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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내 운빨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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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인망
작품등록일 :
2019.01.01 22:38
최근연재일 :
2019.02.16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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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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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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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승부수 (2)

DUMMY

“아, 감사합니다.”


퓨라스가 진서희 씨가 내민 커피가 든 텀블러를 받아들며 말했다. 총천연색으로 물든 세계 속에서 홀로 새하얀 그의 모습은 실로 이질적이었다.


홀로 그와 마주했을 땐 그다지 느끼지 못했던 감각이었다. 그가 익숙한 손길로 커피를 받아 마시는 모습을 가만히 쳐다봤다. 그가 내 시선을 눈치 챘는지 내게 슬쩍 미소를 지어보였다.


“너무 그렇게 경계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그걸 곧이 곧대로 믿을 거라고 생각하나.”


키텔이 마찬가지로 커피를 마시면서 말했다. 근데 손에 든 커피에 휘핑 크림이 좀 지나치게 많이 올라가 있는 것 같은데. 텀블러 밖으로 삐져나오는 크림을 재주 좋게 받아먹는 모습이 너무 없어 보인다.


“전 단지 이번에 일어난 침식지역 사태에 관해서 알아보려던 중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가고자 했던 그곳으로 말이죠.”


“흠....”


여전히 미심쩍은 눈길로 퓨라스를 쳐다보는 키텔. 근데 그 크림 좀 빨리 먹어 치울 순 없나. 엄청 눈에 거슬리는데.


“알았다. 너 먼저 차에 올라타.”


퓨라스가 씨익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이며 미리 준비한 차에 올라갔다. 우리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저절로 차에서 좀 떨어진 구석진 곳으로 모여들었다.


“저대로 함께 동행해도 괜찮은 겁니까?”


알라나 소장이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잠시 가만히 있던 키텔은 커피를 단 번에 마셔버린 후에 대답했다.


“차라리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가 뭡니까.”


굳이 여기서 그의 목적이 어쩌니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이다. 키텔에게 이런 상황을 주지 시켜주지 않더라도 잘 알고 있을 터다.


“지금 녀석은 단말이다. 지상으로 내려와 활동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취해야 하는 형태지. 이 상황에서 녀석이 온전한 신이 아니고서야 신격의 힘으로 이 행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자기가 머물고 있는 주 행성이나 신역(神域)으로 지정한 땅이 아닌 이상, 타 행성에 직접 발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많은 힘을 소모할 수밖에 없지.”


그가 손에 든 텀블러를 흔들어 보였다.


“차라리 서로를 감시할 수 있는 지금의 상황이 더 나을 거라고 본다. 남은 신격인 뮈라제가 염려스럽긴 하지만, 사실 뭔가 저지른다고 해도 지금 당장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저 녀석을 포박한다거나 하는 건 어떻습니까.”


진서희 씨의 말에 키텔은 고개를 저었다.


“말했잖나. 저건 단말이라고. 설사 저걸 붙잡아 놓았더라도 도마뱀 꼬리 자르듯이 때내 버리고 본체로 돌아가면 끝이야. 목적한 바가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소한 방해는 할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그게 그리 효과적이라곤 생각할 수 없군.”


어떤 얘기를 하는 건지 이제야 좀 알 것 같았다.


“그러니까, 쟤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지금은 서로 그냥 마주보고 있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거지?”


“그렇다.”


알라나 소장이 한손으로 머리를 문질러댔다.


“지금 와서 이런 말을 하는 게 우습긴 하지만, 그래도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군요. 얘길 좀 해도 될까요.”


우리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소장은 커피를 한번 마시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와 진서희 씨는 EDMO 대구지부에 있는 패닉룸에서 내포 사태에 대한 마무리 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아무렇지 않게 그 속에서 쑥하고 나타난 이형만, 아니 키텔... 씨를 만나고부터 지금까지 함께 했었습니다.”


씨라는 말을 붙여 부르니 또 다른 느낌이다. 근데 고작 거기서 나타난 정도로만 가지고 날 찾아왔을 리는 없고, 분명 뭔가 보여준 게 있었겠지.


“이제 이형식 씨가 얼마만큼 지금의 지구에서 중요한 인물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만큼 지금 위험 인자 중 하나인 퓨라스 씨와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는 게 좋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녀는 고개를 작게 한번 끄덕였다.


