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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반디
작품등록일 :
2019.01.01 12:57
최근연재일 :
2019.06.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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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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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부 쿨론요새-25 (로가-1)

DUMMY

지하탐험 사건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일단 내 장비가 업그레이드됐다.

거의 레어템을 득템한 수준.

방어력은 치아투가 전력으로 대검을 내리쳐도 깨지지 않았고 성벽에서의 활동력을 히어로 영화 수준으로 올려주었으며 중간 중간 상대의 눈을 가릴 수 있는 암기로 이용할 수도 있다.


무슨 소리냐고? 내 사랑스런 거미 이야기다.

이 복덩이 같으니.

이름을 스파이디라고 정했다.

으흐흐, 귀여운 것.


내 오른 팔뚝을 다리로 감싸 고정시켜 팔뚝 보호대 겸 방패로 사용해서 치아투와 붙어봤는데 중간 중간 뿜어 나오는 거미줄을 신경 쓰느라 치아투도 쩔절맸다.


거미가 붙어 있어 보기 흉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이 녀석은 거미라기보다는 검은 금속광택의 철갑을 두른 전갈 비슷하게 생겨 흉하기는커녕 오히려 멋있어 보였다.

특이하게 만든 팔뚝보호대 같은 모양.

게다가 무게는 또 엄청 가벼워 플라스틱으로 이정도 크기를 만들면 이런 무게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지.

이 녀석은 무선조종 컨트롤이 된다는 거. 그것도 뇌파로.

이 정도면 거의 남자의 로망, 그 끝판왕이 아닌가?

크아, 취한다.

연비도 엄청 좋다.

거의 거미줄을 쏘지 못할 만큼 혹사시켰는데 고블린 한 마리를 먹였더니 풀로 충전됐다.


한 가지 불안한 건 내가 잠들었을 때 원래 정신이 깨어나는 거 아닌가 했는데 그렇지는 않다는 걸 실험을 통해 알게 됐다.


나는 요즘 자기 전에 우리 스파이디에게 뽀뽀를 해주곤 한다.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크흐흐.


두 번째 바뀐 점은 나에 대한 평판이다.


나는 동료를 구하기 위해 목숨 걸고 터널로 들어가 결국 동료를 구해 나왔다.

이 사실은 수인족 전사들에게 있어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전까진 싸움은 잘하지만 재수 없는 검은 머리 인간족 이었다면 지금은 싸움만 잘 하는 게 아니라 행동도 영웅적인 훌륭한 전사라고나 할까.

그래서 요즘은 중간 중간 반가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수인들을 볼 수 있었고 또다시 날 검은 헬하운드라고 부르는 수인족들도 늘어났다.

그놈의 검은 헬하운드.

처음 그 호칭을 만든 놈 누군지 정말 예뻐해 주고 싶네.


세 번째 바뀐 점은 내가 아닌 토반에 대한 것인데, 나는 마지막 순간 갑자기 출구로 뛰쳐나가게 만든 힘에 대해 고민하다 혹시나 해서 토반에게 물어봤었다.

그리고 알게된 놀라운 사실.

토반은 자신이 보석안의 각성자라고 했다. 그것도 염동력을 가진 루비 아이의 각성자.


와우, 초능력자는 사실 가까운 곳에 있었어. 짱인데?

이 사실을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그간 절대 비밀로 간직해 왔단다.

사실 나보다도 체격이 작은 토반이 대검을 그렇게 자유자재로 휘두를 수 있었던 건 이 염동력을 사용해 왔기 때문이라고 그는 고백했다.


인간족들 가운데서도 귀족들, 그들 중에서도 일부만 각성한다는 보석안을 혼혈인 그가 각성했다니. 놀라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놀라움보다는 그 효용성에 더 주목했다.


염동력이 있으면...이기어검 안되나?

나는 그에게 새로운 전투방법을 제안했다. 대검을 휘두르는 동시에 염동력으로 다른 검을 다뤄 보라고.


뭐, 쉽지는 않았다.

이건 염동력의 문제만은 아닌 시야와 집중력의 문제가 컸으니까.

나처럼 심안을 사용한다면 모를까 동시에 두 개를 컨트롤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하지만 적어도 나는 거기서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남들에게 비밀로 해야 하니 중검 하나를 줄로 묶어 그 줄로 조정하는 척 하라고 얘기하고는 그 때부터 그에게 비검술을 연습시켰다. 그 줄은 내 스파이디가 뽑아낸 점성 없는 실을 꽈서 만들었는데 엄청나게 질기고 탄성이 좋다.


