩 후퇴했다.

이걸 피하면서 전진해야 하는데...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내 감각에 거대한 무언가가 전방에서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길고 거대한 무언가.


“아, 제발.”


소리도 들렸다.

챠르르르하는 이상한 소리.


나는 망설이지 않고 뒤로 빠르게 물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거대한 무언가가 토반이 떨어뜨린 횃불까지 왔을 때, 나는 그것의 몸체를 볼 수 있었다.

길고 거대한 몸통에 양 옆으로 수십 개의 다리를 달고 있는 거무스름한 벌레.


지네? 그리마?

그게 뭐든 폭이 1미터에 길이는 10미터 이상은 될 듯 했다.

거대한 주둥이엔 집게 같은 입을 좌악 벌리고 있었다.

으윽, 뭐야 저게!!! 딱 봐도 상대하고 싶은 비쥬얼이 아니잖아?!!


그 거대한 벌레는 횃불 근처까지 와서는 접근하지 못하고 고개를 이리저리 휘휘 저었다.

응? 불을 무서워는 건가?

아니, 좀 다른데. 앞을 못 보는 구나.


그리고 그 뒤로 두 개의 거체가 더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챠르르 소리를 내며.

아하하, 진짜 이런 식으로.

나는 절망했다.

바닥에서 튀어나오는 지뢰 같은 집게도 버거운데 거기에 저런 괴물들이 셋이나.


내 뒤에 업힌 토반은 이제 거의 정신을 잃은 듯 미약한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토반을 치료하려면 빨리 저기를 뚫고 가야 하는데. 저런 것들을 어떻게 뚫어?

베이모스를 만났을 때보다도 더 난감했다. 그때는 위장포라도 있었지.


그 때, 새로 나타난 두 개의 거대 지네도 횃불이 있는 곳 근처에서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래, 답은 빛 밖에 없겠다. 저걸로 어떻게든 녀석들을 교란시킬 수 있다면.

나는 거기에 걸기로 했다.


치익!!! 탁탁!!!!


횃불을 켰다.

녀석들은 소리에 민감한 듯 일제히 내 쪽을 바라봤지만 여전히 눈이 보이지 않는지 움직이지는 못하고 고개만 흔들고 있었다.

새로 불붙인 횃불을 녀석들 쪽으로 던져 빛을 더해봤다.

녀석들은 집게 주둥이를 딱딱 거리며 더 혼란스러워했다.


자, 여분의 횃불은 2개가 더 있으니까 그걸 키고 저기를 통과한다면.

아, 이거 어쩐지 자살행위 같은데.


토반은 이제 완전히 정신을 잃고 있었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어쩔 수 없다. 위험해보여도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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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5부 카 네아 4 19.06.16 193 5 13쪽
57 5부 카 네아 3 +2 19.06.13 231 6 14쪽
56 5부 카 네아 2 19.06.11 242 8 23쪽
55 5부 카 네아. 19.06.09 262 7 17쪽
54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10(재업) 19.04.10 230 4 25쪽
53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9(재업) 19.04.09 196 5 19쪽
52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8(재업) 19.04.08 213 5 37쪽
51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7(재업) 19.04.04 231 3 30쪽
50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6(재업) 19.04.04 220 4 25쪽
49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5(재업) 19.04.03 251 4 38쪽
48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4(재업) 19.04.03 237 5 34쪽
47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3(재업) 19.04.02 267 5 18쪽
46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2(재업) 19.04.02 294 5 38쪽
45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1(재업) 19.04.02 435 6 42쪽
44 4부 쿨론 요새-27 (로가-3) +3 19.03.27 659 22 12쪽
43 4부 쿨론 요새-26 (로가-2) +2 19.03.26 551 19 15쪽
42 4부 쿨론요새-25 (로가-1) 19.03.25 535 18 11쪽
41 4부 쿨론 요새-24 (지하-3) 19.03.24 524 17 12쪽
» 4부 쿨론 요새-23 (지하-2) 19.03.23 542 15 11쪽
39 4부 쿨론 요새-22 (지하-1) 19.03.22 563 17 11쪽
38 4부 쿨론 요새-21 19.03.21 568 19 15쪽
37 4부 쿨론 요새-20 (샤벨 타이거-2) 19.03.20 552 18 12쪽
36 4부 쿨론 요새-19 (샤벨 타이거-1) 19.03.19 553 17 9쪽
35 4부 쿨론 요새-18 19.03.18 574 18 20쪽
34 4부 쿨론 요새-17 19.03.17 563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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