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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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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
작품등록일 :
2019.01.05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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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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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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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청현제일 무술대회(3)

DUMMY

제갈연의 주변으로 노괴들이 빙 둘러 앉았다. 이번 회의가 청지촌에서 보내는 몇 번째 회의인지 세던 그녀는 세는 것을 멈추었다. 셀수가 없는 까닭이다. 그저 수없이 많았다는 것만 기억날 뿐이다.


그녀에겐 제갈소현(昭賢)이라는 금지옥엽의 외동딸이 있다. 딸의 나이도 어느덧 마흔이 넘었다. 남편은 곤륜파의 고수였으나 정마대전때 고인이 되었다. 무려 삼십년도 더 된 이야기다.


지금 그녀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누가 뭐래도 청현이다.

이제는 외동딸이 아니게 되어버린 첫째 딸과의 나이 차는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직도 애아빠가 누군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뒤늦게 회의장에 도착하자 대라선마가 제갈연의 주변을 살펴보다 물었다.


“현이는 어디가고?”


종종 회의에 청현을 데리고 왔지만 오늘은 자유롭게 놀라고 했다. 이번 회의에서 중대발표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제갈연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노괴들은 저마다 떠들어대기 바빴다. 주제는 온통 청현에 대한 이야기다.


“현이 녀석 끈기가 제법이지 않은가?”


“몰래 지켜봤더니 가르쳐준 것을 온종일 연습하더군요. 삼보권(三步拳)을 펼치는데 소림의 무승들도 그렇게 깔끔하게 펼칠순 없을겁니다.”


“교내에서도 현이 정도의 연습량을 가지려면 보통의 독기를 품어야 하는 것이 아닐진데 참으로 대견해.”


“가르쳐주는 것들을 열심히 해오니 가르칠 맛이 난다니까.”


“흑수 혹시 청현에게 귀살검(鬼殺劍)을 가르쳤나?”


화룡도의 질문에 다른 노괴들이 흑수를 바라보았다.

흑수는 머뭇거리다가 답했다.


“네, 조금 가르쳐줬는데 잘 따라오더군요. 살수가 될 재능을 타고났습니다.”


흑수는 자신의 독문무공(獨門武功)을 알려준 것임을 밝혔다. 귀살검은 오로지 한 명의 제자에게만 구결을 전승하는 일인전승의 무공이다. 흑수에겐 이미 제자가 있었다. 그 말은 더 이상 흑수의 무공이 일인전승이 아니게 된 것을 의미했다. 큰 문제다. 이것은 대대로 내려오던 사문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사항이다.

만약 화산파같은 대문파에서 직계제자가 화산의 무공을 함부로 전수한다는 소문이 돌면 화산에서는 직계제자를 벌하기 위해 특수조를 꾸릴 것이다. 십중팔구 살인멸구다. 운이 좋다면 단전을 폐(廢)한다. 그러나 노괴들은 아무도 신경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신난 모습이었다.


“내 그럴 줄 알았지. 요번에 대련을 하는데 옷 앞섬이 잘려나갔다네. 사각에서 순식간에 검이 찔러 들어오는데 하마터면 염통에 구멍이 날 뻔했지 뭔가. 내 이번에 현이에게 화정삼도(火靜三刀)의 정수를 알려줬으니 자네도 대련해보게. 아마 쉽지 않을걸?”


화룡도의 짓궂은 얼굴을 보며 노괴들은 가지각색의 표정을 지었다. 화정삼도는 화룡도를 지금 이 자리에 있게 만든 필생의 오의였다.


화룡도의 말이 끝나자 빙살마검 고명옥이 말을 이었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드디어 불땡이와 함께 천신지체를 완성했다네. 드디어 청현의 몸이 음양의 조화를 아우르는 천신지체가 된것이지 이제 더욱 뛰어난 파괴력을 지니게 될게야.”


“크크 그래봤자 이번에 알려준 독수마권(毒手魔拳)을 한 뼘이나 뚫을지 모르겠구만.”


“고작 한 뼘이라뇨? 소림의 금강부동권(金剛不動拳)을 배웠으니 한치도 뚫리지 않을겁니다.”


“흥 내가 마령신조(魔靈神爪)를 마령신권(魔靈神拳)으로 변형해 알려줬는데 다들 그 모습을 봤어야 했네. 마령신권을 이렇게 하는게 맞냐고 물으면서 펼치는데 내 몸에 소름이 돋았다니까. 마령신권 앞에서 그 어떤 방어도 소용없지않겠나. 껄껄.”


