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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내 운빨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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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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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1.01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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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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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3)

DUMMY

퓨라스가 허공에서 손을 한번 슥하고 휘젓더니 구와 모형이 단번에 사라졌다. 그는 탁자 위에 팔을 턱하니 놓고 두 손을 모아서 그러쥐었다.


“그런 관계로, 저희의 기조도 현상 유지에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신격 하나가 빠지는 바람에 인과의 고리의 유지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이 되었으니까요.”


“그렇게 힘겨운 상황에서 저 때문에 이렇게 자리를 비워도 괜찮은 겁니까?”


퓨라스가 유쾌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그냥 휴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항상 붙들고 있어야할 만큼 빡빡하진 않습니다. 물론 그 시간을 내기 위해서 많은 것을 희생해야 되긴 하지만요.”


“흠...”


문득 궁금해졌다. 왜 저들은, 자기 세계도 아니고 남의 세계를 위해서 저렇게까지 애쓰는 걸까. 별무리 신맹이란 곳에서 파견되었다는데 그렇게 하면서까지 받아낼 무언가가 있는 걸까. 갑자기 떠오른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이 진짜 신맹이란 곳에서 파견된 신격이라고 생각하고 물어보는 건데, 왜 그렇게 열심이신 거죠? 이곳의 문제를 잘 해결해내면 뭔가 얻는 거라도 있나요?”


“재밌는 질문이군요. 답해드리기 곤란한 질문이기도 하고. 뭐, 그냥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그가 빙긋이 웃으며 손가락을 휘저었다. 허공에 숫자가 떠오른다. 왼편에 ‘1’ 그리고 오른편엔 ‘0.9999...’이 각각 떠올랐다. 소수점이 적힌 0.9를 보고 있으니 9가 오른편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게 보였다.


“이곳 지구에 수를 다루는 학문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학문에 나오는 시덥잖은 얘깃거리가 있습니다. 0.9999...는 1과 같은가, 아니면 다른가라고 하는 얘기지요.”


갑자기 웬 수학 얘기?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멍하니 퓨라스의 얼굴만 쳐다봤다. 그가 설명을 계속했다.


“자세한 증명을 여기서 보여드려 봤자 이해하지 못하실 것 같아 보이니 한마디로 말하자면, 1은 0.9999... 와 같습니다. 이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증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음, 저도 그렇고 뮈라제도 그렇고 스스로를 가리킬 때 신이 아니라 신격이라고 했었죠? 신과 신격의 관계는 저 1과 0.9999....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그가 양손 검지로 각각의 숫자를 가리키며 빙글빙글 돌리자 숫자들이 따라서 돌기 시작했다. 제자리에서만 돌다 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이니 따라서 움직이며 계속 돌아갔다. 그가 손가락을 계속 움직이면서 말했다.


“신이 1이라면, 신격은 0.9999....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 사이에 차이는 없습니다. 실제로 같지요. 하지만 증명이나 그런 걸 떠나, 그냥 직관적으로 두 숫자를 봤을 때 1과 0.9999...가 달라 보이는 것과 같은 미묘한 차이가 신과 신격 사이에 있습니다.”


그가 양손을 확 펼치자 숫자가 사라졌다. 그리고 두 손을 가볍게 쥐자 탁자 위에 하얀빛으로 빛나는 커다란 숫자 1이 떠올랐다. 말 그대로 광휘라 불림직한 빛을 뿌리며 탁자 위에 서 있었다.


“제가 이번 일을 해결하면 얻게 되는 것이 바로 0.9999...에서 1이 되기 위해 필요한 무언가 입니다. 이곳 말론 업이라고도 하고, 카르마라고도 부르는 그것이죠. 이건 뮈라제도, 이형만이 되어버린 키텐도 마찬가지입니다.”


설명을 듣고 그제야 이 일에 왜이렇게 열심인지 납득할 수 있었다.


“신격과 신은 같지만 우열이 가려질 정도의 차이가 있고, 그 차이를 메우기 위해서 필요한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그렇게 열심이시란 말이군요.”


“네. 업을 쌓아올려 신격에서 신이 되기 위해서지요. 이형식 씨 나라에서 전해지는 전설 속의 이무기처럼요.”


