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투신, 돌아오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초대형감사
작품등록일 :
2019.01.03 20:33
최근연재일 :
2019.02.01 23:32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120,465
추천수 :
2,505
글자수 :
115,413

작성
19.01.16 22:13
조회
4,640
추천
98
글자
11쪽

투신, 돌아오시다 - 매제라는 이름의 모르모트

DUMMY

* * *


이정범은 새벽같이 일어나서 결심한 것이 있었다.

‘오늘은 형님과 반드시 친해지겠다!’

자고로 남자는 서로 치고 받고, 술 한 잔 기울이면 억하심정도 풀리는 법이다.

치고받고는(비록 그 과정이 일방적이었다지만) 했으니, 이제 술 한 잔 기울이면 되는 것이다.

때문에 정범은 무리하게 새벽같이 일어나 던전 1개를 클리어했다. 10시간 걸리는 던전을 8시간 만에 주파한 그는 집으로 왔다.

그런데 최서준은 없었고, 전화를 해서 일이 이렇게까지 된 것이다.

좀 피곤했지만, 시간은 딱 저녁 먹으며 술 한 잔 찐하게 할 정도가 되어 오히려 잘 되었다 생각하는 중이었다.

‘오늘에야말로 서아씨의 남자로 인정받을 것이다!’

하지만. 일이 언제나 잘 풀릴 수만은 없는 법이다.


* * *


“흐음, 축축하네. 진짜 동굴이랑 다를 게 없잖아?”

“······.”

지금 이정범은 최서준과 술을 먹는 대신, 축축한 던전에 와 있었다.

길드에 가입한 최서준이 가입하자마자 던전 한 번 뛰러 가자고 강짜를 놓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1성급도 아니라 2성급이었다. 3성급은 파티를 이루거나 B급 이상의 헌터만이 혼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둘의 입장에서 최고 난이도 던전을 간 것이다.

최서준이 그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강짜를 부렸기 때문이고, 덕분에 이정범은 시무룩해졌다.

“에잉, 그렇게 힘드냐? 표정이 아주 죽상인데?”

이정범이 이미 한 탕 뛰고 왔다는 걸 들었기에 최서준은 나름 걱정한답시고 한 말이었다.

“아, 아닙니다.”

“그냥 걷고만 있어. 곧 몬스터 나온다며? 다 내가 잡으면 돼. 그냥 부산물이나 좀 챙기면서 쉬면되지.”

그 말에 쓴 웃음이 지어진다.

‘큿. 날 너무 얕보고 계시는군. 생각해 보면 당연한가.’

10년 전에도 최서준에게 꼼짝 못하던 자신이다. 그리고 10년 후인 지금 역시 그것은 마찬가지였다.

‘D급 헌터 이상의 완력에 A급 이상의 힐링 능력···자만하실 만 하지.’

이정범은 본 그대로 믿는 성격이고, 본 것만으로도 최서준은 대단한 헌터였다. 모르긴 몰라도 1달 후에는 대한민국에 5명밖에 없다는 S급 헌터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게다가 이곳은 1성급이 아니라 2성급! 1성급과는 달리 곳곳에 위험할 만한 함정 같은 것들이 깔려 있는 그런 곳이었다.

차라리 잘 되었다.

처음엔 볼썽사납게 최서준에게 굴복 당했지만, 5년 넘는 헌터 경력을 뽐낼 기회가 온 것이다.

“제가 압장 서겠습니다! 짐꾼으로 오셨지만, 아무것도 안 하게 해드리지요!”

사실 1성급이나 2성급 던전에서 나오는 몬스터 사체는 돈이 잘 되지 않는다. 아니, 되긴 하지만 그런 것을 다 챙기고 돌아다니려면 10시간 걸릴 거 20시간 걸린다. 20시간동안 체력을 빼면 다음 날은 무조건 쉬어야 몸과 멘탈이 케어 된다.

그러느니 몬스터의 심장에 있는 더스트만 빠르게 채취하고 나아가는 방식을 택한다.

그렇게 되면 챙길 건 더스트밖에 없게 되는데, 어차피 2성급에서 나오는 더스트는 한계가 있어서 많아봤자 3키로 포대자루를 가득 채우지 못한다. 더스트만 챙길 것이면 짐꾼조차 필요 없는 것이다.

