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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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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o
작품등록일 :
2019.01.05 03:24
최근연재일 :
2019.02.1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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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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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7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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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등신(4)

DUMMY

등신 - 4


마화는 기분전환을 할 겸 시장을 나섰다. 대부분의 시간을 마화천궁 안에서 보냈지만 간혹 일이 손에 안 잡힐 때면 이렇게 나와 저잣거리에서 당과 같은 간식거리를 사먹곤 했다.


“마화 아가씨 안녕하세요? 어머 볼 때마다 점점 더 예뻐지시네.”


“호호호 안녕하세요.”


마화천궁의 도움을 받고 있는 몇몇 상인들이 마화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넸다.

사람들은 저마다 바빴고 항상 왁자지껄하며 활기찼다.

마화는 시장의 모든 느낌이 좋았다.

푸줏간 아저씨의 노련한 칼솜씨.

객잔 앞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점소이의 지루한 표정.

조그마한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양꼬치 굽는 향기.

그리고 어딘가에서 들리는 치고 박는 소리와 살려달라는 가냘픈 목소리.


‘응?’


마화는 잘못 들었나 싶어 주변을 둘러봤지만 사람들은 태평하게 자기 할 일에 열심히였다. 그러나 또다시 살려달라는 목소리가 마화의 귀에 들렸다.

주변 지리는 빠삭했다.

남들보다 발달한 마화의 오감이 누군가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음을 알려주었다.


‘20장 가량... 오른쪽 앞 건물 뒤.’


위치를 가늠한 뒤 경공으로 달리자 순식간에 소리가 난 구석진 골목길에 도착했다.

마화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곳에는 마화보다 1, 2살 정도 많아 보이는 4명의 남자 아이들이 누군가의 옷을 벗기고 있었다.

마화천궁은 무림단체이기도 했지만 위구르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마화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이 새끼들 감히 위구르 땅에서 뭐하는 짓이야.”


아이들의 뒤로 옷이 벗겨진 채 쓰러진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처음엔 많이 얻어맞아 얼굴이 엉망이 된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아는 얼굴이다. 그 얼굴을 보자니 마화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어휴 저 등신은 왜 시장까지 기어 나와 맞고 다니는 거야.’


눈이 쭉 찢어지고 퉁퉁하게 살이 오른 덩치가 마화를 보고 아는 척을 했다.


“뭐야 마화아냐? 별일 아니니 그냥 가라.”


마화는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모르는 얼굴이었다. 그러나 어딘가 모르게 낯이 익었다.


“누, 누구?”


“누구라니... 진짜 나 몰라?”


마화는 남자의 얼굴을 보며 꼼꼼히 과거를 훑었다. 마화천궁에 관련된 인물이나 아버님과 함께 만난 인물 위주로 기억을 떠올렸다. 살이 토실토실한 인물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한 인물을 떠올릴 수 있었다.


“아 혹시 금위표국의...”


“그래.”


표국은 물품을 운송해 주거나 사람을 보호하는 일을 하는 곳이었다. 금위표국은 위구르 지역에서 가장 큰 표국이었다. 마화가 알아보자 남자아이의 어깨가 쭉 펴졌다.


“미화 언니에게 고백했다 차인 둘째 아들 덕화구나.”


덕화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끄응... 아무튼 여긴 남자들의 일이니까 그냥 가.”


“그렇게는 안 되겠는데?”


“궁주님의 얼굴을 봐서 봐줄 테니 그냥 가. 난 여자라고 봐주지 않는다.”


“난 덕화 네 취향에 대해 뭐라 할 생각은 없지만 걔는 마화천궁의 손님이거든.”


마화천궁의 손님이라는 말에 남자아이들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뭔 소리야 취향이라니?”


“그러니까 남자 아이를 거, 겁탈하고 있었잖아.”


마화의 말을 깨달은 덕화의 얼굴이 당황으로 물들었다.


“그, 그런거 아니야. 이 녀석이 우리의 물건을 훔쳤다고. 우린 훔친 물건을 찾고 있었어.”


“그 등신이 너희들의 물건을 훔쳤다고? 잃어버린 것이 뭔데?”


“그건 말할 수 없어.”


“사람을 패고 강제로 옷까지 벗겼으니 그 물건을 찾았겠네?”


“아니...”


