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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반디
작품등록일 :
2019.01.01 12:57
최근연재일 :
2019.07.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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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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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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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5부 카 네아.

DUMMY

시위를 당긴다. 숨을 멈추고 가볍게 놓는다.

핑!

“캐앵!”


활에 머리를 관통 당한 키요스 한 마리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다.

다시 당긴다. 놓는다. 다시 한 마리.

그리고 다시 한 발. 또 한 마리.

또 한 발. 이번엔 고블린 한 마리.


성벽을 뛰어내린 마수들이 미친 듯이 돌진해 5미터 앞까지 왔을 때.

나는 한꺼번에 5개의 화살을 시위에 걸고 뿌렸다.

피피핑!

“키에에엑!”

“캐캥!”

“캐액!”


3발 즉사. 2발은 부상.

쏘자마자 활을 뒤로 던져버리고 팡 튀어나갔다. 등 뒤의 장검을 잡으며.

내 2미터 앞까지 다가왔던 아루크 한 마리의 발톱이 허공을 가르며 동시에 내 장검이 녀석의 몸을 비껴 갈랐다.

슈아악!

“크아아아앙!”


피를 뿜으며 내 뒤로 쳐 박힌 아루크의 시체를 힐끗 보고는 다시 전방을 향해 장검을 휘둘렀다.

공간을 가르는 검광.

달려들던 2마리의 키요스와 1마리의 아루크가 공간과 함께 분할된다.

뿜어 나오는 핏줄기.


나는 뒤를 보고 소리쳤다.


“타랍! 아루크의 부상이 얕다. 마무리!”

“맡겨둬!”


곧이어 타랍의 대검이 아루크의 머리를 호쾌하게 떨어뜨린다.

그것을 곁눈질하며 다시 뒤돌며 횡베기.


“캐캥!”


달려들던 키요스 2마리가 공간과 함께 동강난다.

잠시 소강상태.

나는 장검을 휘둘러 피를 털었다.

피가 털린 장검에 선명하게 드러난 아름다운 물결무늬.


잡화점의 코모어는 결국 다마스커스 검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무려 4개월을 매달려서.

대단한 아저씨라니까.

거의 숙식을 잊고 매달렸단다.

그래서 성공한 그의 선물이 바로 이 장검이다.

살짝 곡선을 그리고 휘어진.

이름은 살라딘이다.


“지누크! 또 오잖아!”

“아, 알았어! 고마워, 로가.”

“흥!”


잠시 검을 보며 감상에 빠져있자 로가가 내게 소리쳐 주의를 준다.

웃으며 고맙다고 하자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홱 돌리는 로가.

하지만 그녀의 살짝 붉어진 귀여운 얼굴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현재 연병장에서 대기하다 웨이브를 맞이한 우리 5조의 방어 축은 3명이다. 중앙의 조장 다루가. 왼쪽의 부주장 수우나. 오른쪽의 나.

이 3명이 주변 동료들을 챙기며 진형을 유지하는 거지.

그리고 눈꽃 일족의 미가나와 로가는 당연히 같은 일족의 수우나 쪽에서 서 있었다.


그래, 있었지. 몇 개월 전까진.

언제인가부터 로가는 내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눈을 돌리면 항상 로가가 있었다.

나를 보고 있다 시선이 마주치면 황급히 눈을 돌리곤 했다. 아주 귀엽게 빨개진 얼굴로.


이걸 어찌해야 할는지 고민을 좀 했는데...

미오처럼 탁 터놓고 얘기를 하면 마이아에 관한 얘기라도 했을 텐데...

아무 얘기도 안하고 그저 맴돌기만 하니 나도 뭐라고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실제로 적극적으로 다가왔던 미오에겐 마이아와의 약속을 얘기했고 그래서 지금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


아무튼 그게 몇 개월째 계속되다 보니 이젠 익숙해져 버렸다.

그녀가 내 주변에 있는 것이.


이거 어째 어린왕자가 여우를 길들이는 느낌 아닌가?

그럼 내가 여우인 건가? 뭐야? 이게.


“지누크!”

“위험해!”

“캐앵!”


내가 잠시 딴 생각을 하는 사이 아루크 한 마리가 나를 덮쳐오다 땅을 뒹굴었다.

에고, 내가 미쳤지. 여유가 너무 넘쳤구나. 집중!