“방어 초식을 펼칠 것도 없습니다. 엊그제 청현에게 삶은 계란을 던지며 육성의 공력을 담은 일섬광마검(一閃光魔劍)을 목을 향해 내질렀는데 귀신같은 솜씨로 피하더군요. 더욱 놀라운 사실은 계란과 목을 함께 베었는데 어느샌가 청현의 손에 계란이 들려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낄낄 그게 다 내가 전수해준 마령신권과 은령귀법 때문이 아니겠는가. 천하의 절기들를 익히면 뭐하나 은령귀법 앞에선 죄다 무용지물인것을.”


청현이 노괴들의 절기들을 익히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노괴들이다보니 청현이 새로운 기술을 쓰면 누구에게 배운 것인지 묻지 않아도 그냥 뻔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처음듣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제갈연이었다.


제갈연은 처음엔 이 노괴들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잘못들었나? 지금 뭐라고 하는 거지? 귀살검? 화정삼도? 독수마권? 살수의 재능? 이 미친 노인네들이 남의 아이를 마인으로 만들려는 속셈이야?’


그녀도 무림인이기에 저 이름들의 무게를 너무나도 잘 알았다.

저것중 단 하나라도 무림에 풀린다면 그야말로 피바람이 몰아칠 정도의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지닌 무공들이다. 그런데 흑수가 하는 말이 가관이다. 아들의 목을 향해 일섬광마검을 내질렀단다.


제갈연이 화를 참지 못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금 이게 무슨 말씀들이시죠? 아이의 몸에 무슨 짓을 했다구요? 누구 마음대로 남의 아들을 천신지체로 만들어요? 뭐? 독수마권이요? 일년넘게 숙성한 독을 조금씩 손에 침투시켜 배운다는 그 흉악한 독수마권이요? 그리고 현이의 목을 향해 일섬광마검을 내질렀다구요? 이런 이야기들을 지금 뭘 잘하셨다고 히죽히죽 웃으면서 하시는거죠?”


찔끔한 염류도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사실 독수마권이 알려진 것처럼 그렇게 흉악하진 않다네. 마도의 길을 걷는 권법이지만 나름 역사도 깊고 상당히 정순한...”


왕춘칠이 변명하는 염류도의 말을 끊으며 꾸짖었다.


“염감탱이가 눈치없이 뭐라는거야. 어미의 마음을 헤아리지도 못하고 뭘 신나게 떠들어.”


친하다보니 염류도를 염감탱이라고 칭하는 왕춘칠이다. 사실 제갈연의 기분을 조금이라도 풀어주려는 그의 노력이었으나 오히려 제갈연은 살기어린 눈빛으로 왕춘칠을 노려보았다.


제갈연은 이기어검의 경지이나 그녀는 검의 달인이 아닌 기관진식의 달인이었다. 그녀의 눈이 살기를 품자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꾸릉꾸릉거리며 천둥 비슷한 소리가 나는 것을 보니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 정체모를 기관진식을 완성시킨 모양이었다. 실로 무시무시한 경지였다.


“제가 오랜기간 참았습니다만 도저히 안되겠네요. 오늘 이자리에서 청현의 아버지가 누군지 밝혀내겠습니다.”


노괴들은 지은 죄가 있기에 할말이 없었다. 노인들은 고개를 숙인 상태로 나완권에게 눈치를 주었다. 파계승이지만 그래도 소림사 출신의 말이 통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완권은 귓속을 파고드는 수많은 전음에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후우... 미안하네. 생각이 짧았어. 노인네들이 뭔 낙으로 살겠나. 그저 이야기를 하다보니 서로 지지 않기위해 거짓의 살을 조금 보탰을 뿐이라네.”


나완권이 저자세로 나가자 제갈연의 음성이 조금 누그러졌다.


“아니에요. 저야말로 어르신들께 소리를 질러서 죄송해요. 그래도 상의 없이 신체를 바꾸거나 독인으로 만든다거나 아이의 목을 향해 검을 날리지는 말아주세요. 그건 정말... 하아... 정.말.정.말.아.닌.것.같.아.요.”


제갈연은 시원하게 욕을 퍼붓고 싶었으나 꾹 참았다. 대신 감정을 실어 한자한자 또박또박 내뱉었다. 제갈연의 기분이 조금 풀린 것 같자 노인들의 표정이 한결 나아졌다.


“그나저나 아이의 아비를 밝힌다고? 어떤 방법이 있는 것인가?”


“아버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아요. 지금부터 어르신들은 한분씩 저와 편히 대화를 나누시면 되요. 제가 만든 언행부동진(言行不動鎭) 안에서요.”


