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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 돌아오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초대형감사
작품등록일 :
2019.01.03 20:33
최근연재일 :
2019.02.01 23:32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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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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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15,413

작성
19.01.1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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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06
추천
93
글자
12쪽

투신, 돌아오시다 - 환골탈태가 세상에서 제일 쉬운 남자

DUMMY

그리고 감사를 담아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문자를 써 나가기 시작했다.

모든 문자를 쓴 후, 망설임 끝에 보내기를 눌렀다.

“휴우!”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작은 해방감이 들자, 오랜만에 일탈 아닌 일탈이라도 해보고 싶은 마음에 스마트폰 카메라를 켰다.

바뀐 외모를 모두에게 보여주고, 움츠려들지 않고 당당하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뭐, 혹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남자에게 잘 보이려는 생각이 있었을까?

알 수 없었다.

그저 오랜만에 셀카를 찍고 싶었다.

기분전환 겸 프로필 사진을 바꿀 생각이었다.


* * *


사무실을 나온 신재철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짙어진다.

한현주는 모두의 것이 아니었다.

때문에 참을 수 있었다.

자신의 것으로 만들 거니까. 그래서 이렇게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녀에게서 본 적 없는 표정을 결국 오늘 봐버렸다.

아니라고 믿고 싶었고, 그렇게 결정지어진 듯한 일이 막판에 와서 진실로 밝혀졌다.

한현주가 말한 남자는 진짜 있었던 것이다.

참을 수 없이 화가 끓어올랐다.

“어떤 새낀지 모르지만, 내가 먼저 찾아봐야겠군.”

물론 그는 남자를 한현주가 말한 것처럼 비중을 크게 보지 않았다. 모두를 구했다고? 그것이야말로 개소리다. 그저 조금의 도움을 주었겠지. 물론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는······.

“찾아서 조져보면 알 수 있는 일이겠지.”

한현주는 그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신재철은 마음만 굳게 먹으면 찾을 수 있다.

그의 특성은 추적과 암살에 특화되어 있으니까.

“일단 현장답사부터 시작할까.”

그의 몸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최서준이 지구에 온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일어난 일이었다.


* * *


흘러간 일주일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최서준의 낡은 방을 싹 치우고, 새 방으로 바꾸었다.

실종된 그의 주민등록증을 다시금 재발급 받았다.

당장에 돈을 벌러 갔으면 좋았겠지만 그는 실종된 사람이. 그래서 동사무소에 가서 실종 처리된 자신을 살리고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았다. 절차가 그간 뭐 그리 복잡해졌는지 3일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동안은 뻔질나게 아버지에게 병문안을 가거나, 학교 수업이 끝난 조카를 데려오며 조카와의 친분을 쌓았다.

처음엔 서준을 무서워하던 효주였지만, 그가 삼촌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나서는 곧잘 따랐다.

처음엔 자신을 특별히 마음에 들어 하는 듯싶었지만, 알고 보니 가족 한 명이 더 생겼으니 그냥 기분이 좋은 듯했다.

물론 그 일반적인 애정을 특별하게 키우는 것은 오롯이 서준의 몫이겠지.

다음 날, 동사무소에서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자마자 바로 각성자 협회로 향했다.

그리고 각성 여부를 밝히고 검사를 받았다.

검사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마치 공항에서 금속탐지대를 지나치는 것과 같았다.

물론 많은 수치가 나열되진 않았고, 그저 각성 여부만을 밝혀주는 종류의 탐지였다.

결과는 당연하지만 ‘각성했음’이다.

물론 당장 나오는 건 아니고, 통상 3일이라는 시간 후에 자격증을 받아야만 제대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꼼작 없이 3일을 더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통합 6일이라는 시간을 허공에 날려버렸지만, 그마저도 뜻 깊은 일이었다.

“요즘엔 뉴스 대신에 월드튜브란 걸로 모두 소통하는구나. 페이스코드? 이런 것도 가입을 해야 하는 것인가아.”

10년 후 인터넷 세상이란 건 이처럼이나 신기하고 오묘한 것이었다.

그는 6일간 많은 것을 깨우쳤다. 헌터들이 벌어들이는 돈이며, 힐러, 버퍼, 탱커, 딜러 순으로 나뉘는 계급의 역학관계도 충분할 만큼 깨우쳤다.

자연스레 에그. 즉, 던전 안쪽에 대한 호기심이 동했다.

“뭐, 내일이면 알 수 있겠지.”

그리 생각하며 태평하게 잠을 청했다.

