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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돌아오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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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감사
작품등록일 :
2019.01.03 20:33
최근연재일 :
2019.02.01 23:3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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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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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투신, 돌아오시다 - 30억을 드리겠습니다.

DUMMY

70년간의 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정말. 정말이지 아등바등 열심히도 살았다.

“덕분에 이렇게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거면 된 거죠.”

“그래, 앞으로 잘 하자. 나 역시 욘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비가 되려면 빨리 털고 일어나야겠구나. 그리고 돈을 왕창 벌겠다.”

그래, 돈이다.

행복을 살 순 없지만, 대부분의 불행을 팔 순 있는 물질.

그게 바로 돈인 것이다.

“난 알고 있단다. 내가 쓰러진 3년 동안 너희가 많은 돈을 사용했다는 것을.”

그 말에 최서아와 이정범이 곤란한 웃음을 머금는다.

확실히 그것 역시 틀린 말이 아니었다.

최해관의 병은 불치병이었으며, 그 병을 판명하는 데에만 A급 힐러들을 여럿 불렀었다. 그 후에는 약물 치료도 하고, 이것저것 안 해본 것이 없었다. 생명 유지를 위해서는 특급 의료장치가 필요하다는 말에 아버지를 1인실에 둘 수밖에 없었고, 그것이 다 막대한 지출로 다가왔다.

“만약 혜주아빠가 각성자가 아니었다면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이정범은 각성자가 되었다.

F에서 시작한 그의 등급은 지금에 와서는 D급이 되었다. D급이라면 3성 던전까지 출입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각성자로써, 짐꾼 역할밖에 못하는 F급과 2성 클리어 밖에 하지 못하는 E급보다 족히 3배는 많이 버는 위치였다.

게다가 운동 경력을 살려 아버지 일을 도와주던 최서아는 진로를 전향하여 각성자 메니지먼트 사업에 뛰어들었고, 이정범과 최서아 둘 뿐인 길드를 창설하여 열심히 사냥에 나가고, 부산물을 팔아서 돈을 만들어 최해관의 뒷바라지를 했다.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그간의 고생.

이정범과 최서아는 서로를 바라보고는 베시시 웃는다.

‘새끼, 고생 좀 했네.’

최서준 역시 이정범을 다시. 또 다시 보게 되는 결과가 되었다.

그걸 보며, 최해관이 조심스레 묻는다.

“혹시 나로 인해···생활이 많이 힘들어지진 않았느냐?”

그의 표정엔 불안함이 가득했다.

하지만 최서아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가로젓기만 할 뿐.

“다행히 빚을 지고 살진 않았어요.”

최해관의 얼굴이 꽃처럼 화사하게 만개했다.

“다행이다. 정말···정말 다행이야!”

최해관은 정말 다행이라는 듯 고개를 연신 주억거린다.

이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이었다.

그 표정을 보며, 최서준 역시 아무 말 없이 웃음을 머금었다.

지금은 되물을 타이밍이 아니었다.


* * *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해관을 병실에 남겨두고 돌아오는 길, 최서아와 이정범은 손을 잡고 걸어갔고, 최서준은 그 뒷모습을 꼴시렵다는 듯 바라보며, 등에 업은 사랑스러운 조카를 흘킷 보곤 삼촌 미소를 짓고 있는 중이었다.

한적한 밤거리.

집에 중간 즈음 도착했을 때, 최서준이 입을 열었다.

“그래서, 빚이 얼마 정도 되는데?”

흠칫!

그 말에 두 부부가 거짓말을 들킨 어린아이처럼 굳어버린다.

그리고 실제로 거짓말을 한 것이 맞았다.

“입에 침도 안 바르고 자연스럽게 거짓말 하더라?”

“어, 어떻게 알았어?”

“내 눈엔 다 보인다.”

실제로 맞는 말이다. 최서준의 눈에는 최해관의 질문을 받고, 아주 잠깐 지진이 난 둘의 눈동자가 보였기 때문이다.

“빚이 없다는 건 거짓말이지?”

“휴우, 귀신같네, 정말.”

결국 최서아가 한숨을 내쉰다.

최서준 역시 한숨을 내쉬며, 알만 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뭐, 사채 같은 것도 썼겠네?”

