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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내 운빨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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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인망
작품등록일 :
2019.01.01 22:38
최근연재일 :
2019.02.16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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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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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Stranger Me (1)

DUMMY

머리 위로 묵직한 곤봉이 지나간다. 죽어가는 오우거의 필사의 일격. 놈이 팔팔했을 땐 죽을힘을 다해야 피할 수 있던 공격이, 이젠 눈으로 확실히 보일 정도로 속도가 떨어져 있었다.


“형식아! 마무리해라!”


“예!”


그 공격을 피해냄과 동시에 뒤에서 들려온 지시. 빠르게 뛰어들어 아직 팔을 회수하지 못한 오우거의 가슴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가슴을 찔렀다.


팔과 다리, 몸통에 온갖 상처를 입었으면서도 쓰러질 기색하나 보이지 않았던 오우거가 그제야 움직임을 멈춘다.




돌 곤봉이 오우거의 손을 떠났다. 곤봉이 떨어지며 무거운 소리가 났다. 오우거가 천천히 쓰러진다. 오우거는 아직도 숨을 쉬고 있었다. 연거푸 가슴과 얼굴, 배를 찔렀다. 오우거의 숨이 멎은 걸 확인하고서 칼을 갈무리 했다.


“헥, 헥, 아이고 죽겄다.”


형만이 형님이 자리에 주저앉아서 주먹으로 가볍게 허리를 두드린다. 나도 팔을 쭉쭉 뻗으며 몸을 풀었다.


“겨우 E+ 상급에 걸친 놈 하나에 완전 죽어나네요...”


“인마, 쟤가 어딜 봐서 겨우냐.”


형만이 형님이 가리킨 손끝엔 어두운 피부의 오우거 시체가 있었다. 방금 전까지 치고 박고 싸웠던 이 침식지역의 보스몬스터다.


“숲 오우거잖아요. 게다가 저거, 성체도 아니고 끽해야 우리로 치면 애새끼일 텐데.”


형만이 형님이 날 보며 눈살을 살짝 찌푸린다. 내가 뭔가 형님이 보기에 한심한 말이나 행동을 할 때마다 나오는 표정이다.


“진심으로 하는 소리냐 그거?”


“예?”


“넌 가끔 보면 우리 급수가 어떤 급순지를 잊고 사는 것 같아.”


“우리 급수요? 측정에서 E0급 조금 넘어서 환경미화원 요건 채우고 말뿐인 주 5일제로 몬스터 사냥하는 신세인 각성자죠.”


무슨 말인가 싶어 아는 내용에 푸념 좀 섞어 얘길 했더니 형님 표정이 묘하다. 이거 뭔가 기분이 좀 나쁜데?


“그렇게 잘 아는 놈이 둘이서 E+급에 보스 보정 받아서 강화된 몬스터 잡고서 겨우 저 놈이란 소릴 하고 있냐? 어이구 두야...”


“하지만 얼마 전 있었던 A급 침식지역 폭주 때 튀어나온 몬스터들에 비하면 겨우 이 정도 맞죠...”


형만이 형님이 끙차하는 소리와 함께 일어서더니 내 어깨를 양 손으로 붙잡더니 내 눈을 바라봤다. 이 아저씨가 왜이래.


“형식아. 우리 같은 밑바닥들은 자기 주제를 잘 파악하고 살아야 돼. E급 각성자 따윈 개미처럼 찍어 죽이는 A급 몬스터를 상대하는 최상급 각성자의 시선이 아니라, 어제보고 오늘보고 내일 볼 코볼트, 고블린, 간혹 가다가 오크, 그리고 오늘같이 진-짜 진짜 드물게 오우거하고 사생결단하며 싸우는 E급 각성자의 시선으로!”


막판에 형님이 지른 고함에 놀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깨를 쥔 형님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그래. 급수로 따져보면 네 말이 맞지. 고블린, 오우거 따위, 전국 팔도에 널린 침식지역에서 우리 같은 E급들이 지겹게 잡아대고 있겠지. 근데, 저 놈이 정말로 상대하기 쉬운 놈이었냐.”


“아뇨.”


“근데 왜 말을 그렇게 하냐. 너 설마...”


형님이 그대로 가만히 날 살피다 목소리를 낮춰서 말했다.


“혹시 침식지역에서 돌아다닐 때 막 하늘을 날아다닐 것 같고 고블린 정돈 맨손으로 대가리를 깨부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거나 짜증이 솟구쳐서 그냥 보이는 대로 다 깨부수고 싶은 그런 기분이 들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아뇨.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으시는 데요 형님.”


형님은 그제야 어깨를 놓고 천천히 오우거 사체로 걸어갔다. 그리고 손에 쥔 칼로 사체를 들추면서 말했다.


“네가 헛소릴 하길래 인식 오염이 일어났나 싶어서 그랬다. 괜한 걱정이었네.”


인식오염? 너무 나갔다. 이런 별 것 아닌 말로 형님을 염려하게 만든 것에 죄송하단 생각이 들 정도로. 반면에 너무 과한 반응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굳이 딴소릴 하지 않고 선선히 받아들였다.


