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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내 운빨 돌려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완결

인망
작품등록일 :
2019.01.01 22:38
최근연재일 :
2019.02.16 22:36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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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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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4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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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 (3)

DUMMY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알라나 소장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재앙급 몬스터가 갑자기 이동을 시작하기 전까지 특급 침식지역이었던 곳은, 파괴적인 외양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수십 년 침식지역 연구를 했지만 이런 건 정말 처음 보는 군요.”


원래의 풍경이 벌레먹은 잎사귀처럼 변해있었다. 돌이나 나무, 물이 흐르는 풍경을 그려낸 그림에 다양한 모양의 찍개에 색을 묻혀 마음 내키는 대로 찍어낸 것처럼 엉망진창이었다. 그런 색이 비껴난 조금의 틈을 통해서 원래의 풍경을 조금 엿볼 수 있을 뿐이었다.


알 수 없는 것, 알 수 없는 곳에서 그것들을 맞닥뜨렸을 때 기본적으로 취해야 할 태도는 신중함이다. 침식지역 교육을 받으며 들었던 행동 수칙 중 하나다.


교육 때 자료화면으로 봤던 옛날 영화가 생각났다. 함부로 외계 식물을 건드리다 감염되어 숙주가 된 사람이라거나, 동물을 함부로 건드려 그들의 한 끼 식사가 되는 누군가라거나.


그런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그녀였지만 눈앞의 연구 거리에 흥분을 감출 수 없는 것 같았다. 그런 그녀와는 달리, 키텔과 퓨라스는 이 장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제 마음껏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나는 두 신격을 곁눈질로 흘긋 쳐다봤다. 둘은 말 없이 이 장소를 살펴댔다. 심지어 직접 손으로 만지기까지 했는데, 그들의 손에 닿은 공간이 희미하게 더 빛나는 것처럼 보였다.


“억지로 자리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이 꼴이 되어버린 건가.”


“그런 것처럼 보이는군. 이걸로 침식지역이 해당 위치와 완전 융합된 거라는 가설이 확실해졌군.”


키텔이 쪼그려 앉았던 다리를 펴서 일어났다. 그가 땅에서 주워든 돌멩이를 머리 위로 올려 햇빛에 비췄다. 여러 가지 색깔로 빛나던 돌멩이는 서서히 가루를 흩날리다 이윽고 사라졌다.


“침식지역의 핵을 이루던 몬스터가 빠지고 붕괴해버린 모양새군. 소장, 혹시 이 이전에 몬스터가 이동 중이었을 때 이곳에 대한 정보 같은 건 혹시 없나?”


“네. 어, 기존의 침식지역들처럼 색을 띈 모습이었다고 했습니다. 위험할 까봐 차마 진입까지는 하지 못했지만요.”


나는 대답을 하던 소장을 바라보다 문득 떠오른 게 있어 그녀 곁으로 다가갔다.


“각성기는 사용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내 질문에 그녀가 쓴 웃음을 흘렸다.


“제 각성기는 오직 지구의 물건들에만 반응합니다. 여기 널려있는 조각이나 공간에 손을 대고 사용해 봤자 제 열량만 낭비하는 꼴이죠.”


“그건 참 아쉽게 됐네요.”


“아니요, 꼭 그런 것만도 아니랍니다.”


그녀가 희미한 웃음을 내보였다.


“당신과 함께한 동안 만난 저 초월적인 존재들과 그들이 해준 말을 통해 기존의 연구 결과와 비교 대조해 가면서 새로이 연구 결과 및 주제를 갱신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겨우 시작점에 올라선 것 뿐이지만요.”


“아, 예....”


세상이 어쩌구 저쩌구 큰 얘기가 오고가는 가운데 연구에 대한 부분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과연 EDMO 연구소를 총괄하는 소장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진서희 씨가 보이지 않았다. 찾아보니 그녀는 우리들과 좀 떨어진 곳에 서서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그녀는 내 호위 겸 연구 보조로 있는 거니까요. 일에 충실한 거지요.”


그러다 내 곁에 서 있는 신격 둘을 쳐다보고서 말을 덧붙였다.


“뭐, 별 일이야 있겠어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



“인위적인 힘이 가해진 흔적을 단 하나도 찾지 못했다.”


“마찬가집니다. 몬스터는 스스로의 의지로 자리를 박차고 떠난 것으로 보입니다.”


침식지역 근처 임시 캠프 중 휴식처로 꾸며진 곳에서 우리들은 침식지역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그래봤자 신격 둘이서만 떠드는 자리가 되고 말았지만.