“아니, 차라리 EDMO의 최정예 각성자들의 경호를 받으며 안전 지역에 머무는 게 더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니야.”


바로 키텔이 고개를 내저었다.


“내가 지켜본 바, 이형식의 과의 운을 끌어내기 위해선 더욱 많은 위험과 맞닥뜨리게 하는 편이 낫다. 내가 신격을 전면에 드러낸 이상, 이제 이형식을 위험에 처하게 할 수준의 위험은 나와 같은 신격을 제외하면 없다고 할 수 있다. 안전하게 이형식의 성장을 이끌어내면서 과의 운을 확실하게 터뜨리기 위해선 이 방법이 최선이야.”


키텔의 말에 소장이 뭐라 말을 할 것처럼 입을 달싹이다, 그만둬버렸다. 사실상 자신의 영향력 정도로 이 상황을 어떻게 하지 못하게 될 정도로 판이 커져버렸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 같았다.


키텔이 차가 있는 쪽을 한번 쳐다보고나서 말했다.


“일단, 녀석은 함부로 뭔가를 하진 못할 거다.”


“어떻게 그걸 단언하실 수 있죠.”


키텔이 날 가리키면서 물었다.


“이형식의 과의 운이 본격적으로 작용하는 중이다. 원래 어느 정도 묶여 있었어야 할 목줄이 완전히 풀려버린 상황에서, 무의식적인 생각만으로도 스스로가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녀석의 눈 밖에 나고 싶겠나.”


“내 힘을 제대로 쓸 수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상황 아니었어?”


“의식적인 활용 부분만 그렇다는 얘기였다. 무의식적으로 운용되는 과의 운이 어떻게 작용할 지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지. 인과의 고리를 관리하며 우리 삼 신격은 네 과의 운의 엄청난 힘을 어느 정도로나마 예측할 수 있었고, 그래서 널 대할 때 그들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할 수 있었던 거지.”


“그런 것 치곤 넌 날 엄청 편하게 대하는 것 같은데.”


그가 피식하고 웃었다. 키텔이 되고 나서 처음 보는 것 같은 웃는 모습이다.


“난 네 형이잖냐.”


순간 멈칫했다. 그 얼굴에서 예전 이형만 때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닌 걸 알면서도 무심코 반응해 버렸다. 그가 더 크게 웃어 보이더니 내 머리 위에 손을 얹고 마구 헝클어 댔다.


“농담이고, 내 목적 자체가 여기 있는 모두를 비롯해서 침식지역에 피해를 보는 이들에게 득이 될 게 뻔한 데 겁낼 게 뭐가 있나. 결국 네가 바라는 건 내 계획대로 가는 거 아니겠냐.”


살짝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그의 손을 치웠다. 미묘하게 그것과는 다를 수도 있는 거 아니냐고 말 하려다가 입을 다물었다.


지금껏 그가 보여줬던 무감정한 신격의 태도에서, 왜 갑자기 이형만의 모습을 보이는 건지 감이 전혀 잡히지 않았다.


그를 가만히 살펴봤지만, 방금 전과 지금 다시 돌아온 무감정한 암석 같은 모습 사이의 차이에 그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다. 다른 두 사람은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조금 놀란 모양이지만 내색해보이진 않았다.


우리는 차로 돌아갔다. 거기엔 지하 연맹에서 구해준 차와 연맹의 관계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퓨라스는 저 너머 차 안에서 손을 흔들어 보였다.


차는 상당히 깔끔하게 잘 관리되어 있었다. EDMO 조사단이랍시고 온 우리들의 수가 너무 적다는 것에 지하 연맹 측 사람들이 의아한 기색을 보였지만 알라나 소장의 소개로 곧 납득한 얼굴을 해 보였다.


곧바로 차를 몰아 이동했다.



**



하루의 반 이상을 차에서 보낸 우리는 또 다시 골골 거렸다. 퓨라스와는 대화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졸거나 자면서 그 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눈앞에 목표로 한 곳이 있음을 확인한 키텔을 막을 수 없었고, 결국 모두가 침식지역이 있던 곳으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요란하게도 지나갔네요.”


침식지역으로 가는 길은 엉망이었다. 곱게 이동만 했다고 들었는데도 몬스터인 황금 거인의 크기가 크기니 만큼 건물이나 구조물들이 파손되거나 짓뭉개져 있는 등 엉망이었다.


“길을 몰라서 못 찾아가진 않겠군요.”


