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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반디
작품등록일 :
2019.01.01 12:57
최근연재일 :
2020.01.24 21:43
연재수 :
141 회
조회수 :
380,317
추천수 :
10,959
글자수 :
1,029,115

작성
19.12.05 08:55
조회
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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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글자
16쪽

7부 세상 속으로 13

DUMMY

핸디레쳐가 준 내 마법 배낭엔 지금 수십 개의 마갑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트리니가 맡긴 화운요새에서 얻은 것들도 있지만, 야두 마을에서 수거한 것들이 훨씬 갚어치가 높지.

대부분 0.4리온의 마갑이거든.

울비나스 이후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준 케힌데 자작에게 감사의 인사를...


그걸 입어야 할 만한 상대를 못 만나 그렇지 언젠가 한 번쯤 입어보고 싶긴 했다.

마법이 걸린 갑옷이라니...

남자의 로망을 자극하는 아이템이잖아?


더군다나 내가 입고 있는 건 화운요새에서 나와 싸웠던 타리프가 갖고 있던 예비 마갑.

그가 갖고 있던 것 중 검은 색에 붉은 문양이 있는 마갑은 칼론에게 줬고 이건 나중에 쓰려고 빼놨었다.

검은색에 황금빛 문양이 딱 내 취향이거든.

좋아! 아드레날린이 차오른다!


“자, 간다!”


내 몸이 한순간 빛줄기로 화했다.

놀란 눈이 된 뱀이 엄청난 속도로 고개를 뺐다. 하지만 이제 거의 비슷해진 속도.

검에 맺힌 보라색 오러가 녀석의 목을 스치고 지나갔다.

샤악!

“키이이익!”


비늘이 부서지고 목에 생긴 흠집에서 피가 살짝 튀어나오며 녀석이 고통스런 신음을 흘렸다.

너 지금 신음이나 흘리고 그렇게 여유부릴 때가 아닐 텐데?


나는 땅에 발이 닿자마자 다시 놈을 향해 뛰어 들었다.

신음을 흘리느라 한 템포 늦은 녀석이 부랴부랴 몸을 움직여 머리를 피했다.

츄학!

“키이이이익!!”


하지만 놈의 머리를 같은 속도로 따라가며 내 검이 아까 상처 낸 부분을 다시 한 번 그었다.

비명을 지르면서도 이제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며 나를 떼어내려는 녀석의 움직임.


하지만 나는 유령처럼 녀석의 목과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다. 놈은 맹렬한 속도로 이리저리 움직였지만 나를 떨구지 못했고.

나는 다시 한 번 놈의 목을 그어줬다.

푸학!

“키이이이이익!!”


두 번의 검격에 놈의 금속 광택의 비늘이 대부분 깨져나가자 이번에는 진짜 놈의 살이 푹 갈라졌다. 화끈하게 뿜어 나오는 핏줄기.

좋아! 한 번 받고 한 번 더!


끈질기게 다시 놈의 옆으로 따라붙어 다시 검을 그으려 할 때.

놈의 머리가 갑자기 방향을 바꿔 하늘 위쪽으로 솟구쳐 올라가기 시작했다.


오, 머리 좋은데?

같이 위로 뛰어오르는 건 바보짓이지.


나는 목표를 바꿔 놈의 몸통 중간쯤을 향해 뛰어들어 검을 긋기 시작했다.


“와다다다다닷!!”

츄하아아악!!

순식간에 놈의 몸통 부분을 12번 베었다.

내 오러에 비늘이 깨져나가고 푹 파여 피를 뿜어내는 놈의 몸통.


“키이이이이익!”

[이 놈! 감히!!]


고통스러운 듯 몸을 꿈틀거린 놈은 숨을 깊게 들이 마쉬고는.

푸아아악!!

내게 일전의 하얀 기둥의 브레스를 뿜어냈다.


유성의 창처럼 쏟아져 내려오는 거대한 백색의 원통.

나는 일단 몸을 날려 뒤로 물러섰다.

콰아아아앙!

진짜 유성이 충돌한 듯 폭발하는 지면.

그와 함께 하얀 가스가 주변으로 흩어지는 것이 보인다.


“캬아아아악!”

푸아악!!

놈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계속해서 백색의 브레스를 날려댔다.

나는 일단 에유니에게서 떨어지기 위해서라도 몸을 날리며 거리를 벌렸고.


[놓치지 않겠다!]


놈은 나를 쫒아오며 계속 브레스를 날렸다.

콰쾅! 쾅! 쾅! 콰광!

하늘에서 미사일이 쏟아지듯 내리꽂히는 하얀 기둥들.

우와 테트리스 실사판 같다.


하지만 현실 속의 테트리스엔 관성이 존재하는 법.

지그재그로 몸을 날리는 내 주변으로 숲이 폭발하듯 부서져 나간다.

