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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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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
작품등록일 :
2019.01.05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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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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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8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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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화 청현제일 무술대회(7)

DUMMY

혈우진의 도가 수십의 변화를 피우자 노괴들의 손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혈우진의 도를 받아낸다고 생각하니 이건 뭐 답도 없었다. 그저 뇌려타곤의 수법으로 땅바닥을 구르거나 도의 간격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최선이었다. 어느 것이 허초인지 구분조차 어려웠다.


“어허! 도를 저런 식으로 변환하다니. 내 오늘 도의 새로운 경지를 보는구먼.”


귀명염도 염류도가 도의 무수한 변화를 보고 자신도 모르게 속마음을 뱉어내자 노괴들도 한마디씩 거두었다.


“쾌와 변이 극에 달하니 정말무섭구나 정녕 저것이 도란 말인가?”

“진정 무기의 구분이 무의미하니 이것이 진정 만류귀종이구나.”

“무림에서 화룡의 도를 받아낼 인물이 과연 몇이나 있을꼬.”


그렇게 서로를 향하던 검무가 끝나자 혈우진은 평온한 표정으로 말했다.


“졌습니다.”


마천존과 혈우진의 대련은 혈우진의 기권으로 마무리 되었으나 노괴들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광마와 화룡도의 대결을 통해 느낀바가 컸기 때문이다.

노괴들이 저마다 대결을 곱씹자 광마는 덤덤한 표정으로 대련장에서 내려와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나뭇가지를 집어 공중에 던졌다. 나뭇가지들이 땅에 떨어지자 사람들의 시선이 잠시 집중되었다. 이제 승자끼리 새로운 대결을 해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 경기의 순서는 다음과 같았다.

일보신권 나완권과 흡혈마 왕춘칠.

환사선녀 제갈연과 광마 마천존.

청현은 다시 한 번 부전승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나완권과 왕춘칠의 대결은 나완권의 기권으로 왕춘칠이 쉽게 승리를 따냈다. 왕춘칠은 기뻐하는 기색 하나 없이 나완권을 쏘아보았다.


“땡중아 놀리는 것도 아니고 왜 기권을 하냐?”


나완권은 다른이가 들을 수 없게 전음으로 말했다.


-왕 영감. 대라선마의 수공(手功)에는 침경(針勁)의 기운이 섞여 있다네. 이미 내 다리는 몇 주간 요양을 해야 할 텐데 자네와 대결을 했다간 몇 달간 요양해야 할지도 모르이.-


침경이란 말에 왕춘칠이 대라선마를 힐끔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발경(發勁)의 일종인 침경은 유형화된 기를 상대방 내부에 전달하는 일종의 내가중수법이었다. 넓은 지역을 타격하는 발경과 달리 침경은 바늘처럼 예리하게 타격할 수 있었다. 즉 상대의 몸에 손가락 하나 대지 않고 사혈이나 혈도를 짚을 수 있는 수법이었다. 그러나 기를 자기 몸처럼 다룰 수 있어야 어찌 흉내라도 내볼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고급 기술이었다.


“끌... 그랬구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왕춘칠은 쉽게 납득했다.


마천존과 제갈연이 대련장에 오르는 것을 보며 노괴들은 광마가 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만큼 기관진식의 위력은 무서운 것이었다.

염류도를 살살 놀리긴 했지만 노괴들은 바보가 아니었기에 염류도가 진식에 당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마천존은 제갈연을 마주보며 포권으로 인사를 했다.


“마천존이네. 한 수 부탁하네.”

“제갈연입니다. 어르신의 검을 상대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가네.”


마천존은 처음부터 전력으로 상대할 생각이었다. 진법이 펼쳐진다 한들 힘으로 깨부술 생각이었다. 천마보(天魔步)로 제갈연과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마천존은 제갈연을 일도양단할 기세로 검을 뽑았으나 검을 휘두르지도 못하고 천마보를 극성으로 펼쳐 순식간에 거리를 두었다.

제갈연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으나 마천존은 그녀를 차마 벨 수 없었다. 제갈연과 거리를 좁힐 때의 이상한 기시감(旣視感)을 느낀 탓이다. 마천존은 검을 든 상태로 물었다.


“언제 펼쳤는지도 모르겠군. 이 진식의 이름은 무엇이냐.”


제갈연은 순순히 답해주었다.


“비경진(比鏡陣)이라 합니다.”


“비경진이라... 거울을 형상화해 만든 것인가?”


“그렇습니다.”


마천존이 우수(右手)를 들어 검을 곧추세웠으나 그럴 수 없었다. 분명 오른손을 들었는데 자신의 왼손이 검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마천존은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대단한 수법이구나. 자신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스스로 자멸하고 말겠어.”