상상해본다.

지금은 대검 하나에 중검 하나지만, 토반이 훨씬 숙련도를 높이고 만약 나처럼 심안을 깨우친다면 한 10개의 검으로 싸울 수도 있지 않을까? 주변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적을 공격하는 10개의 검.

와우, 상상만 해도 멋있다.

내 스파이디보다 쬐금 덜 멋있는 정도로 멋있다.


그리고 토반은 요즘 심안을 깨우치려고 명상 삼매경에 빠졌다.

목적은 엉뚱하게도 이기어검 때문이 아니라 생명체 탐구 때문에.

내 스파이디를 비롯한 땅 속 생명체들의 탐구.

자기도 나만큼 멋진 생명체와 영혼 공유를 하겠다며 눈을 빛내고 있는데 그 열의가 무서울 정도였다. 뭐, 뭐로 가든 서울만 가면 되지.


아, 그리고 마법 반지 얘긴데 그거 재활용이 되는 물품이었다.

혹시나 해서 내가 가진 마정석으로 반지의 보석을 교체해 봤는데 다시 사용이 가능했다. 더군다나 한 번 사용했는데 여전히 빛을 잃지 않은 거 보면 마정석의 질에 따라 횟수도 달라지는 듯 하다.


한 번은 어디에 실험해 봤냐고?

부상을 입어 생포한 아루크에게 토반이 한 번 써봤다.

물론 실패했지. 그래도 작동 여부는 알 수 있었다.


음, 근데 말이지.

문득 이게 재활용이 된다면 상점에 있는 정력 강화 마법도?

계속 마정석을 교체해 준다면 1시간도 가능할 텐데...

그렇다면...으흐흐.

세상에서 가장 비싼 하룻밤이 되겠군.


아, 그리고 토반이 주저하다 고백한 사실이 있다.

이걸 얘기해야 할지 무척 고민했단다.

성벽에서 내게 거짓말을 하다 죽은 챠루난에 대한 이야긴데.

그가 그런 행동을 하기 전날 밤 그와 다카람이 구석진 곳으로 함께 가는 것을 토반이 봤단다. 안 그래도 나와 다카람의 사이가 좋지 않은데 확실치도 않은 이런 얘기를 했다가 문제가 커질까봐 말 안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다 내가 지하터널로 데리러 온 것을 보고 아는 건 다 얘기해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단다.


나는 일단 알았다고 했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확실한 게 없으니.

하지만, 머릿속은 좀 복잡하네.

다카람 대체 그 놈은 뭐지? 영웅인가? 아니면 모략가?

녀석이 챠루난을 시켜 나에게 그렇게 하라고 한 걸까?

답답하군. 하지만 어쨌든 한 가지 결론은 녀석을 믿을 수 없다는 거.

조심해야지.

흐음 뭐 스파이라도 붙여 놀 수 없나? 스파이디라도 보내서 붙여놔야 하나?




그러던 어느 날, 숙소에서 쉬고 있을 때 황색 대지일족의 토우찬이 어두운 얼굴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 활기라곤 하나도 없는 축 쳐진 모습.

나는 어쩐지 이상한 느낌에 그의 행동을 지켜봤다.


그는 기운 없는 걸음으로 나를 지나쳐 주욱 걸어 들어가 우리 숙소 끝 커튼 앞으로 갔다.

미가나와 로가의 침상이 있는 곳이었다.


커튼 바로 앞의 침상에 앉아 있던 부조장 수우나는 그가 오는 것을 보더니 짜증을 내며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그와 어깨를 퍽 부딪치곤 숙소 문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평소 그렇게 틱틱거리던 토우찬은 그 행동에 더욱 고개를 숙이고는 힘겨운 걸음으로 커튼 앞까지 갔다.


뭐지? 다들 평소와 다른데? 쟨 왜 저렇게 루저모드야? 평상시엔 실력도 없는 게 맨날 입만 살아있던 자식이.

근데 그를 보고 있는 다루가의 얼굴도 더 할 나위 없이 어두워 보인다. 진짜 뭐지?

토우찬이 커튼 앞으로 가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미가나. 총관님이 부르신다.”


응? 미가나? 총관?

그리곤 그는 고개를 숙인채 그 앞에서 기다렸다.

잠시 후 커튼이 살짝 열리고 로가가 걸어 나왔다. 평소완 달리 웃음기 하나 없는 표정.

그리고는 토우찬에게 말했다.


“가자. 토우찬.”


토우찬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어, 총관님은 미가나를 데려오라고...”


