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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돌아오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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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감사
작품등록일 :
2019.01.03 20:33
최근연재일 :
2019.02.0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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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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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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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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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투신, 돌아오시다 - 1인실에 내린 비

DUMMY

“오돌뼈 부서지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는데요?”

“그, 그런 말도 안 되는······!”

옆에 있던 이정범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어찌 되었건 한 달 정도 후면 퇴원하게 되실 겁니다. 그 안에는 병원 밥 말고 이런 식의 식단으로 드셔야 합니다.”

아버지의 몸이 원하는 것은 칼로리다. 칼로리에도 건강한 칼로리나, 영양소 같은 것이 존재하겠지만, 아버지의 몸속에 똬리를 튼 최서준의 기운은 훌륭한 여과기가 되어 고칼로리의 기름진 음식에서도 충분히 필수 영양소를 뽑아내어 아버지의 몸을 빠르게 회복시킬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 안 됩니다. 아무튼 무조건 안 돼요!”

하지만 의사는 노발대발했다.

생각해 보면 의사가 이러는 것도 이해가 갔다.

“내가 의사입니다. 처방은 내가 내려요!”

물론 이해는 했다. 하지만 현실은 최서준의 말이 맞을 것이다.

물론 증거는 빈약하다. 눈앞의 상황이 증거라지만, 앞으로는 모를 일일 테니까.

뭐, 믿지 못하는데 어쩌겠는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는 법이다.

“그럼 퇴원을 해야겠군요.”

“퇴, 퇴원 역시 말도 안 됩니다!”

갑자기 의사의 말이 횡설수설해졌다. 자신이 말한 것을 모두 부정하는 결과가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냥 퇴원을 시키면 될 텐데, 그러기에는 불치병과, 그 불치병에서 깨어난 최초의 사람이 자신의 병원에서 나타났으니 좀 더 홍보에 쓰고 싶기도 했다.

물론 최서준은 그런 의도 같은 거 몰랐다.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짜증이 날 뿐이다.

“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 뭐 어쩌자는 겁니까?”

그 말에 의사 역시 발끈했는지 감정적으로 나왔다.

“이곳은 내 병원이고, 난 의사입니다! 내가 내린 처방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지요.”

“지금 이 기적을 보고도 그런 소리를 합니까?”

거기에 대해선 의사도 할 말이 없었고, 말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어찌 되었건 안 됩니다. 당장 단식에 들어갑니다. 2년 만에 깨어나자마자 기름진 식사를 할 수는 없습니다.”

애써 지은 최서준의 웃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온 것은 30년간 마계를 주유하던 투왕 그 자체였다.

[네가 뭔데 그럴 수가 없대?]

“······.”

마치 두개골을 깨부수고 도끼처럼 박히는 암시에 의사는 한 발자국 물러났다. 아니, 물러나다가 다리가 풀려서 그대로 주저앉았다. 간호사들이 그런 의사에게 달려왔다. 부축할 생각은 하지 않고 ‘어떡해 어떡해’만 반복하며 발만 동동 구른다.

“끄응. 좀 심했나.”

하지만 그 이후론 의사 역시 고분고분해졌다. 일반인으로써 투왕의 살기를 직접 목도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다. 최서준은 그것에 대해 사과했고, 의사 역시 받아주었다.

물론 그 이후 도망치듯 병실을 빠져나갔지만, 어찌 되었건 사과는 했고 그것을 상대방이 받아줬으니 그걸로 된 거라고 생각하는 태평한 최서준이었다.


* * *


한바탕 소란이 있은 후 1인실.

그곳에 구비된 식탁 위에는 치킨과 피자, 족발과 보쌈 같은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아버지에게는 많은 음식이 필요했고, 최서준 역시 70년간 먹지 못했던 현대의 음식을 마음껏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적우적.

우저적!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모습이 아주 적나라했다.

먹는 것만 보아도 배가 부르다는 게 뭔지 알 것 같은 그런 느낌.

그 움직임을 나머지 가족들은 그윽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우득. 우드드득.

아버지의 몸은 조금씩, 아주 조금씩 커지기를 반복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정상인의 몸에서 운동 좀 한다는 사람들의 몸매로 이미 탈바꿈이 된 상태였다. 물론 슬쩍 본 하체 부분은 아직도 앙상했다. 아직 상체의 모든 근육이 활성화 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회복은 그야말로 시간문제다. 아마 모든 몸 기능이 회복된다면 아버지는 다른 각성자 부럽지 않은 신체스펙을 가지게 되실 터였다.

‘예상은 했지만 신기하네.’

“후우! 잘 먹었구나.”

서준이 그런 감상을 하고 있을 때, 해관 역시 식사를 끝마친 후 배를 쓰다듬는다.

그저 서로의 눈빛만을 교환하며 웃는다. 어색할지도 모르는 이 상황을 모두가 즐기고 있었다.

아버지, 최해관이 입을 먼저 열었다.