광마가 한눈에 비경진을 꿰뚫어보자 제갈연은 검을 단단히 움켜쥐며 긴장했다. 사람들은 제갈연을 기관진식의 대가라 칭송했지만 자신은 이제 겨우 허와 실을 이해했을 뿐이었다. 기관진식을 공부하는 이들이 만약 이 소리를 들었다면 하늘의 경지라며 놀랐을 테지만 제갈연은 하늘 위에 하늘이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기관진식은 기본적으로 건(乾), 태(兌), 리(離), 진(震), 손(巽), 감(坎), 간(艮), 곤(坤)의 규칙을 따르는 팔괘의 묘리를 바탕으로 자연의 오행기(五行氣)를 합쳐 사용하는 대단히 어려운 고등무리(高等武理)였다. 그래서 그녀는 모든 것을 이해하기보다 자신과 가장 잘 맞는 건과 진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건과 진은 실질적인 물리력을 행하지는 않았지만 상대의 정신과 마음을 제어하는 환술의 공능이 있었다.


광마가 천천히 눈을 감는 것을 본 제갈연은 여차하면 상대방과 거리를 두기위해 발끝에 내공을 모았다. 제갈연의 주 공격방법은 상대방의 근거리에서 공수를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진식에 가둬놓고 환영으로 혼란을 주거나 심마에 빠져들게 하거나 자신과 싸우게 만드는 것이었다.


마천존은 양손잡이가 아니었기에 비경진을 없애야 상대방을 쉽게 이길 수 있음을 직감했다. 마천존의 검에서 기다란 유형의 기가 믿을 수 없을 만큼 솟아올랐다.

광마가 안광을 내뿜으며 작지만 모두가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들 조심하게.”


제천일검 제 3식(濟天一劍 第三式)

반월참(半月斬)


“으힉, 미친!”


검이 반원의 모양으로 주변으로 뻗어나가자 왕춘칠은 기겁하여 기의 간격에서 물러났고 화룡도는 청현을 안고 바닥에 바짝 엎드렸으며 흑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노괴는 공중으로 몸을 날렸다.

제갈연 또한 공중제비를 돌며 반월의 검기를 아슬아슬하게 피해냈다. 간담을 부여잡은 제갈연은 마천존의 주변 삼십여 장이 초토화 된 것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반월참의 간격 안에 있는 것들 중 성인 허리높이 위로 잘리지 않은 것이 없었다. 야심차게 준비한 비경진은 물론 비상용으로 준비한 환궁진 또한 검에 담긴 힘을 견디지 못하고 파훼되고 말았다.


제갈연이 새로운 진식을 만들려고 함과 동시에 무시무시한 기운이 턱밑에 느껴졌다. 제갈연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졌습니다.”


어느새 광마의 검이 제갈연의 목 앞에 두둥실 떠있었다. 제갈연은 어검술로 날린 검강의 기운을 느껴보며 과연 이 검을 인간이 막을 수 있는지 의문을 품었다. 그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까마득한 경지였다.


노괴들은 마천존의 경지를 보고 가슴이 답답했다. 방금 한 수는 자신이 여태 뭘하며 살아왔나 하는 자괴감마저 들게 했다. 같은 심검의 경지인 혈우진 마저 숨이 잘 안 쉬어질 정도였다.


무림에 검기를 발현하는 고수들은 많다. 그러나 그 검기를 검에 담아 자유자재로 날리는 이기어검의 고수는 거의 없다.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기운까지 통제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검기와 검강의 차이는 깨달음과 압도적인 위력에서 차이가 있지만 가공할 정도로 응축된 기의 흐름에서 더욱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전설적으로 심검 위에 자연검이라는 불세출의 경지가 있다지만 그건 말 그대로 전설일 뿐이다. 고도로 응축된 기의 결정체인 검강을 손을 떠나 날려 보낸다? 그것도 자유자재로? 혈우진은 같은 심검이라 해도 이제 막 발을 디딘 자신과는 달리 광마는 심검의 끝자락에 있다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대련장에서 내려온 제갈연이 청현에게 교룡정검을 돌려주자 광마는 또다시 이름이 적힌 나뭇가지를 던졌다.


대결은 마천존과 왕춘칠이었으며 청현은 이번에도 부전승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그러나 광마와 흡혈마의 대결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왕춘칠은 마천존과 제갈연의 대결로 인해 무언가 느낀 것이 있어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야겠다며 기권을 선언했다.


청현은 계속 구경만하다가 어느새 마천존 앞에서 검을 잡고 결승을 준비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조금 이상함을 느꼈다. 사실 광마의 계획된 의도였으나 청현이 그런 것까지 알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마천존이네. 한수 부탁하네.”