“그럼 그 아이 이리 넘겨.”


“그럴 순 없어. 이 녀석이 어디에 숨긴 것이 분명해.”


“좋은 말로 할 때 넘겨.”


“싫은데?”


마화의 표정이 점점 굳어졌다.

마화는 옆구리에 차고 있던 예리한 검을 뽑았다. 아이들은 검을 보고 주춤했지만 덕화는 예외였다.


“피를 봐야겠어? 난 여자라고 봐주지 않는다고 했을 텐데?”


“넌 남자니까 내가 특별히 봐줄게.”


덕화는 마화의 말에 콧방귀를 끼며 커다란 박도를 꺼내들었다. 무식하게 생긴 무기였지만 마화의 짧은 검보다는 훨씬 위협적이었다.


“우리는 잃어버린 물건을 꼭 찾아야해. 이 녀석이 훔친 것이 확실하니 너도 한패로 생각하겠어.”


마화는 어이가 없었다.


“뭘 잃어버렸는지 알려달라고 해도 말을 안 하니 너희들의 말을 믿을 수 없어. 마화천궁의 손님에게 먼저 무력을 사용한 것은 너희들이야. 그 녀석을 내놓지 않으면 나도 무력으로 빼앗아가겠어.”


햇볕이 들지 않는 좁은 골목길에선 긴장감이 감돌았다.

어릴 때부터 검을 잡은 마화지만 덕화 또한 표국에서 무술을 배웠다. 게다가 덩치나 힘에서도 우위였고 주변에는 동료들까지 있었다.

덕화는 박도를 단단히 움켜쥐고 옆에 있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내가 상대할 테니 기회를 봐서 붙잡아.”


덕화가 커다란 박도를 붕붕 휘두르자 위압감이 대단했다. 그러나 마화는 겁먹지 않고 상대의 검에 집중했다.

덕화와 마화의 검이 몇 차례 부딪혔다. 상대의 실력을 가늠해보는 기본적인 탐색이었다.

덕화는 마화를 죽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마화천궁은 표국의 큰 거래처였고 또 궁주가 막내딸을 아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검을 맞대보니 마화의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덕화의 박도는 또래 남자아이들이 받아내기 어려운 힘이 담겨있었다. 허나 마화는 덕화의 검을 어렵사리 받아 넘기고 있었다.


덕화는 마화가 자신의 검을 받아내자 박도에 더욱 힘을 실었다. 그러자 마화는 서서히 뒷걸음질 쳤다. 기술적으로 검을 흘려보내고 있지만 아직 미숙해 그 힘을 다 감당하지 못한 탓이다.

그때 기회를 엿보던 아이 하나가 마화의 허리를 꼭 붙잡았다.


“꺄악.”


마화는 당황했지만 곧바로 검을 역으로 잡아 자신을 뒤에서 끌어안은 남자아이의 팔을 검으로 베었다.


“으악.”


남자아이는 한손으로 피가 흐르는 손을 꼭 쥐었다.

덕화가 그 모습을 보고 인상을 썼다.


“이 계집애가... 곱게 보내려고 했더니 정말 피를 보게 만드네.”


덕화는 전력을 다해 마화를 베어 들어갔다. 내력과 체중이 실린 검을 마주한 마화는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검을 놓치고 말았다.

그때 검에 팔을 베인 남자아이가 바닥의 흙을 집어 마화의 얼굴에 뿌렸다. 마화는 눈을 뜨지 못한 채 땅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치사한 자식들 흙을 뿌려?”


“닥쳐 이 썅년아 어디서 칼질이야.”


흙을 뿌린 아이는 욕설과 함께 마화를 발로 찼다.


“아악.”


청현은 마화의 비명을 들으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아이들에게 둘러싸였을 때에는 무서운 감정이 앞섰다. 그래서 맞고만 있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마화를 때리니 분노로 인해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청현은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을 느끼며 단전의 기운을 회전시켰다. 몸이 기억하고 있었고 그저 따를 뿐이었다.


청현의 발이 좌방으로 이보 우방으로 삼보를 밟으니 신형이 사라졌다.

