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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겨울반디
작품등록일 :
2019.01.01 12:57
최근연재일 :
2020.01.24 21:43
연재수 :
141 회
조회수 :
379,066
추천수 :
10,749
글자수 :
1,029,115

작성
19.12.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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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7
추천
35
글자
17쪽

7부 세상 속으로 16

DUMMY

콰콰콰콰쾅!!


여전히 쏟아지는 하얀 기둥들 속을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나는 기다렸다.

녀석이 다시 한 번 아래로 내려오는 그 순간을.

그러기 위해서는 녀석이 가장 꺼려하는 내가 좀 더 멀어질 필요가 있겠지?


그래서 의식적으로 수인족 전사들과 좀 떨어진 곳으로 브레스를 피해 이동했다.

그랬더니, 역시나 놈이 다시 내리 꽂힌다.

내가 있는 반대쪽 수인을 향해.

파앙!

나는 순간 땅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심장에 무리가 갈 정도의 속도로, 온 힘을 다해.

내리꽂히던 놈은 역시 내게 신경을 쓰고 있었는지,

움찔하고는 그 수인족을 물지 않고 바로 방향을 바꿨고.

아무리 빨라도 놈에게 닿기는 좀 먼 거리에서.


“블링크!!”


순간 이동을 전개해 거리를 좁히고는 온 몸을 회전시키며 투창을 던졌다.

슈아아앙!

내 속도에 던지는 힘까지 더해지자 그대로 섬광이 된 투창은.

푸우욱!

“키이이이이익!”


놈의 날개를 관통하고 지나갔다.

하지만 비명을 지르면서도 계속 날아오르는 검은 뱀.

쳇, 역시 저 정도로는 비행에 별 지장이 없는 듯하군. 하지만...


이 정도까진 예상했던 일.

내가 기다리고 있던 건 이다음의 일이었다.


화악 솟구치는 놈의 날개에,

이미 날개를 관통하고 지나갔던 투창이 다시 끌려들어가 달라붙었다.

투창 중간에 내가 거미줄을 걸어놨거든.

그러니 놈이 위로 올라가면 창이 다시 당겨져 날개에 걸리는 거지.

덜컥!

이렇게!


나는 팽팽해질 때까지 거미줄을 당겼다가 그 탄력을 이용해 놈을 향해 점프했다.

티잉!

화살처럼 쏘아져 날아가는 내 몸.

놈이 아직 나를 발견하지 못했을 때 날개를 뜯어주마!


....라고 하려 했는데 그건 무리였다.

놈의 눈이 정확히 나를 보더니.

날아오는 나를 향해,

푸하아아악!

브레스를 발사했다.


엄마야!

내가 있던 공간을 백색의 기둥이 쏘아져 지나가고,

순간이동을 한 내가 놈의 머리 20여미터 앞에 나타났다.


“깜짝 놀랐지?!”

화아악!

그리고 화악 솟구친 보라색 오러로 놈의 모가지를 내리치려는 순간.

휘아아앙!!

거대한 폭풍이 밀려왔다.


“우와아악!”


놈의 날개바람인 듯 했다.

바람에 휘말린 나는 정신없이 빙글빙글돌며 허공으로 날아가고.

그런 내게 놈은 다시 한 번 브레스를 발사했다.

푸하아아악!

“어이차!”


나도 다시 한 번 순간이동.

하지만 거리를 벌리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작전 실패.

젠장, 아깝다.


나는 지상에 무사히 착지했지만, 놈은 여전히 공중에서 날고 있고.

이미 한 번 식겁한 경험에 놈은 고도를 더 높인 채 다시 내려올 생각도 하지 않았다.


“경계심만 더 커졌겠군.”


불퉁하게 말하는 테살론에게 나는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줬다.

놈은 이게 뭔지 모르겠지만...


다른 방법 있으면 지가 해 보던가.

내 덕분에 저 녀석이 이제 동료들을 습격하지 않는 것도 모르고...

근데...어라?

놈이 방향을 틀었다.

이쪽으로 안 내려오던 녀석이 향한 방향은...


“마을 쪽이야! 놈이 마을로 간다!”


제길. 그래 저 쪽이 훨씬 편안한 먹거리겠지.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저기엔 에유니가...


