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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F급 헌터 시간을 지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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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종우몽
작품등록일 :
2019.01.11 14:55
최근연재일 :
2019.02.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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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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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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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필버그 공략

DUMMY

요란한 비명소리.

공 형태가 일그러지더니 [필 버그]가 둥글게 말고 있던 몸을 주욱 폈다.


“히 디릿! 어택!”


용병들이 일제히 총을 쏘기 시작했다.

그러나 갑각이 너무 단단해서 공벌레는 쉽게 쓰러지지 않았다.

그때 포획 장비를 들고 있던 헌터 2명이 달려왔다.

공벌레를 포획할 생각인 것이다.

발사된 그물이 넓게 퍼지며 [필 버그]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그물에는 전류가 흐르는지 바직바직 스파크가 튀는 게 보였다.


캬아아아아!!!


공벌레가 갈고리 이빨을 벌리며 포효했다. 그러자 갑각과 갑각을 잇는 관절이 늘어나며 몸 전체가 길어졌다.

‘징그러워······.’

변형된 필 버그는 펼쳐진 포획 그물에 다 들어가지 않는 크기로 변하고 말았다. 한 번도 겪은 적이 없는 상황인지 헌터들과 용병들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오우 뻑! 테러블!”


그물을 떨쳐낸 공벌레가 무서운 속도로 부지를 질주했다. 그러면서 갑각을 열었는데, 갑각의 틈 사이로 수많은 가시들이 미사일 발사대처럼 솟아올라있었다.

일제히 분사된 가시들이 용병들에게 향했다.

가시들이 비 오듯 쏟아져 내렸다.


“쉣 더 뻑!”


영어로 뭐라뭐라 외치는 용병들이 엄폐물 뒤로 잽싸게 숨어 머리를 감싸 안았다.

고슴도치처럼 변해버린 철근.

그 옆에 있는 뒤집어진 트럭에선 기름이 흐르기 시작했다.


“런 어 웨이!”


용병대장이 외쳐보지만 이미 폭발이 일어난 후였다.

용병 한 명이 폭발로 날아가 부지를 뒹굴었다.


“존──!!”


쓰러져 경련하는 용병에게 용병대장이 달려간다. 나머지 용병들은 필사적으로 엄호에 들어간다.


“이 자식이!”


전쟁영화에서나 나올 뜨거운 전우애를 본 정훈이 공벌레를 노려보며 단검을 들었다.

[필 버그]는 적어도 D급이나 C급에 해당하는 몬스터다. 평범한 공격은 통하지 않기 때문에 몬스터 핵을 부수는 게 최선책.

정훈은 여러 개의 다리를 꼬물거리며 빠르게 부지를 내달리는 녀석을 꼼꼼하게 관찰했다.

그러나 몬스터 핵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도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는 모양이다.

길게 늘어난 공 벌레가 엄폐물을 헤치며 용병대장 쪽으로 향했다.

다른 용병들의 사격이 이어졌지만 갑각이 단단해서 전혀 먹히지 않았다.


두 번째 [타임 스톱] Lv.3


공 벌레가 몸을 던지며 공격하기 직전, 시간이 멈췄다.

정훈은 사색이 짙은 용병대장에게 달려가 둘을 재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시간이 돌아오기 전에 공 벌레의 드러난 머리를 향해 [아라크네의 송곳니를] 던졌다.


끼에에에에!!!


던진 단검을 회수.

시간이 재생되자 공 벌레가 몸을 비틀며 사정없이 난동을 부렸다.

타격은 줬지만 완전히 끝내려면 몬스터 핵을 부숴야 한다.


“땡큐! 미스터 헌터!”


부상당한 용병은 말 그대로 숨만 쉬고 있었다.

정훈은 인벤토리에 있는 HP포션을 떠올렸다. 하지만 게이트가 매개가 되어 각종 아이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헌터와 달리 평범한 사람은 HP포션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용병의 상태는 점점 심각해져갔다.

응급처치만으론 한계.

빨리 병원으로 옮기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질 거다.

‘빨리 처리할 수밖에.’


“그 머시기······ 웨, 웨얼 이즈···몬스터 핵?”


어떻게든 의사를 전달했다.


“몬스터 코어 이즈 인 더 테일. 언더 더 스킨.”

“······왓?”

“녀석···, 꽁지에··· 있다.”


어눌해도 역시 한국어가 낫다.

꽁지에 몬스터 핵이 있다면 바닥에 가려져 있을 거다. [아라크네의 아이]처럼 몸을 일으키게 하거나 뒤집을 수밖에 없다.


“벗, 딱딱해서··· 소용없어.”

“총으로는 핵을 부술 수 없다는 건가요?”

“뎃츠 롸잇. 위 니드 봄 투 킬.”


대충 폭탄이 필요하다는 정도는 알아들은 정훈이었다.

그때,


[몬스터를 죽이면 안 됩니다! 사로잡아야 해요!]


부지 전체에 증폭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멀리서 쌍안경으로 이쪽을 보고 있는 관리인이 마이크에 대고 외친 것.

