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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반디
작품등록일 :
2019.01.01 12:57
최근연재일 :
2019.07.16 06:00
연재수 :
7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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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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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40,609

작성
19.03.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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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부 쿨론 요새-24 (지하-3)

DUMMY

그를 등에다 밧줄로 묶어 고정하고는 횃불 하나를 더 키려고 할 때 였다.

던져 논 횃불 바로 아래서 집게가 튀어 나왔다.


콱!!! 빠각!!!


집게가 땅에 놓여진 횃불을 콱 물어 쪼개버렸다.


헐!!

나는 잠시 얼음이 됐다.

저거 설마 우연이겠지?

우연이 아니었다.

콱!!! 콱!!! 콱!!!

몇 개의 집게가 연속적으로 나와 횃불을 조각내더니 이내 횃불 하나를 꺼버렸다.

다른 하나의 횃불도 이미 쪼개지는 중이었다.


말도 안돼.


나는 지네들을 바라봤다.

순식간에 두 개의 횃불이 모두 꺼졌다.

그러자 지네 괴물은 캬륵 소리를 내며 나에게 고개를 돌리더니 다시 무서운 속도로 내 쪽으로 전진했다.


“익!!!”

타닥!!!!

화악!!!!


나는 급하게 부싯돌을 이용해 횃불을 켰다.

그리고는 바닥에 그것을 던져 놓고는 뒤로 전속력으로 달렸다.

이제 내게는 단 하나의 횃불만이 남아 있었다.


어쩌지? 어떻게 해야 하지?

아까 녀석들이 보여준 속력으로 볼 때 내 달리기 속력으로는 몇 미터 못가서 잡힐게 뻔했다.

어차피 횃불로 교란시켜 빠져나간다는 생각도 말도 안 되는 거였네.

이걸 미리 알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어떻게 하지?


그 때 저 앞에서 거미지대가 느껴졌다.

에이 씨!! 가뜩이나 시간도 없는데.

제길. 거미자식. 난 히어로들 중 스파이X맨을 제일 좋아했는데 네가 나한테 이렇게 태클을 걸어도 되는 거냐?!!!


가만.... 스파이X 맨?


내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달리며 등 뒤에 업힌 토반의 손을 만져봤다.

내 손에 느껴지는 여전히 토반의 손에 끼어져 있는 반지.

분명 작고 지능이 낮은 동물일수록 잘 걸린다고 했겠다.

주문이 뭐였더라?

떠올려. 떠올려라. 강진욱, 너도 들었잖아.

정신을 집중하고 주문을 외우라 했는데, 사루, 그래!! 사루도프 리안!!!


문득 대장간의 코모어 아저씨가 했던 불량일 확률이 높다는 얘기가 떠올랐다.

안 돼. 제발. 신이여.


내가 거미줄 지역을 지나가자 거미는 다시 거미줄을 쏘며 나에게 점프해 날아왔다.

핑!!!

어림없다!!!

나는 대검을 이용해 녀석을 부드럽게 받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대검채로 내리쳐 땅에 쳐 박았다.


“에라이!!!”

퍼억!!!!


그리고 아까 달려오며 낀 토반의 반지를 갖다 대며 외쳤다.


“사루도프 리안!!!!”


그러자 반지가 불안하게 깜빡깜빡 거리며 빛나기 시작했다.

옴마, 이거 왜 이래? 빛이 나오긴 하는데 왜 영 시원치 않냐.


그 빛은 반지 주변에서 희미하게 빛나다가 거미에게로 흡수되듯 사라졌다.


성공인가? 실패?


멀리서 지네 괴물들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는 것이 느껴졌다.

제발, 제발.


그 때, 느낌이 왔다.

머릿속에 누군가 종을 띠링 울린 것 같은 느낌.

성공했어!!!


마법이 성공했다는 건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내 의식이 둘로 나누어진 것 같았거든.

아니 의식은 하난데 몸이 두 개라는 게 정확한 말이겠지.

나는 자연스럽게 거미를 움직이게 했다. 뇌파로 조정하는 RC카인 것처럼. 내 생각대로 움직여주는 거미.

나는 거미를 내 오른 팔뚝에 올려 다리로 팔뚝을 감싸게 해 고정시켰다. 까끌까끌한 감촉에 약간 소름이 돋았지만 예상대로 무게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좋아 한 번 해보자!!!”


그리고는 전속력으로 달려가 전방으로 점프했다.

그리고 손을 내밀어 천장으로 거미줄을 쐈다.


핑!!! 부우웅!!

“우왓!!!”


순식간에 몸이 그네를 탄 듯 앞으로 나아갔다. 타잔이 된 것 같은 기분.