“언행부동진? 그건 또 무슨 진법인가?”


“쉽게 말해 진실의 방. 진실만을 이야기하는 장소입니다.”


“헙!”


“어느분께서 먼저 이야기를 나누시겠어요?”


아무도 입을 여는 이가 없자 청지촌에 정적이 찾아왔다. 제갈연은 좌중을 둘러보다 가장 큰 몸집을 지닌 노인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귀명염도 염류도였다.


“요즘 현이의 손톱이 거뭇하게 물들어서 저는 단순히 때가 껴있는 줄로만 알았네요. 그런데 이제보니 독수마권 때문이었군요. 아이의 손끝을 독으로 물들게 만든 귀명염도 어르신께서 저와 먼저 이야기를 나누시겠어요?”


염류도는 언뜻 보아도 제갈연의 몸집의 세배는 되보일 정도로 건장한 체격을 갖고 있다. 그의 팔과 어깨에는 나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힘찬 근육들이 살아 숨쉬듯 꿈틀거렸다.

그런 염류도가 세상을 다 산 표정으로 풀죽어 말했다.


“에구에구 자꾸 나이를 먹으니 힘이 딸려 움직일 수가 없구먼.”


-뿌드득 빠드드득-


“?”


제갈연은 어이가 없어 염류도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염류도가 순식간에 근육을 수축시키고 강제로 어깨를 탈골시켜 몸 안으로 집어넣은 탓이다.

쉴새없이 몸이 작아지는가 싶더니 어느덧 염류도의 몸집은 제갈연의 몸보다도 작아졌다.


염류도가 앉아있던 자리에는 건장한 노인이 사라지고 당장이라고 픽 쓰러질 것만 같은 힘없는 노인만이 앉아있었다.


“에구구구 늙으면 죽어야지.”


내일 당장 세상과 인사를 해도 하등 이상 할 것 없는 얼굴이다. 그 모습을 보고 왕춘칠이 깔깔대며 웃었다.


“크핫 이제보니 연기력이 하늘에 닿아있네. 나보다 연기를 더 잘하는구만. 그때 내가 아니라 염감탱이가 연기를 해야했어.”


모든 시선이 왕춘칠을 향했다.

왕춘칠은 화들짝 놀라 입을 틀어막았지만 떠난 말은 돌아오지 않는 법이다.


“염류도 어르신의 대단한 축골근(縮骨筋)과 역용술(易容術)은 잘 봤습니다. 그런데 연기라니요? 무슨 연기 말씀이시죠? 왕 어르신 저와 함께 진실의 방으로 가시지요.”


-빠득-


제갈연이 왕춘칠의 손을 잡아채려하자 왕춘칠은 금나수(擒拿手) 수법으로 가볍게 손등을 내밀어 제갈연의 손을 쳐냈다. 단순한 동작에 단순한 부딪힘이었다.

왕춘칠의 손과 부딪힌 제갈연의 손에서 듣기 거북한 소리가 작게 울려퍼졌다.


사실 제갈연은 자세한 내막을 몰랐기에 그냥 영감들끼리 상황극을 하며 놀았다고 웃어 넘기면 별다른 관심없이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말이 있다. 자신 때문에 일이 틀어졌다고 생각한 왕춘칠은 당황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손에 공력을 실었다.


“으헛! 나, 나도 모르게... 미안하네.”


그말을 남기고 왕춘칠의 신형이 눈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극성의 은령귀법을 펼쳐 도망친 것이다.


제갈연은 자신의 손등을 부여잡았다. 이건 공방(攻防)이랄 것도 없다. 그저 단 한 수의 짧은 부딪힘이다. 그런데 탈골 된건지 부러진 건지 손목이 축 늘어져 덜렁거렸다.


제갈연이 급하게 기감을 확장시켰지만 그 어디에도 왕춘칠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들과 같이한 세월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그동안 노괴들의 음담패설은 물론 마인다운 행동을 보고 듣고 경험했다. 그뿐이랴. 노인들은 심심하다며 틈만나면 대련을 했고 대련중에는 태어나서 생전 처음들어보는 수많은 욕설들이 오갔다.


무림에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사실 제갈연의 성격은 상당히 드세다. 그러나 아이의 교육을 위해 최대한 지조있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 그리고 노괴들 앞에서 언행을 주의했을 뿐이다. 그런 그녀의 입에서 욕설이 터져나왔다.


“이 기름에 튀겨 뼈까지 씹어버릴 미친 노인네를 봤나.”


