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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F급 헌터 시간을 지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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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종우몽
작품등록일 :
2019.01.11 14:55
최근연재일 :
2019.02.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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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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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급 헌터, 해고 통보를 받다

DUMMY

길드 [적룡].

‘한국의 실세는 붉은 용이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높은 길드가 바로 [적룡]이다.

거듭되는 레이드 토벌 활약으로 [적룡]의 인지도는 나날이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길드의 대표인 헌터 한진태는 대통령 출마 권유를 받을 정도.

바야흐로 [적룡]의 시대가 도래 했고, 시민들은 몬스터로부터 자신들을 지켜주는 붉은 용 깃발에 환호했다.

그런 굉장한 길드와 계약한지 7년차에 접어드는 박정훈.


지금 정훈의 앞에는 3명이 앉아있었다. 레전더리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 그들은 [적룡]길드의 에이스 헌터들이다.

정훈은 오늘도 던전에 들어가기 위해 장비를 꾸리고 있던 참. 그들의 입에서 툭 나온 말이 정훈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계약해지라고요?!”


갑작스런 통보에 정훈은 기가차서 말이 나오질 않았다.

간부들은 얼빠진 표정의 정훈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그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떠올라 있지 않았다.

마치 물건을 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직 정식 통보는 안 갔을 텐데, 내일이면 해당 부서에서 소식 날아갈 거예요. 박정훈씨.”

“이게 무슨 소리인가요? 계약기간은 아직 1년이나 더 남았잖아요.”


분위기에 눌리지 않고 말을 꺼냈지만 돌아온 건 한숨이었다.


“아저씨, 말귀를 못 알아들으시네.”


가운데 앉아있는 여우같은 면상의 남자 ‘차지환’이 말했다.

이명은 ‘폭스’. 현재 나이 27살의 지환은, 학생일 때부터 두각을 드러내어 [적룡]에 입사, 적잖은 무용담과 명예를 자랑하는 에이스다.


“그쪽은 이제 희망이 없다 이 말이야.”

“정훈 씨는 올해로 서른한 살이군요. 그 나이가 될 때까지 F급 6레벨······. 그런 게으르고 나태한 인력을 고용할 정도로 [적룡] 길드가 만만해 보이나요?”


이 말을 한 사람은 미모의 여인. 연예계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A급에서도 상위 헌터로 랭크되어 있는 김예나.

요컨대 본인의 노오력이 부족하지 않느냐 하는 말이었다.

지금 정훈 눈앞의 삼인방은 적룡 길드의 최상위 에이스라 할 수 있는 자들이었다. 최소한이 A급이며 대부분은 S급.

일명 ‘용의 사냥개들’

정훈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정훈의 헌터 등급은 F급.

누구는 처음부터 D나 C, 가끔은 B로 각성한다지만 정훈은 헌터로 각성해보니 F급이었다.

주어진 스킬도 신통치 않았다. 그렇다면 본인의 레벨을 올려서 스킬을 성장시켜야겠지만 그것도 레벨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의 이야기.

[적룡]길드는 정훈에게 한 번의 기회도 준 적이 없었다.


“지금까지 시키는 대로 다 했잖습니까. 열심히 일하면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하지 않았나요? 이런 식으로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하다니,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그것도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 말이지. 아저씨가 할 줄 아는 게 뭔데? 꼴랑 짐꾼이잖아. 그 나이에 가방 들 힘은 있어?”

“짐꾼이 어쨌다는 겁니까. 이쪽은 생활이 걸려 있습니다.”

“어차피 거지꼴인 건 매한가지잖아? 풀빵 장사라도 하면 되겠네. 입은 것도 비슷한데.”


차지환의 이죽거림에 3명의 웃음소리가 동시에 들렸다. 간부들의 잘 빠진 헌터복에 비해 정훈이 입은 것은 허름한 시장표 점퍼.

그러고보니 오늘은 추워서 털 달린 모자까지 쓰고 왔다.