우리는 마을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마을 쪽에 피해를 안 주려고 거리를 벌렸던 건데 저놈이 비행이 가능해지니 이게 오히려...


우리는 최선을 다해 달렸지만 하늘을 나는 놈과 우리의 속도는 당연히 비교 불가능했고.

놈은 이미 마을에 도착해 뭔가를 꿀꺽 꿀꺽 삼키고 있었다.

아마 주민들이겠지.

젠장.

저렇게 처먹다 진짜 다리까지 생기는 거 아니야?

그 다음은 뭐냐? 혹시 촉수냐?



*****



마누아는 주민들로 하여금 가족들을 챙겨 마을 밖으로 벗어나도록 지시하고 있었다.

처음엔 테살론의 동료들과 검은 머리 소드마스터의 활약에,

혹시 뱀을 잡을 수 있을까 희망도 가져봤지만, 날개가 생긴 지금은 아무래도 힘들 것 같은 분위기.

그래서 만일에 대비해 주민들로 하여금 뿔뿔이 흩어져 대피하도록 시켰다.

그들이 가장 손쉬운 먹이라는 걸 정확히 파악한 사람이 바로 마누아였던 것이었다.


그는 어린 아이들을 잘 챙겨 빠지는 사람이 없도록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자신이 제일 마지막까지 마을에 남아 사람들이 가는 걸 지켜보고 있었는데...


“도튼! 아이들은 다 챙겼나?!”


며칠 간격으로 딸과 아내인 파라, 게다가 아들까지 잃은 도튼은 지금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보채는 아이들을 앞에다 두고 그저 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 상태.


보다 못한 마누아가 그의 뺨을 후려치며 소리 질렀다.

짝!

“정신 차려! 남은 아이들까지 다 뱀의 밥으로 만들 참인가?!”


그리곤 그의 멱살을 잡고 소리쳤다.


“감상에 빠지는 건 나중에 해도 돼! 지금은 살아있는 아이들만 봐! 이 아이들을 살릴 생각만 하라고!!”

“네. 네....촌장님. 알겠습니다.”


도튼이 얼마간 빛이 돌아온 눈으로 대답했고. 그제야 손을 놓아준 마누아가 말했다.


“이제 정신이 드나? 때린 건 미안하네. 자, 어서 아이들을 챙겨 달아나게나!”

“네. 알겠습니다.”


도튼이 정신없이 세 아이들과 함께 뛰어가는 것을 바라보던 마누아는 다시 고개를 돌려 다른 빠진 사람은 없는 지 확인하려 했다.

그때!

콰아앙!

무언가 거대한 것이 내리꽂히는 소리가 들렸다.

불길한 절망감을 느끼며 다시 뒤돌아 본 마누아의 눈에는,

날개달린 검은 뱀이 도튼과 아이들이 있던 장소에 내려와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이미 없어진 도튼 가족과 무언가를 꿀꺽 삼키고 있는 검은 뱀.


그 뱀은 웃는 얼굴로 마누아를 한 번 보더니 다른 방향으로 도망가고 있던 가족들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더 수가 많은 쪽으로 가 먹으려는 듯.


울컥한 마누아가 소리쳤다.


“이노옴!! 나부터 죽여라! 이 망할 뱀새끼야!!”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마누아는 자신의 속에 쌓여있던 무언가가 폭발해 버린 것 같았다.

뭐라고 핑계를 대도 자신이 저 뱀에게 사람들을 먹이로 주게 했던 것이 사실.

그 결과 지금 이런 일이 벌어졌다.


이 모든 건 자신의 책임이라고...마누아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 그가 아직 살아있는데 다른 누군가가 뱀에게 희생당하는 것.

그것을 그는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나부터 먹어라! 이 저주받을 지렁이야! 내가 네 뱃속에 들어가 너의 살점을 물어뜯어 줄 테다!!”


그렇게 악을 쓰는 마누아에게 고개를 돌린 뱀은 힐끗 저쪽을 보더니 이내 입을 벌려 웃음 지었다.

잠시 후면 진욱과 수인족들이 이곳에 도착할 상황.


[넌 맛이 없을 것 같구나.]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다른 방향으로 도망가고 있는 가족들을 향해 돌진했다.

