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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내 운빨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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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인망
작품등록일 :
2019.01.01 22:38
최근연재일 :
2019.02.16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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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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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등급 측정 일주일 전.


그날은 막 진서희 씨가 우리에게 양해를 구하고 침식지역 처리를 위해 자리를 비운 첫 날이었다. 그리고 내가 고안해낸 고유한 수련법을 처음으로 적용한 날이기도 했다.


특수 처리된 쇠봉 양쪽에 빡빡하게 원판을 끼워넣는 형님을 지나쳐, 거울을 마주보고 섰다. 평범한 얼굴에 운동복을 입고 선 내가 보였다. 나는 거울 속의 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지난 며칠 간 골머리를 앓아가며 만들어낸 수련법을 처음으로 적용해보는 순간이었다. 긴장됐다. 이 수련법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떠올리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



결국 강해지기 위해선 정신력을 단련해야 했고, 그걸 가능하게 할 방법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나만의 수련법을 만들기로 정했을 때, 우선 기초를 튼튼하게 다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신력은 대상의 무의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


퓨라스가 선물해준 각성자 & 침식지역 데이터베이스의 정신력 항목에 적혀있던 말이다. 내용으로 보아 신격들이 알아낸 내용 같았다. 그간 찾아봤던 정신력 관련 내용들엔 저런 말을 지나가는 말로도 보지 못했으니.


관련 정보를 뒤지다 저 말을 찾았다. 무의식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까. 무의식에 관련된 항목 같은 건 데이터베이스 안에서 얼마 나오지 않았다.


‘아, 이를 어쩐다.’


생각 끝에, 단순 무식하게 덤벼들기로 했다.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E급에서 D급으로의 승급 사례나 각성기를 얻게 되었을 당시의 사례들을 전부다 찾아서 훑어보기로 했다.


온갖 사례들이 있었다. 고전적인 버티기를 이용한 방법으로 승급한 이, 거의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짓을 통해 용케 인식오염을 당하지 않고 승급한 이나 위급한 상황에서 각성기를 사용하게 된 이 등등


수십, 수백 개의 사례를 훑었다. 데이터베이스를 살펴보는 데 시간은 거의 들지 않았기에 내 인내심이 허용하는 한 보고 또 보고, 계속 봤다.


그러다가 앞서 봤던 정신력이 무의식에 기반 한다는 말과 연관된 공통점 하나를 찾을 수 있었다.


‘승급하거나 각성기를 얻은 모두가 자신의 정신력이 올라갔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저 의심이 없는 상태라는 건, 무의식 속에서도 자기 자신이 이전의 E급에서 D급 수준의 정신 상태로 올라갔음을 확신한다는 얘기일 터였다.


‘그렇다면 무의식적으로 내 정신력이 확실히 전과 달라졌음을 인식시키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여기서 또 다시 막혔다. 또 사례들을 뒤지고 뒤졌다. 이번에는 승급한 사람들의 정신에 영향을 끼칠 만한 일이 있었는지 같은 것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그렇게 쭉 살펴본 결과, 서로 상반되는 두 가지 상황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상황 속에서 각각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우선 위험한 상황과 위험하지 않은 상황으로 나뉘었다.


목숨을 위협받거나 A파에 노출된 상황은 이해하기 쉬웠다. 예전에 코볼트의 창에 찔려 죽을 뻔 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몸서리가 쳐 지듯이 저런 일을 당하면 정신적으로 충격이 오게 마련이니까.


그런데 저 사람들은 그것을 극복했다. 정신적인 상흔을 입어가면서 그것을 극복한 것이다. 기존의 견디기처럼 한 급수 높은 곳에서 다수의 각성자들과 함께하며 천천히 극복하든, 아니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천신만고 끝에 이겨내든.


그정도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스스로가 강해졌다는 확신이 든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위험과 반대되는 상황에서 승급에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였다. 전자의 상황에서 위험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던 것처럼 이 반대되는 상황에서도 공통분모가 하나 있었다. 바로 진서희 씨가 우리에게 적용하려 한 명상법이었다.


