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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내 운빨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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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인망
작품등록일 :
2019.01.01 22:38
최근연재일 :
2019.02.16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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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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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8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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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2)

DUMMY

그는 탁자 옆으로 가서 앉았다.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앉는 모습이 내 방에 여러 번 머문 적이 있는 사람의 행동처럼 느껴졌다.


그가 방 이곳저곳을 살폈다. 연신 호오, 흐음 같은 작은 탄성을 울려댔다.


“항상 보던 곳이긴 했지만, 이렇게 직접 내려와서 보니 느낌이 꽤 색다르군요. 아직 신격으로 거듭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몸이 있던 시절의 느낌이 이렇게 낯선 감각으로 다가올 줄은 몰랐습니다.”


“몸이 있던 시절이요?”


“네. 제 실체는 물질계 너머에 있지요. 물론 저번에 제 동료가 이형식 님에게 보여드렸던 것처럼 가시(可視)화도 가능합니다. 보여드릴까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온 몸이 보이지 않는 끈으로 칭칭 동여 매여져 옴짝달싹 못하는 느낌이었지.


그가 주변을 둘러보던 시선을 맞은편의 내게로 돌렸다. 자세를 가지런히 하면서 말을 시작했다.


“시간이 많지 않은데 잡담이 길었군요. 그러고보니 지금까지 제 소개도 안하고 있었군요. 전 지구의 관리를 위해서 제3별무리 신맹에서 파견한, 지구 관리 위원회의 삼 신격 중 하나인 퓨라스라고 합니다.”


뭔가 본격적인 정식 소개였다. 왠지 나도 내 소개를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말이었다. 막 입이 떼어지려던 찰나에 퓨라스가 웃으면서 말렸다.


“굳이 말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앞서 들으셨지만, 저희는 이형식 님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니까요.”


“네...”


말 그대로 하얀 얼굴로 그렇게 말하며 웃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제가 내려온 것은 이번에 이형식 님이 겪은 일에 관해서 알려드릴 사항이 있어서입니다.”


“이번 일이라면, 침식지역 폭주 말인가요?”


“여기서 그렇게들 이야기하는 걸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그 일 때문입니다. 사실 그 현상 자체는 별로 특이할 것 없는 일이지만, 이번에 이형식 님께서 겪은 그 일은 여태까지 관찰하면서 알게 된 그 현상에서 나타나는 규칙에서 여러 가지로 예외적인 부분이 많았거든요.”


그러면서 탁자 위에 놓인 유리 주스 병을 따서 한모금 삼켰다. 어? 언제 주스 병을 앞에다 갖다 놓은거지? 내 앞에도 놓여 있었다. 뭔가 데자뷰가 느껴지는 상황이다.


“먼저 발생 장소입니다.”


그가 말을 마치자 탁자 위에 하얀 구가 떠올랐다. 표면이 매끈한 구가 한 번 빙그르르 돌면서 그 표면의 이곳저곳에서 여드름처럼 크고 작은 돌기들이 솟아올랐다. 반대로 가라앉는 부분도 있었는데, 점점 그 모습이 드러날수록 이게 뭘 나타낸 건지 알 수 있었다.


“지구인가요?”


“네. 그리고...”


그 구의 표면에 빨간색 점들이 다닥다닥 생기기 시작했다. 주로 아프리카와 북극, 남극 부근에 붉은 점이 몰려있었다.


“이것이 현재 폭주 중인 침식지역... 저희 들이 쓰는 표현으론 ‘고리가 헐거워진 부분들’이 있는 곳입니다.”


“고리라면, 그 인과의 고리인지 뭔지하는 그거요?”


“네. 이형식 님의 엄청난 과의 운의 균형을 잡기 위해 지구에 걸어놓은 그 고리를 얘기하는 게 맞습니다. 저희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고리에 어떤 변형이나 흐트러짐이 생기는 부분마다 해당 현상이 일어나서 그렇게 부르고 있습니다.”


그가 양 손을 들어 구 근처에 갖다 댔다. 그러자 뭔가 흐릿한 형체가 구 근처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점점 그것의 형체가 분명해졌다. 복잡하게 이리저리 꼬이고 뒤틀린 끈이었다.


“이게 이형식 님의 운을 붙잡고 있는 인과의 고리의 대략적인 모습입니다. 저와 뮈라제, 그리고 키텔이 단단히 붙잡고 있었을 땐 고리의 형태가 고정된 채로 있었습니다만...”