“형님 말 듣고 보니 제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긴 했네요. 저런 오우거도 한 달에 한 번 볼까 말까한 놈이고 잡을 때마다 까딱하면 크게 다치거나 목숨을 잃을지도 모를 놈인데...”


형님이 뒤적거리던 오우거의 몸에서 빛나는 정육각형 큐브가 나왔다. 은은한 전등불처럼 빛을 머금은 그것을 형님은 손에 쥐자마자 힘을 줘서 그대로 깨버렸다.


일순간 큐브가 확하고 빛나더니 사라지며 주변의 풍경이 원래의 모습으로 변했다. 새소리 벌레소리 하나 없이 고요한 어느 산 속으로 말이다.


형님이 주변을 한번 휘휘 둘러보더니 고개를 한번 끄덕여 보인다. 제대로 침식지역이 사라졌음을 확인한 것이다. 형님이 짐을 챙겨 일어서며 말했다.


“원래 한 탕 더하려고 했는데 안 되겠다. 오늘은 여기까지하고, 너는 당장에 병원부터 가봐. 나도 이참에 검진 한번 받아봐야겠다. 최근에 우리가 좀 막 달리긴 했지.”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 형님을 바라보며 말했다.


“예? 그렇게까지 호들갑떨지 않아도...”


“내가 방금 전에 말했지? E급은 E급의 시선으로 매사를 봐야 된다고.”


“그랬죠. 그거랑 상관있는 겁니까?”


형님이 팔짱을 끼고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형식아. E급은 하루살이야. 언제 어떻게 죽어 없어져도 모를 만치 널려있는 하루살이. 무늬만 각성자인 F급 빼고 침식지역 돌아다니는 각성자 중 가장 바닥에 위치해 있는 하루살이.”


“아니 하루살이라고 할 것 까진...”


형님은 내 말엔 대꾸도 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그렇게 약해 빠진 하루살이니 스스로가 더 챙겨야 된다고. 허리가 뻐근하거나 어깨가 무겁다거나 팔꿈치가 찌릿 한다거나. 그런 신호가 오면 재깍재깍 병원으로 뛰어 들어가야 된다고. 별 것도 아닌데 왔다고 면박 줄 사람도 없어. 환경미화원들이 현장서 개 고생하는 거 거기도 아니까 뭐라고 안 해. 그러고 보면 그런 데서 등급으로 눈치주거나 차별대우 같은 게 심하지 않아서 참 좋아. 그러고 보면 각성자란 게...”


형님은 다 좋은데 말을 시작하면 도무지 끝이 없다. 그런 부분이 참 문제다. 그래도 저 말이 다 나를 염려해서 나온 말이란 걸 아니 싫은 내색을 보일 수도 없다.


검진하는 게 나쁜 일도 아니니 형님 말대로 병원에 가봐야겠다.



**



의사 선생님이 쇠테 안경을 고쳐 쓰며 내 기록을 살핀다.


“음... 보통 E급 환경미화원 분들보다 침식지역 제거 횟수가 좀 많으시네요. 열심이신 것도 좋지만 침식지역에서 흘러나오는 A파가 인간에게 끼치는 악영향을 생각해보시면 삼일에 여섯 번은 좀 많군요. 세번에서 네번 정도로 줄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가요. 하지만 저랑 같이 일하는 형님 말론 우리 둘이 침식지역에 머무는 시간이 보통 E급 각성자들보다 짧은 편이라 그렇게 무리하는 건 아니라고 해서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렇군요.”


“험한 일 하시는데 위험요소는 최대한 없는 게 좋겠지요. 그 안에서 싸우다 생기는 외상도 외상이지만, 항상 일 하실 때마다 인식오염을 염두에 두셔야 됩니다."


거기까지 말하곤 의사 선생님이 진료실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켜 사진을 보여주었다. 피범벅이 된 채 사람들의 사진이었는데 하나같이 전부 다 눈이 돌아가 있었다. 딱 봐도 정상이 아니었다.


“모두 인식오염된 각성자입니다. 인식오염의 원인인 A파를 규명해낸 이후,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만 A파가 왜 인간에게 폭력적, 반사회적, 인간에 대한 악의를 품게끔 작용하는 건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그저 침식지역에 머무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거나 급에 맞는 침식지역을 들어가라는 예방적인 조치만을 권고할 뿐이지요.”


의사 선생님이 내 기록을 데스크 위에 내려놓곤 마우스로 이것저것 눌러대기 시작했다.


“우선 내려가셔서 환경미화원용 인식 검사 받으시고, 간단한 검진부터 받아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치료나 약 처방은 검사 결과를 보고 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후 검사를 받았는데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영양제와 무슨 항정신성 약물이라고 하는 걸 처방해줘서 받아들고 왔다.


해가 슬슬 서쪽으로 기울어 가는 오후 4시. 형님 말도 있고, 의사 선생님 말도 있고 해서 그냥 한 며칠 쉬기로 했는데 정작 할 게 없다. 평소에 놀아 봤어야지.


원래 혼자서 돌아다니며 팀을 찾아 일할 때도 쉬는 일이 별로 없긴 했지만, 형님과 팀을 정하고부턴 그야말로 일 일 일의 연속이었다.


