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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F급 헌터 시간을 지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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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종우몽
작품등록일 :
2019.01.11 14:55
최근연재일 :
2019.02.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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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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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으로 가는 길

DUMMY

숲을 빠져나온 [사신] 길드는 바로 몬스터 사냥을 시작했다.

고작 3마리밖에 안 되는 몬스터라서 그리 어렵지 않게 처치할 수 있었다.


“왜 이렇게 굼떠? 빨리빨리 움직여!”


임조성이 몬스터 사체를 분해 중인 자기 팀의 짐꾼을 닦달했다.


“빠, 빨리 할게요.”


E급 여자 헌터 윤수현이 바삐 손을 움직인다.

원래도 임조성의 짐꾼에 대한 취급은 심한 편이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는 더 혹독해진다.

그리고 오늘이 그 기분이 안 좋은 날이라는 걸 윤수현은 본능적으로 알았다.

심기를 잘못 건드렸다간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른다. 시키는 대로 빨리 분해를 하는 것이 덜 아픈 방법이다.

그때 윤수현의 단검이 몬스터 시체 뼈에 걸려서 움직이지 않았다.

윤수현이 낑낑대며 단검을 뽑으려 들자 임조성이 눈을 찡그렸다.

그가 뭐라고 한 마디 하려고 할 때.


“너 지금 뭐하냐? 리더가 빨리 하라고 했잖아.”


[사신] 공략 팀의 C급 헌터 손희원. 그녀가 밉살스런 표정을 보이며 윤수현을 기분 나쁘게 내려다봤다.

손희원은 임조성을 가장 잘 따르는 팀원으로 임조성 만큼이나 성깔이 더러운 헌터다.

“단검이 박혀서··· 잘 안 빠져요.”

두 손으로 단검을 잡고 힘껏 빼냈다. 단검이 빠지는 순간 몬스터의 피 몇 방울이 손희원의 신발에 튀고 말았다.

“죄, 죄송합니다.”

손수건을 꺼내는 도중에 퍽 하고 발차기가 날아들었다. 땅을 구른 윤수현이 맞은 어깨를 붙잡고 웅크렸다.


“정신 나갔어? 어디 더러운 피를!”


몬스터를 사냥하는 헌터가 몬스터 피에 발끈할 이유가 없다. 손희원은 그냥 자신의 가학성을 채우기 위해 꼬투리를 잡은 것이었다.


손희원이 자신의 무기, 체인을 어루만졌다.

찰랑찰랑하는 소리가 들리자 윤수현은 흠칫 하고 어깨를 움츠렸다.

저것으로 몇 번 얻어맞아 본 적이 있다.


HP 포션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정도만 두들겨 패겠지.

그리고서 포션 값은 자신이 받을 돈에서 차감될 것이다.


윤수현이 다른 헌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내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다들 눈길을 슬쩍 피한다.


“······조성씨. 나 얘 교육시켜도 되지?”


손희원이 임조성에게 묻는다.


보통 하급 헌터들의 ‘교육’은 임조성이 맡지만 자신은 여자라서 그런지 손희원이 직접 손을 댔다.

딱히 배려는 아니고 임조성의 손에 여자의 몸이 닿는 걸 싫어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었다.

그렇다고 손희원 마음대로는 아니고 항상 임조성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임조성은 위 아래의 구분이 명확한 것을 무엇보다 중요시했으니까.


그런데 당연히 고개를 끄떡일 줄 알았던 임조성.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번엔 좀 참아. 나가서 해.”

“아 왜~”

“저 사람들도 있으니까.”


임조성이 가리킨 쪽에는 관문 관리사가 있었다.

관문 관리사의 임무 중에는 감시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팀과 팀의 분쟁을 방지하는 게 주 업무이고 팀 내부의 문제는 대체로 관할 밖이다.

지금도 조금 불쾌한 듯이 찡그리고는 있지만 딱히 나서려고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임조성의 생각은 좀 달랐다.

‘아무래도 한판 붙을 것 같으니까······ 점수를 깎여서 좋을 건 없지.’


아까 박정훈이라는 놈. 임조성은 자신의 손아귀를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힘 스탯은 높은 편이었지······?’


악수하면서 상대의 근력을 측정하는 것은 그의 버릇.

그런데 의외로 굳건하게 버티는 힘.

그래봐야 B급인 자신에게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아주 손쉬운 먹잇감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용의주도한 임조성은 박정훈 팀과 트러블이 일어날 때를 대비해서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한 발판을 마련해두려는 것이다.


물론 손희원은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투였다.


“그런 걸 왜 신경 써. 저 사람들이 뭘 어쩐다구.”

“아 됐어. 그냥 내 말대로 해.”


임조성이 한 마디 하자 손희원의 불평은 그걸로 뚝 그친다.

이게 이 여자의 매력이긴 했다.

몸매가 좋고 말을 잘 듣는다. 실력도 있고.

