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스러운 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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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cantra
작품등록일 :
2019.01.02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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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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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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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작

DUMMY

먼저 크루프 사의 각종 화포들의 설계를 담당하는 부서에선 연구원들이 무진장 많은 설계도들과 밀려들어오는 각 군의 공급요구에 허탈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도대체 얼마나 만들어야 하는 거지?“

한 연구원이 각종 함포 설계도들을 보며 멍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그런데 아무래도 너무 많은데... 150mm부터 406mm까지···. 종류는 몇 종류 밖에 없기는 한데, 크기가 그냥 크기가 아니다 보니깐···."

"어쩔 수 없지. 결국은 최대한 노력하는 것 말곤 없지 않나? 한 1~2년 정도 노력한다면 실물로 만드는 데 성공할 수 있겠지. 설계도에 쓰이는 재료나 제조공법들은 적혀있다 보니깐. 그나마 짧아졌으니 말이야."

"그렇지. 설계도 하나만 던져놓았으면 재료비나 가공처리 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어야 할지···.“

"그러게 말이다···."

멍하게 밀려들어온 주문서들을 보다가 결국 각종 화포들의 생산을 위한 연구에 들어갔고, 한편으로 크루프 보다는 작은 구경의 화포를 생산하는 라인메탈 사에서는 4종류의 화기와 화포들의 설계도를 보며 연구하고 있었다.


"기관총에서부터 75mm와 88mm, 그리고 105mm라···."

"개발하는데 그리 어렵진 않겠지. 모두 기초가 될 설계도를 가지고 있는 상태인데다가, 75mm는 곡사포 기반에 88mm는 원래 있는 것을 개량하는 수준이니깐 생각보다 수월하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문제는 105mm인데···. 이건 나도 얼마나 걸릴지 예상할 수 없겠는걸.“

"105mm가 원래 함포 기반이라서 강선포는 만들기 쉽겠는데, 이 활강포는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탄도 안정은 도대체 어디에다가 팔아먹었냐?“

“일단은 생산 부서에 금형하고 재료 조합비들 가르쳐주도록 하자고. 이후에 시제품들을 계속 생산해서 설계도에 적혀 잇는 성능하고 비슷한지 검사하고.”

“그렇게 해야겠지. 아무리 완성된 설계도라도 우리가 만드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깐.”

대화를 끝으로 라인메탈 사에서도 기관총과 105mm 이하의 화포들을 본격적으로 제작하는데 시작했다.



이후 본사로 돌아온 다임러-벤츠 사의 엔진 개발부에서는 본사에 남이있던 설계사들이 설계도를 본 이후 쇄도하는 질문으로 순식간에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니깐 전투기용 1,800마력 엔진 설계도라고?"

"그래, 지금 항공기 제작업체에선 이 엔진을 기반으로 만들기 시작했으니깐, 빨리 만들라는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저런 출력을 가진 엔진을 만들고자 계획조차 안했는데 어떻게?“

1,800마력짜리 엔진을 만들라는 설계사의 말에 다들 이상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고, 그는 이어서 이를 해명하기 위해 말했다.


“나도 그건 잘 모르겠는데, 그쪽 설계사들이 말하길 그 전투기 설계도에는 이 엔진을 장착해서 만들어졌다고 하더라고.”

“아니, 그래. 이미 융커스에서 12기통 역V형 액랭식 엔진을 완성했다고는 하지만, 그거 출력이 680마력 밖에 안 되잖아? 그냥 융커스에 맡기는 것이 편하지 않아?”

"말도 마. 융커스는 가스터빈을 이용한 엔진 개발과 기존 엔진 개량하는데 모든 설계사들을 투입한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BMW에서는 공랭엔진으로 2,000마력 대 엔진을 만든다니깐? 그러니깐 우리가 가장 쉬운 거야."

“그렇긴 하네. 맙소사. 생전 처음 만들어보는 녀석을 만드는 우리가 그나마 쉽다니···.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거지?”

분명 자신들은 여태껏 만들어보지도 않은 엔진을 만드는데도, 다른 회사들보다는 가벼운 것이란 평가에 이곳에 남이 있었던 설계사들은 이해하는 것을 포기했다.