뭔 개소리인가. 부상당한 용병이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여기에 있는 전원이 위험한데 죽이지 말고 사로잡으라니. 자기는 안전한 곳에서 방관하는 주제에.


“저 녀석을 내버려두면 그쪽도 똑같이 위험해질 텐데요?”


정훈이 큰소리로 외치는 사이, 화가 난 공벌레가 가시를 난사했다.

몇 개는 철창의 구멍을 그대로 통과해 초소 근처에도 박혔다.

두두두둑.

기겁해서 안전모가 흘러내린 관리인.

그가 본능적으로 몸을 틀자 한 손에 플라스틱 뚜껑이 달린 스위치가 들려 있는 것이 보였다.

일종의 발파 스위치 같은 모양이다.


‘저게 뭐지······?’


뭔가 느낌이 좋지 않다.


한편, 몸부림치던 공벌레는 5미터 높이의 철창에 달라붙어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탈출할 셈이다.

벽에 박혀 있는 가시가 있어서 더 쉽게 올라간다.

공벌레의 기세에 얼굴이 창백해진 관리인.

한편 정훈은 철창에 달라붙은 공벌레를 보며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했다.

알아서 몸을 일으켜준 꼴이지 않은가.

저런 우유부단한 관리인의 명령을 기다릴 시간이 없다.

정훈은 철책의 위까지 승강기를 타고 이동했다. 그리고 위에서 [필 버그]의 얼굴을 향해 [아라크네의 송곳니]를 던졌다.

아까처럼 박혀드는 검.

정훈은 뛰어내리면서 거미줄을 손에 휘감고 강하게 잡아당겼다.

거미줄이 팽팽해지며 철창에 달라붙은 공벌레의 등이 휘었다.

스킬 [강화] Lv.7


키아아아아!!!

놀란 공벌레가 철창을 붙잡고 필사적으로 버텼다.

[강화]까지 썼음에도 공벌레는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헤이 쿨 가이. 두 유 니드 헬프?”


용병대장이 돌격소총을 재장전하며 물었다.


“예스!”

용병대장이 모두에게 신호를 보내고 공벌레의 다리를 향해 집중사격을 감행했다.

다리가 철창에서 하나하나 떨어져나갔고 이내 굉음을 내며 뒤로 넘어가버렸다.

절대 보이지 않던 복부를 환히 드러내버린 것이다.

‘지금이다!’


스킬 [타임 스톱] Lv.3


7초. 용병대장 가슴주머니에 있는 수류탄을 잡는다.

6초. 뒤집어진 공벌레 위를 달린다.

5초. 꽁지 쪽에서 약간 튀어나온 부분 발견.

몬스터 핵은 갑각 사이 관절에 파묻혀 있었다.

묘한 피막 같은 것에 쌓여 있다.

4초. 회수한 [아라크네의 송곳니]로 연타를 갈겨본다.

3초. 챙~ 챙~ 챙~

용병대장 말대로 딱딱해서 부술 수 없었다.

알고는 있었지만 아무래도 C급 몬스터부터는 그렇게 쉽게 핵을 내주질 않는 것이다.

아무래도 다른 수를 써야 할 것 같다.

2초. 수류탄 핀을 뽑고 갑각 사이에 찔러 넣는다.

1초. 공벌레 바깥으로 몸을 날린다.


잠깐의 텀이 있은 후에 공벌레 꽁지에서 폭발이 일었다.

몬스터 핵이 파괴되면서 부풀어 오른 공벌레가 파열돼버렸다.

던전 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전법으로 [필 버그]를 공략한 것이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기분 좋은 소리가 들려왔다.


그 뒤, 부상당한 용병은 병원으로 호송됐다.

용병들이 한시름 놓고 있는 동안 정훈은 F급 헌터들에게 이곳에 대해 물었다.

두 사람은 주저하면서 슬쩍 일러주었다.

그들이 말하길 이곳은 ‘텃밭’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정식 명칭은 아니고 일종의 은어인 듯하다.

게이트에서 나온 몬스터를 포획하기 위한 장소.

그 이상은 알지 못하는지 말하지 못하는지 서로 눈치만 본다.

다만 가속계 스킬을 가진 E급 헌터가 얼마 전에 불의의 사고로 사망, 그 공백이 이런 사고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는 들을 수 있었다.

원래는 이렇게 강한 몬스터가 나오는 던전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런데 안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 나오는 녀석들만 잡다보니 조금씩 몬스터가 강해진다는 이야기였다.

정훈은 듣다보니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가서 몬스터를 잡아주지 않으면 던전은 성장한다.

던전 내부 마력의 밀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서 몬스터의 등급도 올라간다.


‘어지간해서는 그렇게 되지 않는데······.’

이곳은 대체 어떤 이유로 운영되고 있는 것일까?


“수고 많았습니다. 역시 정실장님께서 소개해주신 분은 다르시네요.”


관리인이 다가와 정훈과 헌터와의 대화를 끊었다.

마치 더 이상은 대화하지 말라는 태도다.


“포획하진 못했는데 상관없나요?”


정훈이 약간 떠보듯 물었다.