“진짜 웬만하면 옷 좀 사 입어. 대한민국 최고 길드 이미지가 있지. 새로 지은 건물에 노땅 냄새 배겠어.”


정훈은 욕이 튀어나올 뻔한 걸 참느라 이를 악물어야 했다.


“기분 나쁘게 들을 것만은 아닙니다. 정훈 씨보다 힘 좋고 스킬 좋은 이들이 티오가 나길 기다리고 있어요. 저희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는 결단이니 정훈 씨가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김예나의 말을 끝으로 간부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내일 봐. 아저씨한테는 마지막 던전 공략이 될 테니 카메라라도 들고 오던가.”


그렇게 말한 지환이 정훈의 어깨를 툭 치며 문으로 향했다.


“다른 길드원에게도 이런 식이었습니까?”


그 말에 3명 모두 멈췄다.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네요. 정훈 씨 같은 경우는 특이 케이스입니다.”

“부당하게 해고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건 소문인 줄만 알았는데 정말이었네요.”


이런 일은 정훈만 겪는 것이 아니었다. 쓸모없는 자는 바로 잘라버린다. 그것이 [적룡]길드의 방식이었다.


“이번 일에 대해서는 저도 그냥 넘어가지 않겠습니다. 협회에 고발하도록 하죠.”


김예나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A급 헌터의 사냥감을 보는 눈빛에 식겁한 정훈은 표정관리에 힘써야 했다.


“지금 협박하시는 건가요?”

“진심입니다만?”

“그런가요. ······하실 말은 그게 다인가요?”


정훈은 그들을 무시하며 대기실을 나가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


20년 전, 갑작스럽게 출몰한 ‘게이트’로 인해 세계는 대혼란에 빠졌다.

게이트는 일종의 차원문으로 그 너머에는 던전이 있다.

던전에 도사리고 있는 것은 괴물(몬스터)들.

게이트를 타고 넘어온 괴물(몬스터)들은 닥치는 대로 도시를 공격했고 살육을 저질렀다.

정부를 포함한 국제기구는 몬스터에 맞서 군대를 파견했지만 어마어마한 비용이 발생했다. 거기에 도시 한복판이라 화약무기를 사용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국가 시스템이 마비되고 사회 인프라가 파괴됐다. 사람들은 공포에 떠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절망밖에 없던 그때, ‘헌터’라 불리는 자들이 등장했다.

헌터들은 각성이라는 과정을 통해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능력을 얻었는데 이것을 ‘스킬’이라고 불렀다.

각성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게이트가 인간에게도 영향을 끼쳤다는 설이 가장 지지를 받았다.

전세가 역전되었으며 인류는 다시 발전했다. 몬스터의 사체에는 인류가 모르는 성분의 재료가 많았으며, 이것으로 새로운 소재가 무수히 개발되어 커다란 경제적 효과를 일으켰다.


이제 헌터들은 끊임없이 게이트로 뛰어들었다. 몬스터를 죽이고 아이템과 재료를 구해오며 게이트를 소멸시켰다.

세계적으로 헌터들이 각광받는 풍토가 자리 잡혔고, 그 중에서도 한국은 종합 등급으로 세계 1위를 다투는 헌터국가로 자리하게 되었다.


***


서울 동쪽 상일동에 열린 게이트는 이틀 동안 그 크기가 점점 커져갔다.

이는 즉 이것은 몬스터가 튀어나오기 쉽다는 것.

게이트가 열린 직후 중형 길드가 공략에 들어갔지만, 보스 공략에 실패한 채 빈손으로 나오고 말았다.

그런 던전의 공략을 [적룡] 길드가 맡게 되었다.

아침부터 통제라인 밖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방송국 기자나 게이트 연구자들도 있었지만 가장 많이 몰린 건 일반 시민이었다. 특히 여자들이 전제 수의 70프로를 차지했다.

잠시 후, 그들이 기다린 인물이 나타나자 환호성이 폭발했다.


