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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반디
작품등록일 :
2019.01.01 12:57
최근연재일 :
2020.01.24 21:43
연재수 :
14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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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29,115

작성
19.12.0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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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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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글자
17쪽

7부 세상 속으로 14

DUMMY

촌장 마누아는 일부러 뒤돌아보지 않았다.

뒤를 돌아보는 순간 더 버티지 못 할 것 같았기에...

이제껏 아무렇지 않게 해왔던 모든 것들이 이 순간 그렇게 역겨울 수가 없었다.


그런 자신을 이해할 수도 없었다.

대체 왜?

늘 해 왔던 일인데.

이제 에유니에 대한 마음 따윈 조금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진욱이 했던 말이 다시금 머릿속을 맴돌았다.

몇 십 년의 세월동안 어떤 노력을 했냐고 묻던 그의 말...

무슨 변명을 할 수 있을까.

생전 처음 느껴보는 안락함에 젖어 변해보려는 시도 자체를 해보지 않았던걸...

만약...자신이 계속해서 노력했다면 지금쯤 무언가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까?


“고생하셨어요, 촌장님. 피곤하시겠어요.”


고개를 들어보니 도튼의 아내 파라가 그의 앞에서 예의바른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보이는 그녀의 다리에 착 달라붙은 사내 아이 하나.


마누아는 무표정한 눈으로 그녀의 눈을 바라봤다. 걱정스러운 듯한 말과는 달리 그녀의 눈빛에 섞여있는 비열한 만족감.

구역질이 나올 것 같았다.


마누아는 애써 무심한 표정을 가장하며 그녀에게 대답했다.


“그래, 많이 피곤하군. 쉬고 싶네. 그러니 다른 얘기는 이다음에 하세.”

“오호호호! 네, 그러셔야죠. 그럼 나중에 찾아뵐게요. 얘야, 촌장님께 인사드려야지?”

“안녕히 가세요. 촌장님.”

“오냐. 그럼 다음에 보자.”


그렇게 말하고 지나쳐 가는데 그의 뒤에서 그녀가 다시 말했다.


“촌장님, 항상 감사드려요. 저희 애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주셔서요. 제 마음 아시죠? 오호호호!”


마누아가 더 참지 못하고 성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그만 좀...!”


소리를 지르려던 그의 얼굴이 굳어졌다.

더 커질 수 없을 만큼 크게 확대돼 떨리는 동공.

마누아의 표정에 이상함을 느낀 파라도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 순간 볼 수 있었다.

검은 뱀이 공터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을 덮치는 것을,


흙장난을 하고 있던 몇 명의 아이들을 덥썩 삼켜버린 검은 뱀이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그리고 뱀의 목으로 꿀꺽 넘어가는 무언가의 자취.

파라는 문득 자신의 허벅지를 바라봤다.

없었다.

방금 전까지 자신의 다리에 매달려 있던 그녀의 아들이...

그리고 기억해 냈다.

촌장에게 인사하고는 자신의 아들이 뒤로 뛰어가 친구들과 흙장난을 했던 것을.


“안 돼!!”


파라가 자신의 머리를 움켜쥐고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덥썩! 와득!

뱀이 그녀를 덮쳐 삼켜버렸다.

멍하니 그것을 보고 있던 사람들이 이제야 터지듯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살려줘!!”

“수호신님! 대체 왜!”

“제물도 바쳤는데 왜 이러시는 겁니까?!”


하지만 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한 명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도망가는 사람부터 덥썩덥썩 잡아먹기 시작했을 뿐.

와득!

“으와아아악!!”

와득!

“살려줘!!”


촌장 마누아는 그 광경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그런 그의 눈에 검은 뱀의 한쪽 눈과 4분의 1쯤 잘려진 목에서 피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 들어왔다.

마누아의 머릿속에 문득 그 검은 머리 소드마스터의 모습이 떠올랐다.


“허허, 허허허...”


허탈함에 웃음이 나왔다.

이제껏 그들이 쌓아온 것이 이런 모래성이었다는 것이 그렇게 허탈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쉽게 무너질 것을 믿고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니...


이젠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저 뱀은 자신들을 보호한 적이 없었다.