자신만큼은 아니어도 스킬도 꽤 좋은 편이다.

그리고 애교도 있다.

손희원이 체인을 거두고는 요염한 표정을 지은 채 임조성에게 다가가 한쪽 팔에 엉겨 붙었다.


“자기야, 안아주라.”

“던전에서는 리더라고 부르라고 했지?”


연인 관계인 임조성과 손희원.

그 둘의 부대낌에 윤수현은 내심 ‘또 시작이네’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자신에게 불어닥칠 폭풍은 일단 잠잠해진 모양이다.

아픈 팔을 붙들고 일어난 윤수현은 다시 자리로 돌아가 잠자코 분해를 시작했다.


“그런데 리더. 이제부터 뭐 할 거야?”

“처리할 녀석이 있어서 말이지. 본격적인 공략은 그 다음이야.”

“아, 그 박정훈이란 녀석이었나? 생긴 것도 재수 없게 생겼던데.”

“생긴 것만 재수 없었으면 차라리 나았지.”


임조성은 주제파악 못하고 나대는 놈들을 세상에서 제일 싫어했다.

헌터 사회에는 암묵적인 서열이 있다.

그건 F급은 땅이고 A~S급은 하늘이라는 것.

등급이 모든 것이라는 것. 아래 등급인 놈들은 물 한 모금을 마셔도 뒤에 마셔야 한다.

물이 다 떨어지면? 당연히 높은 등급만 마신다.

자신도 낮은 등급일 때는 그래왔다. 상위 등급 형님들의 뒤치다꺼리를 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박정훈 같은 E~F급이 감히.

그런 놈들은 길드 차원에서 자체로 교훈을 줘야 하는데 대체 [적룡]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자신은 이렇게 교육에 열심히건만.

임조성은 조금 무서운 눈으로 “선배들이 가르칠 건 가르쳐줘야지?”라고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응. 그래야지. 그런데 어떻게 요리할 거야?”

“방법은 써놨어. 우린 기다리고 있으면 돼.”

“아, 역시. 아까 자기 스킬 쓴 거지? 자기 스킬 너무 멋져.”


임조성의 스킬 [저주의 고동].

이것은 10분에 한번씩 지속적인 대미지와 함께 정신적 고통을 준다.

거리는 얼마나 떨어져 있건 간에 상관없다. 측정해 본 적은 없지만 적어도 이 나라 안에서는 작동에 문제 없었으니까.

이 스킬은 임조성이 의도하거나 정신을 잃지 않는 한 절대 풀리지 않는다. 올 것을 알고 있는 고통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게 얼마나 사람을 피폐하게 하는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엄청난 약체화.

임조성은 이것으로 A급 몬스터를 잡은 적도 있었다.

기껏해야 하급 헌터가 견딜 리가 없는 것.


임조성의 어깨에 기댄 손희원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데 꼭 그럴 필요 있어? 어차피 기껏해야 E급 정도라며? 저 짐꾼정도 밖에 안 될 텐데··· 그냥 밟아버리면 안 돼?”

“그러면 재미가 없잖아? 내 스킬에 걸렸으니 아마 서 있기도 힘들 테지. 가진 물약이 있으면 그거 빠느라 정신없을 테고······. 그런 녀석이 던전 공략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임조성은 멍청하고 건방진 하급 헌터가 아픔을 못 이기고 벌벌 기는 모습을 보고 싶은 거다. 자신에게 사정사정 하는 모습을 한참 감상하고 반쯤 죽여 놓는 건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


“리더. 다녀왔습니다.”


아까 정찰을 보낸 D급 남자 헌터가 돌아와 보고하듯 말했다.


“수고했어. 박정훈은 어디로 가고 있지?”


D급 헌터에게는 박정훈의 움직임을 주시하라고 지시를 내렸었다.


“던전을 나가진 않았습니다. 지금은 북쪽으로 향하고 있어요.”

“그래?”


임조성은 눈살을 찌푸린다. 북쪽에 왜 가는지 이해를 못 했기 때문.

하지만 그는 곧 고개를 끄떡였다.


“그럼 우리도 북쪽으로 가야겠네.”


***


언덕에서 탑까지의 거리는 약 5킬로미터.

평지에서의 5킬로미터는 생각보다 짧은 거리다. 하지만 지형이 험난하고 복잡한 지형이라면 5킬로미터는 결코 가까운 거리가 아니다.

평소의 2배나 걸리는 시간과 피로. 거기에 저주까지 걸린 상태.


정훈은 HP가 30퍼센트 정도 떨어진 걸 확인하고 다시 인벤토리를 열었다.

‘뭐야··· 이만큼이나 썼다고?’


언덕에서 출발하고 2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HP 30%회복 포션을 7병이나 써버렸다. 그리고 지금 마셔야 하는 것까지 따지면 8병.

HP포션이 소모될 때마다 정훈은 가슴이 찢어질 정도로 슬펐다.