마교의 특급 살수들이 쓰는 귀수보(鬼狩步)였는데 절룩거리는 발걸음으로 인해 언뜻 취권처럼 보였다. 그러나 청현의 귀수보를 눈치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화에게 발길질을 하고 있는 아이에게 다가간 청현은 왼손으로 아이의 옆구리를 후려친 뒤 손바닥으로 턱을 강하게 밀어 쳤다.

소림사의 절기인 소림오권(少林五拳)의 호이권(虎二拳)이었다.

호이권에 맞은 아이는 뇌가 흔들린 탓에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아이들은 모두 놀라 청현을 바라보았다. 아이들의 눈에는 청현이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청현의 모습이 사라졌다. 은령귀법(隱靈鬼法)을 펼친 탓이다.


청현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덕화의 뒤였다.

청현은 단순히 덕화의 몸을 보고 있었지만 사실 인체의 무수한 혈도를 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에겐 평범한 인간의 몸뚱이가 청현에게는 누르면 말을 못하는 자리, 죽는 자리 등 모든 혈자리가 보였다.

청현은 손가락 끝에 기를 집중해 심장 뒤편과 척추 사이에 있는 사혈을 꾹 눌렀다. 반치만 더 들어가면 목숨을 잃는 자리였지만 청현은 차마 끝까지 누르지 못하고 손가락을 뗐다.

덕화가 입에 게거품을 물고 쓰러지자 청현은 나머지 아이들에게 손가락을 튕겼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바닥에 픽픽 쓰러졌다.

청현은 마화에게 다가가 손을 붙잡았다.


“마화야 괜찮아?”


시간이 지나자 마화는 가까스로 눈을 뜰 수 있었다.

온몸이 쑤시고 눈은 따가웠다. 눈물이 앞을 가려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었지만 청현이 덕화 일행을 쓰러트린 것 같았다.


“이... 이 등신아...”


마화는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청현은 그런 마화를 꼭 안아주었고 마화는 한참을 청현의 품에서 울었다.


------------


-서신 등급 主 한대수 發-


붉은 글씨로 적혀있는 주(主) 등급의 서신은 교주에게 직통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특급 서신이었다.

마교의 교주 혁중세는 비마대의 보고서를 단숨에 읽고 삼매진화(三昧眞火)의 수법으로 서신을 태워버렸다.


“여봐라.”


혁중세가 큰 소리로 외치자 밖에서 대기 중이던 시녀가 다가왔다.


“예.”


“철혈마검단(鐵血魔劍團)과 비마대(比馬隊) 조장급 이상으로 1각 이내에 소집.”


명령은 짧았지만 간단했다.


“존명.”


명을 받든 시녀는 빠른 발걸음으로 소식을 전하러 갔다. 그러나 발에서는 아무소리도 나지 않았다. 시녀라고 믿기 어려운 놀라운 경신법이었다.


------------


아직 해가 떠있었지만 마화는 방에 누워 머리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내가 왜...’


마화는 생각하면 할수록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악! 내가 왜!!’


청현을 끌어안고 엉엉 운 것을 생각하니 부끄러움에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한순간이지만 청현의 모습은 이야기책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너무나도 멋있게 보였다.

게다가 끌어안은 청현의 상체는 맨몸이었다.


‘따듯하긴 했어... 아니 그게 아니라 꺄아악... 내가 미쳤나봐... 그래 내가 미친 거야...’


이불을 발로 차며 얼굴을 붉힌 마화는 한참동안 이불 밖을 나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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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무서운 바깥세상(5) 19.01.26 858 19 14쪽
16 16화 무서운 바깥세상(4) 19.01.25 849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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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무서운 바깥세상 (2) 19.01.22 903 15 13쪽
13 13화 무서운 바깥세상 (1) 19.01.20 931 17 14쪽
12 12화 청현제일 무술대회(8) 19.01.19 899 19 11쪽
11 11화 청현제일 무술대회(7) +2 19.01.18 914 18 12쪽
10 10화 청현제일 무술대회(6) 19.01.18 959 2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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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화 청현제일 무술대회(4) 19.01.13 1,067 22 11쪽
7 7화 청현제일 무술대회(3) +1 19.01.10 1,081 17 16쪽
6 6화 청현제일 무술대회(2) 19.01.09 1,114 18 13쪽
5 5화 청현제일 무술대회 +1 19.01.07 1,257 21 14쪽
4 4화 감옥이 된 무릉도원(4) 19.01.06 1,341 2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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