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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내 운빨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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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인망
작품등록일 :
2019.01.01 22:38
최근연재일 :
2019.02.16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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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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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Who Let The Dogs Out (1)

DUMMY

“지금!”


“예!”


건강 검진 후, 삼 일을 쉬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컹! 크르르엉!”


“켕켕!”


직립 보행하는 개, 코볼트 무리였다. 도끼, 창, 칼 등의 냉병기로 무장하고 있다. 나와 형만이 형님은 그 무리를 보자마자 수풀에 숨어 있다가, 근처를 지날 때 바로 뛰어들었다. 기습은 성공적이었다.


주로 멀리서 새총이나 활 같은 무기로 깔짝대며 귀찮게 구는 고블린이나 인간보다 강력한 힘과 월등한 신체조건을 가진 오크 같은 놈들에 비하면 코볼트는 쉬운 상대다. 기껏해야 비각성자 성인 남성의 힘과 비슷하거나 조금 센 정도니.


방패를 몸에 바싹 붙이고, 한 걸음 전진하며 칼로 베며 들어간다. 전열에 서 있던 방패든 코볼트가 급하게 뒤로 빠져 형만이 형님을 상대하려 했지만, 이미 후방의 코볼트 여럿이 형님에게 쓰러진 후였다.


난 다가오는 코볼트에게 망설임 없이 칼을 들이밀었다. 올려치고, 내려 베고, 방패로 들어오는 칼이나 도끼의 공격을 비스듬히 받아낸 후에 살짝 떨쳐내어 만든 빈틈에 칼을 찔러 넣고.


수년을 해온 이 칼질은 뭔가 대단한 구석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익숙해진 후엔 하급 침식지역 몬스터 상대 정돈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됐다.


몇 분간의 사투 동안 여덟 마리를 쓰러뜨렸다. 품을 뒤지니 가지고 갈 만한 게 별로 없다. 무기는 조악하고, 도구도 인간은 쓸 수 없는 것뿐이다. 약초 뭉치와 가벼운 쇳덩어리 몇 개를 챙겨 들었다.


이어진 잠시의 정비 시간 동안, 나는 지난번에 날 찾아왔던 신격, 뮈라제의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이형식 님의 과의 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지구의 신들이 인과의 고리를 감자마자 지구 전지역에 침식지역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소하지만, 인과의 고리가 이형식 님의 운의 불균형을 일으켜 전반적으로 이형식 님의 운이 불운한 상태로 변했구요.’


여기서 한번 울컥했다. 자기운이 아니라고 그걸 사소하다고 하네. 떠올리니 또 열받는다.


‘인과의 고리는 이형식 님이 가진 미증유의 과의 운에 대비해서 굵고 단단히 엮인 것. 이형식 님이 죽게 되거나 그 존재가 사라졌을 때 같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한 후에 물었다. 혹시 내가 죽으면 침식지역도 저절로 사라지는거냐고. 뮈라제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닙니다. 침식지역의 발생은 지구의 신들 모두의 예상 밖의 일이었습니다.’


그러더니 자기네들 소개를 시작했다. 자기를 비롯한 대책위원회는 지구 밖 다른 세계에서 온 신격이라느니, 한시적으로 사라진 지구 신들을 대신해서 지구를 관리하며 다시 원래의 상태으로 돌아가게 할 방법을 찾고 있다느니 같은.


황당무계하지만 본 게 있어서 믿지 않을 수 없는 얘기들이었다. 궁금한 부분이 생겼지만 이어진 다른 설명을 듣느라 물을 틈이 없었다. 위원회 구성원 같은 사소하지만 긴 얘기들이었다.


그 설명 끝에, 마침내 내가 듣고 싶었던 얘기가 여신에게서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키텔, 모략과 사기의 신격인 그 자가 위원회에서 어떤 제안을 하나 꺼내들었습니다. 그 내용인즉슨....’


“형식아 뭣 허냐?”


어느새 형만이 형님이 내 뒤에 서 있었다. 나보다 열 너댓 살은 더 먹었지만 그보다 더 늙어 보이는 아저씨 상의 얼굴. 그 얼굴을 보고 있으니 뮈라제의 말이 다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저 사람이 신격이라고? 하, 정말 못 믿을 말이네.’