“그 몬스터를 움직인 계기가 무엇인지, 그리고 인과의 고리와 강한 연관이 있었을 이곳에서 그 흔적을 찾아내고자 했던 게 목적이었지만,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


“그저 침식지역의 특성을 몬스터가 죽은 후에도 유지하고 있는 부분이 흥미로운 부분이었죠. 힘의 잠식이나, 융합 이후에도 그 영향력을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 것 같은 건 더 조사하면 유의미한 결과를 남길 수도 있을지도.”


“하지만 결국 원래대로 돌아가겠지.”


그렇게 말하곤 키텔은 생각에 잠긴 채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 연신 입을 열어대는 퓨라스와는 딴판이었다.


“피곤하군요. 너무 오래간만에 격하게 움직여서 그런 건진 몰라도 세상만사가 다 귀찮고 그저 침대에 머리를 뉘였으면 좋겠군요. 결국 다 제 착각에 불과한 감각이지만요.”


알라나 소장이 호기심을 품은 눈길을 그에게 보냈다.


“그게 무슨 말이죠?”


그가 하얀 웃음을 지어보였다. 유독 더 하얘 보이는 것은 착각일까.


“이 몸은 그냥 옷 같은 겁니다. 키텔에게 앞서 들으셨는지 모르겠지만, 밖으로 나갈 때 맨몸으론 나갈 수 없으니 옷을 입는 것처럼, 위에서 이 땅 위로 내려올 때 이런 몸뚱아리를 만들어다 쓰는 거죠.”


“말로는 참 쉽네요.”


그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뭐, 그렇죠. 그런 옷이라는 특성과 따져보면, 이 단말로 사용되는 몸뚱아리는 여러모로 편한 점이 많습니다. 유용하기도 하구요. 이를테면...”


그러더니 그가 나를 쳐다본다. 흰 동자뿐인 그의 눈 속에 일순 불꽃같은 게 일렁이는 것처럼 보였다. 이상한 느낌이 올라왔다. 문득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바꿔치기 용 제물로 사용할 수 있다거나?”


퓨라스의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주위가 깜깜하게 변했다. 그리고 또 한 차례 주변의 모습이 변했다. 침식지역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공간이었다.


사방은 여러 가지 색깔로 빛나고 있었고, 그 공간 가운데엔 내 허리께 정도 쯤 오는 높이의 넓은 돌판이 놓여 있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 납치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머리 위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갑습니다. 이형식 씨. 그때 보고 몇 개월 만에 보는 건지 모르겠군요. 잘 지내셨습니까.”


정중한 목소리. 겨우 고개를 들어 목소리가 들려온 쪽을 바라보니, 예전에 봤던 여자 한 명이 서 있었다. 그 고고한 눈길엔 이전과 같이 날 어려워하는 기색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다.


“뮈라제... 뮈라제 당신이 날 납치한 겁니까.”


“납치한 건 퓨라스입니다. 그가 자청했죠. 우리의 실험은 끝났고, 소재가 필요한 상황이니 자신이 직접 그 소재를 갖고 오겠다고 해서 막 보낸 참이었죠.”


“실험? 소재?”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말. 무엇에 대한 실험이며 그 소재란 또 뭐란 말인가. 내 궁금해 하는 기색에도 그녀는 딱히 설명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그저 무감정한 표정으로 날 향해서 손을 내뻗었을 뿐이었다. 나는 몸이 떠오르는 것을 느끼며 버둥거렸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분통이 터졌다.


“분명 위험하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후후훗.”


뮈라제가 웃고 있었다. 높은 음색의 웃음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그 사이 내 몸이 어딘가에 눕혀졌다. 뮈라제는 웃음을 그치고 날 내려다 봤다. 즐거운 듯 한 그 표정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그가 예상하지 못한 건 당연합니다. 이번 일엔 퓨라스의 희생이 따랐으니까요. 스스로의 단말을 바쳐서 대상을 데려오는 수를 쓰리라곤 절대 상상하지도 못했을 겁니다. 아, 아니다.”


그녀가 활짝 웃어보였다.


“우리 둘이 손을 잡았다는 걸 생각지도 못했다는 게 맞겠죠.”


“도대체 뭘 할 생각이지? 내 과의 운 때문에 너희 둘 다 몸을 사렸던 게 아니었나.”


“스스로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나 보군요. 네. 맞아요. 원래는 그랬죠. 근데 저희도 실험을 통해서 당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알게 되었거든요. 특히 그 과의 운의 범위라던가, 적용 시 피해의 정도라거나 하는 부분을 말이죠. 그래서 지금, 바로 지금 이때를 노려서 이곳으로 데리고 온 거고 말이죠.”


“그 실험이란 게 대체 뭐냐고 그러니까.”


내가 으르렁 거리며 격렬한 반응을 보내자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이상 자극했다간 과의 운의 패널티를 바로 입겠군요. 설명 드릴 테니 조금 진정해 주시지 않겠어요?”


그때 전신에 전류가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느낌이 몸을 지나간 이후로,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힘들었다. 입도 떼어지지 않아 비명조차 지를 수가 없었다.


