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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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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
작품등록일 :
2019.01.05 03:24
최근연재일 :
2019.02.1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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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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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5화 무서운 바깥세상(3)

DUMMY

천수학자는 전형적인 학사의 모습에 피부는 주름이 자글자글한 모습이었지만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으며 전신에서 위엄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비마대의 삼조장 한대수는 산서 태원(太原)에 위치한 산서성(山西省)에서 어렵사리 천수학자를 만날 수 있었다. 천수학자는 황궁의 진식을 총 관리 감독하는 대관사부(大關師夫)라는 관직에 있는 인물로 그 경지가 신선에 닿아있는 기관진식의 명실상부한 일인자였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관진식의 이치를 깨우친 천수학자(天手學自)님을 뵙습니다.”


“그래 천산에서 이 먼 곳까지 오시느라 수고했네. 어연 행차이신가?”


비마대의 조장 자리는 폼으로 얻은 것이 아니었다.

한대수는 천수학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취향인지 심지어 오늘 아침에 무엇을 먹었는지까지 조사를 끝마친 상태였다. 한대수는 말을 빙빙 돌리지 않았다.


“천수학자께서는 혹시 환사선녀라고 들어보셨는지요?”


“물론이네. 제갈세가의 여식이 아닌가. 아주 오래전에 제갈세가의 초청을 받고 세가에 방문한 일이 있었지. 그때 한 계집아이가 무림에서 진식으로 최고라고 하길래 내 호기심에 펼쳐보라 했었네. 그때 펼친 것이... 그래 맞아. 환궁진이라는 진이었는데 내 가뿐히 부셔주었던 기억이 있네. 그때 표정이 참 가관이었지. 얼굴은 예쁘장한 것이 기루 같은 데서 분칠이나 하고 돌아다니면 딱이겠고만... 허허, 미안하네. 방금 이야기는 못들은 걸로 하세. 내 여자 무림인이라고 하면 치가 떨려서 말이야. 계집들이 칼을 들고 설친다니 에잉... 말도 안 되고 말고.”


한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상대의 환심을 사야했기에 상대방이 양잿물을 권해도 웃으며 마실 준비가 돼있었다.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그런데 혹시 천수학자께서는 청지촌이란 곳에 대한 소문을 들어 보셨습니까?”


한쪽 눈썹을 찡그리며 기억의 잔재를 훑던 천수학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글쎄... 내 청지촌이라는 말은 처음 듣네만...”


“그 환사선녀가 청해 지역에 진식을 하나 세워두었습니다. 수년간 공을 들였다는데 그녀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내가 만든 진식을 파훼할 수 없다.-


“어허 이런 방자한 년이 다 있나.”


“잘난 계집의 콧대를 꺾어주기 위해 저희 측에선 삼백냥의 상금을 걸고 이 진식을 파훼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끄럽게도 아직까지 이 진식을 파훼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발걸음을 하게 된 것입니다. 기관진식의 대가이신 천수학자님의 제자분이나 지인이 계시다면 이 기회에 이름도 떨치시고 무림의 체면을 황궁에서 살려주십사 이렇게 부탁을 드리려 찾아왔습니다.”


삼백냥이라는 말에 천수학자의 눈이 이내 실망으로 변했다. 한대수는 그 눈빛을 눈치 채고 재빨리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혹 오해하실까봐 미리 말씀드리지만 삼백냥은 은자가 아닌 금자로 삼백냥입니다.”


한대수의 말에 천수학자의 눈은 금세 탐욕으로 물들었다. 금자 삼백냥은 몇 대가 떵떵거리며 먹고 살 수 있는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커흠... 그렇지 않아도 내 뒤를 이을 세 명의 후계자가 있는데 이번 기회로 어떤 제자가 실력이 가장 좋은지 지켜볼 수 있을 것만 같네... 이런 일로 나를 찾아오다니 아주 기쁘구만. 시간이 된다면 나와 같이 술 한 잔 하겠나?”


천수학자는 돈과 주색을 좋아하는 인물로 명성이 자자했기에 한대수는 미리 준비해둔 말을 꺼냈다.


“천수학자님과의 자리를 어찌 마다하겠습니까? 제가 산서성 최고의 기루라는 산성루에 예약을 해놨는데 그곳은 어떠십니까?”


“좋지. 이 친구 이거 풍류를 아는 친구였구먼. 허허허.”


천수학자의 호쾌한 웃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


광마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기운을 느끼자 천천히 숨을 내쉬며 운기조식을 마무리했다.

거센 활화산 같던 단전이 텅 비어버린 것을 보니 허무함마저 느껴졌다. 허나 한두 달만 잘 정양하면 내공의 오할 정도는 회복할 수 있을 터였다.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청현에게 천마경을 전수한 후 절제 된 내공으로 검기를 정밀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경지가 더 오른 것이다.

광마는 감았던 눈을 뜨고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아이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왔느냐.”


“네. 마천존 할아버지. 몸은 괜찮으세요?”


마천존은 크게 웃었다.


“하하 죽을 맛이다.”


“죄송해요.”


“아니다. 내가 좋아서 그런 것이니 걱정할 필요 없다. 할애비 앞에 앉거라.”


청현이 정좌하자 마천존은 청현의 기운을 느끼며 의아해했다. 지금쯤이면 청현의 몸에서 상당한 내공이 느껴져야하나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가르쳐준 천마경의 구결을 외우지 못했느냐?”


“아니요. 다 외웠고 운기조식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런데 천마경이 오행기랑 싸워요.”


