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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넓은남자
작품등록일 :
2019.01.02 00:09
최근연재일 :
2019.01.20 18:27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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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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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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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화

이글은 픽션입니다.




DUMMY

진성기업대표.

그 이름이 주는 무게는 결코 작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하의 경계하는 눈빛은 지워지지 않았다.


‘이 녀석...’


그것만 봐도 이 당시의 송하가 얼마나 굴곡진 삶을 살아 왔는지 알 것 같았다.

이건 단순히 철벽 치는 것과는 다른 문제였기에.


그래서 나는 대화부터 시작했다.

이대로는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았기에.


“당연한 말이지만 지금 당장 너에게 뭘 요구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그러니 너도 나에게 기회를 줬으면 한다.”

“기회를요? 제가 왜요?”

“그게 너에게도 도움이 되리란 확신이 있어서다.”


보통 사람들은 신뢰를 어느 정도 가지고 시작한다.

그러던 것이 교류를 하면서, 약속을 어기게 되고, 실망이 반복되면서 신뢰가 깨지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그런 사이부터 되자고 말하는 것이다.

아마 똑똑한 그녀라면 내가 말하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바로 알아채겠지.


“별로 도움이 필요 없다면요?”

“그래도 받는 것이 좋다. 사람은 함께 하는 것이 더 가치가 있으니까.”

“그게 꼭 아저씨일 필요는 없잖아요.”

“물론이다. 하지만 나보다 더 잘 케어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이건 진심인데 아마 없을 것이다.”


정공법.

18살 꼬맹이에게 이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다고 나는 말하면서도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케어해 줄 건데요?”

‘빙고.’


그리고 역시나 내 진심이 그녀의 기운을 살짝이나마 누그러트린 것을 볼 수 있었다.

견고했던 그녀의 아성의 문이 살짝이나마 열린 것이다.


“나는 조만간 클랜을 만들 생각이다. 거기서 널 중히 써줄 것을 약속하지. 이것과 관련해서는 계약서에도 명시할 거니까. 나중에 다시 협의를 하자.”

“..............”

“너도 네가 각성했다는 사실을 알아 본 내 안목을 어느 정도 인정할 거라 본다. 당연히 너의 성장과 육성 또한 책임져 줄 것이며, 거기에 드는 제반 비용 모두 지원해 줄 생각이다.”

“...........계약금은요?”


돈 이야기가 나오자, 그제야 그녀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 그녀가 돈이야기를 꺼낸 것은 테스트에 불과할 것이다.

회귀전 그녀는 돈을 중요시 한 사람이긴 했으나, 그보다 사람을 더 중요하게 여겼기에.


“지금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다. 돈과 관련 된 것은 나중에 계약할 때 협의하면 될 일. 지금은 너와 나, 둘의 관계에 더 집중했으면 한다.”


그 말이 끝나자, 송하는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봤다.

나 역시 그런 송하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송하는 잠깐이나마 그렇게 보더니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솔직히 말해서, 좀 어이없어 지려고 해서 그런데, 왜 이렇게 까지 하는 거예요? 아저씨 정도 되는 사람이 나한테 직접 찾아와서 이러는 거 솔직히 이해 안 되거든요.”

“그건.....”

“왜요?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는 거예요?”

“이런 말이 너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겠는데, 한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졌지만, 그 뛰어난 능력 때문에 누구보다 오만하게 된 사람이다.”

“...........”


느닷없이 꺼낸 내말에 그녀가 뭐지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그녀의 반응에도 아랑곳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그가 한 선택은 늘 옳았다. 그렇기에 그러한 경험들이 그를 오만하게 만든 것이다. 물론 그는 은연중에 알고 있었다. 자신도 틀린 선택을 할 때가 있으며, 자신의 현재 생각이 지나치게 오만하다는 걸.”


나는 말하다 말고 코밑을 살짝 만져 봤다.

까끌까끌한 수염이 느껴졌다. 그 수염의 까끌까끌함을 느끼며 나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사내는 그게 당연하다 생각했다. 오만함도 통제할 수 있으면, 자부심이 되고 당당한 자신감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무엇보다 오만하다는 말은 상대적인 개념이라, 그런 의미에서 그는 자신 정도면, 오만해도 된다고 스스로를 합리화 했다.”

“아저씨 얘기예요?”

“그래 내 얘기다.”

“흐음...”


내 대답에 송하가 새삼스럽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그녀의 눈빛을 피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내가 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지 알겠니?”