이외에도 화학 및 전자 회사들도 위의 회사들하고 상황이 비슷했다.

“이것들은 모두···. 항생제인가?”

“C9H11N2O4S 이건 영국에서 푸른곰팡이를 기반으로 한 항생제인 듯하고, 이건 도대체 뭐지? C12H13N5O2S? 어떻게 작용하는 항생제인지 추측하기가 어렵군.”

바이엘과 획스트, 아그파[1] 사에서 온 연구진들은 페니실린과 설파제인 프론토실의 분자식과 합성 공법이 적혀있는 서류를 읽으면서 평가를 내리기 시작했고, 바스프 등 화학 공업 회사들은 나일론이나 플라스틱 같은 고분자 물질들을 보고 있었다.


“수상께선 차량의 대형화를 위해 더 큰 타이어와 총몸에 사용할 플리스틱이 필요하다고 하셨지. 과연 가능할까?”

“타이어는 몰라도, 총몸용 플라스틱은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당장 베이클라이트 또한 총기 일부분에 사용은 가능할 것 같고, 총몸 전체로 따지자면···. 적어도 열경화성 수지로 페놀 수지 말고 이 에폭시? 수지하고 여타 다른 녀석들을 혼합해서 만들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히틀러한테서 받은 에폭시 수지 제조 공법 및 화학식들을 보면서 연구원이 말했고, 다른쪽에서는 전자기기에 대해 대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백열전구를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전등, 개선된 진공관과 진공관을 활용한 전자기기, 그리고 몇몇 부분에선 진공관을 대체할지도 모르는 새로운 반도체 소자···. 이게 우리의 이해범주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인가?”

“완전히 새롭습니다. 이 신형 반도체소자만 있다면 현재 있는 마이크를 소형화 할 수 있고, 스피커의 출력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마이크나 스피커 말고도 여러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노이만 교수라면 이를 이용해서 무언갈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텔레풍켄[2]에서 온 연구진들은 당장 자신들의 분야인 마이크나 텔레비전 말고도 여러 가지들에 대해 의견을 내기 시작했고. 이들 말고도 다른 연구원들은 트랜지스터나 여타 다른 전자기기들의 설계도를 보면서 제대로 자극받았는지 수많은 아이디어들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약 한달 뒤에 예상치도 못한 선물이나 다름없는 설계도를 연구하면서 희희낙락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거의 외통수나 다름없는 정부의 명령이 내려왔으니, 산업 및 노동과 관련된 모든 정부 및 나치당 부처들을 모두 합쳐서 새롭게 만든 국가산업노동부와, 그 장관으로 지명된 프리츠 토트[3]를 필두로 산업체 개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본 장관은 기업들의 체질 개선과 각종 부패행위 및 부정한 관행 등의 근절을 수상 각하로부터 지시받았고, 이를 위한 전권을 부여받았습니다. 이번 수상 각하의 지시를 수행하기 위해 당과 다른 정부 부처의 협력은 일찍이 받았기에, 모든 기업들은 정부의 지시에 협력해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프리츠 토트 장관이 군수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기업들의 사장과 회장들을 모조리 불러 모아서 선전포고나 다름없는 선언을 했음에도, 토트 장관 뒤에는 국민들의 지지와 정당한 명분. 그리고 히틀러한테서 받은 설계도들을 연구한 결과, 그 안에 녹여진 기술들의 잠재력을 파악한 기업들로써는 찍소리도 하지 못한 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토트 장관의 기업들에 대한 명령이 내려진 이후, 며칠이 지난 뒤, 히틀러는 얼마 전 기초공사에 들어간 베를린 올림픽 경기장의 공사 현장에서 모더니즘 건축의 거성 중 한명인 미스 반 데어 로에와 함께 보고 있었다.


“흐음, 최근 올림픽을 위한 건축물들이 그려진 지도를 봤었는데, 우리 독일의 우월성을 보여주기 위한 건축물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소. 그러니, 혁신적인 건축물들을 지은 당신이 올림픽 기간 동안 올 외국인들에게 이 독일의 기술을 전시해 줄 대형 전시장 하나를 설계해 보는 것이 어떻겠소? 정부에서 최대한 밀어주리라.”