“아, 아니요. 간만에 몸을 써서 그런가 어깨가 좀 찌뿌둥해서요.”


“그러냐. 그러고 보니까 나도 건강 검진 때 의사가 그러더라. 무리하지 말라고. 너도 그 소리 들었냐?”


나와 형만이 형님은 잡담을 나누며 걸었다. 지난 수개월간 침식지역 처리를 하며 그랬던 것처럼. 초원의 풀 밟는 소리 위로 우리 두 사람의 말소리가 나지막하게 흘러간다.


침식지역에 들어와 정찰하며 나오는 몬스터를 확인하고, 하나씩 처치하며 나아가다, 보스 몬스터를 확인하고 처리해 침식지역을 없애고.


운이 좋아 가지고 좋은 급의 도구나 무기 등의 물건을 얻게 되었을 땐 일 끝내고 괜찮은 식당에서 가볍게 회식도 하고.


대개 이런 식이다. 회사 일과 다를 게 없다. 단지 침식지역 처리는 정말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라는 정도가 다를 뿐.


회사 일과 다를 게 없다는 말엔 같이 하는 사람에 따라 이 일의 불쾌지수가 좌우된다는 점도 들어간다. 어떨 땐 불쾌지수를 넘어, 몬스터와는 다른 이유로 목숨이 걸린 일이 되는 경우도 있다.


나는 하도 통수를 당한 터라 어떨 땐 몬스터보다도 함께한 각성자들을 더 경계하며 침식지역 처리를 하기도 했다. 부산물 같은 걸로 시비가 걸리는 건 자주 있는 일이고, 그 외에도 별의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니 정신적으로 피곤하고 위험이 기본적으로 따라다니는 일인 침식지역 처리가 형님과 함께하면서부터 지루한 일상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는 건 내게 있어 아주 좋은 일이었다.


형님과 함께 한 이후부터 사람 문제는 절로 사라지고, 십년 넘는 경력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솜씨가 좋아 사람을 더 구할 필요 없이 둘이서 침식지역 처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보다 몇 배는 더 안전하고 편하고 또 빠르게 침식지역 처리가 가능해져 이 위험천만한 일을 하면서 최근 들어 일상의 지루함이란 걸 느끼는 터였다.


“형님.”


“왜 인마.”


“처음으로 이 일이 단조롭다는 생각이 드네요.”


형님이 한심하단 얼굴로 내게 핀잔을 준다.


“인마 이거 정신 못 차렸네. 간만에 사람들 모아서 D급 침식지역 한번 가볼까? 니 눈알 파먹으려고 달려드는 금박공작 상대 한번 해 볼래? 성체 오우거 몽둥이 찜질 코스는 어떠냐. 피로가 풀리다 못해서 영영 피로를 느끼지 못하는 몸이 될 거다. 얘기만 들어도 아드레날린이 팍 솟고 나른함이 싹 가시지 않냐?”


E+급 보스 몬스터까지 상대 가능한 E급 각성자가 D급 침식지역에 들어 가는 게 가능하긴 하다. 사람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보수가 줄지만, 그래도 E급 하나 처리해서 버는 돈보다는 많다.


그렇게 돈만 보면 좋을 것 같지만, E에서 D로 상승한 등급만큼 나오는 몬스터들도 확연히 강해진다. 그리고 오래 걸려도 반나절이면 끝나는 E급에 비해 크기도 커서 처리기간도 길어진다.


E급도 목숨 걸고 들어가는 건 매한가지지만, 그래도 자주 들어가는 만큼 요령도 있고, 익숙함에서 오는 여유가 침식지역 처리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


결과적으로 매일매일 E급을 도는 편이, E0급 각성자인 나와 형님에겐 무리해서 D급을 도는 것보다 더 안정적이고 수익 면에서도 낫다는 것이다.


“무슨 농담을 그렇게 무섭게 하세요. 그리고 시간 낭비 돈 낭비라고 하셨잖아요.”


“너 정신 좀 차려야겠다 싶어서. 야 그 인식오염이니 지랄이니 그것도 보면 긴장을 안 해가지고 생기는 거야. 최상급 각성자들 봐라. 우리만큼은 아니지만 2, 3일 꼴로 지옥 같은 재앙급 침식지역에 들어갔다 나오는데도 잘만 지내잖냐. 방송에 나와서 돈지랄 떠는 것만 보면 왜 하는 일은 같은데 쟤랑 나랑은 이렇게 차이가 날까? 하는 생각도 든다니까.”