공기가 쩌렁쩌렁 울리며 그녀의 살기가 노괴들의 뼛속을 저릿하게 울렸다.

치료를 위해 다가가던 대라선마가 움찔 놀라 걸음을 멈출 정도다.


자리를 지키고 있던 노괴들은 모두 등줄기를 파고드는 서늘함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정말 지독한 살기였다.

이미 이성을 잃어버린 그녀의 눈빛이 어정쩡하게 서있는 노인들을 향했다.

그동안 참 많이도 참았다.

참고 참고 그저 계속 참았다.

이제는 꾹꾹 눌러담은 화가 곪다못해 썩어 문드러질 지경이다.

제갈연의 눈동자가 반쯤 뒤집혀 버렸다.


“이 시펄 개같은 노괴들 같으니라고 내 오늘 다 아작내서 갈아마셔 버리고 말겠다.”


평소 순한 아낙네같은 모습의 제갈연이 광견의 모습으로 돌변하자 노괴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 하지만 따지고 보면 노괴들이 순한개를 미친개로 만든 것이다.


“피곤하구만.”


광마가 한마디를 남기며 함께 순식간에 숲으로 사라리자 노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저마다 경공을 펼쳐 달아나기 시작했다.


어떤 방법으로 제갈연을 달래야하나 고민하던 나완권은 다른 노마두들이 순식간에 사라지자 뒤늦게 금강부동신법(金剛不動身法)을 펼치며 지면을 박찼다. 그러나 그는 이미 제갈연이 펼친 진법에 갇힌 상황이었다.


------------


나완권이 펼친 금강부동신법은 무림에서 손에 꼽는 절세의 경신법이다. 금강부동신법으로 인해 목숨을 건진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공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면 광마조차 쫒아오기 버거울 정도다. 그런 금강부동신법에 딱 하나의 단점이 있었는데 바로 내공을 무지막지하게 잡아먹는다는 것이었다.


나완권은 입에서 침을 질질 흘리고 있는것도 모른채 금강부동신법을 극성으로 펼쳤다.

제갈연은 3장 거리에서 나완권을 바짝 뒤쫒고 있었는데 왼손에는 호랑이 뼈로 만들었다는 왕춘칠의 애병(愛兵) 호저갑(虎沮胛)을 끼고 있었고 오른손에는 빙살마검이 증손녀 이름과 똑같이 지었다는 애검 빙설(氷雪劍)을 들고 있었다.

무인이 무기를 잃었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했다.

어쩌다 이런상황까지 온것인지 나완권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아무리 화가 나기로 왕춘칠과 고명옥을 해하다니.’


그때였다. 제갈연의 신형이 쭈욱 당겨짐과 동시에 제갈연의 검에서 아름드리 소나무도 단칼에 베어버릴만한 시퍼런 기운이 쑤욱 뽑아져나왔다.


검강(劍罡)이다.

그것도 목을 노리는.


‘히익!’


제갈연의 검에서 솟아나온 것은 세상에 자르지 못할 것이 없다는 검강이었다.

최소 심검의 경지에 들어야 사용할 수 있다는 무(武)의 궁극이다.

검술이 아닌 권각술을 익힌 나완권도 권기를 넘어 권강을 펼칠 수 있지만 기껏해야 권강의 아지랑이인 권염(拳炎)을 피어오르게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나완권은 결코 저토록 선명한 검강을 펼칠 수 없었다.

검강을 권염으로 막아낸다?

어불성설이다.


‘도, 도망쳐야해.’


공포에 떨고있는 나완권의 팔다리에 시원한 감각이 느껴졌다. 검강이 몸을 훑고 지나간 것이다.

팔다리를 잃은 몸뚱이는 땅에 쳐박혀 한참을 굴렀다. 신기하게도 잘린 단면에선 피 한방울 새어나오지 않았다.

입안에 가득 씹히는 모래를 뱉어내자 악귀의 형상을 한 제갈연이 한손으로 나완권의 멱살을 잡아채며 나근나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악마같은 모습과는 달리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의 목소리처럼 부드럽기 그지없다.


“죽기 전에 솔직히 말해보세요. 청현의 지아비신가요?”


나완권은 자신이 진법에 갇혔다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여러 의구심을 가질 상황이건만 이미 심령마저 제압된 나완권은 이 상황이 두렵기만 했다.

목덜미에 닿는 차가운 빙설의 한기를 느끼며 나완권은 두눈을 질끈 감았다.

어차피 죽을 몸이다.

나완권의 입은 진실을 고하는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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