나는 간신히 그것들을 피하며 어쩔 수 없는 척 계속 후퇴했다.


그래, 기분 좋지?

어디 한 번 신나게 쫓아와 봐라.


그리고 한참을 물러선 후 속도를 높였다.

이쯤이면 에유니로부터 한참 거리를 벌린 위치.

방향을 홱 틀어 옆으로 돌기 시작했다.

쾅! 쾅! 쾅!

내 뒤로 백색의 기둥이 망치처럼 내리 찍히고, 나는 크게 원형을 그리며 녀석의 뒤로 돌아갔다.


[놓칠 것 같으냐?!]


곧이어 내 앞으로 거대한 채찍처럼 날아오는 놈의 꼬리.

하지만 전에도 확인했었지. 네 꼬리는 머리만큼 빠르지 않거든?


나는 유연하게 놈의 꼬리를 피해 지나가며 오히려 검으로 스치듯 그곳을 베고 지나갔다.

채챙!

속살에 닿지는 못했지만 유리처럼 깨져나가는 놈의 비늘.


그리고는 놈의 몸을 따라 다시 머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어떠냐? 네 몸이 가려져 브레스를 뿜지 못하겠지?


[이놈!]


뱀이 다급히 몸을 꼬아 나를 감으려 했지만 이제 놈의 몸은 내 속도를 잡아내지 못했다.

순식간에 머리까지 접근, 놈의 당황한 눈빛이 보인다.

안녕? 반가워요! 그리고, 잘가랏!!

츄학! 푸욱!

“키이이이이익!!”


놈의 눈에 검을 깊게 꽂았다. 아까 베어 놓은 목을 다시 한 번 깊게 베고 지나간 건 서비스.

놈이 미친 듯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키이이이익!!”

“윽!”


역시 놈이 머리를 흔드는 압력은 엄청나서.

나는 곧 검을 뽑고는 바깥쪽으로 튕겨나갔다.


하지만 그래봐야 승기는 이미 정해졌지.

놈이 나보다 압도적으로 빠르다면 모를까 같은 속도라면 손, 발이 없이 머리로 공격할 수밖에 없는 놈은 내게 너무 불리하거든.

공격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뻔하니까.

그래서 내가 아까 뱀보다 인간이 우월하다고 했지 않냐?!


그리고 놈에게 다시 달려들려는데 놈이 입에서 자욱한 흰색의 안개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안개 속으로 숨어들어가는 놈의 몸체.


아주 제 무덤을 파는구만.

안개 속이면 또 내 전공이지.

심안에 은신까지.

안개 속으로 숨어들어간 걸 뼈저리게 후회하게 만들어주마!


나는 놈을 쫓아 안개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심안으로 놈의 위치는 이미 파악한 상태.

그리고는 깨달았다.

동굴에 있던 사람이 무엇에 당한 것인지를...


“쿨럭, 쿨럭! 웨에엑!”


엄청난 고통.

숨을 들이쉰 순간 내장이 녹아내리는 고통과 함께 피를 토해냈다.

피부 또한 마찬가지.

온 몸이 화끈거리는 통증, 피부가 녹아내리고 있었다.

젠장, 나야말로 너무 신났었구만.


내 심안에 놈이 내 뒤쪽으로 돌아와 안개를 뿜어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내가 뒤로 물러날 걸 대비한 거겠지?

안개속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그래서 나는 앞으로 몸을 날렸다.

가속을 하려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상태.


“쿨럭! 쿨럭! 쿠아악!”


다시 피를 잔뜩 토해내고 간신히 앞으로 전진 했더니.

잠시 당황한 듯 멈췄던 놈이 내 쪽으로 돌진해오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이를 악물고 숨을 참은 채 다시 땅을 박찼다.

놈이 내게돌 돌진하며 다시 말했다. 기분 좋은 듯 들뜬 어조.


[뒤가 아닌 앞으로 가다니 제법이구나!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런 몸 상태로 내 상대가 될 것 같으냐?!]


뱀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맹렬히 나를 쫓아온다.

나는 곧 안개의 영역을 벗어났지만 더 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고,

내 뒤로 입을 활짝 벌린 놈이 맹렬히 덮쳐 왔다.


놈의 거대한 입이 나를 그대로 덮치는 찰나.

휙 몸을 돌린 내 검이 연보라색의 꽃을 피워냈다.

푸하악!

“키이이이이이익!!”


미안, 나 사실 트롤이야.


트롤의 회복력에 마갑의 회복마법이 더해지니 피부와 내장의 옅은 상처 따윈 순식간에 복구됐다.

그래서 놈을 낚기 위해 잠시 연기를 했는데...어이쿠! 월척이로구나!