이무기? 그게 뭐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말인데. 그가 날 잠시 살피다가 살짝 웃어 보였다. 그러더니 맨손으로 허공에 무언가를 척척 그려댔다. 흰 바탕이 그려지고, 거기에 검은색으로 그려진 그림이 나타났다. 커다란 뱀이었다. 다 그려진 뱀은 하얀 바탕 안에서 움직여 댔다.


커다란 뱀은 무언가와 싸우기도 하고, 위험에 처한 누군가를 구해주기도 했으며, 똬리를 튼 채 사람으로 치면 명상 같은 걸 하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날 하늘에서 내려온 구슬을 물고 그대로 떠올라 구름 너머로 사라졌다. 저 그림은 아무래도 그 이무기에 관한 이야기인 모양이다.


“그래서 저희 셋은 이번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말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뮈라제도, 저도, 그리고 키텐도. 키텐의 생각은 잘 알 수 없지만, 뭔가 수가 있으니 스스로를 인간으로 변하면서까지 뭔가를 하려 했던 거겠죠.”


“음, 신격이래서 뭔가 엄청난 줄만 알았는데, 역시 다 나름의 고충이란 게 있군요.”


내 말을 듣고 퓨라스가 가만히 웃어보였다. 그리고 아무런 말이 없었다. 잠시 그렇게 있던 그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제 그만 가야겠군요. 정말 오래간만에 육신을 움직였더니 피곤하군요.”


일어난 그는 개운한 표정을 지은 채 기지개를 켰다. 그가 문 쪽으로 걸어갔다. 지난 번 뮈라제는 어느 순간 뿅하고 사라졌는데. 그의 저런 행동에 의미가 있는 걸까 하고 생각하면서 따라 일어섰다. 그가 신발을 신으면서 말했다.


“지금 상황에서 저희 두 신격이 바라는 건 딱 하나입니다. 앞으로 생길 변화의 강력한 변수가 될 이형식 님의 과의 운이, 부디 이 문제 해결의 한 축으로 기능했으면 하는 겁니다. 그래서 지구가 다시 이전의 법칙을 되찾고 사라진 지구의 신들이 돌아와 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지요.”


“뭔가 터무니없이 스케일이 큰 얘기네요.”


“하하. 뭐, 저희는 신격이니까요."


그렇게 막 나가려던 그가 발걸음을 멈췄다.


“아, 깜빡할 뻔 했군요. 육신을 움직이는 게 하도 오랜만이다 보니 실수를 저지를 뻔 했습니다. 이형식 님을 위해서 준비한 게 있습니다. 부디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군요.”


그러더니 내 쪽으로 손을 쭉 뻗었다. 그 손이 살짝 빛나더니 갑자기 머릿속이 아파왔다. 뭔가 뇌가 익어 간다고 해야 하나, 그런 기분이 들었다. 고통은 수 초동안 지속되다 퓨라스가 손을 내리자 확하고 사라졌다.


“각성자와 침식지역에 관한 데이터베이스입니다. 인간들의 정보와 저희들이 자체적으로 알아낸 정보까지 포함된 모든 정보를 정리한 것 입니다. 아무 때나 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시면 잘 정리된 정보가 머릿속에서 바로 튀어나올 겁니다. 몬스터, 기술, 힘의 종류, 그리고 작동 방식 같은 부분이 다 들어가 있으니 마음껏 그 지식을 이용해 주십시오. 하루빨리 강해지셔서 이 행성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큰 과의 운을 품을 수 있게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가 문을 열고 사라졌다. 혹시나 해서 곧장 문을 열고 살펴봤지만 흔적 하나 남아있지 않았다. 그가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했던 말을 떠올렸다. 데이터베이스? 떠올리면 바로 확인할 수 있을 거라고? 시험 삼아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떠올렸다.


‘이건...’


EDMO에서 정한 급수와 그에 해당되는 괴물들의 정보가 쭉 머릿속에서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였는데도 불구하고 살펴보는 게 어렵진 않았다.


곧이어 여러 가지 정보들을 떠올렸다. 급수, 능력, 명단, 나라별 침식지역 상황 등. 모르고 있거나 자세히는 알지 못했던 지식들을 간단히 확인할 수 있었다.