“싸운다고? 그게 무슨 말이냐?”


“제가 따로 내공심법을 배우지 않았지만 주변에 있는 자연의 기운을 쓰다 보니 단전에 오행기가 자리를 잡고 있었거든요. 천마경이 단전을 차지하려고 하는데 오행기가 쉽게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 느낌이에요.”


마천존은 청현의 설명에 크게 놀랐다. 청현의 말을 따르자면 아무도 내공심법을 알려주지 않았는데 스스로 자연의 기를 단전에 쌓은 것이다. 그것도 오행기란다. 자연의 기운을 몸에 담는 것은 인간이 신선이 되는 방법으로 도가(道家)에서 구전(口傳)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였다. 마천존은 청현의 말을 허투루 넘길 수 없었다. 천마경이 아무리 소림의 달마역근경의 묘(妙)를 담았다 하더라도 다른 기운과 충돌하면 주화입마에 걸릴 위험이 있었다.

마천존은 아이가 내공심법을 배우기 전에도 십년정도의 내공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걱정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혹시 다른 이상은 없느냐.”


“음... 천마경이 자꾸 오행기를 건드니까 어제부터 오행기가 조금씩 떨어져나가기 시작했어요. 오행기는 온몸으로 퍼져나가더니 오늘 아침부터 심장과 쪽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요.”


마천존은 깜짝 놀라 외쳤다.


“오행기가 도망칠 곳을 찾다가 중단전에 자리를 잡았구나! 이 할아버지가 진기 유도를 도와줄 터이니 운기조식으로 천마경을 운행해 보거라.”


“네.”


청현이 가부좌를 하고 코와 입으로 천천히 숨을 들이 마시자 마천존은 청현의 등에 손을 대고 천마경의 기운을 느껴보았다.

아이의 말대로 일주천을 시작한 천마경의 기운은 단전에 자리 하지 못하고 단전을 감싸며 어떻게든 파고 들려했다. 하지만 기존에 있는 단단한 기운이 쉽사리 자리를 내주지 않는 모양새였다. 일주천이 다시 시작되자 마천존은 조금 더 강하게 진기유도를 도왔다.


‘과연 이게 옳은 것일까?’


내공은 단전에 자리 잡는다. 삼류무사부터 초고수들까지 알고 있는 상식이었으나 마천존은 자신이 하는 행동이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믿고 행했다. 무림의 역사가 하루 이틀도 아니고 수많은 사람들이 공부하고 경험하고 내린 결론은 내공은 단전에 자리 잡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천존은 내공을 실어 진기의 운행을 도왔다. 힘이 더해진 천마경이 청현의 단전을 더욱 세차가 두들기기 시작했다.


------------


제갈연은 홀로 고민에 빠져있었다. 노괴들과의 생활이 십년이 넘었다. 강산이 변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처음에 느낀 노괴들은 천박하고 예의가 없었다. 그뿐이랴 거짓말도 자주하고 툭하면 칼부터 뽑고 투닥대기 일쑤였으며 언행이 바르지 않았다. 하지만 순수했다. 제갈연과 청현에게 친절했고 생각 외로 말이 통했다.

청지촌을 나가 추후 거취를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흘러나왔다. 노괴들과의 헤어짐을 떠올리니 아쉽다는 감정이 함께했다.

미운 정이라 생각했지만 꼭 그런 것만도 아닌 것 같았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자 온갖 생각이 꼬리의 꼬리를 물었다.


‘하아, 마교에 투신할까?.’


제갈연은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두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


‘어머 내가 미쳤나봐.’


제갈연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노괴들과의 헤어짐이 아무리 아쉬워도 자신은 청현과 함께 제갈세가로 돌아가야 했다. 그것이 옳은 일이고 가장 현명한 판단이었다.


------------


무당의 만현검 백서진인은 맹주의 호출을 받았다. 그가 맹주로부터 건네 받은 것은 편지 한 장이었다. 편지를 다 읽은 백서진인은 맹주에게 물었다.


“천수학자...? 이 편지를 보낸 이가 정말 천수학자입니까?”


“그렇다네.”


“저 말고 또 누가 알고 있습니까?”


“매일제검 장현학. 그 외에는 전무하며 또 보여줄 생각도 없네. 자네 생각은 어떤가?”


얼마전 무림맹은 천수학자에게 전령을 보냈다. 황궁과 얽히고 싶지는 않았지만 환사선녀의 행방이 오리무중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현 무림에 그녀와 비슷하거나 더 뛰어난 실력을 가진 이는 천수학자가 유일했다.

잠시 고민하던 백서진인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무검자의 무덤은 어차피 저희 것입니다. 그러나 마교의 노괴들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요. 정사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마교의 세력이 강대하기 때문입니다. 마교의 세력이 약해진다면 자연스레 사파의 세력도 약해질 것이고 그럼 이 세상은 의와 협으로 가득 차겠지요.”


“내 생각도 그와 같네. 마교의 전대장로들이 사라진다면 마교는 지닌 힘의 최소 3할을 잃겠지. 이것은 필시 무림의 큰 복이 될 것이야.”


“제 생각도 그러합니다.”


“구파에게 무림첩을 돌리겠네. 행여 이 이야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주의해주게. 마교의 세력을 줄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 말이야.”


“여부가 있겠습니까?”


무림맹주인 맹천지검 혁련주는 오래전 전 무림을 피로 얼룩지게 만든 정마대전을 떠올렸다.


‘마교놈들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마.’


혁련주는 복수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피가 끓어오르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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