“가족이 모두 만나서 이렇게 식탁에 앉은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그 말에 모두의 입가에 지어져 있던 미소가 더욱 짙어진다.

이정범은 눈시울을 붉히기까지 한다. 그만큼 감동적인 상황인 것이다.

“난 사실 움직이지 않는 내 몸이 싫었단다. 그래서 죽을까도 여러 번 생각했었지. 모르긴 몰라도 내가 그런 마음을 먹고 며칠 있었으면, 아마 죽었을 것이다. 그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하지만 너희가 와서 간병해 주고, 우리 귀여운 손녀가 빨리 나아달라고 내 볼에 뽀보를 해주지 않았다면, 내 손 잡고 너희가 긍정적인 말을 해주지 않았다면 난 정말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너희가 있었기에 내가 살 수 있었다. 너무 고맙구나. 정말 고마워.”

말하는 최해관을 본 최서준의 눈이 찢어져라 부릅떴다.

그리고 그것은 서준을 제외한 다른 가족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최해관의 눈에선 맹세컨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것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렇다. 최서준은 단 한 번도 아버지의 눈물이란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다른 가족들 역시 그것은 마찬가지겠지.

최해관도 그것을 아는지 양 손으로 눈을 가린다.

“허···비가 오는구나.”

1인실에 방에서 비가 내릴 리 없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하지만 사실 이곳의 모두에게는 말이 되는 소리였다.

“그러게···말입니다, 아버지.”

최서준의 눈에서도, 최서아의 눈에서도 눈물 한 방울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크헝. 크허어엉······.”

심지어 이정범은 나라라도 잃은 듯 폭풍오열을 하고 있다.

최서준은 고개를 갸웃한다.

‘아니 넌 왜 그렇게 서럽게 우는 건데?’

어찌 되었건 그렇게 감동의 시간이 흘러가고, 그 감정 역시 차분하게 가라앉았을 즈음 최서아가 최서준에게 물었다.

“오빠. 지금 너무 상황이 기적처럼 돌아가고 있어. 오빠가 돌아왔고, 그런 오빠가 아빠의 불치병을 고쳐주고···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줄 수 있어?”

최서준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말해줄 때가 온 것이다.

“···사실 난 10년 동안 지구에 있지 않았어.”

그것을 시작으로 모든 것을 말했다.

물론, 뺄 건 다 뺐다.

70년은 10년으로 줄었고, 마계 4년 중원 6년으로 변했다. 마계가 얼마나 척박한지, 그래서 얼마나 죽을 고비를 넘겼는지 역시 빠졌다. 자신이 몇 마리의 마물을 죽였으며, 정점에 선 후에는 더한 악마가 되었는지 같은 것 역시 말할 수가 없었다. 그 후 중원 대륙으로 넘어간 것과, 거기에서 인간관계에 얽혀서 얼마나 많은 이들을 죽였는지도 말하면 안 되는 종류의 것이었다.

결국 6년과 4년 동안 다른 세상에 가 있었고, 그곳에서 많은 고생을 해서 힘을 얻어 돌아왔다는 것밖에 말하지 못했다.

‘음, 결국 대부분을 말하지 못했구먼.’

일종의 내숭이라 해도 좋았다. 70년 동안의 자신을 숨기고 싶었다. 물론 낭중지추라 해서 영원히 숨기진 못하겠지만. 아니. 아니다. 가능하다면 최서준은 자신의 과거를 가족에게만큼은 철저하게 숨기고 싶었다.

후아암.

잘 시간이 한참 넘은 조카 혜주는 치킨 다리를 행복하게 뜯으며 알아듣지도 못할 최서준의 이야기를 듣다가 꾸벅꾸벅 졸더니 이내 엄마 품에 안겨 잠들어버렸다.

그 모습을 그윽하게 바라보며, 최서준이 말을 맺는다.

“그렇게 된 거야.”

그간의 고생을 함축적으로 말했다.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

허나, 빙산의 일각을 들은 것만으로도 가족들은 숙연해졌다.

최서아가 침묵을 깬다.

“솔직히 너무 방대한 이야기야. 하지만 증거를 봐버렸으니······.”

그렇다. 이미 증거를 봐버렸다. 최서준은 적어도 불치병에 걸린 최해관을 살릴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고, 그 과정 속에서 다른 세상에 10년 동안 있었다는 것 역시 설명이 된다.

“10년 전이었으면 못 믿었을 거야.”

하지만 이미 10년이 지난 지금, 에그가 나타나고, 그 안에서 몬스터가 쏟아지는 지금에 와서 다른 차원의 세상이 실재한다는 것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 에그 속 세상이 지구가 아닌 다른 세상이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확신처럼 갖고 있는 과학자들 역시 많이 존재했으니 더더욱 그러했다.

심지어 최해관은 그런 의심의 과정조차 없었다.

그저 아들을 와락 끌어안을 뿐이다.

“그간 열심히 살았구나!”

“···그간이라. 하하, 그렇네요.”

70년간의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정말. 정말이지 아등바등 열심히도 살았다.


작가의말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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