그저 먹을 것을 지키고 있었을 뿐이지.




*******




검은 뱀 카예리는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잡아먹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두려웠다.

자신을 상처 입힌 인간이.

지금도 계속 통증을 전해오는 깊은 상처가.

빨리 몸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몇 명을 먹었을까.

몸이 복구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베어진 목 부분이 다시 붙고 깊숙이 찔렸던 눈에서도 출혈이 멎었다.


그제야 조금 여유를 찾은 뱀은 주위를 둘러봤다.

아직 많은 사람들이 어쩔 줄 몰라하며 두려운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들에게 말했다.


[도망가지 마라. 도망가는 자들부터 잡아먹을 테니.]


그 말에 다들 그 자리에 얼어붙은 사람들.

그 모습을 본 뱀이 만족스럽게 웃음 지었다.

저 벌레들의 위에 있다는 기분 좋은 우월감. 그것이 다시금 그에게 여유를 더해주었다.


뱀은 문득 생각했다.

하지만 상처를 회복한다 해도 그 인간을 이길 수 있을까?

진욱을 떠올린 카예리의 마음에 다시금 공포심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떨리기 시작하는 몸.

그 가운데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이대론 안 돼. 뭔가 다른 것이...


그러던 카예리는 아직도 자신의 한 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목의 상처는 거의 다 나아가는데 눈은 아직도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태.

순간 분노한 카예리가 다시 광장에서 덜덜 떨고 있는 사람들을 덮쳤다.

덥썩!

“으아아악!!”

“살려줘!”

와득!

“수호신님! 제발..!”

“살려주세요!”


그렇게 또 십여 명의 사람들을 먹었다.

그러자 그의 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건...뭐지?]


눈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등 뒤에서 무언가 자라나고 있었다.

검은 색의 피막으로 된 무언가가.


뱀이 놀라서 외쳤다.


[날개? 내게 날개가?]


당황은 잠시.

그의 마음이 커다란 환희로 가득 찼다.

날 수 있었다.

그의 어머니처럼.


지끈!


[어머니? 내게 어머니가 있었나?]


다시 흐려진 기억.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날 수 있으니까.

날 수 있다면...그 인간도 나를 잡을 수 없겠지.


예전에 했던 생각이 틀렸었다.

이들은 오래 천천히 먹어야 하는 음식이 아니었다.

많이 섭취했을 때 이런 효과가 있다니.


뱀은 다시 아래로 시선을 돌렸다.

도망가지도 못하고 제자리에서 덜덜 떨고 있는 수인족들.

뱀의 눈이 얇아지며 한 번 웃음 짓더니.


“캬아아악!!”

덥썩!

“꺄아아아악!!”

“살려줘!!”


다시 사람들을 잡아먹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어쩔 줄 모르고 제자리에서 소리만 지르는 수인들.

그때 누군가 소리쳤다.


“도망쳐!!”


촌장 마누아였다.

마누아가 사람들을 향해 악을 쓰고 외쳤다.


“모두 흩어져 도망쳐라! 그래야 누구라도 살 수 있어!!”


그러자 뱀의 눈이 그를 향했다.

마누아 또한 뱀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리곤 외쳤다.


“모두 이곳을 벗어나라! 더 이상 뱀의 가축으로 살지마! 죽더라도 사람으로서 죽어라!”


뱀이 웃음 지었다.


[가축이란 걸 알고 있었다니 놀랍구나. 하지만 늦었다.]


그리고 마누아를 향해 덮쳐왔다.

그 순간.

푸욱!

“키이이이익!”


어디선가 날아온 창이 뱀의 몸통에 꽂혔다.


근래 자꾸 느끼게 되는 낯 선 고통.

카예리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의 비늘이 창을 방어하지 않고 부드럽게 뚫려버린 이상한 상황.

마치 비늘이 스스로 창날에게 길을 열어준 것만 같은...


그리고 그 뒤로 계속 날아드는 창들.

창날 부분이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창들이 소나기처럼 쏟아져 오고 있었다.

뱀은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그 놈인가?!]


하지만 창을 던진 건 진욱이 아니었다.


“이이하!”