좀 특이했던 건 명상을 각성기를 얻기 위해 쓴 것이 아니라 정신력 강화의 수단으로 쓴 것이라는 점이었다. 뭔가 문제가 있나 싶어 찾아보니 정신력 향상은 견디기보다 비효율적이라 잘 사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사람들은 위험한 상황을 겪지 않았는데도 정신력을 올리고 각성기까지 얻게 되었어. 분명 둘 사이에 어떤 공통점이 있을 텐데.’


전자 같은 경우는 실체적인 위험, 정신적인 압박의 극복인 게 보였지만 뒤의 것은 좀 애매했다. 후자는 무의식 속 정신력에 대한 인식을 바꿀 정도로 강렬하거나 스스로를 납득 시킬 정도의 일이었다고 보기엔 좀 애매했기 때문이다.


모르겠다. 모르겠어. 아! 모르겠다!


아직 수련법의 수자도 알아내지 못했는데 벌써부터 죽을 것만 같았다. 쓰지 않던 머리를 굴리느라 열이 오르는 것 같았다.


‘아, 죽겠네. 이대로는 정말 죽도 밥도 안 되겠는데.’


그렇게 머리를 쥐어뜯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주변 배경이 바뀌었다.


“뭐지? 여긴 또 어디야.”


잠시 두리번거리고서야 여기가 침식지역 폭주가 일어나서 폐쇄된 부울경 침식지역 개척 4구역 안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중에서 여기는 거인에게 방어진지가 있던 자리였다. 모래 사대가 찢어진 조각들과 미처 챙기지 못한 물품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지금 현재 EDMO 조사단이 들어가서 원인 규명과 사후 처리를 하는 중이라고 했다.


“근데 내가 왜 갑자기 여기에 와 있는 거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왜? 뭣 때문에 내가 여기 있는 걸까하는 생각을 하며 천천히 둘러보는데 무언가가 해를 가리는 게 느껴졌다. 고개를 들어 해가 있던 쪽을 바라봤다.


“허.”


거인이 눈앞에 서 있었다.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있다. 고개를 기울여 살짝 앞쪽으로 숙인 게 날 쳐다보는 것 같았다.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가. 난 언제 잠든 거지.”


폐허 위에 선 거인과 나. 뭔가 어렸을 때 고아원에서 봤던 동화책인지 애니메이션이 생각나는 구도다. 그때 나오는 거인은 착한 거인이었는데, 저 놈은 몬스터잖아. 아, 진짜 꿈인가 별 소릴 다 하고 있다.


[......]


문득 무슨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숨소리 같기도 하고, 어디 열차 선로 근처에서 멀리 열차가 다가오며 들리는 소리 같기도 한, 들릴 듯 말 듯 한 작은 소리가.


[...부... 부... 부탁...]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뭔가 단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다면 부탁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잘 부탁한다.]


그 말과 함께 갑자기 거인이 뒤로 확 물러나기 시작했다. 부탁한다니? 뭘? 기분 탓인가 여자 목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황당한 얼굴로 거인을 쳐다봤다. 엄청 멀찌감치 떨어진 거인은 몸을 천천히 앞으로 내밀더니 어떤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엥?”


저거 미식축구인가 뭔가 하는 운동에 나오는 숄더 태클 자세처럼 보이는데. 설마 저걸 나한테 쓰려는 건 아니겠지. 근데 저대로 달려들면 어깨에 찍히는 게 아니라 발에 밟혀 죽어버릴 것 같은데. 꿈속이니 상관없으려나.


이런 생각이 끝나기가 무섭게 거인이 번개처럼 내게 달려들었다. 훅 하고 거센 바람이 전신으로 밀려들어왔다. 뒤이어 쿵쿵거리는 소리와 함께 땅이 울려왔다. 피할 생각도 못하고 그저 두 팔로 얼굴을 가렸다. 비명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두 눈 뜬 채 거인이 내게 달려들어 오는 것을 쳐다만 봤다.


“으아아아악!”


그리고 몸을 벌떡 일으켰다. 주변을 둘러보니 내 방, 보람맨션 208호 방 안이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몸 이곳 저곳을 살펴봤는데 다행히 멀쩡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야...”