“어쩔 수 없죠. 상황이 안 좋아서 부득이하게 몬스터를 죽였다고 보고를 올려야겠습니다. 정 없는 일도 아니니까요.”

“그런가요. 아 그런데 아까 손에 들고 계시던 건 뭔가요? 무슨 스위치 같던데.”

“왓 더?”


살짝 찔러본 말에 옆에서 듣고 있던 용병대장이 거칠게 반응했다.

곤란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관리인 앞으로 용병대장이 뚜벅뚜벅 걸어갔다.


“이즈 댓 트루? 하?”


용병대장의 거구에 관리인이 위축됐다.


“그, 그러니까······.”


관리인의 멱살을 잡았다.


“텔 미!”

“저, 저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 아까 상황은 누가 봐도 위험했잖습니까?”

“하? 유 머더 퍼커! 모두···죽을, 뻔했다! 네 놈 빼고!”

“모, 몬스터를 제대로 잡았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겁니다. 애초에 위험하면 터트리라고 되어 있는 거 알지 않습니까. 그런 일 생기지 말라고 당신들 데려다놓은 건데, 돈 받은 만큼 일하지 못한 건 그쪽 잘못이란 말입니다.”


당황한 김이었겠지만 확실히 심한 말이었다.

관리인을 중심으로 세상이 한 바퀴 돌았다. 잠시 후, 관리인은 무지막지한 충격을 받은 뒤 멍하니 하늘을 바라봤다.

용병대장이 관리인을 메쳐버린 것이다.

거기에 주먹까지 추켜들자 용병 동료들이 말렸다.

할 수 없이 화를 참은 용병대장이 주먹만큼은 내려놨다.


“끝이다! 이 계약은 파기다! 우린 가겠다!”


용병대장이 정훈한테 다가오며 악수를 청했다.


“미스터 헌터. 덕분에···내 부하가, 아니 우리 모두, 살았다. 땡큐.”

“아···유어 웰컴······.”


정훈이 악수를 받았다. 그 김에 소개를 했다.

용병대장의 이름은 도널드 캠벨.

본래 비밀엄수 계약이 있었겠지만 그는 이제 알 바 아니라는 듯 마음껏 떠들어댔다. 화끈한 성격이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이 철책 가장 바깥쪽에는 크레이모아가 빙 둘러 설치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몬스터가 완전히 도망칠 것 같으면 저 ‘관리인’이 터트리게 되어 있었던 듯.

그렇게 생각하자 등골이 오싹했다.

그야말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것이다.


‘정영길 기획실장······. 음흉한 줄은 알았지만 이거 보통이 아니군.’

아무 일도 아닌 듯 보내더니 알고 보니 죽을 곳이었다.

경각심을 바싹 올려야겠다고 다짐하는 정훈이었다.

용병대장 캠벨은 떠나가며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주었다. 당분간은 한국에 있을 거라고 한다.


“빚을···졌다. 도움···필요하면···연락해라. 굿 럭~”


캠벨을 위시한 5인의 용병대는 한명씩 정훈을 꽈악 포옹했다. 그리고 어깨에 돌격소총을 걸치고 텃밭 밖으로 사라졌다.

역시나 무슨 영화 같았다.


“관리인씨. 제 할 일은 이걸로 끝난 건가요?”


관리인은 여전히 대자로 뻗을 채 하늘만 보고 있었다.

동공도 살짝 맛이 가 있었다.

아직 회복이 안 된 모양이다.

정훈이 관리인 눈앞에서 [필 버그]한테서 얻은 아이템을 흔들었다.

파란색으로 빛나는 걸 보니 레어 아이템이다.


“이 녀석은 제가 잡은 거니까. 제가 가져가도 되겠죠?”

“······”

“된다고요? 아이고 뭘 이런 걸 다······.”


이 텃밭에 대해선 여러 가지 궁금한 게 많았지만, 지금으로선 더 알아낼 방법이 없었다.

정훈도 볼일을 마친 텃밭을 뒤로 했다.


감정소를 나온 정훈은 얻은 아이템을 음미하며 회사로 향했다.


[버그 헬름](D급)

부위 : 모자 (레어)

-근력, 민첩, 체력을 5씩 상승시킵니다.

-치명타가 2% 증가합니다.

-크리티컬 확률이 5% 증가합니다.


감정결과, 기존에 착용하고 있던 [의지의 머리띠] (E급)보다 한 등급 높은 아이템이었다. 유니크가 아닌 게 아쉬웠지만 이 정도라면 [의지의 머리띠]보다 효율이 좋다.

앞으로는 크리티컬 확률에도 신경을 써야 될까?

그런 고민을 하면서 정훈은 현장지원실로 향했다.

아침에 현장지원실 쪽에서 보자고 했던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현장지원실이 있는 층으로 올라온 정훈에게 고함 소리가 들렸다. 처음 보는 남자였지만 정훈은 그 사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권성완 현장지원실장. 그가 얼굴이 벌개져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야, 누구 맘대로 박정훈이를 데려갔어?”


권성완 실장과 마주하고 있는 상대는 바로 정영길 실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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