“이야호!!!”


거미줄에 매달려 타잔처럼 줄을 타다 진자운동의 최고점으로 솟구칠 때 거미줄을 끊고 새로운 거미줄을 전방의 천장으로 발사했다.

다시 시작된 활강과 상승.

그것을 반복하며 전방을 향해 날아갔다.

때론 진자 운동으로, 때론 줄에 의지해 벽을 옆으로 달리며 속도를 높였다. 주변의 사물이 휙휙 지나갔다. 엄청난 속도감.

적어도 뒤에 따라오는 지네들에게 거리가 좁혀지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이거 죽인다!!!”


나는 급박한 순간에서도 강렬한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 생전 처음 느껴보는 다이나믹함.


그렇게 계속 가자 전방이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마그마의 호수.

나는 속도를 조금 늦췄다.

그러자 뒤에서 거대한 지네 괴물 3개체가 나를 따라잡을 듯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자, 날 따라와라!!!”

챠르르르르!!!!!


내가 소리를 지르자 챠르르르 소리가 한 층 더 강렬해지며 녀석들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


옴마!!! 안돼!!!

나는 벽을 옆으로 달려 다시 속도를 높여 전방으로 날아갔다.

녀석들은 내 뒤로 바짝 쫒아오고 있었다. 심안으로 느껴지는 닿을 듯한 거리감.

하지만, 계속 소리를 질렀다.


“여기다!!! 여기!!! 따라와 봐라!!!”


개 중 빠른 개체 하나가 내 뒤로 바짝 다가왔다. 등에서 거의 2, 3미터 거리 내외로 다가온 집게. 심안으로 느껴지는 집게의 딱딱거림. 거의 잡힐 듯 했다.

조금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면...

전방은 점점 더 밝아졌다.


“으라차!!!”


소리를 지르고는 나는 마그마 호수 위쪽에 거미줄을 쏘고는 그대로 포물선을 그리며 올라가 천장에 발을 붙이고 돌을 붙잡았다.

아래쪽의 열기로 뜨겁게 달궈져 있는 돌.

아, 뜨거.

그리고 아래를 바라봤다.


풍덩!!!!!


나를 바짝 쫒아오던 지네는 결국 빛에 시력을 잃어 방향을 틀지 못하고 마그마 속으로 다이빙해 들어갔다.

성공했다!!!

강렬한 희열.


“예쓰!!!!”


한 발 늦게 온 다른 지네 두 마리는 마그마 웅덩이 앞에서 멈추고는 머리를 흔들며 집게를 딱딱 부딪치고 있었다. 다 같이 사이좋게 들어가주지 않은 건 아쉽지만 그 모습도 나쁘지 않네. 마그마 호수의 빛 때문인지 혼란스러워보이는 모습.

그래, 그래. 너희 빛에 약했지. 진짜 고맙다.


그럼 뒤로 돌아서 빠져나가 볼까나?

나는 터널의 약간 옆쪽으로 돌아서 가려다 순간 마음을 바꿨다.

녀석들이 나를 가장 파악하지 못하는 곳이 빛이 있는 곳이라면 옆으로 돌아가면 안 되겠지? 그렇다면 내가 가야할 곳은?

그리고는 돌을 잡은 손을 놨다.


우우웅!!!!


내 몸이 다시 내가 왔던 곳 그대로 포물선을 그렸다. 녀석들이 머리를 흔들고 있는 바로 그 곳을 향해.

마그마의 위로 스치듯 날아 두 녀석의 사이. 그 머리 쪽으로.

거대한 집게가 손에 잡힐 듯 확대돼 다가왔다.

녀석들이 갑자기 머리를 움직여 나를 꽉 잡아 채버리는 환상이 보였지만 꾹 참았다.


샤아악!!!!

그리고는 녀석들의 거대한 머리 사이를 빠져나갔다.


됐다!!!!


그리고 한 번 더 줄을 뿜어 녀석들의 몸 뒤로 가는 동안 녀석들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까지 아주 좋아.

나는 오른 손으로 거미줄을 쏘며 왼 손을 뒤로 뻗어 배낭에서 횃불을 꺼냈다. 안 쓸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혹시 모르니.

불행히도 그런 행운은 내 것이 아닌 모양. 한 녀석이 문득 고개를 뒤로 돌리더니 다시 안쪽으로 기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젠장!!!

다다다다!!!


나는 거미줄에 지탱해 벽을 옆으로 달리며 부싯돌로 횃불을 붙였다.

탁, 탁!!! 치익!!

부싯돌 소리가 나자 나머지 한 놈도 고개를 돌려 다시 안쪽으로 맹렬히 달려오기 시작했다.


“먹어라!!!!”


