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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F급 헌터 시간을 지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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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종우몽
작품등록일 :
2019.01.11 14:55
최근연재일 :
2019.02.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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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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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돈이 줄줄 샌다

DUMMY

“그런데 누가 이런 함정을 만든 거야? 죽을 뻔 했잖아.”


강성호가 날붙이 하나를 뽑아 자세히 들여다보며 말했다.


“사람은 아니겠죠.”


정훈이 말했다.


“그럼 몬스터가 이런 함정을 만들었다는 건가요? 머리가 좋네······.”


물론 던전에 들어온 헌터가 설치해뒀을 가능성도 있다. 임조성 같은 녀석이 또 있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이러한 날붙이를 만들 정도로 시간이 넉넉하진 않았다. 게이트로 들어오기 전에 가지고 왔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것치고는 너무 조잡하다.


“팀장님. 저기 좀 보세요.”


정훈이 어지러운 시선을 돌려 김성아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봤다.

숲 저편의 하늘이었다.

눈을 가늘게 하자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게 보였다.

어차피 탑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에 정훈은 연기 쪽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아예 서영기를 앞세웠다.

자신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두 번 속지 않도록 최대한 트랩에 주의하며 다가가자, 허접하게 지어진 원시적인 집이 나타났다.

석기시대의 움집을 연상케 하는 모양인데, 나뭇가지 대신 커다란 미역으로 지붕을 만들었고 벽 대신 큼지막한 조개껍데기를 사용했다.

연기는 곳곳에 피워둔 모닥불에서 비롯된 것이었는데, 그 앞에는 인간과 비슷한 자세로 고기를 굽고 있는 몬스터가 있었다.


손발의 물갈퀴.

척추를 따라 등을 장식하는 지느러미.

목에서 뻐끔대는 아가미.

심해의 아귀를 닮은 얼굴.

물방울무늬의 청록색 몸과 비늘.


[머맨] (D급)


[머맨]은 적어도 20마리 정도 있어보였다. 그 20마리가 허술하지만 제법 문명의 냄새가 풍기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의 지능과 사회성이 있는 몬스터.

아까 그 함정도 이 녀석들이 만들었을 거다.

그보다 상당한 숫자다. 몇 마리 안 된다면 급습해서 처리하고 갈수도 있지만, 20마리 가량 되는 [머맨]을 상대하기에는 정훈의 상태가 받쳐주질 못한다.

게다가······

시선을 사로잡는 저 녀석이 가장 문제다.

작은 집들 사이에 조금 큰 집이 있었는데, 그 집 앞에 앉아있는 [머맨]은 다른 녀석들 보다 덩치가 훨씬 컸다.

사람의 3배 크기.

근육질 몸에 위협적인 물갈퀴 손톱.

그리고 어깨에 짊어진 거대 몽둥이.


[마스터 머맨] (C급)


[리자드퀸의 보안경]으로 보아하니 C급 몬스터.

머맨 부락의 족장 쯤 되는 것이겠지.


“형님. 저 덩치는 왠지 불길합니다. 여기는 그냥 돌아가는 게 좋을 거 같아요.”


C급의 등급이 보이지 않는 정요한. 본능적인 위기감을 느낀 모양이다.


“제가 신호를 보내면 성아씨는 전원한테 [프로텍트]를 거세요. 성호씨는 [끈끈이 활]로 앞서 돌진하는 [머맨]들을 붙잡아 두세요. 아마 C급 이상인 몬스터한테는 효과가 별로 없을 테니 D급만을 노려주시고요. 그리고······”


“잠시만요 팀장님. 이 부락을 공략할 생각이세요?”


김성아가 다급하게 말을 잘랐다.


“탑으로 가려면 여기를 통과해야 돼요. [머맨]들이 ‘어서 지나가십시오.’라고 할 리는 없잖아요?”

“그럼 탑을 포기하세요. 지금의 팀장님 상태로는 위험해요.”


김성아의 말.

정훈은 김성아를 바라보았다.


“성아씨. 저 믿습니까?”

“네? 무슨 말을······.”

“대답해주세요. 저 믿습니까?”


그러자 김성아가 예쁜 눈을 들어 박정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입을 벌려 대답했다.


“······믿어요.”

“그럼 말씀드릴게요. 저 괜찮습니다. 그리고 여길 지나가면 더욱 괜찮아질 겁니다.”

“그래요?”

“네 약속합니다.”

“알았어요.”


김성아는 얼굴에서 걱정하는 빛이 사라지고 각오가 새겨졌다.

그걸 본 박정훈은 고통이 살짝 가시는 것처럼 느껴졌다.

정훈은 작전 지시를 내렸다.


“자 그럼 이동합시다. 지형적으로 유리한 곳을 찾아야 합니다. ······ 저기가 좋겠네요.”


정훈이 부락 옆에 있는 언덕을 가리켰다.

과거 이곳에 와 본 적이 있던 정훈.

우위를 점하는 것이 공격에도 방어에도 좋다.


‘······빨리 빨리 가자. 돈이 줄줄 샌다.’


***


잠시 후, 평화로운 머맨 부락에 마법으로 만든 화살 한 발이 날아들었다.

쿠에에?