“아루루루!”


수인족들이었다.

아루크 가죽을 뒤집어 쓴 정체불명의 수인족 수십 명이 아루크를 말처럼 타고 마을 안으로 난입해 들어오고 있었다.

그들은 들어오며 서로 얘기를 나눴다.


“뱀이 사람들을 덮치는데 그 소드마스터는 어디 간 거야?!”

“벌써 튄 거 아냐? 그래서 인간족을 믿는 건 아니라고 내가 진작에 말했잖아!”

“뱀 눈깔 안 보이냐?! 벌써 한 판 붙은 것 같은데?!”

“뭐야? 그럼 벌써 뒤졌나?”


그들은 아루크를 타고 달리며 그 관성을 이용해 뱀을 향해 창을 던져댔다.

뱀은 흠칫하며 몸을 빠르게 뒤로 물리며 그것들을 피해냈고.

그 창들은 날아오는 기세도 강력했지만 그것보단 창날에 맺힌 푸르스름한 빛이 매우 거슬렸다.

저게 뭐길래 자신의 비늘을 뚫고...


그리고 그 광경을 멍한 얼굴로 바라보던 마누아 옆으로 아루크에 탄 수인 한 명이 달려와 착지했다.


“아버지!”

“으, 응?”


깜짝 놀란 마누아가 그를 바라봤다.

다른 수인들과 달리 백색의 아루크를 타고 머리엔 회색 아루크 털을 뒤집어쓴 날카로운 눈과 건장한 체격의 전사.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

근데 아버지라니...

마누아는 그저 당황할 뿐이었다.

남자가 다시 말했다.


“아버지! 저 테살론입니다!”

“뭐, 뭐? 테살론이라고?!”


테살론은 마누아의 5째 아들이었다.

18살 때 누이동생을 제물로 바치는 것을 보고는 길길이 날뛰다 이렇게 살지 않겠다며 마을을 뛰쳐나가 죽은 줄 알았던...

깜작 놀라 들여다 본 그의 눈매에서 마누아는 아들의 옛 얼굴을 찾아냈다.


“테, 테살론?! 네가 어떻게! 살아있었구나!”


강인한 전사로 보이는 그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얘기는 나중에! 어서 도망가세요! 저놈은 저희가 상대합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아루크를 타고 앞으로 달려가는 테살론.

그 뒷모습을 보는 마누아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떨리고 있었다.


“살아있었어. 살아있었다고. 내 아들이... 이 마을 밖에서도...”


아루크를 탄 수인족 전사들은 익숙하게 진형을 넓혀 카예리를 포위하듯 쫒아갔다.


“이이하! 놈의 뒤를 잡아!”

“도망가지 못하게 해! 오늘 저녁 식사 전에 끝내주마!”


날아오는 창을 피해 물러나던 카예리는 그 순간 분노가 솟구쳤다.


[감히! 누가 도망간다고! 벌레 같은 놈들이!]


그리고는 숨을 힘껏 들이 마쉬고는 그의 왼쪽으로 도는 수인족들에게 브레스를 쐈다.


“캬아아아아아!”

콰지지직!

“크아악!”

“피해!”

“이랴하!”


브레스가 한 수인족과 아루크에게 정통으로 명중하며 산산조각 나버렸다.

엄청난 위력.

하지만 수인족들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죽은 자신의 동료는 살피지도 않고 그 사이 오히려 뱀의 뒤로 돌아가며 포위하려 시도하는 중. 뱀은 분통을 터트리며 다시 그 중 명을 덮쳤다.


“캬아아아악!”

와드득!

“크아아악!”


한 명이 타고 있던 아루크와 함께 뱀의 입에 통째로 들어가며 비명을 지르자,


“죽어랏!”

“이이하!”

푸우욱!

“키이이이이익!”


그 사이 반대쪽의 수인 들이 뱀의 몸통에 창을 찔러 넣었다.

두려움 따위는 없는 듯한 저돌적인 공세였다.


카예리는 이제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가 알고 있던 마을의 수인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들.


[이 벌레놈들이!]


카예리가 고통에 입에 든 수인을 삼키지 못하고 뱉어내고는 뒤를 돌아보며 몸통을 휘둘렀다.