퓨라스가 샐죽 웃어보였다. 뭐가 저렇게도 좋은 건지. 하지만 딱히 대꾸는 해주지 않았다.


“네가 이렇게 만든 것 아닌가.”


갑작스럽게 나온 키텔의 말에 우리 모두가 걸음을 멈췄다. 퓨라스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침식지역의 몬스터가 갑자기 움직이게 된 게 저 때문이라고 생각하시기라도 한 겁니까.”


갑자기 훅 들이치며 대화를 시작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우리는 숨을 죽였다. 앞서 안내하던 지하 연맹측 관계자들이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소장이 잠시 사정이 생겼으니 먼저 가라며 손짓을 해 보여서 그들은 먼저 떠나갔다. 그때까지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던 키텔이 입을 열었다.


“도리어 제가 묻고 싶군요. 지난 10년 간 당신이 관리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인과의 고리가 헐거워져 침식지역의 활동이 더 활발하게 된 게 아니었습니까. 저와 뮈라제가 애를 써 봤자 신격 하나가 맡고 있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우겠습니까.”


“스스로가 거짓말을 하면서도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나. 인과의 고리를 정돈하면서도 못 느꼈나. 이건 우리 셋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물건이라는 걸. 그래서 난 일찌감치 다른 수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 했지. 계속해서 너와 뮈라제에게 말해왔지 않았나. 이대로는 아무 것도 해결되는 것은 없다고.”


키텔의 말에 퓨라스가 가만히 그를 쳐다봤다.


“아니요. 단지 방법이 달라질 뿐이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 다는 걸,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의 말에서 묘한 의미를 감지해 냈다. 앞전 키텔이 말했던 세 가지의 해결 방법이 떠올랐다. 나는 키텔의 말을 막 시작하기도 전에 먼저 나서서 그에게 따져 물었다.


“그 말은, 굳이 지구를 원래대로 돌리지 않아도 된다는 말처럼 들리네요. 날 찾아왔을 땐 그런 말은 하지 않았잖습니까. 왜 그 사실을 빼고 내게 얘기했습니까?”


퓨라스가 하얀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저 웃음으로 모든 것을 가려버리려는 것처럼 보여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모든 것을 알려 드릴 순 없는 법이죠. 혹여 제 말을 듣고 당신께서 절 해가 되는 쪽으로 여기기라도 했다 어떤 불벼락을 맞으려구요.”


내 과의 운을 신경쓰고 있다는 말처럼 들린다. 키텔이 말했던 대로다. 그는 곧 고개를 숙여 보였다.


“사과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시시각각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당신의 무의식이 이 대목에서 어떤 일을 벌일지 몰라 신중하게 접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그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자, 그가 재차 말했다.


“하지만, 믿어 주십시오. 저도 키텔처럼, 온건하게 문제를 풀어나가고 싶으니까 말입니다. 앞전에 얘기했던 업과 격을 들어 얘기하자면, 어려운 일을 어려운 수로 해결하면 해결 할수록, 제게 돌아오는 업의 크기도 더욱 커지니까 말입니다.”


일견 타당하게 들리는 말이었다. 나는 가만히 있었고, 키텔도 거기에 뭐라 다른 토를 달지 않았다.


키텔이 발걸음을 떼는 걸 시작으로, 우리는 다시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을씨년스런 분위기 속에서 적일지도 모를 이와 함께 걷는 길.


차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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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Understar (3) 19.01.23 162 4 11쪽
19 Understar (2) 19.01.22 200 5 11쪽
18 Understar (1) 19.01.21 184 3 11쪽
17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3) 19.01.19 222 4 11쪽
16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2) 19.01.18 235 3 12쪽
15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 19.01.17 235 4 11쪽
14 Save us Now (4) 19.01.16 248 6 13쪽
13 Another side - Fake It 19.01.15 247 5 13쪽
12 Save us Now (3) 19.01.14 252 6 13쪽
11 Save us Now (2) 19.01.12 257 4 14쪽
10 Save us Now (1) 19.01.11 277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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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Season of Change (3) 19.01.09 338 4 11쪽
7 Season of Change (2) 19.01.08 435 5 12쪽
6 Season of Change (1) 19.01.07 542 4 13쪽
5 Who Let The Dogs Out (3) 19.01.05 657 4 14쪽
4 Who Let The Dogs Out (2) +1 19.01.04 775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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