이것 역시 만화나 드라마. 그가 넘어가기 전에 자주 읽었떤 판타지 소설에서 나오는 클리셰였다. 지금까지의 가족들 과거 패턴을 보건대 높은 확률로 고금리의 사채를 끌어 썼을 거라고 생각되었다.

‘그럼 내가 짠하고 가가지고 사채업자들 참교육 시켜주고, 이 참에 녀석들이 가지고 있던 명부도 다 태워서 사이다 연출하고 사회공헌 하면서 모두에게 인정받는 그림 만들면 되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할 열의를 불태우는 최서준.

하지만 그런 최서준을 보며 최서아 부부는 뜨억한 표정을 짓는다.

“오빠. 사채라니 무슨 소리야?”

“형님. 요즘 세상 좋아져서 그런 거 하면 큰일 납니다.”

“으잉? 아니야?”

당연히 아니었다.

“요즘 각성자 대출이 얼마나 잘 나오는데 사채를 써?”

“가, 각성자 대출?”

그랬다. 이정범은 각성자였고, 대출이 잘 나왔다.

그러니 사채업 같은 것에 손을 댈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그, 그렇군. 험험. 그랬어?”

뭔가 시원섭섭(?)한 감정을 느끼며, 뭔가 뻘쭘해진 최서준이 말을 덧붙였다.

“그, 그래서, 대출 받은 금액이 얼마정도 되는데?”

그 말에 두 부부가 시무룩해진다.

하지만 최서아가 애써 밝게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다.

“음···한 10억?”

“······.”

일동이 다시 침묵한다.

아무렇지도 않은 액수가 절대 아니었던 것이다.

“···으음, 요즘 물가가 어떨지는 모르겠는데, 그거 꽤 큰 돈 아니냐?”

“···응, 꽤 큰 돈 맞아, 오빠.”

하지만 희망차게 덧붙인다.

“근데 이제 아버지도 많이 회복 되셨고, 병원비도 굳었으니까 금방 갚아나갈 수 있을 거야. 그래도 우리 정범씨랑 나, 수입 합치면 달에 3천 만 원도 번 적이 있다구! 나름 고소득층이야.”

달에 3천이면 연봉이면 3억 3천이다. 하지만 많이 벌 때의 이야기였고, 적게 벌 때까지 더하면 2억이 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10억이라는 돈은 5년이나 갚아 나가야 하는 거대한 부채가 된다.

“전혀 희망적인 상황이 아닌데······?”

그 말에 이정범이 고개를 젓는다.

“장인어른이 쾌차하신 것만으로도 너무 희망적인 상황입니다. 사실 대출 받은 돈도 다 떨어져서···정말 집을 팔아야 하나 고민했는데···그러지 않기를 정말. 아주 정말 잘 한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최서준도 발끈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당연하지! 집을 팔면 안 돼. 절대 안 됐어.”

“그럼. 엄마와 아빠, 우리의 기억이 있는 그 집을 어떻게 내놓겠어?”

그리고는 최서아가 뭔가 앙갚음이라도 하듯 으르렁거리며 중얼거린다.

“그깟 돈이 중요한 게 아니야. 10억을 줘도, 20억을 줘도 안 팔 거야. 절대로!”

그 말에 최서준이 흐뭇하게 웃었다.

동생의 마음가짐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농담조로 덧붙인다.

“에이, 그래도 20억은 좀 심하지 않았어? 10억도 많이 심한 것 같은데?”

최서준의 기억에 그의 동네는 그렇게 비싼 동네가 아니었다. 집도 허름하다. 가족에겐 소중한 집이라지만, 그런 집을 10억에 주고 산다는 것도 웃긴데 20억이라니 더욱 웃기는 이야기인 것이다.

하지만 최서아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뭔가 엄청난 비밀을 알고 있고, 재밌다는 듯 은근하게 서준을 본다.

‘음, 뭐지?’

이상한 공기에 고개를 갸웃거릴 즈음 집의 대문이 보인다.

그런데 그 대문에 정장을 말쑥하게 빼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또한 최서아 부부를 발견하고는 씩 웃으며 목례를 한다.

눈웃음이 익숙한 자인데, 그 사이의 눈동자가 기분 나쁜 인물이었다.

‘누구지?’

최서준은 고개를 갸웃한다.