-꺄아아 오빠아!

-붉은 용의 에이스님이 오셨다!

-지환님 너무 멋져요!

-적룡의 폭스! 눈부셔요!


차지환은 그들을 향해 여유롭게 손을 흔들었다. 찢어질 듯한 비명이 날아들자 맨 뒤에서 걷고 있는 정훈은 귀청이 떨어질 것 같았다.

지환의 앞을 막은 기자들이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S급 헌터가 C급 게이트를 공략하시는 이유가 뭔가요?

-[적룡] 길드의 에이스님이라면 인천 게이트나 의정부 게이트로 가야하는 것 아닌가요?

-이번 상일동 게이트가 그만큼 위험하다는 건가요?


차지환은 미소를 지었다. 헌터계의 아이돌이라 불리우는 차지환의 미소는 여성들에게 특히 치명적이라고 했다.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데 어떻게 수준을 따질 수 있나요. 저희는 언제나 낮은 자세로 시민의 입장을 먼저 살피고 있습니다. 덧붙여서 인천과 의정부에는 저희 [적룡]의 다른 에이스들이 향했습니다. 곧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테니, 시민 여러분께서는 안심해주십시오.”


가식적인 인사를 건넨 차지환이 통제라인을 넘었다. 파티를 맺은 길드원들과 정훈이 그 뒤를 묵묵히 따랐다.


-근데 맨 뒤에 있는 아저씨는 누구냐?

-꼬질꼬질하네. 왜 저런 녀석이 오빠 파티에 있는 거야?

-저거 짐꾼이야. 커다란 가방 짊어지고 있잖아.

-이봐 아저씨! 짐꾼답게 잘 찌그러져 있어! 지환님 방해하기만 해봐!


그리고 이어진 비웃음.

언제나 듣는 비아냥이라 정훈은 그러려니 했다. 어차피 저런 비난도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다.

간부들에게 그런 취급을 받은 직후라서, 사실 오늘 던전 공략은 나오고 싶지 않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가 걸려 있었다. 거기다 병실에 누워있는 여동생을 생각하면 자존심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나날이 비싸지는 병원비를 떠올리자 터질 것 같은 울분이 사그라드는 정훈이었다.

이 나이의 F급 헌터라면 대형 길드는 물 건너간 거나 마찬가지다. 내일부터는 중소형 길드를 알아봐야 한다. 그렇다 해도 자리가 있을 지는 전혀 알 수 없다.

물론 [적룡]길드를 협회에 고발하는 문제도 있다. 나 하나만의 일이 아니라 다른 F급 헌터들이 일용품처럼 버려지게 할 순 없다.

그러한 생각들로만 가득 차있던 정훈. 그는 잠시 후 자신에게 벌어질 사태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상일동 게이트의 던전은 사방이 암석으로 되어 있는 동굴형이라서 제법 어두웠다. 어두운 구멍 안에서 기다란 더듬이가 꿈틀대자, 차지환이 그쪽으로 도약했다.

몬스터가 구멍에서 징그러운 몸뚱이를 드러냈다.

뱀처럼 움직이는 유연한 몸. 갑옷 같은 껍질. 두 개의 더듬이와 수십 쌍의 발.


[대왕 지네 (C급)]


던전 안에 들어오자마자 차지환은 말 그대로 길길이 날뛰었다. 물 만난 고기마냥 검을 휘둘렀고, 한 번 베인 지네들은 연타 대미지가 적용되어 단말마도 내지 못하고 절명해버렸다.

지환의 시야를 확보해주는 스킬은 마법계 파티원의 [라이트]다. 시야확보가 어려운 던전의 경우 라이트 스킬을 가진 헌터가 동행하는 일이 잦다.

허공에 떠 있는 공 모양의 빛 덕분에 지환의 양학은 순조로웠다.


사람의 2배가 넘는 길이의 지네 시체가 쌓여가기 시작했다.

안전을 확인한 정훈은 단검을 꺼내고 지네 시체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정훈의 작업은 지금부터.