“글쎄요, 굳이 알고 싶진 않지만, 그냥 자기 잘난 맛에 살아서 그런가.”

“후후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실상은 내가 길을 잘못 들었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짜 두려운 일은 두렵다고 가는 것을 멈추는 일이지 자신의 오만함을 후회하는 것이 아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멈춘다는 것.

그것은 일종의 포기다.

그래서 차라리 나는 그걸 경계하고, 오만함을 택했다.

마음이 꺾이는 것보다 그게 낫다 생각했기에.

아무튼 두서없는 내말에 드디어 그녀가 반응을 보였다.


“뭔가 우리 할아버지랑 비슷한 말을 하네요. 할아버지도 늘 그러셨는데. 지금의 너는 과거의 네 생각과 행동이 만들어낸 결과물일 뿐이니 반성은 하되 후회하지 말라고, 후회하는 순간 미래의 너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좋은 할아버지시구나.”

“뭐 지금 아저씨처럼 꼰대기도 하셨죠.”

“헐 꼰대라니 그건 너무했다.”


내가 조금은 충격 받은 목소리로 말하니, 송하가 검지만 들며 요리조리 흔들었다.


“사소한 거에 신경 쓰지 마시고 계속 이야기 해보세요.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요?”

“...............”

“얼른요.”


콩하고 머리라도 한 대 쥐어박고 싶었지만 일단 참았다.

일단은 그녀와 친해지는 것이 중요했으니.


“결과적으로 나는 마음이 꺾이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했다.”

“마음이 꺾이지 않는 방법이라. 그런 게 있어요?”

“당연히 있지. 없다면 내가 왜 널 찾아왔겠느냐?”

“에?”


송하는 눈치가 없는 아이가 아니었다.

방금 내가 한말이 무슨 의도로 말했는지 눈치챘을 것이다.

역시나 송하는 핵심을 물어왔다.


“설마 절 영입하고 싶은 이유가 그거예요?”

“왜 아니겠니? 나는 너처럼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다. 그게 널 찾아온 이유다. 내가 왜 널 찾아 왔냐고? 네가 누구보다 뛰어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아저씨 술 마셨어요? 뛰어난 인재는 무슨.”

“그건 두고 보면 알 일이고, 아무튼 신중하게 선택했으면 한다. 아까 말한 것처럼 나는 너에게 충분한 도움을 줄 수 있다. 네가 현재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설마 그게 뭐가 됐든 다 이뤄주겠다는 건 아니죠?”

“당연히 뭐가 됐든 다 해결해 줄 거다.”

“진짜 오만하시네.”


그 말에 내가 빙그레 웃자, 송하의 얼굴이 빨개졌다.

성공한 걸까?


[역시 너는 사기꾼이다.]

“아저씨. 확실히 취.한.것 같아요. 어떻게 맨 정신으로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요? 아무튼 생각은 해볼게요.”


하지만 아직 멀었다.

강적 두 명은 그런 나의 감동적인 연설을 귓등으로 듣고 있었다.


쳇.


*


“이것 받아라.”


나는 주머니에서 검지만한 튜브를 꺼내 건넸다.


“이게 뭔데요?”

“재생크림이라는 것이다, 여드름에 좋은 거다.”

“저 여드름 없는데요?”

“없어도 받아라. 지금 없다고 앞으로 안 생긴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내가 화장품을 좀 아는데, 네가 쓰고 있는 샵벨라 비비크림은 민감형이라도, 잔여물을 남기는 화장품이다. 그렇기에 늦게 씻거나, 안 씻으면 트러블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헐 뭐래. 저 잘 씻거든요.”

“농담이다. 네 성장을 도와줄 물건이니 하루에 한 번씩 바르면 된다.”


튜브에 든 내용물은 잠재력을 자극하는 아이템이었다.

꽤나 높은 등급으로 현재 그녀에게 꼭 필요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저씨 어디 가서 그런 농담하지 마세요. 세상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으니까.”

“그런 것 치곤 거절하지 않는구나.”

“선물에 무슨 죄가 있나요? 죄는 사람이 짓는 거죠.”


내 선물을 넙죽 받아든 그녀는 처음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를 보며,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은 안되지만, 선물은 되는군.’


그 특이한 성향을 알고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튼 송하는 그 자리에서 내용물을 발라보기 시작했다.


“오 시원한 느낌. 그리고 뭔가 속에서 간질간질 거리는 게 이거 엄청 좋은 물건 같아요.”

