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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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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
작품등록일 :
2019.01.05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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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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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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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2화 등신(2)

DUMMY

만왕 – 등신 2


심평관은 단상 앞에 서서 제자들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오늘 이 자리에 특별한 분을 모셨다. 참고로 이분께서는 너희들의 실력이 형편없다고 하셨다.”


심평관은 비꼬는 말투로 청현을 상대하고 있었으나 청현은 그저 사람들을 쳐다보기 바빴다.

제자들은 그 모습에 저마다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간간이 욕설이 섞여 나오는 것을 보니 몇몇은 화가 단단히 난 모양이었다.


“자네들의 실력을 고쳐 주실 분이다. 혹시 이중에 잘못된 자세를 교정 받고 싶은 사람이 있나?”


그 말에 제일 앞줄에 있던 수염으로 뒤덮인 사내가 재빨리 손을 들었다.


“제가 받고 싶습니다.”


삼십이 넘은 나이에 마화천궁에 입문한 남자다. 내공은 이류수준이지만 체력과 끈기, 검술의 이해도가 좋아 마화검술을 일류수준으로 펼치는 제자였다.


청현은 당당히 말했다.


“한 번 펼쳐보세요.”


남자는 수염을 휘날리며 당당하게 마화검술을 펼쳤다.

마화검술은 총 3장으로 이루어져있었다.

1장당 10초식으로 3장까지 총 30개의 초식으로 이루어진 검술이었는데 제자가 펼친 것은 1장의 10초식이었다. 1장에 한해서지만 그의 실력은 심평관도 인정할 정도였기에 더할나위 없이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초식이 끝나자 청현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기, 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요. 부드럽게 이어져야 하는데 자, 자세가 불안정한지... 나머지 동작이 중간 중간 끊겨요. 자세가 불안정한건 하, 하체가 하체가... 단단히 받혀주지 않아서 그래요. 그리고 목... 손목의 힘을 좀 더 뺀다면 훠... 훨씬 좋겠어요.”


청현은 말을 하면서 안면 근육을 심하게 움직였다. 그 모습을 본 제자들은 서로 킥킥대며 웃었지만 그 말을 듣는 당사자는 웃을 수 없었다. 청현의 혹평에 남자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러나 마화가 주워온 아이는 현재 마화천궁의 손님 자격으로 있었기에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남자는 자신에게 모욕감을 준 아이에게 검을 휘두르고 싶었지만 심평관도 아이에게 존대를 하고 있었기에 화를 꾹 눌러참고 말했다.


“제가 이해력이 딸려서 그런데 혹시 대련으로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네.”


누군가 건넨 목검을 받은 청현은 그럴듯한 자세로 상대를 마주했다.


“먼저 갑니다.”


손님의 신분이라해도 대련중에는 머리가 깨져도 죄를 묻지 않는 것이 관례였기에 남자는 진심으로 청현의 머리를 내려쳤다. 청현은 가볍게 고개를 까딱이며 검을 피했다. 그러나 절룩이는 뒷발에 엉켜 그 자리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사람이 있는데 딱 그 꼴이었다.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청현의 코에서 코피가 주륵 흘러내렸다.

그 모습을 본 이들은 자지러지게 웃었다.


단 한명.

무술교관 심평관은 우스꽝스러운 청현의 모습에도 웃을 수 없었다.


------------


마화천궁의 무술교관 심평관은 마한천의 서재 앞에서 인기척을 냈다.


“들어오게.”


궁주의 서재답게 벽에는 멋진 검과 온갖 책들이 즐비했다. 그러나 가장 눈에 띈 것은 책상위에 가득한 서류들이었다.

마한천은 피곤한 눈동자를 비비며 심평관에게 말했다.


“미안하네. 어제 기별을 받았지만 밀린 서류가 너무 많아 오늘로 약속을 미뤘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심평관은 어제 알현을 요청했지만 마한천은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내일 보자고 하였다. 심평관도 그러하자고 했기에 오늘로 약속을 잡은 것이었다.


“그래서 용건이 뭔가?”


“다름 아니라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심평관이 사적인 용무로 찾아온 것이 오랜만이었기에 마한천은 의외의 표정으로 물었다.


“우리 교관께서 나에게 개인적인 질문이라니... 내 아는 것이라면 대답해주지. 말해보게.”


“마화가 주워온 남자아이 말입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거론되자 마한천의 눈에 이채가 띄었다.


“음... 청현 말인가? 그 아이에 대해 뭐가 궁금한가?”


“궁주님께서도 어렴풋이 알고계실 것 같습니다만... 궁주님께서 먼저 말씀해 주실 수는 없으십니까.”


“자네가 먼저 이야기해보게. 교관이 어찌 그 아이에게 관심을 갖는가?”


심평관은 한참을 망설이다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궁주님께서는 그 아이의 수준을 어떻게 보십니까?”