땅에 뒹굴다 일어난 아루크의 눈에 중검 하나가 꽂혀있다.

그리고 그 손잡이와 연결된 얇고 하얀 줄.


“지누크! 전투 중엔 절대 방심하지 말라고 나한테 그랬잖아요.”

“아아, 실수, 실수. 근무 끝난 지 얼마 안 지났는데 자지 왜 나왔어?”

“충분히 잤어요.”


토반이 내 뒤로 다가오며 줄을 휙 당기자 아루크의 눈에 밖혀 있던 중검이 푹 뽑혀 살아있는 것처럼 그에게 돌아갔다.


“크와앙!”


당연히 다시 고통에 몸부림치는 아루크.

토반은 그간 4개의 중검을 거미줄에 연결해 손발처럼 다룰 수 있게 됐다. 비검술의 대가가 된 거지. 사실은 염동력이지만.

그리고 그런 아루크를 덮치며 대검을 휘두르는 거대한 덩어리.

푸아악!

“캐애앵!”


탕 튀어나가는 머리가 맥주병 뚜껑 같다. 호쾌하군.

아, 시원한 생맥주 마시고 싶다.


“음하하하하! 지누크! 정신이 나가있는 거 보니 다시 한 판 나와 뜨겁게 붙어볼 때가 된 거 같군!”

“야! 치아투! 뒤! 뒤!”


나를 보며 웃고 있는 근육바보의 뒤로 다시 아루크 두 마리가 덮쳐오고 있었다.


“이런!”


내가 치아투의 오른쪽으로 튀어나가며 한 마리를 두 동강 내자 동시에 피를 뿌리며 나가떨어지는 왼쪽의 아루크.


“정신 차려라. 이 멍청이!”


어느 새 날아와 아루크를 동강낸 메라두가 대검의 피를 털며 짜증을 냈다.


“와하하하하! 사실 알고 있었다네. 메라두 네가 처리해 줄 것도 알고 있었고. 나도 이젠 뒤에 있는 놈들의 기척쯤은, 쿠엑!”


공중 뒤후리기로 치아투의 뒤통수를 강타한 내가 말했다.


“못 느끼는구만, 뭘.”


뒤통수를 긁적이는 치아투를 보며 모두들 피식 웃었다.

그간 많이 성장한 내 친우들을 바라보니 든든하기 이를 때 없다.


“다들 왔으니 나는 성벽 쪽으로 지원 가볼게.”

“알았어요. 조심해요, 지누크!”

“혹시라도 미노타우로스가 나오면 지난번처럼 무모하게 달려들지 말고 목숨을 아껴라.”

“그래! 미노타우로스는 내가 잡을 테니 지누크 너는 목숨을 아껴라! 와하하하!”


나는 치아투의 말에 고개를 흔들며 친구들에게 손을 흔들어줬다.

한 쪽에서 나를 노려보고 있는 로가는 살짝 못 본 척 하며.

에구, 안 그래도 하얀 얼굴이 더 창백해졌네.

아까 내가 방심하다 당할 뻔해서 그런가?


나는 협곡의 오른쪽 절벽 쪽으로 달려가며 경로에 걸리는 마수들을 베어 버렸다.


“캐애앵!”, “키아악!”, “크아아앙!”


공간을 이리저리 가로지르는 검광과 사방으로 비산하는 핏줄기.

연속적으로 터져나오는 마수들의 비명들.


그리고 오른 손을 내밀어 거미줄을 뿜었다.

핑!

암벽 위로 날아가 붙는 거미줄.

그 줄을 잡고 사선으로 암벽을 달려 올라간 후 다시 거미줄 분사.

그렇게 세 번을 반복해 달려 올라가 1차 성벽 위로 올라섰다.


“지누크! 왔군!”

“별 일 없어? 오거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성벽 위의 4조 조원들이 나를 반겨줬다.

항상 성벽 근무교대 때 보곤 해서 낯이 익은 친구들이 많다.

뭐, 그게 아니어도 웨이브 때 4조를 도와준 적도 몇 번 있어서 대부분의 친구들이 나를 좋아하기도 하고.


나는 방어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뒤에서 활을 쏘며 그들을 지원했다.

핑! 핑! 핑!

화살을 한 번 걸고 놓을 때마다 마수의 눈을 정확히 찾아들어가는 화살들.