파티 사냥을 하는 이들이라면 사정이 좀 다르겠지만, 1인 사냥을 하는 이정범에게 있어선 이 편이 훨씬 효율이 좋았다.

“이번에야말로 제 실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형님 만큼은 아니지만, 저 역시 D급 중에서는 꽤나 네임드입니다!”

뚝. 뚜둑.

이정범이 호기롭게 나서며 손을 풀었다.

“그러시던지.”

뭐라고 말하려던 최서준의 입 꼬리가 씩 올라갔다.

“그 형님 소리는 좀 빼고.”

그렇게 둘의 첫 던전행이 시작되었다.


* * *


1성급 던전은 소위 말하는 ‘호구’들이 많다.

덩치가 크고 단일로 다니는 녀석들. 거대해서 맞추기 쉽고, 혼자 다녀서 몰릴 일이 없고, 혹시라도 뭉치더라도 동족 의식이 없어서 서로 싸우는 것들의 틈을 노려 어부지리를 노리기도 한다. 내구도 역시 일반 화기로도 얼마든지 처리가 가능한 수준인지라, 더 위로 올라가고픈 F급 헌터들이 짐꾼을 하지 않고 파티를 맺어 총을 들고 사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성급 던전은 그런 호구들이 별로 없다. 1성급 몬스터들보다 약하지만 작고, 약삭빠르며, 어느 정도 동족 의식이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간 오히려 몰리기 십상이었다. 다시 말해 1성급보다 약삭빠르다는 이야기.

그런 2성급 몬스터들의 비율이 많을 수록 어려운 2성급 던전이라고 부른다.

안타깝게도 최서준과 이정범이 들어간 던전은 그런 어려운 던전이었다.

‘비율이 80%는 되는 것 같은데.’

이정범은 강화된 손을 휘둘러 날아드는 톱밥 원숭이의 머리에 주먹을 꽂았다. 뻑! 하는 소리와 함께 원숭이의 두개골이 달걀처럼 깨지며 축 늘어진다. 하지만 그 사이 2마리가 달려들어 이정범의 등에 올라타선 물어뜯기 시작한다. 입이 작아서 많이는 못 물어뜯지만 이빨이 강해서 뜯는 족족 뜯겨나가 반드시 상처를 입고야 마는 성가신 녀석들이었다.

하지만 이정범 역시 이 상황을 기다렸다.

“와악!”

이정범이 고함을 질렀다. 그것이 스위치라도 되듯 근육이 2배로 부풀어 오르며 엄청난 경도를 자랑한다. 이빨이 근육에 낀 원숭이들은 어쩔 줄 모르고 바동거렸다. 그리고 그 녀석들을 이정범의 주먹이 한 마리씩 섭렵해 나간다.

누가 보면 자기 몸에 주먹을 박아넣는 것처럼 보이리라.

뻑! 뻑! 뻐어억!

그렇게 10마리의 톱밥 원숭이들이 죽어나갔다.

“허억! 헉!”

우연찮게 몰려버린 몬스터들을 모두 잡은 이정범이 거친 숨을 토해내며 주저앉았다.

휴식이 필요했다.

“억! 어헉! 어허헉!”

‘새끼 더럽게 헐떡대네.’

물론 헐떡댈 만 했다. 녀석에겐 하루 할 일을 두 번 연속으로 하는 게 체력적으로 힘에 부쳤을 테니까. 게다가 자신에게 잘 보이려고 은근히 화려한 기술들을 난사하며 혼이 쪽 빠진 듯했다.

덕분에 이정범의 전투 스타일을 잘 알 수 있게 되었다.

‘근육강화에 따른 근육경화인가.’

근육에 힘을 주면 근육이 돌처럼 단단해진다. 덕분에 몬스터들이 깨물고 있을 때 그 기술을 사용하면 이빨이 포박(?) 당한다. 힘을 주고 있을 땐 당연하지만 유연성과 속도가 떨어지지만 목표가 묶여있으니 백발백중으로 주먹을 꽂아 넣을 수가 있는 것이다. 몸

의 내구도에 자신이 있다면 꽤 확정적인 전투라 말할 수 있겠지만, 전투 때마다 상처를 입어야 한다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리고 장기간의 전투가 끝나면 반드시 힘이 빠진다.