최서아 역시 질린다는 듯한 한숨을 푹 내쉰다.

“아까 내가 한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거, 곧 알게 될 거야.”


* * *


그리고 진짜 곧 알게 되었다.

“30억을 드리겠습니다.”

안방에 들어서자마자 꺼낸 남자의 말은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같이 해 나가보자던 10억 갚기.

그걸 하고도 20억이 남는 빅딜을 아무렇지도 않게 시전한 것이다.

‘아, 아니 어떻게?’

놀란 최서준.

하지만 최서아와 이정범은 놀란 기색이 아니었다.

“음, 확실히 솔깃한 액수긴 하네요.”

최서아의 말에, 남자는 머리를 긁적였다. 표정은 ‘하아, 정말 힘든 하루였어’라고 말하고 있다.

“하아···정말 대단하십니다. 고작 4억짜리 집을 30억에 매매하시다니요. 후우, 정말 이 상황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하진 않았을 겁니다.”

‘그 상황이 뭐지?’

최서준은 궁금한 것 투성이었지만, 지금 물어볼 타이밍은 아니었다.

또한, 최서준은 최서아를 강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30억. 물론 큰 돈이다. 지금 당장의 불행을 팔고도 20억이 남을 만큼 큰 돈.

하지만 최서준은, 자격은 없겠지만 그런 것을 원하지 않았다.

‘우리 집이잖아.’

그렇다. 우리 집이다. 그리고 이정범 나부랭이(?)가 한 달에 3천을 번다는 말을 듣고 어느 정도 가닥도 잡힌 상태였다. 자신이 이정범보다 무한대로 강하니까, 한 달에 무한대로 벌 수 있겠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에겐 그런 자신감이라도 있었다.

그래서 전음을 날렸다.

[내가 이런 자격이 없다는 건 안다만, 팔지 마. 30억보다 내가 잘 해주마.]

- 스킬, 전음(A)을 획득하셨습니다!

이상한 알림음이 또 나오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오로지 신경 쓰는 것은 최서아의 얼굴 뿐이다.

그리고 최서아는 최서준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직접 울리는 듯해서 표정을 굳혔지만, 곧 싱긋 웃으며 최서준에게 윙크를 한다. 그리고.

“응, 안 팔아요.”

30억을 거절했다.

웃는 가면을 쓴 듯 반듯하게 웃고 있던 남자의 얼굴이 구겨진다.

“이보세요, 최서아씨. 가끔 보면 당신이라는 사람은 적당히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삼정 그룹을 뭐로 보는 것이죠? 30억이 부족합니까?”

“아니요.”

사실, 부족하지 않았다. 오히려 30억이라는 금액에 좀 놀란 상태다.

“부족하지 않아요. 아마 어제까지의 우리였다면, 슬프지만 나고 자란 이곳이 잿더미로 부수는 금액으로 30억을 선택했겠죠.”

과장이 아니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아직까지 가망이 없었고, 이정범 내외가 버는 돈으로는 병원비 대기가 벅찼으니까. 대출받은 10억 역시 이미 8억 가량 사용했고, 아마 몇 개월 안에 10억 모두 사라지고 원금상환도 못 할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그런 상황이면 비싸게 줄 때 집이라도 팔아야 했다.

추억도 중요하지만, 살아야 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말이에요.”

하지만 오늘 모든 것이 바뀌었다.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돌아왔고, 죽을 뻔한 사람이 살아났어요.”

당당하게 말하던 동생의 목소리가 잘게 떨린다.

“그리고 죽을 뻔한 사람 살린 사람이 30억보다 더 벌어줄 테니 이곳을 팔지 말라고 말하네요.”

울컥, 하고 눈시울도 촉촉해진다.

눈물이 떨어지기 직전, 호선을 그리며 동생이 웃자, 공니 눈물이 떨어지지 않는다.

습기를 머금은 웃음이 눈물을 흘렸음에도 그녀를 당당하고 아름답게 만들었다.

‘쳇. 갑자기 분위기 감동적이잖아?’

최서준의 눈시울도 붉어진다.

그리고 최서준이 흘릴 눈물을 이정범이 대신 흘려준다.

“크흡···커흐흐흡······!”

‘···아니 대체 넌 왜 그리 서럽게 우는 거냐고?’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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