부아아앙! 퍼억!

“우와우!”

“피해!”


미처 피하지 못한 두 수인족과 아루크가 다시 피떡이 됐지만 대부분의 수인족들은 아루크를 점프해 분분히 피해냈다,

그리고 그 순간,

반대쪽에서 빛살처럼 날아오는 한 수인족과 아루크.

푸우욱!

“키이이이이이익!”


그는 카예리의 뒷목에다 창을 깊숙이 박아 넣고는 가던 방향으로 빠졌다.

백색의 아루크를 탄 수인족.

마누아의 아들 테살론이었다.


“휘이익!”

“멋진 한 방이야! 테살론!”

“역시 테살론! 여자 꼬시는 거 빼곤 다 잘한다니까!”

“멍청아! 테살론은 못 꼬시는 게 아니라 안 꼬시는 거야. 여자랑 자는 걸 무서워하거든.”

“뭐? 푸하하하하!!”

“맞다. 정확해. 크하하하!”

“닥쳐라! 멍청이들아! 여유부리지 말고 빨리 달려들기나 해!”

“네이, 네이.”


동료 몇이 죽은 상황에도 수인들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당연하다는 듯 유쾌하게 웃고 대화를 나누며 다시 카예리에게 달려들었다.


카예리는 미칠 지경이었다.

그 검은 머리 인간이야 오러를 사용하는 소드마스터라 그렇다 쳐도 이런 벌레 같은 아루크와 수인족들 따위에게까지...

하지만 분노해서 정면으로 부딪치기엔 상대가 너무 많았다.

이대로 계속 창에 찔리면...


뒷목에 깊이 박힌 창에서 계속 고통이 전달되고 있었다.

카예리는 일단 이 상황을 벗어나기로 했다.


“크아아아아!”


그의 입에서 짙은 하얀 안개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독안개다! 일단 물러나!”


테살론이 외치자 아루크를 탄 수인들이 분분히 거리를 벌리며 흩어졌다.

카예리의 패턴에 무척 익숙한 모습.

게다가 그저 물러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조준!”


테살론의 구령에 맞춰 다들 등 뒤의 창을 꺼내 뒤로 힘껏 젖히더니.


“던져!”

츄아악!

안개 속을 향해 온 사방에서 창을 던졌다.


푸우욱!

안개 속에서 잠시 숨을 돌리려던 카예리의 몸에 몇 개의 창이 박히고.


“키이이이이익!”


참을 수 없는 고통.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분노.

마침내 분노가 고통을 이긴 카예리는 창이 날아온 쪽으로 맹렬히 돌진하기 시작했다.


안개를 피하느라 수인족들의 간격은 많이 벌어진 상태.

테살론이 다시 외쳤다.


“조준!”


수인족들이 다시 등에서 투창을 하나 뽑아 던질 자세를 잡을 때,

안개 속에서 검은 뱀이 튀어나왔다.

덥썩!

“크아악!”


바로 한 명의 수인과 아루크를 잡아먹은 카예리.


“던져!”

슈우욱!

푸욱! 푸욱!

다시 던져진 창에 또다시 몇 개의 창을 몸통에 박아 넣은 카예리는,

이제 물러서지 않았다.

고통을 참으며 계속 달려들어 순식간에 다른 수인족 2명을 삼켜버렸다.


“쳇! 광분상태다! 회피하면서 창을 던져!”


아루크를 탄 수인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하지만 안개 속에서 길게 머리를 빼고 있는 카예리는 더 이상 그들을 쫓아 움직이지 않았다.


[오오! 이건...!]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알 수 없는 황홀한 신음성을 낸 카예리의 몸이 다시 변형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목 아래 쪽에서 두 개의 돌기가 쑤욱 자라나기 시작한 것.

그 두 개의 돌기는 길게 자라나더니...

마침내 앞발을 형성했다.

가늘고 긴 검은 두 팔에 달린 앞발. 거기에 나 있는 날카로운 4개의 발톱.

카예리는 멍하니 자신의 양 손을 바라봤다.


[내게, 내게 팔이 생기다니...]