어찌 되었건 무대포로 달려들어 체력을 많이도 소진한 정범이 서준에게로 다가왔다.

“히, 힐을 부탁드립니다.”

마치 당연한 것을 내놓으라는 느낌.

당연하지만 서준은 고개를 저었다.

“나 힐러 아닌데?”

“그, 그럴 리가요!”

“찢고 부수는 건 잘 하는데 그런 건 못해.”

아무래도 아버지를 치료하는 모습을 보며 멋대로 생각한 듯했지만 아닌 건 아니었다.

“그, 그럼 아버님은 어떻게 치료하신 겁니까?”

“힐이랑 알고리즘이 달라요, 알고리즘이.”

“그, 그런···일부러 과격하게 움직였는데······.”

“그거야 네 사정이고.”

“그, 그런······.”

그 말에 정범은 시무룩해져서는 품 안에서 약병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벌컥 벌컥 들이킨다.

“이, 이젠 무리해서 사냥은 못하겠군요.”

녀석의 상처가 아물고 혈색이 돌아오는 게 실시간으로 느껴진다.

“호오, 그게 뭐냐?”

“포션입니다.”

더스트와 트롤의 피를 잘 배합하여 희석시킨 액체. 즉, 힐링포션이었다.

힐러라는 이가 없으면 포션이라는 잇몸으로 버텨야 하는 것이다.

그래도 포션 덕분에 이정범 같은 소규모 파티가 있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맛있냐?”

“···차라리 한약이 낫습니다.”

“으음, 그래도 한 번 먹어보자.”

손을 내밀자 이정범이 흠칫 한다.

그리고 포션을 자기 품 안으로 숨긴다.

“혀, 형님. 드리기 싫은 게 아니라, 이거 아껴 먹어야 이 던전을 클리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형님이 힐러신 줄 알고 날뛰는 바람에······.”

“하나밖에 없어?”

“두, 두 개 있습니다만 여간 비싼 게 아니라서요.”

“얼만데?”

“개당 500만원입니다.”

“허어?”

서준은 당장에 이정범의 손을 낚아챈 후 기운을 불어넣었다.

곧 투왕 특유의 기운이 이정범의 몸 곳곳을 돌며 동화되기 시작한다.

이정범은 한 순간에 기운이 충만해지며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정신적 고양감이 들었다. 또한 재생력까지 충만해지며 조금 전보다 족히 10배는 빠르게 새살이 차오른다.

“이, 이게 뭡니까 형님? 역시 힐러셨군요!”

“그냥 단순한 진기 주입 비슷한 거야. 알고리즘이 다르다니까.”

“아, 아까는 왜 안 해주셨습니까?”

“포션이란 게 그렇게 비쌀 줄 몰랐지.”

“······.”

녀석의 표정이 시무룩해진다.

그러거나 말거나, 최서준은 자기 할 말을 계속했다.

“그래서, 기분이 어때?”

“뭐, 뭔가 기분이 좋고···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으음, 그래? 여기까진 증상(?)이 비슷한가.”

진중하게 고개를 주억거리는 서준을 바라보며 이정범은 왠지 모를 불안함을 느꼈다.

증상이라는 단어에 오소소 소름이 돋아버린 것이다.

“그, 그 실험하는 듯한 표정은 무엇입니까?”

그 말에 최서준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어렸다.

“뭐긴. 실험을 하는 표정이지.”

서준은 진기를 주입하여 33명의 쥬드 길드의 길드원들과, 나아가서는 아버지까지 살린 이력이 있었다. 그것은 말 그대로 투쟁의 능력. 진기 주입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주입한 것은 진기가 아니었다.

바로 암흑투기다.

그리고 암흑투기는 말 그대로 마계의 기운.

지금껏 이것을 주입받은 중원 대륙의 녀석들은 마인이 되어 이지를 상실하고 광전사가 되거나 심하면 주화입마에까지 걸렸었다.