근 1년을 실전에서 활을 쏴대니 이젠 전설의 활잡이들과도 한 번 겨뤄볼만 하지 않을까 싶다. 정확도, 연사 속도 모든 면에서.

10초에 3발을 쏘는 연사 속도에 100개 중 1,2개도 빗나가지 않는 정확도.

캬아, 고주몽, 여포, 이성계 다 나오라 그래!


그러다 살짝 뒤를 돌아 연병장을 보니 치아투, 메라두, 토반이 마수들 상대로 깡패 짓을 하고 있다.

치아투는 이미 논외의 존재가 됐다.

이곳의 수인들 사이에서도 수색대장 다카람을 제외하곤 치아투의 상대는 없다는 게 대다수의 의견.

거기다 메라두, 토반도 이젠 거의 조장급으로 성장했다.

그래서 셋이 저렇게 붙어서 싸우면 밸런스 파괴가 따로 없다. 오히려 마수들이 불쌍할 지경이지.


지난 1년간 우리 훈련에 같이 참여했던 수인들의 수준은 평균적으로도 엄청나게 상승했다.

덕분에 신입 노예들이 들어오지 않은 지 한참 됐음에도 오히려 웨이브에 대한 대응이 훨씬 쉬워졌다. 사망자도 거의 없고.


물론 그렇게 안심하다 한 방에 훅 갈 뻔했지만.

그 놈의 미노타우로스.

때 맞춰 그가 와주지 않았다면 아마 이들 중 몇 명이나 지금 숨을 쉬고 있을까.


“지누크! 오거다!”


4조 인원들의 외침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먼 쪽에서부터 수해가 갈라지는 모습이 보인다.

물속에서 거대한 고래가 물살을 가르는 듯한 모습. 언제 봐도 장관이긴 하다.

자, 고래 한 마리 잡아볼까?

나는 혀로 입술을 핥으며 시위에 화살 네 개를 한꺼번에 걸었다.


마침내 확 솟구쳐 올라 성벽을 붙잡은 오거.

성벽에 거대한 양 손이 걸리고.

그 뒤로 거대하고 못생긴 머리가 훅 올라왔다.

그 순간.

조준하고 있던 시위를 놨다.

피피핑!

정확히 놈의 양 쪽 눈 속으로 두 발씩 박히는 화살.


“후워어어어어어어엉!”


고통스런 포효를 남기고 오거는 다시 성벽 아래로 훅 가라앉았다.

굿 샷!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성벽을 올라오는 저 타이밍이 오거를 치기 가장 좋은 시기라는 걸 깨달았거든.

시력을 잃은 녀석은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


쾅! 쾅! 쾅!

“모두 몸을 낮춰!”


성벽에 몸을 부딪히며 난동을 피우는 걸 제외하면 말이지.

균형잡기가 좀 힘들긴 하지만 오거의 난동으로 피해를 받는 건 우리만이 아니거든.


“캐애앵!”

“므오오옹!”

“키아앙!”


성벽 밖에서 수많은 마수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장님 오거의 폭주에 곤죽이 되어버린 저들에게 명복을.


그리고 더 재밌는 사실은.

저 상태가 계속 지속되면 다른 마수들이 오거를 공격하기 시작한다는 거다.

그래, 저 녀석들 생각에도 이건 아니다 싶은 거지. 덩치 크다고 맨날 팀킬이나 하고 있고.

보통 오거의 상대가 될 녀석들은 없지만 오거도 눈이 먼 상태니 그리 쉽지 않지.

덕분에 우리는 웨이브 중에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것이 바로 이이제이,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는 꿀팁이라 이거지. 크으.

우리는 성벽 위에서 싸움구경을 하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야, 잘 싸운다.

잡히는 데로 집어 던지고 뒹굴러 짓뭉개는 모습이 헐크 영화 보는 것 같다. 아니 킹콩인가?


자, 이제 평소대로라면 마지막 관문.

오거 패밀리가 올 차례.


예전엔 오거 패거리가 올 때면 거의 웨이브가 끝났다고 생각해도 무방했었지. 그래서 성주의 미리온 타임을 구경하면 됐었고.

불과 3개월 전.

미노타우로스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지.


이제 그 공식이 깨진 지금 우리는 어떻게든 오거 몇 마리를 일정 시간 우리끼리 버텨내야 한다.

오거들을 처리하기 위해 성주가 미리온을 사용했는데 그 다음 차례가 생겨버린다면 끝장이니까.