마누아가 울부짖었다.


“안 된다! 나부터...!!”

“꺄아아악!!”


마누아가 소리치고 습격당하는 가족들이 비명을 지르는 그 순간.

쉬이익!

푸욱!

“키이이이이이익!!”


어디선가 날아온 화살이 뱀의 한 쪽 눈을 꿰뚫었다.

이전에 진욱이 쑤셔놨던 오른쪽 눈을...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던 뱀은 자신의 긴 팔을 더듬어 눈에 박힌 화살을 간신히 뽑아내고는.


[어떤 놈이냐?!]


분노에 차 소리질렀다.


하지만 화살이 날아온 위치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주변에 다른 생명체의 기척도...

그 상황에 뱀이 당황한 순간.

푸욱!!

“키이이이이익!!”


화살이 박혔던 그 눈에 또다시 화살이 박혔다. 아까보다 더 깊이.

카예리로서는 인지하지도 못했던 화살이었다.


형체 없는 저격수.

에유니가 뱀의 후방으로 돌며 외쳤다.


“빨리 도망가요!”


그리곤 숲 안으로 다시 스며드는 그녀.


“에, 에유니?!”


잠시 당황했던 가족들은 이내 정신을 차리고 뱀의 반대편으로 다시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고.


[어딜!]

쉬이익!

그걸 보는 뱀의 남은 눈으로 다시 화살이 날아들었다.

팅!

이번에는 머리를 움직여 눈에 박히지 않은 화살을 튕겨내며 뱀이 브레스를 뿜었다.

푸하아아악!

콰콰콰쾅!!

화살이 날아온 쪽의 숲이 브레스에 완전히 초토화됐다.

하지만 그곳에선 에유니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고.

어느새 그 반대방향에서 또 다른 화살이 날아왔다. 그리고 그 화살은.

푸욱!!

“키이이이이익!!”


뱀의 남은 눈을 꿰뚫어 버렸다.

양 눈을 모두 잃은 검은 뱀은 이제 정신없이 날아올랐다.

더 시간을 끌다가는 그 검은머리 인간놈이 올 것 같다는 두려움에.

날아오르며 뱀은 자신의 양손으로 화살을 뽑아내려 눈을 더듬었다.


“젠장! 늦었다!”


간발의 차이로 늦게 도착한 진욱이 땅을 쳤다.

그리고 그런 진욱의 앞에 나타난 에유니.

진욱이 걱정스런 얼굴로 그녀를 향해 물었다.


“에유니! 네 친구는?!”


그러자 에유니는 슬픈 눈으로 고개를 저었고, 잠시 안타까운 얼굴로 그녀를 보고 있던 진욱은 그녀를 품에 안아 토닥거려줬다.


마누아는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에유니가 구했던 그 가족은 전부터 늘 에유니를 좋아하지 않았었다.

어제도 저주받은 다크엘프를 제물로 바치자며 소리를 질렀었지.

어디 그 가족들 뿐인가...

자신은 에유니가 없어지면 로란드가 살아가려 하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녀에게 거짓말을 했었다.

자기가 잘 보살펴 주겠다고...


자신이 젊었을 때부터 에유니는 항상 그랬었다.

자신을 미워하고 저주하는 마을 사람들을 항상 진심으로 대하고 도왔다.

젊었던 자신은 그런 에유니를 사랑할 수밖에 었고, 이제 시간이 지나 이런 추한 늙은이가 돼버리고 말았다.

한 번도 저렇게 따뜻하게 그녀를 감싸 주지 못한 채...


그녀는 변하지 않았지만, 자신은 변했다.

그리고 아마도 그건 늙었기 때문이 아닐 것이다. 그저 자신이 그것을 선택했기 때문이겠지.


마누아는 뒤를 돌아 폐허가 된 마을을 돌아보았다.

아마도 지금 이것이 자신의 선택에 대한 결과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




내가 이래도 되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무슨 사심이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니잖아?

애가 저렇게 슬픈 표정을 하고 있는데 어찌 안 달래주나.

안 그래?

......

근데 왜 가슴이 두근거리냐고?

....나도 그게 좀 의문이네.

마이야, 미안.

내 결백한 마음 알지?


“얼라리?!! 이게 무슨 상황이야?!”

