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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내 운빨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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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인망
작품등록일 :
2019.01.01 22:38
최근연재일 :
2019.02.16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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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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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07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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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 충청도 (4)

DUMMY

뭔가 말을 하려다가 생각했다.


최근 들어서 그 말을 외치치 않곤 못 배길 상황이 많긴 했다지만, 그래도 너무 자주 그 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지만 결국 말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상황이었다.


“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다행히 입은 알 수 없는 속박에서 자유로웠다. 아까 전가지 느껴지지 않았던 위기감이 옅게나마 느껴졌다. 그것의 숨결마저 느껴질 정도로 가까워졌기에 그런 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6개의 꼬리로도 무려 A급 8인의 전력을 상대로도 대등한 접전을 펼쳤다는 몬스터다. 그 두 배나 되는 꼬리를 단 녀석의 전력은 말할 필요도 없을 거다.


싸우면 죽는다. 분명히 죽는다.


싸움이 벌어졌다면 우리 팀은 전멸했을 거다.


아들이니 뭐니 하는 소리를 듣는 바람에 살짝 멍해있었던 정신이 그 생각을 하자마자 확 깨는 느낌이 들었다. 말이 통하고 처음의 여우불을 빼고 공격해 들어오지 않은 걸 보면.


“말이 나오지 않겠지. 이해한다. 내가 너라도 이런 거죽을 둘러쓴 미물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쉬이 믿긴 힘들었을 터.”


내가 가만히 생각하는 내내 쳐다만 보고 있던 미호가 그 말과 함께 고개를 뒤로 물렸다. 그리고 자리에 그대로 엉덩이를 깔고 앉았다.


앞다리 두 개를 꼿꼿이 세운 채로 앉아있는 그 모습에서 옛날 풍물 기행 프로그램에서 본 일본의 여우 신상이 떠올랐다. 신의 기품을 가진 짐승이라는 면이 닮아 있었다.


예전에 봤던 불사조와 비슷한 경우인 걸까.


[불사조와 다름. 훨씬 더 복잡함.]


이즈음에서 나올 거라 생각했던 지혜의 신의 파편의 말이 들려왔다. 어째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전처럼 단어로 끊어 말하는 게 아니라 짧게나마 문장을 구사해서 알아듣기 쉬웠다.


‘복잡하다고?’


[여러 가지가 얽혀있음.]


무슨 뜻일까.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궁금해 할 때가 아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은 없냐?’


[......]


아무런 대답이 없다. 재차 녀석을 독촉하려는데 머리 위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꿍꿍이인진 모르겠지만, 다 소용없으니 그만 애 쓰렴.”


고개를 쳐들었다. 몬스터가 더없이 사랑스러운 무언가를 보는 얼굴로 날 보고 있었다. 길쭉한 주둥이가 다시금 사람의 말을 뱉어냈다.


“이렇게 여기서 널 보게 될 줄이야. 정말 놀랐단다. 그것도 기억을 잃고 10년, 되찾고 나서 10년, 그리고 힘을 온전히 다룰 수 있게 된 지금 와서 말이지.”


답도 없는 상황. 계속 입을 다물었다 기분이 변해버린 저것한테 죽임을 당해버릴 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대화를 해보기로 했다.


“절보고 아들이라고 했는데요. 그럼 그쪽은 제 부모 중 한 분이란 말인데... 아버지... 는 아닌 것 같고. 혹시 제 어머니?”


말을 하면서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정신이 나가버리지 않고서야 생전 처음 보는, 그것도 몬스터한테 부모니 어쩌니 말 할 수 있겠냐.


미호가 내 말이 웃기는지 몸을 흔들며 쿡쿡 거리며 웃어댔다. 꼬리가 어지러이 움직여 댔다.


“그다지 상관없지 않느냐. 어차피 인간을 벗어나버린 내게 암수의 구분이 그리 중요하지도 않은 것인즉. 내가 너의 부모고, 네가 나의 자식이라는 것 하나만 확실하면 나머지는 곁가지에 불과하도다.”


이건 또 무슨 개 잡소리래. 여우도 개과 동물인가. 굳이 대답을 바라는 게 아니라 지혜의 신의 파편의 답이 나오길 기다리기 위한 시간 끌기용 질문이었다지만 무슨 저런 답을...