마한천은 청현을 처음 봤을 때를 떠올렸다. 산전수전 다 겪은 마한천조차 아이의 상처를 보고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의원은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고 오늘밤을 넘기지 못할 것이라 했다. 특이하게도 아이의 단전에는 검이 박혀있었었다.

필시 무림인과 엮인 것을 깨달은 마한천은 혹시나 싶어 청현의 손목을 잡고 기운을 느껴보았다. 그러자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미약한 기운이 느껴졌다.


“흐음, 경지라고 말할 것이 있나 모르겠네만... 왜 그러는가?”


“저는 그 아이가 비범한 아이라 생각합니다.”


궁주 마한천과 무술교관인 심평관의 실력은 모두 신검합일의 경지였다. 물론 마한천은 신검합일의 끝을 보고있었지만 마한천은 심평관의 말을 허투루 여길 수 없었다.


“그렇게 여기는 이유가 뭔가?”


“그게 말입니다... 어제 마화 아가씨께서 그 아이를 데리고 연무장에 오셨습니다. 그런데 마화검술을 펼치던 제자들을 보고는 문제점을 지적하더군요. 처음엔 그 말이 괘씸해 망신을 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심평관은 어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이야기를 다 들은 마한천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제정신이 아니라고 하지만 평범한 아이가 마화검술의 문제점을 짚고 그것을 교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궁주 마한천은 심평관 앞에 검 하나를 꺼냈다.


“자네가 보기에 이 검은 어떤가?”


심평관은 3뼘 정도 길이의 검은색 검을 살펴보았다. 삼류 무인이라 해도 누구나 좋은 무기를 바라기 마련이다. 무술교관으로서 수많은 검을 살펴본 그의 안목이 검을 훑기 시작했다.


“피 냄새가 짙고 예리하군요. 그런데도 이가 나가지 않은 것을 보니 필시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명검입니다. 그런데 이 검은 왜...?”


“이 검은 그 아이가 발견되었을 당시 단전에 꽂혀있었던 검이라네. 상처를 본 의원이 뼈를 하나도 부수지 않고 깔끔하게 당한것을 보니 검기에 당한 상처라고 하더군. 자네라면 이렇게 좋은 검을 찌른 뒤 어떻게 하겠나?”


“... 저라면 뽑겠습니다.”


“나도 그렇다네. 단전을 찌른 것을 보니 아이를 죽이려고 했다는 뜻이고, 검을 뽑았다면 확실하게 과다출혈로 죽었을 텐데. 왜 뽑지 않았을까? 그것도 검기를 발현할 수 있는 고수가?”


“...”


“그래서 나는 이 검을 던진 것이라 생각했네. 손을 떠난 검에 검기가 실렸다면 그 경지가 어떤지 알겠지?”


심평관은 신음을 흘렸다.


“설마 이기어검의 고수란 말씀이십니까?”


“만약 그 정도의 고수가 누군가를 죽이려고 했는데 검이 급소를 빗나갔다고 가정해보세. 그렇다면 이기어검의 고수가 실수를 한 것일까? 누군가의 경지가 생각보다 높았던 것일까?”


그 말에 심평관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심평관이 말없이 서있자 마한천은 말을 이었다.


“한낱 가정에 불과하지만 나는 이 아이가 이기어검의 고수와 엮였다고 생각했다네. 그래서 이곳저곳에 기별을 넣어 실종된 아이나 교룡이라는 검을 사용하는 고수에 대해 조사해 보았지. 허나 어떠한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네.”


“혹시 정파쪽 인물은 아닐까요?”


“물론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 그래서 비마대에 교룡이라는 검을 사용하는 무림인과 최근 실종된 고수의 제자 혹은 후지기수에 대해 알아봐 달라고 했으니 조만간 답장이 올 걸세.”


궁주의 말에 심평관은 자신의 생각보다 청현의 경지가 더 뛰어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궁주님 청현이라는 아이가 기억상실이라고 하니 이렇게 하시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어떻게 말인가?”


“청현이라는 아이는 무림에 관련된 인물이 확실합니다. 기억을 잃었고 몸이 불편해도 눈이 살아있으니 마화에게 무술을 가르쳐보라고 하는 것입니다. 예전의 기억을 찾을 수도 있고 마화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나쁘지 않군. 그런데 청현이 마화를 가르칠 실력이 되겠는가?”


“확신합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제가 옆에서 지켜보겠습니다.”


“그 일은 자네에게 일임하겠네.”


“감사합니다.”


------------


마화는 매번 미시(未時)무렵에 무술교관인 심평관에게 일대일 지도를 받았다. 그런데 오늘은 심평관이 한 아이를 대동하고 나왔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검은 적삼을 입은 것을 보고 처음엔 인근 부잣집 도련님과 함께하는줄 알았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등신이었다.