원 역사에선 나치의 탄압으로 미국으로 이민 간 미스 반 데어 로어에게 역으로 제안이 들어오자,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히틀러가 제안을 하기 전까지 보고 있던 로어는 약간 당황스러운 표정을 하다가 바로 의심스러움이 묻어나오는 말투로 답했다.

“그렇게 먼저 제안을 해 주신다면 거절하지 않겠습니다만, 수상께서 이런 제안을 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단순한 변덕이랄까, 앞으로의 건축 양식은 경기장처럼 돌로 이루어진 고전 양식보다는 유리와 철근 콘크리트로 대표되는 건물들이 주류를 이루겠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생각했기 때문이오.”

미래에 마천루로 가득 찬 도시들을 생각하면서 그가 말했고, 로어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수상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독일에서 그런 건축물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으실 겁니다.”

“가능하면 그런 건축 양식으로 이루어진 건물만으로 이루어져 있는 도시를 하나 새로 만들고 싶소. 언젠가 때가 된다면 가능하겠지요.”

미래에 새로 지어질지도 모를 신도시들을 잠깐 생각한 그는 바로 자세를 돌려, 부관이 서서 기다리고 있는 전용차로 걸어갔다.

“데시우와 베를린의 바우하우스[4]를 다시 여는 것을 허가하며, 정부에서 대폭적으로 지원하겠소. 모더니즘이란 꽃을 찬란히 피워보시오. 부관, 들었는가?”

“예, 수상 각하. 국가과학문화교육부 장관에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사회주의와의 연관성이 있다는 명목으로 국가에서 탄압하던 모더니즘을 이제 국가가 반대로 지원하기 시작하자, 로어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하는 표정을 지으며 전용차로 걸어가는 히틀러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가 탄 차량은 곧장 올림픽 기간 동안 독일 전 지역에 실시간으로 하계 올림픽 경기를 중계할 방송국인 파울 닙코프[5] 방송국 건설 현장을 잠시 찾았다.

“원래보다 더 크게 짓는군. 그래, 이렇게 더 크게 지어지기 시작한 이곳이, 훗날 세계 TV 방송계의 성지가 되겠지.”

영국 BBC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의 방송국을 만들 의지로 가득 찬 그는 그리 말하면서 기사한테 계속 가도록 지시했다.

다음날, 히틀러가 서명해야 할 서류들을 처리하고 있을 때, 끝냈을 때쯤,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똑똑똑!

"들어오게나."

그의 말에 조용히 문이 열렸고, 그 사이로 부관이 들어왔다.

"수상 각하, 시간이 되었습니다."

"알겠네, 이 서류만 처리하고 바로 가겠네."

“알겠습니다, 수상 각하.”

그의 말에 부관은 문 옆으로 몸을 옮겼고, 마지막 서류를 처리한 그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몇 시간 뒤, 베를린 대학교 입구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곧장 부관과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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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셋 모두 독일의 제약회사들이다. 바이엘은 지금까지 존재하지만, 획스트는 현제 프랑스 제약회사인 사노피 사에 합병된 상태이며, 아그파는 벨기에의 인화지 전문 회사 게바트 사와 합쳐져 아그파 게바트로 존재한다.

[2]Telefunken, 1903년 독일 전자회사 지멘스와 AEG가 합작해서 만든 회사로, 무전 및 텔레비전 회사이다.

[3]Fritz Todt(1891~1942) 건축기술자 및 나치 고위 관료로, 전쟁물자 생산 및 운송을 담당하는 군수탄약성 장관을 역임했다.

[4]1919년 설립된 시각 및 조형예술 학교로, 모더니즘과 현대 디자인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5] Paul Nipkow(1860~1940) 독일에서 처음으로 기계식 TV인 닙코프 디스크를 개발한 발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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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 새로운 질서 +7 19.02.07 1,309 22 12쪽
34 3. 새로운 질서 +6 19.02.03 1,545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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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 본격적인 준비 +5 19.01.23 1,498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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