“지난 전투에서, 조금 색다른 경험을 하지 않았습니까. 조금 다른 공격을 해 오는 몬스터라던가, 안전지대에서 갑작스럽게 덮쳐들어온 엄청나게 강한 몬스터 라던가 하는 것들 말이죠.”


“!!”


눈 뜬 채로 말 한마디 못하고 그렇게 가만히 있는 날 가만히 내려다보며 그녀는 알아서 대답했다.


“그 모든 게 저와 퓨라스가 꾸민 일이랍니다. 아, 정말 길었어요. 퓨라스가 알아온 정보를 통해서 침식지역의 사소한 코드를 바꿔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부터 지금까지 정말 애 많이 썼다구요.”


내 이마를 손가락으로 살짝 툭 밀어내며 그녀가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이형식 씨, 정말 고마워요. 우리 둘의 격을 위해서 희생한 당신은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참으로 긴 기다림이었지만, 뭐, 앞으로 보낼 장구한 영생을 초월할 영겁의 세월에 비하면 찰나보다도 더 짧게 느껴지겠죠.”


그녀가 두 손을 들었다. 제멋대로 반짝거리던 주변의 색깔이 일순 흰색 하나로 통일 되었다. 그 빛이 점점 그녀의 두 손에 모이기 시작했다. 환희에 들뜬 그녀의 목소리가 이 공간에서 울려 퍼졌다.


“당신도 당신이지만, 퓨라스에게도 정말 감사를 표할 따름이에요. 아무리 희생의 신격이라지만, 스스로의 업을 위해서 제게 이 엄청난 업과 과의 덩어리를 넘겨주다니... 그를 위해서 신격의 힘을 대부분 소모해 가면서까지 당신을 이곳으로 보내는 데 힘을 보탰고 말이죠.”


그녀의 두 손이 빛에 휩싸여 완전히 가려졌다. 눈을 감아도 엄청난 광휘를 제대로 가리지 못했다.


“생각해보니, 이 모든 일을 계획한 게 그나 다름 없었네요. 그냥 침식 구역 째 한번 대청소를 하려던 걸 말려 더 좋은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절 말렸던 것도 그였고, 당신의 과의 운을 분리해내어 순수한 힘의 결정체로 만드는 법을 알아낸 것도 그였죠. 그리고 이 길고긴 계책을 제안한 것도 그였고... 아, 정말로 감사할 따름이에요. 이렇게 날려 이 엄청난 힘을 이렇게 혼자 먹어도 되는 건지 조금 켕기긴 하네요.”


빛이 그녀의 전신을 가렸다. 그 너머에서 웃음 짓고 있을 그녀의 표정을 상상했다. 기분 좋은 광경은 아니었다. 저만한 존재가 이 정도의 배신 계획을 세웠다는 것에 놀람과 허탈함을 느꼈다.


너무 허무했다. 나는 고작 이렇게 누군가의 먹잇감으로 써먹히기 위해서 태어났단 말인가. 그리고 과의 운이란 놈은 뭘 하고 있는 건지. 이 위험한 상황에서 눈앞의 저 썅년을 어쩌지 못하고 있는 건지.


간절히 빌었다. 내 눈앞의 저 썅년을 작살 내버려라, 하고. 지난 번의 재앙급 몬스터 두 마리처럼, 그녀도 전투 불능이 될 정도의 피해 이상으로 끝장나 버리길. 무언가를 이렇게 간절히 빌어본 적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정말 간절하게.


콰아아아아앙!!!!!


그리고 그 응답은 생각보다 빨랐다.


키텔이 말했던 것처럼 내 과의 운이 더더욱 강해졌기 때문인 지도 모르겠다.


“너였냐!”


내 부름에 답하듯, 공간 전체가 박살나며 그녀가 튕겨져 나갔다. 밖에서 재빨리 튀어온 그가 내 손과 발을 묶은 족쇄를 파괴하고 날 일으켰다.


“정신 차려! 다른 생각은 일단 멈춰! 지금은 저기 눈앞의 광녀를 어떻게 상대할 지만 생각해!”


키텔의 말을 들으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내 운은 아직 유효하다는 사실이 작은 기쁨으로 다가왔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그녀를 향해서 말했다.


“일단 저 입부터 어떻게 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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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In the Name of God (1) 19.01.25 182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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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Understar (3) 19.01.23 170 5 11쪽
19 Understar (2) 19.01.22 212 6 11쪽
18 Understar (1) 19.01.21 193 4 11쪽
17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3) 19.01.19 231 5 11쪽
16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2) 19.01.18 248 4 12쪽
15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1) 19.01.17 240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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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Another side - Fake It 19.01.15 261 6 13쪽
12 Save us Now (3) 19.01.14 266 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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