‘이게 다 얼마야······.’


HP 30% 회복 포션은 시중에서 개당 400만원정도로 거래된다.

8개면 3200만원······.

더 끔찍한 건 이 속도로 가다간 보스를 공략하기도 전에 HP포션이 바닥날 거란 계산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떻게든 힐러를 구했어야 했는데······. 아, SP소모를 생각하면 거기서 거기인가? 젠장!’


정훈의 이가 으드득 하고 갈렸다.

‘죽여버린다.’


고통에 더해서 자신이 입은 손해까지.

미친 듯한 분노가 몰려 왔다. 하지만 지금 당장 임조성을 찾아서 묵사발내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지금 해야 할 선택은 전진이었다.


“팀장님. 정말 괜찮아요? 숨소리가 너무 안 좋아요.”


포션을 마시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 앞장서서 걷고 있는 정훈. 그 등 뒤에서 김성아가 물었다.


“괜찮습니다. 공기가 너무 좋아서 숨을 좀 세게 쉰 겁니다 하하.”

“······휴식이라도 취할까요? 팀장님은 잠시 쉬셔야······”

“아닙니다. 전혀 아무렇지도 않아요!”


자신도 모르게 격하게 반응하고 말았다. 다시 냉정을 찾고 차분하게 말투를 고쳤지만, 김성아의 표정은 이미 굳어 있었다.

어떻게든 사과했지만 가슴에 차오르는 죄의식.


하지만 쉴 순 없다.

쉬는 건 쓸데없는 시간낭비고, 시간낭비는 HP포션을 날리는 길과 직결된다.

한시바삐 탑에 도착해야만 한다. 그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


정훈이 더욱 속도를 높여서 먼저 앞장서 갔다. 팀원들은 어쩔 수 없이 그 뒤를 따랐다.

그로부터 10분을 더 나아갔을 때, 드디어 탑이 위치한 숲에 도착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된다.

숲으로 들어가려고 하던 정훈을 서영기가 어깨를 잡아 만류했다.


“왜 그러시죠?”

“팀장님. 급한 건 알겠는데, 발밑은 조심해야지?”


미간을 좁혀보니 자신이 내딛으려 한 발 아래, 풀잎에 가려져 있는 밧줄이 보였다.


정훈의 눈이 그 밧줄을 따라 천천히 이동했다.

측면에 있는 나무에 연결되어 줄기를 타고 꼭대기까지 이어져있었고, 계속 눈으로 쫓아간 도착지는 바로 정훈의 머리 위였다.

예리하고 날카로운 날붙이들이 거꾸로 매달린 채 정훈의 정수리를 노리고 있었다.

밧줄을 밟으면 작동하는 트랩이었던 것이다.


“제가 부주의했네요. 고맙습니다.”


서영기에게 감사를 표했다.

팀원 그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한 걸 서영기는 바로 알아맞췄다.


‘역시 권실장이 추천할 만한 사람이네.’


정훈은 서영기와의 경험차이를 느꼈다.


“이런 함정은 선두가 발견해주지 않으면 안 되네. 참견하고 싶지는 않지만 앞에 서려면 웬만하면 발밑 좀 봐줬으면 좋겠네. 아니면 선두를 교체하든가.”


따끔한 한 마디.

정훈이 고개만 끄덕였다. 격려보다 오히려 이런 질책을 받자 마음이 편해지는 정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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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교육의 시간 +4 19.02.16 954 34 11쪽
32 경찰은 왜 필요해요? 19.02.15 975 32 13쪽
31 해주 +2 19.02.14 960 37 13쪽
30 고대 머맨의 수룡 19.02.13 962 38 13쪽
29 돈이 줄줄 샌다 +2 19.02.12 1,012 38 13쪽
» 탑으로 가는 길 +3 19.02.11 1,092 38 11쪽
27 저주 +1 19.02.09 1,201 40 15쪽
26 연합던전 +2 19.02.08 1,218 39 13쪽
25 응? 양다리? +6 19.02.07 1,287 41 12쪽
24 D급이 되다 +2 19.02.06 1,313 42 13쪽
23 차지 대거 +2 19.02.05 1,311 40 12쪽
22 귀신의 광란 +1 19.02.04 1,394 48 13쪽
21 강해지는 것이 답 +1 19.02.02 1,435 40 11쪽
20 차지환 습격 +3 19.02.01 1,440 48 11쪽
19 리자드 퀸의 보안경 +1 19.01.31 1,395 43 10쪽
18 리자드 퀸 +1 19.01.30 1,421 40 10쪽
17 에이스팀 아닌데 에이스팀 같은 +1 19.01.29 1,469 46 13쪽
16 새로운 팀의 결성 +3 19.01.28 1,573 44 12쪽
15 권성완의 제안 +1 19.01.26 1,738 43 13쪽
14 필버그 공략 +1 19.01.25 1,714 4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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