“허면, 묻겠습니다. 왜 저를 자식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전 고아이고 태어나자마자 부모님을 잃었는데요. 스스로를 제 부모라고 생각하는 그 근거가 뭔지 좀 들어봅시다.”


몬스터가 기꺼운 표정을 지었다.


“암. 들려줘야지. 부모의 안부를 묻는 것이 올바로 자란 모양이로구나. 뉘라서 내 대답을 하지 않을까.”


미호가 천천히 몸을 옆으로 뉘었다. 자세를 편히 한다. 이는 앞으로 나올 얘기가 짧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암시하는 움직임이었다.


노렸던 바를 이룬 것에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속박당해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몸으로 가만히 그 말을 듣기 시작했다.


“최초의 기억은, 눈 앞에서 깨끗한 흰 천에 감싸인 널 보는 장면이었다. 천사 같았지.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널 보면서 다시 느낄 수 없을 것만 같은 행복감을 느끼고 있었다.”


꿈결에 취한 듯 몽롱해 보이는 표정을 짓던 몬스터가 갑자기 표정을 확 바꿨다.


“그리고 그 일이 닥쳐왔단다. 순식간이었다. 알 수 없는 빛무리가 포대기에 감싸진 널 삼키더니 그대로 사라졌단다. 사라진 아이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때, 갑자기 건물이 무너지며 의식을 잃었지.”


침울한 표정을 짓던 몬스터가 다시 환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뭐 어떤가. 이렇게 부모와 자식이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그거면 된 게 아니겠느냐.”


좀 더 길게 끌어야 했다. 아무래도 몬스터가 모종의 수를 취한 듯 했고, 지혜의 신의 조각의 말이 나오지 않는 원인은 그것으로 보였다. 그래도 뭔가 해야 했다.


“전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 20년 전에 딱 한번 본 아기와 절 어떻게 동일한 사람이라고 확신하는 겁니까.”


몬스터가 웃었다. 뭔가 소름 끼치는 웃음이었다.


“그거야 아주 간단하지. 둘 다 아주 맛있는 기운을 풀풀 풍기고 있었으니까. 그것도 이 세상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아주 진득하면서도 강렬한 기운을 말이다.”


그렇게 말하곤 혀로 입을 핥으며 입맛을 다셨다. 아, 미친. 불사조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말투 이상한 몬스터들은 날 잡아먹지 못하면 죽기라도 하는 병이라도 있는 건가. 난 빽하고 소리 질렀다.


“세상에 자식 잡아먹는 부모가 어디 있습니까!”


몬스터가 그것도 몰랐냐는 표정을 해보였다.


“저런, 앞에서 말하지 않았니? 난 인간을 벗어났다고.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지만, 여하튼 난 네 도움이 필요하단다.”


아 젠장. 여기선 뭘 해도 끝일 것 같은 느낌 밖에 안 드는데. 저번처럼 형님이 뭔가 한 건 해주려나 싶어서 한번 슬쩍 살펴봤다. 근데 그냥 굳은 채로 서 있는 사람 하나만이 있을 뿐이었다.


몬스터가 천천히 엉덩이를 일으켜 네 다리로 섰다. 여유마저 느껴지는 그 모습에 머리가 어지러워지려고 했다.


“난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 이렇게 제 발로 네가 나한테 와 줄 거라는 생각은 꿈에서도 꿔본 적이 없었는데.”


놈의 주둥이가 양옆으로 벌어지며 씩하고 웃는 표정이 나왔다. 기시감이 드는 게 불사조 때도 이런 상황이 있었던 것 같다.


“정말 너무 행복해. 이렇게 효심이 지극한 아들이 있어서. 아파서 골골대는 부모를 위해서 몸 보시를 할 생각도 다하고 말이야.”


아가리가 쩌억 벌려졌다. 칠흑 같은 아가리 속이 공포스러웠다.


“그럼, 잘 먹을게 아들!”


아까 전부터 혹시나 하고 몸을 움직이려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무슨 수를 쓴 건지 손가락 끝 하나도 내 맘대로 움직일 수가 없다.


혹시나 통할까 하고 각성기 시동어도 말해봤다. 그러나 말하자마자 뱃속에서 솟구쳐오던 그 기운도 잠잠했다.