“그 키텔이 이형만이라는 인간으로 지구에 내려오게 되면서 고리에 문제가 생기기라도 했나 보네요.”


퓨라스가 흡족한 미소를 흘렸다.


“이해가 빠르시군요. 그렇습니다. 대략 십년 전부터, 그가 독단적으로 위원회의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잦아지기 시작하면서 침식지역의 폭주가 점점 활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말하는 중간에 갑자기 전에 묻지 못한 질문들 생각이 퍼뜩 떠올랐다. 그가 다시 말을 이으려던 중간에 말을 끊고 들어갔다.


“아! 그래. 뭐 좋아요. 어떤 얘길 하든 간에 이거 하나만 좀 물어봅시다. 진짜 형만이 형님이 그 키텔이란 신이 맞긴 한 겁니까? 저번에 뮈라제가 형님이 절 속였다며 보여준 영상이 있긴 했는데, 그것만 가지곤 뭔가 좀 못 미덥더라고요.”


그가 내 말을 듣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합니다. 뮈라제가 올라와서 그에 관한 얘기를 하면서 그러더군요. 급하게 얘기만 전하고 오느라 이형식 님에게 이 모든 것이 사실임을 알리는 쪽이 부족한 게 아니었나 하구요. 계속해서 의심하는 이형식 님의 모습을 보면서 더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가 손가락 소리를 한 번 팅하고 냈다. 일순간에 사방의 벽이 컴퓨터 모니터 화면처럼 변했다. 벽에서 알 수 없는 장면들이 휙휙 지나갔다.


몬스터와 싸우는 각성자들이 보였다가, 다음 순간엔 서로 얼싸 안고 기뻐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1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화면은 계속해서 바뀌어갔다.


“이형식 님이 저희를 뭔가 강대한 힘을 가진 무언가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저희의 말을 전부다 믿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지금껏 살아오면서 온갖 속임수에 피해를 보셨던 이형식 님이라면 당연히 보일 태도입니다.”


그가 다시 손가락 소리를 내자,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갔다. 탁자 위의 구와 인과의 고리 모형도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많이는 바라지 않겠습니다. 그 의심의 잣대를 우리와 마찬가지로 이형만 그자에게 두는 정도만 해주시는 것으로도 족합니다. 분명 그 의심이 이형식 님을 구할 때가 올 테닊요.”


“정말 그 정도면 되나요? 저번에 뮈라제는 그가 절 키워서 죽인다고 계속 현 상태 그대로 있는 게 가장 좋다고 했었는데요.”


“죽인다고 했다구요? 키텔이, 이형식 씨 당신을요?”


퓨라스가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온통 하얀색 뿐인 얼굴에서 잘도 윤곽을 드러내며 오만상을 지었다.


“아니, 그게 무슨? 정말 뮈라제가 그렇게 말했습니까?”


“뭔가 문제라도 있습니까?”


“아니, 아니... 제가 키텔에게서 들었던 얘기랑 미묘하게 같다면 같고 다르면 다르게 들릴 부분이 있어서 말이죠. 음. 이건 나중에 올라가서 얘기해봐야 겠군요.”


그가 잠시 허둥지둥했다. 그러다 천천히 마음을 가라앉히는 듯 보였다. 헛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다시 가지런한 자세로 돌아갔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렸군요.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놀라보는 게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군요. 음, 음. 그래요. 으음...”


“아, 네... 하지만 대충 답은 된 것 같네요. 네. 그 쪽 말대로 대충 넘어가고 하는 일 없이 의심해서 보도록 할게요.”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감사합니다. 이렇게 된거, 혹시 또 묻고 싶다거나 하는 부분이 있으십니까?”


“네. 그가 왜 저렇게 인간인 척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들처럼 신격으로서의 힘을 드러낼 수도 있었을 텐데요.”


그가 탁자에 팔을 대고 턱을 괴었다. 뭔가 신격이 취하기엔 경망스러워 보이는 자세였지만 묘하게 어울렸다.


“음, 저희도 왜 저러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건, 현재 그는 신성이 하나도 없는 그저 평범한 인간인 상태라는 것, 이형식 씨 당신을 키우기 위한 도우미 역할로 있기 위해 현재의 이형만이라는 인간 각성자의 위치를 잡았다는 것뿐입니다.”


그가 비어버린 주스 병을 아무데나 휙 던졌다. 내가 깜짝 놀라서 일어나려는데 병이 저 스스로 문가 근처의 분리수거용 쓰레기를 모아놓은 곳에 착하고 섰다. 퓨라스는 그런 거엔 신경 하나 쓰지 않고 계속 말했다.