마화는 청현이 또 무슨 이상한 짓을 한 것이 아닌가 싶어 청현의 팔을 냉큼 잡아당겼다.


“이 등신아. 아침부터 어딜 싸돌아다녔던 거야? 한참 찾았잖아. 그리고 이 옷차림은 뭐야?”


심평관은 그런 마화를 꾸짖었다.


“뭐하는 짓이냐? 앞으로 네 스승이 될 사람에게!”


“네? 스승이라뇨?”


“청현과도 이야기가 끝났다. 앞으로 나 대신 청현이 너에게 무공을 알려줄 것이다.”


“지금 농담하시는 건가요? 등신에게 무슨 무공을 배워요.”


“궁주님께서도 허락하셨다.”


마화는 기가차서 입을 뻐끔거렸다.


“하... 나... 원...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내가 가르쳐줄게. 히히”


히죽거리는 청현의 얼굴을 보니 마화는 눈앞이 캄캄했다.


------------


청현은 툭하면 웃었다. 길을 걷다가도 웃었고 밥을 먹으면서도 웃었다. 마화가 왜 이렇게 자주 웃냐고 물으면 청현은 그냥 좋아서 웃는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무공을 가르치는 청현의 얼굴에선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시종일관 진지한 얼굴이었다.


“마화검술(魔火劍術) 1장(一章) 1초(一招)! 진천검퇴(進天劍頹)”


옆에서 심평관이 지켜보고 있기에 꾸역꾸역 시키는 대로 했지만 마화는 속에서 열불이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다. 청현은 마화에게 단순한 내리긋는 동작인 진천검퇴를 몇 시진 째 반복시키고 있었다.


“진천검퇴 다시.”


마화는 꾹 참고 검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그었다.


“진천검퇴 다시.”


위에서 내리그었다.


“진천검퇴 다시.”


내리그었다.


“진천검퇴 다시.”


마화는 결국 목검을 바닥에 집어던지며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야!”


마화가 소리를 빽 지르자 청현은 사자후(獅子吼)를 들은 것 마냥 깜짝 놀랐다.


“어... 어? 왜?”


“등신아 지금 장난해? 어렸을 때부터 진천검퇴는 수만번 이상 연습한 거야. 그런데 뭐가 불만이라고 계속 시키는 건데?”


청현은 마화가 집어던진 목검을 주워들었다.


“지, 진천검퇴는 그냥 위에서 아래로 내리 긋는 것이 아냐. 네 검은 정확하게 떨어지지 않아. 첫 동작이 정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2초(二招)와 연결하겠어? 그리고 2초와 연결할 필요도 없어. 원래는 이 한 번의 검으로 상대를 무력화 시켜야 하는 거야. 자, 잘 봐.”


청현은 몸에 얼마 남아있지 않은 기운을 모아 회전시켰다. 처음 해보는 것이 틀림없는데도 왠지 익숙한 느낌이었다. 청현은 검을 양손으로 잡고 머리위로 들어올렸다. 그 기세가 사뭇 진지해 마화는 한마디 쏘아붙이려던 입을 꾹 닫았다.


청현의 검이 떨어지자 마화는 눈을 크게 떴다. 그녀가 알고 있는 마화검술은 물이 흐르듯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었다. 그런데 청현의 검엔 파도가 치고 있었다. 부드러우면서도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것만 같은 거센 파도였다.


청현의 목검이 땅끝을 향하자 바닥에 있던 모래들이 좌우로 갈라졌다.

청현은 마화에게 목검을 건네며 물었다.


“어때 알겠어?”


마화는 청현이 조금 다르게 보였다. 그냥 등신인줄만 알았는데 이제 보니 조금 멋있는 구석도 있었다.


“어? 으응...”


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심평관은 입을 떡하니 벌렸다.


‘세상에 검풍(劍風)이라고?’


유형화된 검기는 일류의 끝자락이나 신검합일의 초입에서 뿜어낼 수 있다. 검에서 검기를 뿜어내는 순간 검을 내 몸처럼 다루는 신검합일의 고수로 불리며 어디에서든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일평생 검을 잡아도 검기조차 내뿜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그러나 검풍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최소한 검기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신검합일의 고수가 상승무공의 깨달음을 얻어야만 겨우 흉내라도 낼 수 있는 것이 바로 검풍이었다.

심평관은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눈을 비볐다.


‘자, 잘못본건가? 그렇겠지? 검풍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약한 감이 있었지? 분명 바람일거야.’


심평관이 혼잣말을 하며 주변의 나무를 둘러보았으나 나뭇잎들은 지나치게 평온했다.


‘허허... 이거 참...’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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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화 무서운 바깥세상 (1) 19.01.20 923 1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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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청현제일 무술대회(2) 19.01.09 1,103 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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