광마가 인사를 건네자 청현도 마주 포권을 취했다.


“네. 할아버지. 청현이에요.”


청현의 어색한 인사에 노괴들은 아이가 귀엽다고 서로 재잘댔으나 눈은 마천존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마천존은 검을 아래로 늘어뜨린 채 말했다.


“들어와라. 삼초를 양보하마.”


“네. 그럼.”


청현은 가볍게 교룡정검을 매만지며 공격을 준비했다.

매주 보는 마천존 할아버지의 모습이지만 평소와 달리 전신에서 흉험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아무래도 계속된 전투의 탓 같았다. 청현은 엄마처럼 기를 움직여 주변의 진식을 완성할 깜냥이 되지 않았다. 진식을 완성시키기 위해선 손으로 직접 진식을 그려야 했으나 이런 분위기에서 진식을 완성시켜 공격하기엔 모양새도 안 나고 내키지도 않았다. 어떠한 공격을 할까 생각을 정리한 청현은 결심한 듯 검을 하늘 위로 던졌고 검은 마천존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실제 목숨이 오가는 전투에서 검객은 절대 검을 놓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고수들이 손에서 검을 내보내는 이유가 딱 하나 있었다.


청현의 돌발행동에 놀란 왕춘칠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설마 이기어검?!”


그러나 왕춘칠의 외침과는 달리 청현의 검은 단지 포물선을 그리며 광마의 뒤편에 떨어져 땅에 꽂혔을 뿐이었다. 왕춘칠이 머쓱했는지 슬그머니 자리에 앉았다.

그와 동시에 청현이 은은한 금빛을 휘날리며 엄청난 속도로 광마에게 달려들었다. 지척에 이른 청현의 신형이 흐릿해지는가 싶더니 이내 기운마저 사라졌다. 나완권의 금강부동신법에 이어 왕춘칠의 은령귀법을 펼친 것이다. 사라진 청현의 신형은 마천존의 뒤에서 불쑥 나타났다.

마천존은 청현의 기척을 느끼자마자 발도 움직이지 않고 순식간에 뒤를 돌아 청현을 마주했다.


그와 동시에 청현의 신형이 광마의 뒤에 하나 더 나타나 광마의 무방비 상태인 등에 권을 때려 박았다.


금강부동권(金剛不動拳)

마령신권(魔靈神拳)

독수마권(毒手魔拳)


무려 삼연타를 허용한 광마의 몸이 좌우로 들썩거렸다.

노괴들은 어이없는 이 상황에 저마다 어버버 거리며 말을 잊지 못했다.


“뭐, 뭐야?”


“설마 광마가 현이한테 맞은 거야?”


“그런데 뭐야? 청현이가 왜 둘이야? 설마 이형환위(移形換位)라고?”


노괴들조차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광마가 받은 충격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분명 기척을 느끼고 뒤를 돌아보았는데 갑자기 뒤에서 공격이 들어온 것이다. 앞뒤를 살펴보니 놀랍게도 두 명의 청현이 마천존을 포위하고 있었다. 노괴중 하나가 이형환위라고 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이건 둘다 실체가 존재했다.

광마는 청현에게 물었다.


“누가 청현이냐?”


대답은 자신에게 삼연타를 먹인 뒤에 있는 청연에게서 들려왔다.


“저요.”


“그럼 내 앞에 있는 청현은 누구냐?”


광마가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자신의 앞에 있는 청현의 볼을 손가락으로 찌르자 순식간에 청현의 기운이 땅속으로 사라지며 한자루의 검으로 변해버렸다. 교룡정검이었다.


“그건 진식으로 만든 거예요.”


광마는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대견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자존심도 상했다.


“그럼 이제 삼초는 없다.”


청현은 깜짝 놀라 외쳤다.


“왜요? 이제 일초에요.”


“세 번 때리지 않았느냐. 받아라”


광마는 손도 대지 않고 기운만으로 교룡정검을 뽑아 청현에게 건네주었다. 허공섭물(虛空攝物)의 수법이었다. 검을 받아든 청현은 애교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 이초 더 주세요.”


광마는 단호하게 답했다.


“안 돼.”


청현은 마천존 할아버지가 봐주지 않으면 자신은 상대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있었기에 가볍게 혀를 찼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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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화 청현제일 무술대회(7) +2 19.01.18 908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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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청현제일 무술대회(5) 19.01.16 967 2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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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청현제일 무술대회(3) +1 19.01.10 1,074 17 16쪽
6 6화 청현제일 무술대회(2) 19.01.09 1,103 18 13쪽
5 5화 청현제일 무술대회 +1 19.01.07 1,248 2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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