“음... 인터넷 게시판 같은 데선 최상급 각성자 중 제 정신인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말도 보이고 그러던데요. 이미 인식오염 된 상태인데 억지로 침식지역 없애려고 쉬쉬한다는데. 그리고 방송이요? 각성자 프로는 다 조작이잖아요. 뉴스는 관제방송이고.”


형님은 혀를 끌끌 차며 대꾸했다.


“그건 그럴 수밖에 없는 거잖아. ‘매년 침식지역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재앙급 침식지역이 점차 넓어져 최상급 각성자들의 차출 횟수가 느는 중입니다’, ‘각성자들의 사망사고율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같은 소리가 비각성자들한테 퍼진다고 생각해봐라.”


형님은 손을 몇 번 내저었다.


“어쩌면 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치킨 잘 튀기시는 단골 호프집의 사장님부터 당장 가게 접고 서울로 떠버리실지도 모르지. 이 촌구석보단 아무래도 사람 많은 거기가 더 대비가 잘 되어 있을 테니까.”


나는 씁쓸한 표정을 지은 채 그 말을 긍정했다.


전에 봤던 TV다큐 내용이 생각났다.


이 미증유의 침식지역의 사태 이후, 현대 문명은 점점 침식지역에 갉아 먹혀 그 찬란한 빛을 잃기 시작했다고 한다.


진행자로 나온 학자는 지금 시대는그 문명을 그저 온 힘을 다해서 간신히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 사람은 이런 말도 했다. 많은 것이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현대를 겉모습이라도 유지하고 있어 사람들이 불안감을 삼키고 생을 이어나갈 수 있는 거라고.


그리고 각성자들이 침식지역을 없애는 것은 인류가 미래로 가는 길을 만들어 나가는 거라고 했다. 다큐는 인류의 미래는 분명 지금보다 더 나아질 거라는 멘트로 끝났다.


그러고 보니 뮈라제 말대로라면 내 탄생이 침식지역 발생의 원인이 되었다는 건데... 내가 미안해해야 되는 건가. 사실 거기에 대해선 별 생각이 들진 않는다.


내가 그런 능력을 갖고 싶어서 태어난 건가. 운이 쩍쩍 달라붙는다는 그 능력을 써먹어 보기라도 했으면 미안할 구석이라도 있겠지만...


그래서 뮈라제의 얘기 끝에 내가 한 생각은, 억울함이었다. 써먹지도 못할 능력 하나 품은 거 가지고 각성 전인 열일곱 살 전까지 온갖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한 걸 생각하니 더 그랬다.


인간 불신이 생길 정도로 속기도 하고, 사소한 것 하나 내게 좋은 일이라곤 없었다. 각성한 걸 빼면. 그저 하루하루 어떻게 살지 그것만 생각하면서 살았다.


뮈라제는 내 운 때문에 그 정도에 그쳤다고 하지만, 같은 처지에 나만 보육원 원장에게 쓴 소리를 더 듣고, 학교서도 나한테만 자질구레한 잡일과 귀찮은 일이 몰려들었던 일을 떠올리니 고개가 절로 저어졌다.


그리고 각성 후에도 형님과 만나기 전까진 침식지역에서 다섯 번에 한 번 꼴로 꼭 문제가 생기고 거기서 가장 큰 피해나 손해를 입는 건 항상 나였다.


"!"


우울한 상념에서 빠져나왔다. 묘하게 신경을 건드리는 느낌이 강해진 걸 보니 침식지역의 중심부에 가까워진 모양이다.


조심스럽게 나아가던 우리 눈에 저 멀리 무언가가 보였다. 열 댓 마리로 구성된 코볼트 무리였다. 형님이 속삭이듯이 말했다.


“형식아. 저놈 저거 코볼트 주술사 같아 보이는데. 아무래도 여기 보스인 갑다.”


나와 형님은 기다랗게 자란 풀숲에 숨어 멀리 보이는 코볼트 무리를 주시했다. 형님은 그 중 말라비틀어진 나무 지팡이를 든 코볼트를 가리키고 있었다.