입 안을 난도질당한 놈이 미친 듯 비명을 지르며 다시 안개 속으로 몸을 날리고 나는 그새 놈의 목 상처를 다시 한 번 베어냈다.

슈아악!

“키이이이이익!”


이제 4분의 1쯤 끊어진 놈의 목.

어디 저걸 반쯤 끊어내면 죽으려나?

한 두세 번만 더 베어주면 되려나?


근데...놈이 미친 듯 도망가고 있다.

그 방향이...

에유니가 있는 쪽이잖아?

이런 젠장!




******




카예리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저런 미천한 인간 따위에게 이렇게나 상처를 입다니...


게다가 독안개에서 당한 그 인간을 물려고 했을 때,

뒤돌아서며 검을 휘두르던 놈의 얼굴은 완전히 멀쩡해져 있었다.

끝났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런 피해조차 주지 못하다니...

놈에게는 독안개마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일까?


놈이 싫었다.

그리고....무서웠다.

놈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

죽고 싶지 않았다.


오랜 세월 두려운 것 없이 살아온 검은 뱀 카예리의 마음에 공포라는 감정이 싹트고 있는 중이었다.


카예리는 일단 놈에게서 멀어져 몸을 회복하기로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벌레 같은 인간들을 먹어야 할 터, 일단 폭포 앞에 묶여 있는 다크엘프부터 먹기로 했다.


숲이 그의 뒤로 휙휙 지나가고 그의 집인 폭포가 하나 남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여전히 바위에 묶여 있는 어린 다크엘프...


카예리는 그대로 입을 벌리고 그 다크엘프를 덮쳐갔다.


“캬아아아아!”


에유니는 자신을 향해 덮쳐 오는 검은 뱀을 발견했다.

그리고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제 드디어 마지막 순간.

콰아아앙!

카예리의 입이 에유니를 덮치며 뒤에 있던 바위까지 함께 박살나 버렸다.




******




쿵! 쿵! 쿵! 쿵!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 심장이 미친 듯 쿵쾅거린다. 게다가...

나는 가슴을 부여잡은 채 한쪽 무릎을 꿇었다.

시선을 내리니 보이는 내 왼쪽 다리.

무릎 아래까지 잘려나가 피가 콸콸 쏟아지는 게 아주 시원하구만.

젠장.


“진욱님!”


내 팔에 안긴 에유니가 놀란 눈으로 내 이름을 불렀다.

으윽, 말 걸지 마라. 아프다.


나는 심장을 쥐어짜고 블링크까지 사용하며 간신히 뱀보다 빠르게 그녀에게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놈이 에유니를 덮치는 찰나, 몸을 날리며 그녀와 함께 블링크로 순간이동해 옆으로 피해내려 했는데...

이 순간 또 마력이 떨어졌다.

아, 왜 중요할 때만 맨날!

덕분에 다리 한쪽을 놓고 와 버렸네.


이런, 젠장.

어쩐다.

이 상태로 에유니를 지키며 저 놈과 싸우는 건 힘든데...

어떻게 하지?


화악!!

나는 검에 오러를 최대한 피워 올려 놈을 경계했다.

다리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이 자리에서 버텨야...


하지만.

나를 본 놈은 화들짝 놀라며 몸을 뒤로 뺐다.


뭐야? 저 자식 왜 저래?


그리고는 에유니를 보호하는 나를 보고는 뭔가를 알았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더니...

갑자기 안개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슈아아악!

순식간에 우리 주변을 원형으로 둘러싸는 짙은 안개.


그리곤 뱀이 말했다.


[너는 모르지만 그 다크엘프도 내 안개를 견뎌낼 수 있을까?]


그렇게 말하고는 놈이 맹렬히 멀어진다.

뭐야? 저러고 갑자기 도망가는 거?

지금?

왜?


그리고 저 방향은....마을 쪽?


지금 달려들지 않아 다행이긴 한데...

온통 주변을 둘러싼 안개가 서서히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어쩌지? 마정석을 갈아도 순간이동으로 빠져나가기엔 안개가 너무 두껍고 거리가 멀어. 게다가 심안으론 안개의 위치가 잘 잡히질 않는다.

나야 안개 속에 들어가도 어떻게든 회복할 수 있겠지만 에유니가 저기에 닿으면...


그 와중에도 천천히 범위를 넓히며 우리에게 다가오는 안개의 물결. 이제 반경 3미터 정도에서 꾸물꾸물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에유니가 눈물을 글썽거리며 내게 말했다.


“진욱님. 저를 구해주려 하실 필요 없어요. 제가 여기서 죽어야 제 친구가 살 수 있는 걸요. 어서 빠져나가세요.”


나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나를 밀어내는 그녀를 바라봤다.


그래, 이 문제도 있었지.

본인이 살고 싶어 하지 않는데 살려주는 건 의미가 없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살아갈 의욕을 일으키게 해주지 못한다면 지금 여기서 구해준다해도 아무 소용이 없겠지. 그럼...