“당연히 좋은 물건이지. 그리고 오직 나만이 만들 수 있는 물건이라 귀한 것이기도 하다.”


내 너스레에 송하가 피식 웃었다.


“역시 오만한 아저씨.”

“그럴땐 매력적인 아저씨라고 해도 좋은데 말이지.”

“비호감 아저씨겠죠.”

“아직 남자 보는 눈이 없구나.”

“뭐 어쨌든 저 여기서 친구 만나기로 했거든요.”


우리가 도착한 곳은 해운대 해수욕장에 위치한 수제 햄버거 가게 앞이었다.

그녀는 그 앞에 멈춰 서서는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선물은 감사해요.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게요.”

“그래주면 고맙고.”


그런데 그녀는 내 눈을 보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언뜻 그녀의 눈동자 안에서 신령스러운 뭔가 비치는 것은 착각일까?

‘뭐지?’


“왜? 그렇게 보는 거냐?”

“그냥 아저씨 정체가 뭘까 하고 생각했어요.”

“그냥 지나가는 사업가 아저씨다. 원래는 오빠지만.”

“그런 것치곤, 너무 애늙은이 같은 말투라, 오빠로 안 느껴지거든요.”

“그렇다면 별 수 없지. 네 감정을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으니.”

“하여튼 희안한 아저씨라니까. 아무튼 오늘 나름 즐거웠어요.”

“나도 즐거웠다. 그리고 명함 버리지 말고, 언제든지 연락해라.”

“그건 생각해보죠.”

“되도록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그럼 다음에 또 보자.”

“네 안녕히 가세요.”


그렇게 그녀와 헤어진 나는 근처에 주차해 놓은 차에 올라탔다.

올라타자마자 길가메시가 황당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이렇게 간다고?]

“일단 얼굴은 익혔으니까.”

[신중한 건지, 소심한 건지.]

“그보다 그녀의 능력치는 어때?”


내 질문에 길가메시가 뚱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완전 초짜던데. 아마 각성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았다.]

“역시 그랬군.”


그렇게 나는 시동을 걸면서, 다음 만남을 기약하기로 했다.

씨를 뿌렸으니, 반은 성사 된 거라 생각하면서.


그런데 송하와의 만남은 생각보다 빨리 이루어졌다.

다음 날, 송하쪽에서 먼저 연락이 온 것이다.

내가 전화를 받자, 그녀는 꽤나 다급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아저씨 저 좀 도와주세요. 저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잠깐만 기다려라. 내가 곧 그쪽으로 가마.”


자초지정부터 묻지 않은 것은 그녀의 목소리가 불안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직접 대면해서 묻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이 맘 때에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안타깝게도 그런 기억은 없었다.

회귀 전에도 같이 일한 적이 없어서,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편이었기에.

‘만나보면 알겠지.’


나는 하스터를 불러 어제 그녀와 헤어진 곳으로 이동했다.

하스터는 눈치껏 사람들이 많은 곳이 아닌 근처 빌딩 옥상으로 나를 이동시켜 주었다.

나는 하스터에게 고맙다고 인사 한 뒤, 비상계단으로 내려가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리고는 바로 송하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어제 헤어진 곳이다. 여기서 어디로 가면 되지?”

-잠깐만 거기에 있어요. 제가 그리러 갈게요.


잠시 후 만난 송하는 어딘가 나사가 빠진 것처럼 멍해 보였다.

좀 울었던 모양인지, 눈가가 퉁퉁 부어 있어 확실히 무슨 일이 단단히 났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 무슨 일이냐?”

“아저씨, 저 좀 도와주세요.”




추천 선호작은 빛과 소금입니다.


작가의말

조언 남겨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특히 엘로힘님 요즘 들어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예전보다 더 많이 냉정해 지신 것 같아요.

엘로힘님 취향을 말해주시면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요새 독자분들 취향을 전혀 모르겠네요 ㅜㅜ


용황님 단점을 말해주시면 꼭 참고 하겠습니다.

요즘 글 쓰는데 고민이 참 많습니다.

저는 재밌는데, 독자분들이 재미없어 하는 것 같아, 저도 재미없는거 아닌가 라는 의심이 드네요.


제가 아무래도 필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변진섭님 매회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나 지적하실 부분 있다면 기탄없이 지적해 주세요.

꼭 참고해서 글 쓰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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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6 19.01.10 274 7 12쪽
8 8화 +3 19.01.09 307 7 14쪽
7 7화 +2 19.01.08 343 10 13쪽
6 6화 +1 19.01.07 398 1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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