결코 누군가를 살리거나 회복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운이 아니다.

물론 이번엔 그런 거 잘 모르겠고 암흑투기를 냅다 정범에게 집어넣었다.

“혀, 형님. 가, 갑자기 몸이······!”

곧, 정범의 몸에 이상기운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눈이 붉게 충혈되고, 피부조직이 더욱 단단해진다. 녀석의 불안감이 서준에게 고스란히 느껴졌다.

여기까지의 증상은 중원 대륙과 같았다.

원래라면 이정범은 곧 광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진정해라. 내가 아무리 그래도 너에게 나쁜 짓 하겠어?”

최서준은 이번에 환골탈태를 하며 얻은 스킬 중 하나를 떠올려 보았다.

스킬, ‘두 번째 사도’

이것의 기능은 복합적이다.


작가의말

하.. 항상 요즘 늦네요.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ㅠ_ㅠ 크흡... 2개의 글을 같이 쓰다보니..


덤으로 소설 속 대장장이 1 역시 바로 연재됩니다. 


앞으로 더 빠르게 연재토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6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투신, 돌아오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7 투신, 돌아오시다 - 3성급 결사항전. +11 19.02.01 2,180 70 9쪽
26 투신, 돌아오시다 - 잡몹처리 +3 19.01.31 2,362 69 10쪽
25 투신, 돌아오시다 - 3성급 던전. +3 19.01.30 2,661 68 9쪽
24 투신, 돌아오시다 - 무허가 3급 던전 +2 19.01.29 2,884 83 9쪽
23 투신, 돌아오시다 - 삼정그룹 +4 19.01.28 3,096 87 9쪽
22 투신, 돌아오시다 - 참으로 큰 변화. +5 19.01.27 3,510 92 8쪽
21 투신, 돌아오시다 - 뒤지러 오신 밤손님들 +6 19.01.23 3,768 93 9쪽
20 투신, 돌아오시다 - 알맹이. +4 19.01.22 3,758 83 11쪽
19 투신, 돌아오시다 - 창조경제? +3 19.01.21 3,946 100 10쪽
18 투신, 돌아오시다 - 마정석? +7 19.01.20 4,237 89 13쪽
17 투신, 돌아오시다 - 매제 진화 프로젝트 +2 19.01.17 4,457 100 10쪽
» 투신, 돌아오시다 - 매제라는 이름의 모르모트 +6 19.01.16 4,641 98 11쪽
15 투신, 돌아오시다 - 던전으로 +3 19.01.15 4,691 90 10쪽
14 투신, 돌아오시다 - 환골탈태가 세상에서 제일 쉬운 남자 +9 19.01.14 4,806 93 12쪽
13 투신, 돌아오시다 - 각성자가 되려하다 +7 19.01.13 5,103 102 12쪽
12 투신, 돌아오시다 - 30억을 드리겠습니다. +3 19.01.10 4,955 96 11쪽
11 투신, 돌아오시다 - 1인실에 내린 비 +2 19.01.09 4,989 97 9쪽
10 투신, 돌아오시다 - 아버지, 단백질을 원하시다. +5 19.01.08 5,102 103 9쪽
9 투신, 돌아오시다 - 가족들 3 +5 19.01.07 5,052 102 10쪽
8 투신, 돌아오시다 - 가족들 2 +9 19.01.06 5,094 99 9쪽
7 투신, 돌아오시다 - 가족들 1 +4 19.01.05 5,225 102 11쪽
6 투신, 돌아오시다 - 2줄이 아니라고? +7 19.01.04 5,347 99 11쪽
5 투신, 돌아오시다 - 2줄이 아니라고? +3 19.01.04 5,418 92 8쪽
4 투신, 돌아오시다 - 싸우고, 먹고, 만지다 +7 19.01.03 5,513 106 9쪽
3 투신, 돌아오시다 - 투왕, 돌아오시다 +2 19.01.03 5,582 99 9쪽
2 투신, 돌아오시다 - 사도의 출현 +3 19.01.03 5,871 96 8쪽
1 투신, 돌아오시다 - 프롤로그 +3 19.01.03 6,218 97 6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초대형감사'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