그 뿐이 아니었다.

진욱에게 당했던 눈도 다시 복구돼 있었다.


그 모습에 단 한 번도 흐트러지지 않았던 수인족들도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뭐야?! 저 뱀, 저렇게 진화하는 거였어?!”

“우에엑! 팔 달린 뱀이라니, 역겨워.”

“무슨 사마귀 같이 생겼잖아?!”

“젠장! 역시 새끼일 때 잡았어야 했는데...”

“시끄러! 여유 부리지 말고 빨리 덤벼!”


하지만 뱀이 먼저였다.


“캬아아아아!”

덥썩! 와득!

순식간에 수인족들을 덮친 뱀은 입으로 한 명을 물고는 양 팔로 주변의 수인들을 후려치기 시작했다.

퍼어억!

“크아아악!”

“우와아아악!”

[키히히히히! 손이 있어서 나보다 우월하다고?! 이젠 나도 손이 생겼으니 다시 내가 우월해졌구나! 이 벌레 같은 것들!]

“젠장, 피해!”

“크아아악!”


힘의 균형이 순식간에 무너져버렸다.

이전까진 앞에선 머리, 뒤에선 휘두르는 몸통만을 피하면 됐었는데.

놈이 긴 팔을 휘두르기 시작하며 피하는 것이 더 힘들어진 상태.


“흩어져!!”


수인들이 탄 아루크가 사방으로 흩어지기 시작하자 뱀은 백색의 아루크를 탄 테살론을 쫒기 시작했다.


[네가 대장인 모양이구나! 널 잡으면 놈들도 두려움이란 걸 좀 느끼겠지?]

“젠장!”

쾅! 쾅!

백색의 아루크는 뱀이 휘두르는 팔을 지그재그로 피하며 도주하기 시작했다.

그 속도는 거의 샤벨타이거에 육박할 정도.

덕분에 뱀도 그를 쉽게 잡지 못하고 계속 추격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거리는 계속 좁혀지는 중.


테살론은 이리저리 질주하는 아루크 위에서도 창을 하나 꺼내들었다.

그리곤 뱀과의 거리가 몇 미터 안 남은 순간, 한 손으로 균형을 유지하며 뱀의 눈을 향해 창을 던졌다.

쐐애액!

푸욱!

회심의 일격.

하지만 그 창은 뱀이 펼친 손바닥에 박혔다. 자신의 머리를 방어한 뱀의 손바닥.

그걸 본 테살론이 욕을 내뱉었다.


“이런 빌어먹을!”

[아파, 아프다고!]


그렇게 외치며 뱀이 손바닥을 휘둘렀다.

퍼억!

“캐애앵!!”

“크악!”


파리를 쫒듯 휘두른 손바닥에 백색의 아루크와 테살론이 떨어져 날아갔다.


“아으윽! 메리안!”


땅에 몸을 굴려 벌떡 일어난 테살론이 자신의 누이동생의 이름을 붙인 아루크의 이름을 불렀다.

다리가 부러진 듯 일어나지 못하는 백색의 아루크.

하지만 급한 건 아루크가 아니었다.


뱀이 몸을 일으킨 테살론을 눈을 얇게 만들고 웃으며 내려다봤다.


[너를 먹으면 또 뭐가 생길까, 기대가 되는 구나.]


그렇게 말하고는 입을 벌리고 테살론을 덮쳐갔다.

푸하악!

“키이이이이익!”


테살론이 침을 퉤 뱉으며 말했다.


“이 망할 인간놈. 좀 빨리빨리 오지 못하겠냐? 뒤진 줄 알았잖아?”

“아아, 미안. 그렇게 늦었다고 생각지는 않았는데 상당히 많은 일이 있었나 보네.”


나는 검에서 피를 털며 뱀을 향해 말을 걸었다.


“여어, 잠깐 못 본 사이에 너 팔이 생겼었구나? 축하해. 근데 미안해서 어쩌냐? 바로 하나가 없어져서.”


그리고는 팔 한쪽이 떨어져나가 비명을 지르고 있는 뱀을 향해 다시 검을 세우고 달려들며 말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도!!”


작가의말

좋은 주말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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