“엥?! 지누크님!!”


화들짝 놀란 에유니가 내게서 황급히 떨어져 나가고.

돌아보니 바보 3총사 트리니, 쟈크, 로키가 황당하단 얼굴로 우리를 보고 있었다. 옆에는 청색의 아루크, 아마린까지.

아, 왜 몰랐지?

심안이 마비됐었나?


쟈크가 말했다.


“뱀이 날아다니고 마을에 난리가 난 것 같아서 서둘러 와봤는데 지누크님은 지금 뭐하고 계신 거예요?!”


내가 뭐라고 대답하려는데 트리니가 먼저 그 말을 받았다.


“그러게. 언제는 그냥 어린애라면서. 그 어린애한테 지금...우와, 지누크님 완전 실망이에요.”


오늘따라 영 말빨이 안 서는 나는 둘의 합동공격에 입만 뻐끔거렸다.

난 결백한데...왜 뭐라 할 말이 없지?

게다가 로키 넌 또 왜 그렇게 상처받은 얼굴로 날 보고 있는데?


나는 간신히 입을 떼 변명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러니까 너희가 뭘 오해하는지는 알겠는데 이건 그런 게...”

“나 정말 실망이야. 어떻게 지누크 님이...흑. 내 유혹은 한 번도 안 받아주더니만...”


트리니가 내 말을 끊고 주저앉아 우는 척을 하자 쟈크가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음, 난 그건 좀 이해가 되는데...”

“죽을래?”


난 이마를 감쌌다.

지금 이렇게 여유부릴 때가 아닌데.


그리고 하늘을 날고 있는 검은 뱀을 바라봤다.

아직 우리에게 시선을 돌리지 못하는 거 보면...눈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 건가?

눈이라...눈...

그리고 에유니, 바람의 정령...


내 눈이 다시 에유니를 향했다.


“에유니! 화살은 얼마나 멀리 쏠 수 있지? 저 높이에 있는 녀석의 눈도 맞출 수 있을까?”


그러자 트리니가 옆에서 비꼬듯 말했다.


“우와, 갑자기 진지한 척 말 돌리는 거 봐.”


이 자식이...


“그만 하자, 트리니. 지금 이 상황에 그런 얘기 할 여유가...”

“우와, 지금 이 상황에 자기는 그래놓고...”


빠악!

“아야!”


꿀밤을 얻어맞은 트리니가 머리를 감싸며 주저앉고, 나는 다시 에유니에게 말했다.


“녀석의 눈을 잠시 가릴 수만 있으면 뭔가 수가 생길 것도 같거든.”


에유니가 잠시 생각했다.


“자신은 없지만...해볼게요.”



****



몇 가지 설명을 내게 들은 후,

에유니는 하늘을 향해 힘껏 시위를 당겼다.

그리곤 놈의 옆 허공을 향해 조준하고는...

시위를 놨다.

핑!

중력의 반대방향으로 빛살처럼 올라가는 화살.


내가 주문한 건 바람의 정령을 이용해 화살의 앞쪽 공기를 없애달라는 것이었다.

화살의 진로를 진공상태로 만드는 거지. 공기의 마찰이 없어지도록.

그리고는 뒤에서는 공기를 이용해 화살을 밀도록 부탁했다.

만약 이게 가능하다면 화살은 날아가면서 느려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빨라질 수도 있는 거지. 중력 반대방향임에도 불구하고...

그게 가능하다면 말이지만.


근데...

엄청난 속도다.

게다가 속도가 줄지 않고 점점 빨라지더니...

푸욱!!

“키이이이이익!!!”

“나이스!!!”



*******



카예리는 암흑 속에서 손을 더듬었다.

아무 것도 안 보이는 가운데 자신의 손의 위치를 안다는 건 이제 막 팔이 생긴 카예리에게는 쉽지 않은 일.

때문에 정신없이 날아오르며 눈에 박힌 화살을 뽑은 것은 그에게 너무도 힘든 일이었다.


게다가 화살이 유달리 깊숙이 박힌 한쪽 눈.

다른 한 쪽 눈의 화살은 뽑았는데 지난 번 검은 머리 인간에게 다쳤던 쪽의 눈은 몇 번이나 화살을 맞았기 때문인지 너무 깊숙이 박혀 잘 뽑아지질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손톱으로 눈을 쑤시고 있는 상황.