그리고 다음 날. 그는 오랜만에 껍질을 벗었다.


* * *


“음냐아······.”

정확히 7시간을 잔 서준이 하품을 하며 상체를 일으켰다. 근데.

쩌적!

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 시원한 느낌과 해방감이 든다.

마치 3일 동안 안 벗던 신발을 벗어던진 해방감이다.

그리고 서준에겐 이 해방감이 익숙했다.

“으음, 또 저질러버린 것인가.”

그는 무심하게 자신이 누워있단 곳을 돌아봤다.

그곳엔 반으로 쪼개진 자신. 아니, 자신의 껍질이 있었다.

아마 옆에서 누군가가 봤다면, 유체이탈을 한 것이라고 오해할 만한 관경이 연출되었겠지.

그리고 시스템이 뒷북을 울린다.

- 스킬, 환골탈태(SSS)를 획득하셨습니다!

“원래 있었던 거라고.”

서준은 익숙하게 일어나 자신의 껍질(?)을 꼭꼭 접으면서 생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환골탈태를 한 이유는 단 하나밖에 없었다.

베놈. 그래, 그 베놈이라는 녀석이다. 그 녀석을 포식한 후, 그것이 모두 소화되었는지 간밤에 환골탈태를 해버렸다.

“그렇게 대단한 놈이었나 보구만.”

무의 궁극에 이르고서야 생에 한 번 할까 말까 한 기연.

환골탈태!

“내가 몇 번째 환골탈태더라······.”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30년 전 500번을 채우고서는 세는 것을 그만뒀다는 표현이 옳았다. 그 누구도 자신이 그동안 몇 그릇의 밥을 먹었는지 기억하지 않는 것과 같다. 어떻게 환골탈태와 밥 먹는 것을 비교하냐고 그럴지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서준에게는 둘 다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였다.

그야말로 환골탈태가 세상에서 제일 쉬웠으니까!

그것이 바로 마계에서 30년간 살다가 중원대륙으로 떨어졌을 때 발견된 그의 재능이었다.

“그래도 몇 년간은 뜸해서 이젠 안 할 줄 알았는데 말이지.”

그의 몸은 이미 완성형이라 바뀔 게 별로 없다. 그러니 환골탈태도 하지 않는다. 환골탈태를 자주하면 좋은 게 아니다. 예전엔 하면 할수록 몰라보게 강해지고, 그것 덕분에 위기대처도 곧잘 했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완전할 법한 그림에 누군가가 손을 대어 오히려 못나게 만드는 듯한 느낌이 들어 별로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급기야 최근에는 환골탈태를 할 것 같으면 자체적으로 제한해버리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누군가는 평생에 걸쳐 한 번이라도 해보고 싶은 것임을 알지만, 최서준에겐 귀찮은 일인데 어쩌란 말인가? 이렇게라도 막아야지.

하지만 이번엔 운 나쁘게도 잠을 잘 때 환골탈태감(?)이 와서 알아차리지 못했고, 덕분에 이렇게 오랜만에 환골탈태를 해버린 것이다.

“잘 때 다 벗고 자는 버릇이 있어서 망정이지···더 찝찝할 뻔했네.”

하긴. 이 버릇 자체가 잦은 환골탈태 때문에 생긴 것이었지.

어찌 되었건 바로 운기조식에 들어간다.

오랜만에 제대로 하는 운기조식. 그는 자신의 내면을 관조하며 뭐가 바뀌었는지 빠르게 스캔을 하기 시작했다. 사실 오랜만에 했고, 포식행위로 인한 환골탈태라 그런지 당첨된 로또의 등수를 알아보는 느낌도 약간 있었다. 그리고.

“호오라.”

그는 자신의 몸에 무슨 변화가 왔는지 깨달았고,

- 스킬, 아공간 위장(SS)을 획득하셨습니다!

- 스킬, 피에 흐르는 독(A)을 획득하셨습니다!

- 스킬, 신체변형(SS)를 획득하셨습니다!

스킬, 두 번째 사도(S)를 획득하셨습니다!

“알아, 안다고 임마.”

모르긴 몰라도 베놈의 특징을 많이도 가져온 듯싶었다.

“생각보다 자잘한 게 많이도 생겼네.”

가장 맘에 드는 건 바로 이거였다.

“으음, 이렇게 하는 건가?”