죽은 사체를 해체해 필요한 재료를 얻는다. 지네의 독샘을 뜯어내 봉지에 담고, 껍질의 단단한 부분을 분해해 밧줄로 묶는다. 그리고 몬스터의 ‘핵’을 빼낸다. 그렇게 모은 것들을 가방에 담으면 비로소 한 마리 분의 작업이 끝난다.

지네는 다른 몬스터에 비해 유용한 재료가 없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가방은 금세 꽉꽉 들어찼다.


“이 녀석 동작 봐라? 너 때문에 지환님께서 기다리고 계시잖아.”


머리를 뒤로 묶은 C급 남자 파티원이 일갈했다.

원래 몬스터 해제작업은 오래 걸린다. 그냥 베어버리는 것과 정교하게 해체하는 걸 어떻게 같은 속도로 할 수 있겠는가.


“이러다 날 새겠네. 아저씨. 빨리 못할 거면 우린 먼저 간다?”


검을 짊어진 차지환의 말이었다.


“다 끝내고 다음 방으로 와. 미처 못 처리한 몬스터가 있을지도 모르니 유서 가지고 있으면 미리 주던가.”


크게 웃은 지환과 파티원들은 바로 다음 방으로 향했다.

파티원과 함께 [라이트] 스킬도 사라져서 어두컴컴해졌다. 정훈은 묵묵히 석유램프를 꺼냈다. 사용된 연료는 석유가 아닌 몬스터 기름이지만.

던전은 수시로 특수한 파장을 퍼뜨리는데, 그 때문에 전기를 사용하는 문명의 이기는 쓸 수 없다.


아까의 조롱을 잊을 겸 해서 정훈은 바쁘게 움직였다. 어느덧 30분이 흘렀지만, 아직도 해체해야 될 사체가 10마리나 남았다.

그렇게 한참 작업 중이었을 때였다.

램프가 명멸하더니 완전히 꺼져버렸다.

연료가 떨어진 것. 불이 사라지자 주위는 한순간에 캄캄해졌다.


“뭐야. 간 거야? ······젠장, 오늘 진짜 왜 이러냐.”


정훈은 처량해진 자신의 처지에 짜증이 났다.


램프를 던져버리고 자신의 스테이터스 창을 열었다.


◈ 이름 : 박정훈

◈ 헌터레벨 : Lv.6

◈ HP : 120

◈ SP : 60

◈ [근력 : 7] [체력 : 6] [민첩 : 5] [지능 : 1] [감각 : 1]


『스킬』

[강화] Lv.3 (SP 15)

-힘과 속도가 20초간 증가(15%)


허공에 뜬 창을 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정말 답도 없다.

7년 전 [적룡]길드에 들어왔을 때만해도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설마 이런 처지에 놓일 줄 누가 예상했겠는가.

도대체 어떻게 하면 강해질 수 있을까?

한숨을 길게 뱉고 있던 그때.


째깍~ 째깍~


상념에 잠겨 있던 정훈은 시계 초침 소리를 듣고 주위를 둘러봤다.

그리고 한 바위 모퉁이에서 시선이 멈추었다.

그곳에선 황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는데 초침 소리가 가까워지면서 밝기도 점점 강해지고 있었다.

움직이는 걸 보니 몬스터일까? 정훈은 반사적으로 지네의 사체 뒤에 몸을 숨기고 자세를 낮췄다. 그리고 고개를 내밀어 나타난 몬스터를 확인했다.


“저게 뭐야?”


작가의말

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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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첫 레벨업 +4 19.01.15 2,101 60 14쪽
4 송파 게이트 +2 19.01.14 2,172 61 15쪽
3 회귀 그리고 다짐 +4 19.01.13 2,281 53 12쪽
2 황금빛 몬스터 +5 19.01.12 2,285 54 14쪽
» F급 헌터, 해고 통보를 받다 +8 19.01.11 2,569 5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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