고통과 짜증으로 미칠 것 같았다.

하지만 자꾸 쓰다 보면 익숙해지는 것이 손이라.

카예리는 결국 눈에 박힌 화살을 눈알과 함께 뽑아내고 말았다.

고통과 함께 느껴지는 시원함.


“캬아아아아아!!”

[이 벌레 놈들! 가루로 만들어 주마!]


이미 많은 수인들을 먹었기 때문인지 빠진 눈은 저절로 회복되는 중이었고,

이제 밑의 인간들에게 다시 지옥을 보여줘야 할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때.

푸욱!

“키이이이이익!!!”


또 하나의 화살이 멀쩡해졌던 눈에 박혔다.



*******



“자, 준비....출발!!”


내 신호에 청색의 아루크 아마린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목표는 마을 옆 산의 정상.

샤벨타이거 못지않은 속도의 아마린이 순식간에 산꼭대기까지 뛰어올라가자 그 등에 붙어있는 내게 강력한 풍압이 느껴진다.

순식간에 산꼭대기에 오른 아마린이 하늘을 향해 높이 점프하고,

그 점프가 정점에 다다른 순간 나는 아마린의 등을 박차고 하늘을 향해 뛰어 올랐다.


뱀이 날고 있는 위치는 대략 상공 300미터.

이로써 대략 250미터 높이까지는 커버.

남은 거리 50!!

하지만 이제 추력을 잃고 몸이 떨어지려는 순간 나는 팔다리를 활짝 뻗었다.

믿는다, 에유니!!


휘아아앙!!

갑자기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

그 바람이 내 아래로 불기 시작하더니 팔다리 사이에 펼쳐진 천을 무서운 기세로 밀어 올렸다.

아싸! 바람의 정령 짱!!


지금 내 양팔목과 발목에는 넓은 천의 네 귀퉁이를 각각 묶어 놓은 상태.

그 천이 날다람쥐의 피막처럼 팔다리 사이로 펴지며 연처럼 바람을 타고 상공으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이른바 윙슈트인 거지!


고도가 높아지며 내 바로 지척에서 검은 뱀을 지나쳤다.

날개를 펄럭이며 자신의 눈을 감싸고 괴로워하고 있는.


그리고는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지상의 사람들이 까마득한 점으로 보이는.

한 500미터 상공?


나는 그곳에서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팔다리를 몸에 붙였다.


그러자 사전에 약속한 대로 뚝 그치는 바람.

덕분에 내 몸이 중력의 힘에 순응해 하강하기 시작한다.

지구에서도 못해본 스카이다이빙을 이런 식으로...


바람의 정령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는 나는 아래쪽으로 점점 가속했다.

뱀의 머리가 있는 곳으로.


점점 거세게 내 몸을 스쳐 지나는 바람과 순식간에 내 앞으로 확대되는 뱀의 머리.

그리고 놈의 정수리가 내 바로 앞에 다가온 순간.

나는 검을 쭉 뻗었다.

츄하악!

검날에서 보라색 오러가 불꽃처럼 방출되고,

떨어지는 힘에 더해 내가 사력을 다한 찌르기가 그대로 놈의 머리를 꿰뚫었다.


푸우우우욱!!


내 상반신이 놈의 머리 안으로 박혔다.

그 안에서 최대한 방출한 오러가 놈의 뇌를 모두 태워버렸을 때.

놈은 드디어 천천히 추락하기 시작했다.


긴 시간 도린 산맥 한 부분을 지배했던 검은 뱀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드디어 카예리를 죽였네요.

사실...도린마을 부분이 이렇게 길어질 거라곤 전혀 예상 못했습니다^^;;

그래서 여길 몇 화만에 끝내고 아사롬 안으로 들어갈 거라서

 ‘세상 속으로’라고 챕터 이름을 정한 거였는데...

7부 이름을 다른 걸로 바꾸고 8부를 세상 속으로 라고 해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아무튼, 저에겐 도전이었던 도린 마을 챕터가 좋은 부분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중에 오시는 분들이 한꺼번에 읽을 때는 그래도 좀 더 재밌지 않을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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