주술사는 코볼트 보스 중 가장 까다롭다. 코볼트가 나오는 침식지역의 보스는 족장, 전사, 사냥꾼, 주술사 중 하나인데, 그 중 주술사는 주술을 쓰기에 상대하기 어렵다. 거기다가 호위도 둘이나 두고 있어 혼자 상대하기 힘들다.


D급 각성자의 판별기준 중 하나가 특별한 기술을 갖췄느냐 인 걸 보면, E급 주제에 그런 기술을 쓰는 주술사는 수준 이상의 몬스터라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다행히 각성자들이 축적한 경험으로 만들어진 몬스터 관련 데이터베이스 덕분에 공략은 거의 완벽하게 되어 있다. 숙지만 잘 하면 아주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


형님이 무기를 집어 들었다. 커다란 대검이 새까만 날을 드러냈다. 형님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듯이 말했다.


“야, 니가 주술사 혼자서 함 잡아봐라. 이젠 해 볼만 하지 않냐?”


나는 불만스런 표정을 지었다.


“예? 또요? 어? 그러고보니 요새 들어 보스만 보이면 자꾸 떠넘기는 것 같는데?”


“같은데? 지금 형한테 반말이냐? 그리고 같은 데가 아니라 그런 거 맞아.”


“아 왜 그러세요 진짜. 걍 둘이서 잡아요.”


형님이 짐짓 대검을 든 팔뚝을 들어 힘을 줘 보였다. 굵직한 알통 위에 핏줄이 팍하고 튀어나왔다.


“너 인마, 언제까지 남들처럼 싸우고 다닐거야. 아무리 E급 각성자라지만 실력 키워서 동급 보스 몬스터를 혼자 잡을 정도가 되면 대우가 확 달라지는데. 이 형님처럼 말이야. 사람이 향상심이 있어야지. 언제까지 계속 다람쥐 챗바퀴 돌듯이...”


“아 무슨 소리세요. E급 침식지역 처리 인원이 최소 2인 이상인 게 보스 처리 때문이잖아요. 향상심 좋고 다 좋은데 이건 그냥 매뉴얼대로 하죠.”


형님이 갑자기 성질을 버럭 낸다.


“아! 거 좀 시키면 닥치고 좀 해라. 내가 너 나쁘게 되라고 뭐 시키는 거 봤냐!”


아, 이 사람이 정말. 보통은 자기 할 말만 하는 거 빼면 내 편의를 봐주는 사람이긴 한데 이렇게 쓸데없는 똥고집을 부릴 땐 정말 답이 없다. 그냥 알았다고 해야지 뭐.


“아, 아, 알았어요 알았어. 잡으면 되잖아요.”


형님은 그제야 표정을 가다듬었다.


“공략법은 당연히 숙지했을 거고, 내가 가르쳐 준 요령도 기억하지?”


“예. 시전하기 전에 공격해서 주술이나 마법 끊는 게 베스트고, 지팡이 방향 주시하면서 어디로 주술이 향할지 가늠해서 잘 피하라고. 호위는 되도록 빨리 처리하고.”


형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건 안 묻는다. 알아서 잡아라.”


그러더니 말도 없이 벌떡 일어나 코볼트 무리로 달려든다. 나도 뒤따랐다. 앞에서 개 짖는 소리가 마구 들려온다. 난 형님의 등을 보면서 생각했다.


지난번 E+급 상위 오우거 종 같이 엄청 강한 보스가 아니면, 형님은 온갖 이유로 나 혼자 보스 몬스터를 잡게끔 시켰다.


이 사람도 귀찮은 건 남 한테 시키고 싶은가 보다 하고 넘겼었는데, 여신이 내게 해준 말이 저런 행동의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신이 말해준 키텔의 제안, 그 내용은 이러했다.


‘그는, 각성한 당신을 성장시켜 과의 운을 최대한 이끌어낸 뒤, 인과의 고리를 치움과 동시에 당신을 불태워 지구의 침식지역을 없애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한마디로 형님이 날 죽이려고 키운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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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2) 19.01.18 189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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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Another side - Fake It 19.01.15 209 5 13쪽
12 Save us Now (3) 19.01.14 217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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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Who Let The Dogs Out (2) 19.01.04 706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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