머리를 너무 쓴 나머지 졸도라도 해버렸던 걸까. 분명 바로 전까지 정신력 강화의 수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이 무슨 대낮의 백일몽인 건지. 꿈이라면 정말 개꿈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드는 내용이다.


“도대체 명상과 견디기의 공통점이 뭐야... 응?”


그때 머릿속에서 번개처럼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위험을 겪었기 때문에 세졌다거나, 명상을 해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건 그냥 허울일 뿐이고, 자기가 그렇게 믿었다는 부분이 중요한 게 아닐까라는.


실제로 명상을 통해서 정신력을 기를 수 있다고 믿었기에 그런 효과가 나타난 게 아닐까. 불현 듯 떠오른 이런 생각에 나는 무릎을 치며 긍정했다. 그래. 죽을 고생을 이겨낸 사람이나 명상을 한 사람이나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맞아 떨어진다. 문제는 강도가 아니라, 대상 스스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였다.


생각지도 못한 발상에 놀라면서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가 귓속말로 이런 게 아니었을 까라며 일러주는 것 같은 이 느낌. 분명 내 머릿속에서 떠오른 생각인데도, 남이 알려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묘한 이질감.


이후로 수련법에 관한 생각들이 샘솟듯이 솟아올랐다. 이러저러해서 정신력이 강해진다는 암시를 주자. 스스로가 속아 넘어갈 만큼 정교하게. 어떤 신호를 주는 게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아주 작은 신호, 평소에도 하기 편한 신호. 소리로 하면 어떨까. 쉽고 하기 편하지만 남들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정하자. 계속 속다보면 결국 진실이 되고 말 것이라는 등. 그 발상이 독특한 것들뿐이었다.


방금 전 꾸었던 거인 꿈 이후로 머릿속에 누군가가 들어앉아서 계속 이것저것 얘기해주는 느낌이었다. 그 도움 아닌 도움을 받아가며, 나는 나만의 각성자 수련법을 완성할 수 있었다.



**



천천히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눈앞의 거울에 비친 나를 쳐다봤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겉모습의 나는 그대로라는 것을 스스로에게 주지시키는 데 있다.


근처에 있던 스쿼트랙으로 가서, 평소 무게보다 약간 가벼운 무게로 스쿼트를 5회 했다. 그 와중에 거울을 쳐다보며 내 움직임 하나하나를 주시했다.


스쿼트를 끝내고 다시 거울 앞에 섰다. 그리고 미리 정한 기합 소리를 냈다.


“흐에압!”


일부러 남들이 잘 쓰지 않을 법한 소리를 기합으로 정했다. 이것이 신호다. 이 기합 소리를 외친 후부터 스스로가 조금 더 강해질 것이라는 암시를 계속 걸었다.


다시 스쿼트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평소에 하던 것보다 1.5 배 정도 무거운 무게로 시행했다. 그리고 횟수를 두 배 늘려 10회를 했다.


“아... 홉, 열!”


간신히 스쿼트를 끝낼 수 있었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머리가 쨍했다. 하지만 아직은 쉴 때가 아니다. 다시 거울을 쳐다봤다. 일부러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하다가 다시 앞에서 정했던 기합 소리를 냈다.


이건 앞전과는 다르게, 이제 다시 원래의 나로 돌아갔음을 알리는 신호다. 이제 퍼질러져도 된다. 바로 근처의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골랐다. 정말 무리했다. 좀 오래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저 구호를 외친 이후의 나는 다시 구호를 하기 전까지 여태까지의 나와 다르게 강하고, 더 강해질 거라고. 그렇게 믿었다. 실상은 외치기 전이나 외친 후나 다 나이지만.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그냥 그런 것이라고 넘어가는 것이 핵심이다.


분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속였다. 아니, 이것은 속임수가 아니다. 사실이다. 강해진다. 정신력도 늘어날 것이다. 분명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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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2) 19.01.18 235 3 12쪽
15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 19.01.17 23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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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Another side - Fake It 19.01.15 247 5 13쪽
12 Save us Now (3) 19.01.14 252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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