나는 횃불을 바닥으로 떨어뜨리고는 계속해서 앞으로 전진 했다.

제발 오래 버텨라.

그리고는 거미줄을 이용해 공중을 날아 계속 전진했다.

바닥에 발이 닫을 일이 없으니 집게벌레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휙휙 지나가는 주변과 공기의 압력을 느끼며 나는 한 가지만 기도했다. 제발 이 앞 쪽으로 또 다른 괴물이 나타나지 않기를.

이번의 내 기도는 통한 것 같았다.

한참을 앞으로 나아가도 다른 거대 벌레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뒤에서 따라오는 놈들의 기척도 마찬가지였다.

오, 웬일이래. 행운의 여신 따윈 나랑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하지만 내겐 곧 다른 문제가 생겼다.

거미가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배가 고프다는 신호.


맙소사.

배가 고파 거미줄을 발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 그럴 수 있지. 계속 거미줄을 쐈으니 얼마나 배고프겠니.

근데 하필 지금이냐. 지금은 안 되는데.


나는 고민하다 여력이 좀 남아있을 때 거미줄을 아끼기로 했다.

그래서 마지막 거미줄을 최대한 멀리 타고 가 벽 옆면을 달려 바닥으로 달려 내려갔다.


바닥으로 바로 내려서는 건 위험하다. 집게벌레가 있을 테니.

그래서 옆면을 타고 땅으로 내려온 후 쉼 없이 발을 놀려 달리기 시작했다. 정신이 칼같이 날카로워졌다. 바닥에서 푹푹 튀어나오는 집게들.

그 집게보다 한 박자 먼저 발을 떼며 앞으로 달려야 했다.


대체 얼마나 온 걸까.

바닥에 집중하느라 그걸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 때, 뒤에서 또 뭔가가 느껴졌다. 지네 괴물들이 다가오는 기척.

아, 젠장. 조금만 더 버텨주지.

나는 소리 내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고는 거미줄을 다시 쐈다.


핑!!!


그리고는 다시 허공을 가르며 전진. 여전히 느껴지는 내 파트너의 공복감.

기름 경고등이 깜빡이는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이다. 언제 멈출지 모르는 불안감.

제발 버텨라. 사랑스러운 거미야.


그 때, 토반이 정신이 들었는지 부스럭 거리기 시작했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움직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소리쳤다.


“토반!!! 가만히 있어!!! 내가 꼭 살려줄게!!!”


토반은 지금 상황이 이해가 안 되는지 몸이 묶인 채 주변을 살피다 내게 말했다.


“와아, 지누크, 지금 날아가는 건가요? 대단해요.”


기운이 하나도 없는 작은 목소리.


“정신 차려!!! 뒤에서 거대 지네가 따라와!! 그래도 곧 도착할거야!!! 힘내!!!”


하지만 돌아가는 길은 완만한 오르막. 줄을 타도 속도가 아까보다 잘 나오지 않았다.

곧 지네들의 챠르륵 소리가 뒤로 들려오기 시작했다.

조금만, 조금만 더!!!


마침내 앞 쪽에 터널이 휘어지는 곳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사이로 보이는 희미한 불빛도.

다 왔어!!!

고작 100미터 앞이었다.

그리고 내 뒤의 지네는 이제 10미터 정도 뒤까지 따라온 상태.


“가자. 가자!!!”


이제 얼마 안남았어!!!

그리고 이제 겨우 전방 10미터 앞까지 출구가 다가왔을 때, 한 발의 거미줄이면 출구에 닿을 수 있을 그 시점에.

내가 쏜 마지막 거미줄이 나가지 않았다.


“우와악!!!”


나는 공중에서 균형을 잃고 아래로 곤두박질 쳤다. 스파이더맨에서 사람으로 돌아온 듯한 무력감. 그리고 덮쳐오는 지네들의 주둥이.


“이런 씨발!!! 이제 코앞인데 너무 하잖아!!!”


내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지네 하나가 나를 덮치는 그 순간, 정말 이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그 순간.

내 몸이 공중에서 중력을 이긴 듯 앞으로 훅 쏘아져 갔다.


“우와악!!!”


그리고는 출구 안으로 우당탕 굴러 떨어졌다.

나는 온 몸이 돌에 쓸리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토반과 함께 몸을 굴려 출구 밖으로 데굴데굴 굴러나갔다.


내가 나온 구멍 안에서 지네의 큰 머리가 이리저리 흔들리더니 다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아하하하.


“살았다.”


눈물이 나올 것 같다.


“지누크!!!!!”


주변에서 기다렸던 친구들이 소리를 지르며 우리에게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의 머리 위로 파란 하늘이 보였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파란 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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