‘엄청나다!’


처음 각성 후 교육을 거쳐, 간신히 E급 침식지역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을 때였다. 그 곳에 들어가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침식지역에 대한 최신 실용 지식을 익혀야 했다. 그래서 대략적인 현황이나 나오는 몬스터 따위의 것들을 공부하느라 꽤 오랜 시간을 보냈었다.


하지만 이 데이터베이스는 그런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었다. 그저 필요할 때마다 불러오면 될 뿐이었다. 거기에 남들은 모르는 지식이나 더 많은 정보까지 포함하고 있어 정말 유용하기 그지없는 도구였다.


‘모든 정보가 들어맞진 않겠지.’


어디까지나 인간과, 퓨라스나 뮈라제가 알아본 정보를 알려주는 것일 뿐이고 확실한 정보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빼고 보더라도 유용하기 짝이 없었다.


‘이게 대운확정에서 말한 대운인 걸까.’


그러나 가만 생각해 보니, 사실 지금까지 일어난 이 모든 것이 다 대운 포함된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침식지역 폭주라는 대 사건에서 살아남았고, EDMO와 관계를 맺을 정도로 탄탄한 각성자 회사의 사주와 인연을 맺게 되었으며, 각성자와 침식지역에 관한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손에 넣었다.


하나하나 따지고 보니 엄청난 수확이었다. 이 모든 것이 그 한순간, 눈앞의 메시지에 따른 것 하나만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니 기쁘면서도 아찔했다.


만약 그 말에 따르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면 어떻게 됐을까. 특히 마지막의 데이터베이스를 얻지 못했다면? 이용하기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 데이터베이스를 얻지 못했다면? 살짝 소름이 돋았다.


“정말 내 운이 풀리기 시작한 건가.”


나 홀로 방 안에서 한번 중얼거려봤다. 말로 내뱉으니 그제야 점점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주먹을 꽉 쥐었다. 살면서 처음 가져본 대운이다. 그것도 단순한 행운이 아니라, 밑바닥에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을 기반이 될. 이 엄청난 기회를 잘 살려야 했다.


더 나아지겠다, 더 강해지겠다 등을 막연하게 생각하며 수 개월동안 달려왔다. D급 C급 침식지역에 대해 공부하기도 했고, 더불어 한국 EDMO 지사에서 보내주는 뉴스레터를 보며 각성자 최신 연구 결과나 각성자에 대한 소식 등을 보며 전반적인 지식을 쌓아 올려갔다.


지식 만이 아니라 각성자들의 동영상을 보며 그들이 어떤 식으로 싸우는지 알아보기도 했다. 침식지역에서 일할 때 그런 움직임을 응용해보려고도 했다. 침식지역 처리를 하면서도 본신의 힘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미미하지만 성과도 있었다. 작지만 진일보한 내 능력을 확인할 때마다 정말 기분이 끝내줬다.


‘여기서 더 강해질 수 있다. 그것도 더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을 통해서.’


노력해서, 성과를 거두고, 그것을 확인하는 것. 작지만 내겐 새로운 일이었다. 그리고 이제 더 빠르게 강해지도록 도와줄 도구가 주어졌다. 정말 날아갈 것 같았다.


‘그런데 퓨라스는 눈앞에 메시지에 대해 알지 몰랐던 걸까.’


생각을 거듭 해봤지만, 중요한 사항일게 분명한 그것을 만나서 얘기하지 않을 리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내 운에 대해 알곤 있지만, 그것이 어떤 식으로 구현되는지는 그들도 잘 모르는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이걸 어떻게 써먹어야 되려나.’


퓨라스가 나가기 직전 내게 베푼 이 작은 호의를 어떤 식으로 내 각성자 인생에 적용시켜야 될지. 생각이 참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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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Understar (2) 19.01.22 208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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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3) 19.01.19 225 5 11쪽
16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2) 19.01.18 242 4 12쪽
15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 19.01.17 237 5 11쪽
14 Save us Now (4) 19.01.16 256 7 13쪽
13 Another side - Fake It 19.01.15 255 6 13쪽
12 Save us Now (3) 19.01.14 260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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