그러자 로가가 코웃음쳤다.


“새삼스럽게 왜 그래? 내가 가서 잘 달래드릴 테니 걱정하지마세요.”


그리고는 앞장서서 당당히 문으로 걸어갔다.

로가의 뒤로 커튼을 열고 미가나가 나왔다.

근무시간이나 식사시간 이외에 그녀가 나오는 것을 보는 건 오랜만이었다.

미가나는 어두운 표정으로 로가를 불렀다.


“로가.”


그녀의 목소리에 로가는 흠칫 하더니 이내 명랑하게 웃는 모습으로 뒤돌아 그녀에게 말했다.


“뭐야. 미가나? 왜 나왔어? 나 가서 맛있는 것 좀 먹고 올 테니 걱정 말고 기다리고 있어.”


그리고는 손을 흔들며 밝게 문 밖으로 걸어 나간다.

미가나는 안타까운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았고 토우찬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로가를 쫓아 밖으로 나갔다.


그들이 나가자 숙소 안의 동료들이 한숨을 내쉬며 침상에 드러눕는 모습들이 보였다.

누구에게도 물어볼 분위기가 아니었다.


나중에야 듣게 됐지만 총관과 마법사는 종종 쿨론 요새의 여자들을 불러 자신들의 성욕을 풀곤 한단다.

수성장 마록스와 다카람 등 간부들이 그나마 압력을 행사해 총관과 협상한 것이 한 명을 계속 부르는 것이 아닌 모든 여자들을 순서대로 돌아가며 부르게 하는 것이었단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고 총관 마음대로 여자들을 부르게 했다면 마이야나 로가, 미가나, 미오 등 인기 있는 여성들은 아마도 총관의 개인 첩이 되었을 수도 있었겠지.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간 실감 못했었는데. 우리는 노예가 맞는 거였군. 노예 여성으로 산다는 건 남자들이 사는 것보다 더 가혹한 일이구나. 저런 더러운 인간들의 노리개라니.


로가는 그 중에서도 미가나의 차례가 되면 자신이 대신 들어가곤 했단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냥 둘의 사이가 좋기 때문이고 또 미가나의 마음이 여려 상처를 더 크게 받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최근 들어 얘기를 많이 하게 된 내 침상 옆쪽의 회색 바위족 헤나람 구루가가 얘기해줬다.


항상 웃는 얼굴로 남자나 홀리고 다니는 요녀 같았는데. 그런 얘길 들으니 로가의 밝은 미소가 뭔가 짠하게 느껴진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은 없구나. 더군다나 이런 가혹한 현실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지.


로가는 그 몇 시간 뒤 지친 얼굴로 숙소로 들어왔다.

모두들 아무도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그녀도 주변을 쳐다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몇 시간 뒤 로가에겐 잔인하게도 우리 조의 야간 근무가 시작됐다.

자정에서 다음날 정오까지 이어지는 12시간의 근무.

다루가가 로가에게 다가가 뭐라고 얘기했으나 로가는 말없이 고개를 흔들었다. 아마 이번 근무는 쉬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이었겠지.


마음이 불편하다. 이젠 전처럼 그녀를 아무 생각 없이 보진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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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3(재업) 19.04.02 199 2 18쪽
46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2(재업) 19.04.02 225 2 38쪽
45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1(재업) 19.04.02 347 3 42쪽
44 4부 쿨론 요새-27 (로가-3) +3 19.03.27 574 19 12쪽
43 4부 쿨론 요새-26 (로가-2) +2 19.03.26 474 15 15쪽
» 4부 쿨론요새-25 (로가-1) 19.03.25 451 14 11쪽
41 4부 쿨론 요새-24 (지하-3) 19.03.24 444 13 12쪽
40 4부 쿨론 요새-23 (지하-2) 19.03.23 457 11 11쪽
39 4부 쿨론 요새-22 (지하-1) 19.03.22 479 12 11쪽
38 4부 쿨론 요새-21 19.03.21 488 14 15쪽
37 4부 쿨론 요새-20 (샤벨 타이거-2) 19.03.20 472 15 12쪽
36 4부 쿨론 요새-19 (샤벨 타이거-1) 19.03.19 472 14 9쪽
35 4부 쿨론 요새-18 19.03.18 490 14 20쪽
34 4부 쿨론 요새-17 19.03.17 485 12 13쪽
33 4부 쿨론 요새-16 (두번째 웨이브) 19.03.16 491 12 19쪽
32 4부 쿨론 요새-15 (관계-5) 19.03.15 512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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