서준은 자신의 왼쪽 전완근에 정신을 집중한 채 살을 그대로 쭉 잡아당겼다. 그러자 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거죽이 벗겨지는가 싶더니, 그 안이 암흑으로 들어차 있다. 그곳에 손을 집어넣자 팔이 쑤욱 하고 들어간다.

“아공간. 이거 참 사용해보고 싶었는데 말이지.”

마계에서도 아공간은 특수한 것이었다. 마법 술식으로 만들어봤자 그 한계는 생각보다 분명했다. 판타지 소설에서 나올 법한 무한정한 아공간은 그야말로 꿈일 뿐이었다. 때문에 배울 실용성을 느끼지 못했고, 중원 대륙에선 더더욱 그런 것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지구에 오자마자 한 놈 집어삼켰더니 떡하고 그 능력이 생겨버린 것이다.

서준은 자신의 전완근에 생긴 풍혈(?)에 자신의 허물을 집어넣었다.

어떻게 처리하나 고민했는데 때마침 처리할 능력이 생겨버리니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그때 들리는 진동음.

최서준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어 뭐가 왔는지 확인했다.

물론 뭐가 오진 않았다. 아직 그의 스마트폰에는 아버지와 여동생, 그리고 조카의 번호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어디서 온 알람음이려나?

그의 시선이 꽂힌 곳은 책상의 네 번째 서랍 깊숙한 곳이었다.

그리고 그건 바로 이곳에 처음 왔을 때 본의아니게(?) 빼앗았던 그녀의 스마트폰이었다.

“으음, 지금까지 켜져 있었나 보네.”

하긴, 켜져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는 스마트폰을 모두 사용한 후, 그 스마트폰을 돌려줄 때를 대비해서 특별한 장치를 해두었으니까. 모르긴 몰라도 그녀에겐 득이 되지 실이 되지는 않을 스마트폰의 업그레이드(?)일 것이다. 지갑에 든 돈 역시 유용하게 썼으니, 돌려줄 때 표시할 성의 정도로 여겼다.

하지만 지갑을 빼며 그녀의 신분증을 본 후론 망설였던 게 사실이다.

신분증은 당연하지만 각성증명서였고, 그 각성 증명서에 쓰여 있는 소속과 이름은 최서준에게 하여금 망설이게 만들었으니까.

생각보다 거물이었던 것.

쥬드 길드, 길드마스터 한현주.

“으음······.”

목숨을 구해줬으니 거물이면 무조건 좋았다. 하지만 그가 한 짓이 있기 때문에 섣불리 연락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먼저 연락하지 않고 연락을 기다리며(간을 보며)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기어코 연락이 온 것이다.

열어보자, 그곳에는 문자가 한 통 와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귀하가 가져간 스마트폰의 주인 한현주라고 합니다. 그때 그 일이 처음엔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은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사건이 저에겐 많은 변화를 안겨다 주었으니까요. 인생이 바뀌었다고 봐도 옳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일전의 그 일에 대해 지금은 차라리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대가 역시 충분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건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군요. 전화 주십시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음······?”

상당히 정중한 어투의 문자였다.

그런데 이상한 구석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때 그 일이 무슨 일을 말하는 걸가?”

내가 구해주었던 일을 말하는 걸까, 그게 아니면······?

“가, 가슴을 만진 것 때문인가!”

그 생각만으로도 손바닥에서 그때의 느낌을 재현해낸다. 대놓고 여자 경험이 없는 그에게 있어 한현주 정도의 미녀의 가슴을 합의 없이 만진 것은 분명한 죄책감을 줌과 동시에 그렇기에 절대 잊을 수 없는 감각인 것이다.

그러니 그런 쪽으로 생각을 할 수밖에.

그렇게 생각하니 문장들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 처음엔 많이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은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호, 혹시 앙갚음을 하려고 잘 되었다고 하는 건가?”

- 그런 의미에서 일전의 그 일에 대해 지금은 차라리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대가 역시 충분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하겠다는 건가?”

그가 유난을 떠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스마트폰을 켜서 월드튜브의 배너만 검색을 해 봐도······.

---

1위 - 너 정도면 예쁘지라고 말했다가 징계 먹은 대학생 정씨. 그 사연은?

3위 - 뼈순대국집 성추행 사건! CCTV는 없지만 피해자의 목소리가 증거!

5위 - 유리천장! 남성 각성자와 여성 각성자의 비율을 똑같이!

9위 - 재난사고! 남성 가디언, 구함 받은 여성은 성추행! 기소 확정!

---

“으, 으음······.”


작가의말

음, 써놓고 보니 좀 민감하려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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