무리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형님은 기회라는 말로 날 몰아붙였다. 처음으로 내가 너무 빡센 게 아니냐는 얘길 했을 때 형님은 이렇게 말했다.


‘이 동네 침식지역, 안정되어 있는 것 같지 않냐. 너도 알지? E급 적정 뜬 침식지역이래도 갑자기 그 윗급 몬스터가 나타나는 일도 있다는 거? 그런 곳은 머무르는 동안에도 기분이 보통 때보다도 더 꿉꿉해. 너도 내가 뭘 말하고 있는 건지 알지? 근데 여긴 뭔가 달라. 10년간 들어갔던 침식지역들하곤 다르게, 특유의 그 몸을 옥죄는 느낌이 확실히 덜하다고.’


그러더니 제안을 하나 하셨다.


‘그러니까 여태까지 했던 것처럼 여기 갔다 저기 갔다하지 말고, 여기 터 잡고 오래오래 뽑아먹자고. 세이프 앤 머니다 이거지. 몸도 정신도 덜 피곤한 데 받는 돈은 같다, 얼마나 좋냐.’


설득당한 난 형님의 말대로 했다. 그로부터 이곳, 부산과 울산의 사이에 위치한 이곳에 머문 지 두 달이 지났다. 별다른 사고는 없이 무사 안온한 나날이 계속됐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서울 경기 쪽보다 뭐든 부족하긴 했지만, 지내는 데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사람이 별로 없는 것이 난 좋았다. 형님 말을 듣고 이곳에서 머물며 일하기로 한 건 좋은 선택이었다.


‘그나저나 뭐하면서 시간을 보내야 되나.’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여기 와서 또 좋았던 게 방 구하기였다. 사람 별로 없는 동네인데다 환경미화원이란 공무원 직업 덕에 정말 싸게 방을 구할 수 있었다.


집주인 입장에선 얼마나 머물 진 모르지만 신분 확실하고 돈 떼먹힐 걱정 없는 환경미화원이 세입자로는 그만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윈-윈이란 거겠지.


천천히 씻고 나서 뭘 배달 시켜 먹을지를 생각하며 건물로 들어갔다. 층계를 올라 내 집, 보람맨션 208호 방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 안녕하세요 이형식 님. 집주인도 없는 데 실례 중이었습니다.”


내 방에 못 보던 여자가 들어와 앉아 있다. 여자는 원룸 침대 근처 자그마한 탁자가 놓인 자리에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머릿속으로 온갖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어떻게 내 방에 들어와 있는 거지. 난 저 여자를 본 적도 없는 것 같은 데 어떻게 저 여자는 내 이름과 내 집을 알고 찾아온 걸까. 그나저나 저 여자는 도대체 누구지.


아니 그것보다도.


도대체 왜 저 여자 등 뒤에서 빛이 번쩍거리는 거지. 눈이 부셔서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네. 손으로 눈앞에 차양을 만들어 빛을 가렸다.


“누구신데 말도 없이 남의 집 안에 들어와 있는 겁니까?”


여자가 연신 고개를 숙여댄다.


“죄송합니다.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쳐드렸습니다. 하지만, 이형식 님에게 꼭 들려 드려야할 얘기가 있기에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어이없는 상황에 화가 나면서도 나와 관련된 얘기가 있다는 말에 귀가 쫑긋 세워졌다.


“난데없이 그건 또 무슨 소립니까?”


어쩔 줄 모르는 표정만 짓던 여자가 순간 진지한 얼굴을 해 보였다. 갑작스런 분위기 변화에 시선이 그 여자의 얼굴에 집중됐다.


“이형식 님에 대한 정보와, 일어났던 사건들과 대략적인 현재 상황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위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거기에 한 마디를 덧붙인다.


“이형만이라는 가명을 쓰고 있는, 각성자로 위장한 한 신격에 관한 얘기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작가의말

끝까지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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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In the Name of God (3) 19.01.28 122 3 13쪽
23 In the Name of God (2) 19.01.26 14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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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Understar (4) 19.01.24 147 5 11쪽
20 Understar (3) 19.01.23 139 4 11쪽
19 Understar (2) 19.01.22 157 5 11쪽
18 Understar (1) 19.01.21 159 3 11쪽
17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3) 19.01.19 188 4 11쪽
16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2) 19.01.18 189 3 12쪽
15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 19.01.17 196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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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Another side - Fake It 19.01.15 208 5 13쪽
12 Save us Now (3) 19.01.14 216 6 13쪽
11 Save us Now (2) 19.01.12 221 4 14쪽
10 Save us Now (1) 19.01.11 241 4 12쪽
9 Season of Change (4) 19.01.10 254 5 13쪽
8 Season of Change (3) 19.01.09 293 4 11쪽
7 Season of Change (2) 19.01.08 375 5 12쪽
6 Season of Change (1) 19.01.07 488 4 13쪽
5 Who Let The Dogs Out (3) 19.01.05 602 4 14쪽
4 Who Let The Dogs Out (2) 19.01.04 706 7 12쪽
3 Who Let The Dogs Out (1) +1 19.01.03 912 1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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