나는 빠르게 말했다.


“에유니, 저 뱀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다고 생각해?”

“....네?”


그리고 그녀는 떨리는 눈으로 뱀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봤다.


“저 쪽은...설마...”


나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잘 들어. 저 놈에게 마을 사람들은 가축에 불과할 뿐이야. 대등한 거래 상대가 아닌 내키면 잡아먹을 수 있는 가축. 그리고 그 가축의 위치를 받아들인 건 마을 사람들이었지. 지금 저 뱀이 마을에 가서 뭘 할 거라고 생각해?”


안개는 거의 1미터 앞까지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내 다리는 아직도 맹렬히 재생되는 중이고.

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네가 죽어야 네 친구가 살 수 있다고? 정말 그렇게 생각해? 마을 사람들이 너 대신 그녀를 잘 보살펴줄 거라고? 저 뱀이 앞으로도 계속 저들을 보호해줄 거라고? 그녀가 너 대신 살아남아 보살핌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 거라고? 진짜 그렇게 믿는 거야?”


그녀의 눈동자가 초점 없이 떨리는 모습이 보인다.


“그, 그건...”

“자신을 속이지 마. 너는 지금 그저 도망가고 싶은 거야. 힘든 현실에서. 그녀에 대한 죄책감에서! 냉정하게 현실을 봐, 에유니. 네가 죽는 걸로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해.”


온 몸을 덜덜 떠는 가녀린 다크엘프 소녀.

마음이 아프지만 시간이 별로 없다.

스스로 일어설 수 있다고 믿어줄 수밖에.


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또한 네가 죽음으로 도망갔다고 해서 그 후에 일어날 일들의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는 건 아니야. 생각해봐. 네가 죽고 일어날 모든 일들을. 네 친구에게 닥칠 일들과 그녀가 느낄 모든 것들. 그것들을 모른 척 하지 마. 지금 네 친구를 가장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 건 바로 너야!”


그녀가 마침내 왈칵 울음을 터트렸다.


“너무하세요, 진욱님. 제가, 제가 대체 뭘 할 수 있는데요. 저주받은 다크엘프인 제가 어떤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그렇게 잔인하게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 순간 내 다리가 완전히 재생됐다.

확실히 마갑의 치유마법과 내 재생력이 결합하니 급속 재생도 가능하군.


나는 그녀를 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빠져나가야 할 시간이었다.


“네가 뭘 할 수 있는 지는 스스로 생각해. 네가 다크 엘프로 태어난 것은 너의 잘못이 아니지만, 네가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은 모두 너의 책임이니까. 하나뿐인 네 목숨을 버리는 것도, 너로 인해 네 친구를 불행하게 하는 것도 모두.”


나는 몸을 덜덜 떨고 있는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자, 이것 봐, 에유니. 이 손을 잡으면 우린 함께 빠져나간다. 살기 위해서. 그리고 가서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 하지만 잡지 않고 여기서 죽겠다면 그 또한 네 선택을 존중해 주겠어. 선택해. 최선을 다해 살아남을지, 아니면 이대로 죽을지.”


그녀는 멍하니 내 손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눈물이 가득 고인 처연한 눈으로 중얼거리듯 물었다.


“제가...살아도 될까요? 정말...살아있어도...되는 걸까요?”


치이익!

이제 안개에 닿은 내 몸이 따끔거리며 녹아간다. 하지만 나는 꿈적도 하지 않고 그녀를 향해 흔들림 없이 대답했다.


“살아. 굳세게. 그래서 모두에게 증명해. 네가 저주받은 다크엘프가 아닌 그냥 에유니라는 걸.”


힘겹게 뻗은 에유니의 떨리는 손이 마침내 내 손을 힘껏 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

푸하악!

우리 주변으로 소용돌이치는 바람이 안개를 주변으로 밀어냈다.


이건?


주위를 둘러보니 바람의 벽이 안개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있었다.


이건...바람의 정령인가?

멋진데.


나는 시선을 돌려 다시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의 눈엔 다시 빛이 돌아와 있었다.

살고자 하는 굳센 의지의 빛이...


그래. 사람의 눈은 이래야지.

내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갈까? 네 친구를 구하러.”


그녀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의말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어제 야근하느라 예약을 못걸어놨네요^^;;


선작, 추천, 댓글들이 점점 없어지는 게 느껴집니다.

이번 도린마을 부분이 무리수였던 걸까요?

음...사실 이제껏 써왔던 어떤 부분보다 힘들게 쓰고 있기는 합니다만...어쩌면 제 능력에 간당간당한 내용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시간 있으실 때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선 독자 여러분의 의견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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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7부 세상 속으로 12 +3 19.12.03 813 3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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