“짐작으론 어떤 조건을 걸고 스스로를 인간의 몸에 묶은 것 같습니다. 조건이 달성되지 않으면 영영 인간의 몸에 갇힌 채로 있게 되는 위험한 수법이죠. ”


“그 말대로면 이형만이란 사람은 실제 존재하는 사람이었단 거군요.”


“네. 그와 키텔이 어떤 조건으로 엮였고, 또 지금의 상황이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대충은 그런 것 같습니다. 확실히 답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음, 이제 하실 말씀 하세요.”


그가 가만히 미소 지었다.


“하하. 네 감사합니다. 그럼 이어서, 대충 상관없는 얘긴 거르고 이어서 얘기해보면, 일어날 리 없는 곳에서 침식지역의 폭주가 일어났고, 그 지역에서 나타날 리 없는 몬스터가 침식지역에서 나타났다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이 있는데.”


그가 날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형식 님의 각성자로서의 격이 그 전과 비교해서 확연하게 올랐다는 사실입니다.”


퓨라스가 사람 모형 여러 개를 탁자 위에 만들어 세웠다.


“평범한 인간과 비교했을 때, 각성자는 침식지역에서 나오는 A파라는 이상한 기운에 덜 영향을 받을 정도의 정신력과 보통 사람에 비해서 높은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죠.”


그는 두 개의 사람 모형을 내 눈앞에 들이밀었다. 각자 가슴에 E와 A란 알파벳이 적혀 있었다.


“그럼 각성자들간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마찬가지로 정신력과 신체 능력 둘 뿐일까요.”


말하고 싶은 걸 참고 가만히 있었다. 알아서 답을 내려줄 게 뻔했으니까.


“저희가 수없이 많은 관찰 끝에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각성자와 비각성자, 그리고 각성자들 간의 차이는 딱 하나 뿐입니다. 바로 정신력이죠.”


여기서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 신체 능력은요. A급 쯤되면 정말 신이라고 불림직한 힘을 보여주던데요.”


그가 내 질문을 단 한마디로 일축했다.


“믿기지 않으실 지도 모르겠지만, 그 모든 게 다 정신력의 작용입니다.”


눈 앞에서 인체 모형이 사라지고 다시 구와 인과의 고리 모형이 나타났다.


“침식지역 사태가 일어나고서부터 정신력이 물리력에 크게 간섭하는 쪽으로 지구의 근본적인 법칙이 변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지구 내에서 만큼은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라는 지구의 옛 말이 단순한 격언이 아니게 되어 버린 거죠. 정신력이 곧바로 힘으로 변하게 되는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 말인즉슨, 제가 이번 폭주 사태 이후에 정신력이 늘어났다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사태에서 이형식 씨가 처리한 그 괴물이 뭔가 계기가 된 것 같아 보이는데, 확실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얘기하는 걸 들어보니 아무래도 저 퓨라스라는 신격은 내 눈앞에 떠올랐던 메시지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슬슬 나올 법도 한 데 얘길 않고 있는 걸 보면 정말 모르는 것 같다. 그러더니 딴 소릴 한다.


“저희가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이형식 님의 성장과 함께 과의 운도 점점 풀리고, 그 풀려난 운이 형식 님의 성장을 촉진하는 쪽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거라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전 계속해서 세질 거고 쎄지면서 풀려난 과의 운이 달라붙어서 세지는 걸 가속화 시킨다는 말인가요.”


“정확합니다!”


앞으로 운도 쑥쑥 성장도 쑥쑥 해 나갈 거란 얘기. 너무나도 좋은 소식이었다. 그리고 이건 앞전에 떴던 눈앞의 메시지와도 연관지어서 생각해 볼 법했다. 그 메시지도 과의 운의 작용일지도 모른다는 것. 사실상 그게 맞다고 봐야 했다.


여태까지 불확실한 요소라고만 생각해왔던 과의 운이란 게 실재하고 있고, 작용한다는 것. 그저 짐작만 하고 있던 얘기가 또 다른 신격의 말과, 우연을 불러 일으킨 여러 일들을 지시한 눈앞의 메시지를 통해서 내게 말하고 있었다.


내 과의 운은 분명 존재하며, 묶여 있던 그것이 점점 풀려나면서 힘을 발휘하는 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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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Understar (1) 19.01.21 160 3 11쪽
17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3) 19.01.19 188 4 11쪽
»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2) 19.01.18 190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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