정말 이대로 잡아먹혀 죽는 건가. 와, 제발. 그간 운빨 좀 받나 했더니 여기까지라고? 장난치나 진짜. 아, 제발. 제발 나 좀 살려줘! 그 좋던 운 빨 다 어디갔냐고!


[몸 좀 빌리마.]


갑자기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와 함께 몸이 훅하고 공중으로 부유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몸은 그대로였는데... 내가 위에서 날 바라보고 있었다.


“꺼져라.”


제3자의 시선으로 날 보게 될 줄은 몰랐지만, 분위기가 뭔가 다르다는 것만큼은 확실하게 느껴져 왔다. 말투도, 그리고 느껴지는 기운도.


내 손이 허공을 한번 휘젓자, 갑자기 엄청난 바람이 불면서 입을 벌렸던 미호의 주둥이를 때려댔다.


“으앗!”


“어엇! 몸이 풀렸어!”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속박에서 풀린 건지 모두 바람을 피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으르릉!”


몬스터가 이를 악문 채 내 몸을 노려봤다. 내 입에서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제 겨우 의식을 구성할 정도를 모을 수 있었건만... 하지만 어쩔 수 없군. 내 개인적인 욕심 차리자고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꺼뜨릴 순 없으니.”


몬스터가 있는대로 표정을 구기며 외쳤다.


“네놈! 감히 나의 대사를 방해하려하다니!”


“시끄럽다! 시간 없으니까 최대한 빨리 끝내주지.”


“건방진 것!”


몬스터가 뛰어 들어왔다. 12개의 꼬리가 어지러이 움직이며 불꽃을 만들어냈다. 거기에서 강력한 기운이 느껴졌다. 카악하는 소리와 함께 미호에게서 커다란 불꽃 12개가 동시에 내 몸으로 쏟아져 왔다.


“잔재주 따위.”


내 손이 허공을 살짝 움켜쥐더니 그대로 잡아당겼다. 날아오던 여우불이 그쪽으로 몰려가더니 그대로 내 몸 옆으로 지나갔다. 지면에 닿은 여우불이 굉음을 내며 터져나갔다.


“캥!”


가까워진 몬스터가 펄쩍 뛰어서 그대로 달려들었다. 위험한 상황인데도 내 몸을 차지한 누군가는 침착한 얼굴로 그 모습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형식.”


녀석이 고개를 살짝 올려서 나와 눈을 마주쳤다. 살짝 웃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조금 축 처진 것 같기도 한 어두운 얼굴.


“부디 모든 것을 원래대로.”


그리곤 입을 엄청나게 크게 쩌억 벌려서 달려드는 몬스터를 그대로 삼켰다.


“??????”


순식간에 내 몸이 물리적으로 커질 수 없을 크기까지 확 늘어났다. 연일 계속되는 알 수 없는 사태 중에서 시각적인 면으로만 따지면 상상을 뛰어넘다 못해 그 상상을 줄 삼아서 줄넘기를 해버리는 모습이었다.


그 크기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내 몸을 감싼 기운도 강해졌다. 뭐가 어떻게 되려는지 몰라, 수십 분을 그저 쳐다만 봤다. 늘어난 몸은 점점 줄어들고, 기운은 점점 커져 갔다.


그러다 원래의 크기의 몸으로 돌아왔을 때, 부유하던 감각은 사라지고 아래로 몸이 확 끌어당겨지는 느낌과 함께 내 몸에 안착했다. 몸을 살펴봤다. 이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가슴 어림에 자리했던 이물감이 사라져 있었다. 지혜의 신의 조각이 자리했던 곳이다. 언제든 몸에서 뽑아낼 수 있었기에 뭔가 허튼 수를 쓰면 당장에라도 빼낼 생각으로 주의를 두고 있었는데.


뭔가 휑한 느낌이 들었다. 멋대로 내 몸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불법 입주자를 내 쫓았으니 속이 후련해야 하건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조언이나 도움 될 말 같은 걸 해줬던 쓸모 있는 녀석이었는데.


큐브가 자연히 깨져 현실로 돌아온 나는, 녀석의 마지막 말을 떠올리며 가만히 앉아 있었다.


원래대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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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2) 19.01.18 235 3 12쪽
15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 19.01.17 235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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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Another side - Fake It 19.01.15 247 5 13쪽
12 Save us Now (3) 19.01.14 252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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