더 이상 운좋게 구원자를 기대할 순 없지.

그리고 그러기 위해선 1차 성벽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은 어때?”

“아아, 왔군. 아직까지는 괜찮아.”

“나도 도착.”

“미오, 피곤할 텐데 오늘은 쉬지 그래?”

“괜찮아. 멀쩡해.”

“저 놈들끼리 싸우는 건 언제 봐도 신기하군.”


우리 조 조장인 다루가, 2조 조장인 코타알, 3조 부조장인 미오, 1조 조장 묵시안 베암, 수성장 마록스가 차례로 성벽 위에 도착했다.

나와 뜻을 같이해준 각 조의 간부들이 웨이브 때마다 공동전선을 펴기로 한 것이 우리의 대응책이었다.

이른바 대 오거 수성 전담반이란 거지.

아래쪽이 대충 정리되면 치아투와 우리조 부조장 수우나도 올라올 예정.


그리고 마침내 3마리의 오거가 수해를 가르며 다가오는 것이 목격됐다.


“온다!”


모인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활을 겨누고 성벽 위로 솟구쳐 올 녀석들을 대비했다.


이 시점이야말로 요즘 웨이브의 하이라이트. 목숨을 걸어야 하는 시점이다.

몇 번을 겪어도 긴장된 상황.

누가 어떻게 죽어나가도 이상하지 않은 시점인 거지.


화악!!!

마침내 거대한 머리가 성벽 위로 솟구쳐 오르고.

준비된 화살이 휙휙! 발사됐다.


“후워어어어어어어어엉!”


명중. 굿 샷!

사실 이 부분은 내가 최고다.

성벽 아래에서부터 갑자기 올라오는 녀석들의 눈을 맞추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

눈에 안보여도 충분히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내가 아니라면 말이지.


내 눈 앞에서 솟아 오른 오거가 비명을 지르며 아래로 추락한 것과는 달리 다른 놈들은 아직 성벽 위에 머문 상태였다.

한 놈은 그나마 한 쪽 눈에는 명중했으나 남은 한 놈은 완전히 멀쩡한 모습.

나는 일단 오른쪽의 한 쪽 눈만 명중한 놈을 향해 달려갔다.


그 쪽을 담당했던 코타알과 다루가가 활을 계속 쏘고 있지만 놈은 이미 남은 눈을 감아 버린 상태였다. 두꺼운 눈꺼풀에 막혀 화살이 박히지 않는 상황.

대신 놈도 완전히 올라오지는 못하고 양 손으로 매달려 있는 상태였다.


“다루가! 코타알! 손을!”


내가 달려가며 소리 지르자 다루가와 코타알이 나를 힐끗 보고는 대검을 뽑아 들었다.


“으아아압!”

푸학!

그들이 달려들어 각각 매달려 있는 오거의 한쪽 손 손가락 하나씩을 동강냈다.


“후워어어어어엉!”

“우와아아아압!”

푸학!

그리고 또 하나.

도끼로 장작을 쪼개듯 쪼개낸 손가락이 튕겨나가며.

마침내 오거가 버티지 못하고 한 쪽 손을 놓쳤다.

놈은 한 손으로 성벽을 잡은 채 성벽에 매달려 있는 상황.

이 때, 코타알이 성벽 밖으로 뛰어내렸다.


“코타알!”

“사라칸!”

우렁찬 기합과 함께 오거의 얼굴로 뛰어든 코타알이 놈의 남은 한 쪽 눈에 대검을 깊숙이 박아 넣었다.

푸하악!

“후워어어어어어엉!”


고통스런 비명과 함께 손가락 4개가 베어진 손바닥으로 자신의 얼굴을 후려치려는 오거.


“코타알! 빠져!”

퍼어억!

엄청난 소리와 함께 놈의 손이 자신의 얼굴을 때렸다.

그 전에 이미 뛰어내린 코타알은 성벽 아래로 낙하하는 중.

그렇게 가속하며 떨어지던 코타알을 나는 성벽 중간쯤에서 간신히 붙잡았다.

이 극악한 난이도에 이를 갈며 외쳤다.


“코타알! 이 자식 쫌! 다루가! 당겨!”


그러자 성벽 위에 붙여놓은 거미줄을 다루가가 휙 끌어올렸다.

그의 엄청난 괴력에 나와 코타알이 같이 매달린 거미줄이 위로 휙 튕겨 올랐다.

그 힘으로 나와 코타알이 성벽을 올라가는 동안 나는 그에게 성질을 내며 말했다.


“코타알! 좀 안전하게 못해?! 그러다 내가 못 잡으면 어쩌려고 그래?!”

“크크크,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한 거야. 믿음이지, 믿음. 동료 간의 신뢰. 크으. 아름답다.”


코타알이 능청스런 얼굴로 둘러댄다.

이 짜증나는 사고뭉치 같으니.

이러니 2조의 부조장 견인족 리욤이 맨날 짜증을 내지.


2조 조장이며 강인한 모래바람족의 전사인 그는 3개월 전쯤부터 항상 신이 나있는 상태다. 희망에 가득 차 인생을 즐기고 있는 중이랄까.

문제는 본인이 즐기는 건 좋은데 지켜보는 사람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단 얘기지.


성벽 위로 올라와 반대편 성벽 쪽을 바라봤다.

남은 오거 한 마리는 이미 성벽 위에 올라와 있었다.

하지만 그 쪽도 만만치 않은 실력자들이 준비하고 있던 상태.


놈이 한 쪽으로 몸을 돌려 팔을 내려치려는 사이.

뒤에서 바로 달려든 수성장 마록스가 놈의 발목을 내리쳤다.


“헤나람!”

푸아악!

“후워어어어어엉!”


마록스의 대검이 놀랍게도 발목의 절반을 베어버렸다.

비산하는 핏줄기.

바로 이어서 달려든 1조 조장 검은 산족의 베암이 다른 쪽 아킬레스 건에 대검을 박아 넣었다.


“후워어어어어엉!”


크으, 역시 다마스커스 검이 짱이라니까.

나는 마록스의 대검에 감탄했다.

성인 남자 둘이 팔을 뻗어도 다 두르지 못할 만큼 두꺼운 오거의 발목을 한 번 칼질로 반을 갈라버리다니.

마록스는 이미 다마스커스 대검을 받은 상태.

현재 엄청나게 밀려있는 대장간의 주문을 대장간 코모어 아저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밀어내고 받아낸 터였다.


두 다리를 모두 다친 오거는 기우뚱 하더니만 앞으로 푹 무릎을 꿇으며 주저앉았다.

쿠우웅!

흔들리는 성벽.

앞으로 넘어줘 졌다면 좋았을 텐데 제법 운동신경이 좋은 놈인 걸?

하지만!


나는 달려들던 탄력 그대로 파앙! 점프했다.

무릎을 꿇었어도 4미터 높이에 있는 녀석의 머리를 향해.

기분 좋은 속도감, 부유감과 함께 눈앞으로 순식간에 확대되는 놈의 뒷목.

그 곳을 향해 검을 뽑았다.

슈아악!


공중에서 회전하며 검을 베어낸 나는 그대로 녀석의 어깨를 넘어 바닥에 안정적으로 착지했다.

그리고 착검.

푸아악!

그와 동시에 오거의 뒷목에서 뿜어 나오는 거센 핏줄기.


훗, 꽤 멋있게 끝냈는걸?

스스로에게 만족한 나는 씨익 웃으며 뒤돌아 발작하기 시작하는 오거를 지켜봤다.

무릎을 꿇은 채 발버둥 치던 놈은 성벽 옆으로 균형을 잃은 채 떨어져 버렸다.


“끝이네. 멋졌어, 지누크.”

“뭘 이 정도를 가지고.”


웃으며 다가오는 동료들의 인사를 받으며 나는 성벽 밖 수해를 바라봤다.

아래에서 난리치고 있는 오거들을 제외하면 이제 마수들이 튀어나오진 않는다.

조용해진 마수의 숲.

오늘도 미노타우로스는 없나보군. 그럼 이번 웨이브도 끝.

다시 하루를 무사히 생존했다.

나는 뒤돌아 2차 성벽 너머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드디어.”


내일 나는 이곳에 도착한 지 일주년이 된다.


작가의말

음...인물들이 기억이 나실까 모르겠네요.

간단한 인물 소개가 필요하시면 댓글남겨주세요.

즐거운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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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부 카 네아. 19.06.09 495 1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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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8(재업) 19.04.08 351 6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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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2부 (외전) 갈색 베이모스 4(재업) 19.04.03 398 5 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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