난데없이 날아든 화살은 부락 한복판에 박혔다. 그러나 머맨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누군가의 공격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뭐지?’하는 어색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만큼 마법 화살의 존재감이 너무 부족했다.

하지만 마법 화살이 계속해서 쏟아지자, 그제야 위기감을 느낀 몇몇 머맨들이 괴성을 질렀다.


쿠에에에!


그것으로 적습이라는 것을 알았는지, [마스터 머맨]이 육중한 몸을 일으켜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살폈다.

언덕 위에 서 있는 한 남자.

주인공인 마냥 쓸데없이 멋진 자세를 취하고 있는 건 강성호였다.


쿠어어어!


[마스터 머맨]이 몽둥이를 쳐들어 강성호를 겨눴다. 그것이 공격신호가 되어 10마리의 머맨들이 무서운 기세로 돌진했다.

그리고 나머지 10 여 마리 정도는 [마스터 머맨] 옆에서 진을 치고 창과 같은 형태의 무기를 들었다.

정훈은 그 광경을 부락 근처 수풀에 숨어서 지켜봤다.


‘지난 번 [거품 게]들처럼은 안 되나?’

앵벌이 던전인 [해안가 절벽]에서는 유인하면 모든 몬스터가 쫓아왔는데, 이곳 [머맨]들은 원시적인 사회 생활을 하는 만큼 그렇게 멍청하진 않은 모양이다.

‘역시 작전을 준비해두길 잘했네.’

10마리의 머맨들이 언덕을 뛰어올랐다. 그들이 절반쯤 올라갔을 즈음 강성호가 작전대로 미리 지펴둔 횃불을 들었다.

그리고 발밑에 떨어뜨렸다.


화르르~


순식간에 언덕전체로 번져간 불길이 뛰어 올라오던 머맨들을 덮쳤다.

쿠에에에!!!

정훈은 연합 던전에 들어오기 전에 미리 몬스터 기름을 구매해두었다. 던전에서도 사용 가능한 몬스터 기름.

일반 기름과 달리 연소가 빠른 장점이 있어서 순간화력이 굉장하다.


작전을 실행하기 전, 정훈은 머맨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타임 스톱]을 쓰고 몬스터 기름을 언덕 곳곳에 뿌려두었다.

그 사전 작업이 10마리를 힘들이지 않고 처리하는 결과를 만든 것이다.

머맨들이 불에 약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쓸 수 있는 작전이었다.

불길에 휩싸인 10마리의 머맨들은 미친 듯이 발버둥 치다가 끝내 쓰러졌다.


“형님. 이제 저희 차례입니다.”


미리 HP를 깎아둔 정요한이 [고블린의 쇠망치]를 들었다. 그런데 어째 얼굴에 억울함이 가득한 표정이다.


몬스터의 공격을 받아서 HP를 깎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번엔 그 방법이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팀원들이 직접 정요한의 HP를 깎았다.


강성호와 김성아가 막대기를 들고 몇 차례고 정요한을 내리친 것이다.


근력이 약한 편인 두 사람이기에 그나마 안전했다. 그렇다고 맞아도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닐 터.


“미안하게 됐어.” “미안해요.”라고 말하면서도 나중에는 뭔가 중독된 것처럼 때리던 두 사람.


“정팀장네 팀은 매번 이렇게 곤장을 치나?” 라며 심각한 표정으로 굳은 서영기.


그러한 생쇼 덕분에 스킬 [귀신의 광란]을 사용 가능한 수준까지 HP를 낮출 수 있었다.




“요한아. 아팠냐?”


어깨에 손을 얹으며 묻자 정요한이 고개를 푹 숙였다.


“······형님. 제가 뭘 그렇게 잘못한 걸까요?”


정훈 본인이 시킨 거라서 뭐라 위로할 수가 없었다.


“특히, 성아씨가 더 아팠어요. 한 발 한 발에서 혼이 느껴졌습니다······.”


“············”


이 던전을 공략하면 좋은 아이템이라도 사줘야 될 거 같다.

매번 이럴 순 없으니 나중에는 적당한 수단을 찾아야 할 테고.


“기운내고. 너는 졸병들을 상대해. [마스터 머맨]은 내가 처리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스킬 [타임 스톱] Lv.4


시간을 멈추고 곧장 [마스터 머맨] 쪽으로 달렸다.

그리고 그 앞에 멈춰서 [아라크네의 송곳니] 대신 [차지 대거]를 꺼내들었다.

[마스터 머맨]은 C급 몬스터.

정훈의 레벨은 D급에 Lv.15.

몬스터 핵을 [차지 대거]로 노린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다.

차지를 모으기 위해 [타임 스톱]을 연달아 사용.

차지가 모인 칼날이 빛을 뿜으며 두껍고 긴 형태를 갖춰갔다.

그리고 15초가 되는 순간, 전설의 검 마냥 화려해진 칼날을 [마스터 머맨]의 몬스터 핵을 향해 겨눴다.

[마스터 머맨]의 가슴 정 중앙에 위치한 몬스터 핵. 일부만 드러나 있으며 비늘로 보호되고 있었다.

그때 정훈이 살짝 휘청거렸다.

갈수록 심해지는 두통과 현기증이 원인.


‘제길······.’


[차지 대거]의 칼끝이 흔들린다.

5초 밖에 남지 않은 [타임 스톱]. 정훈이 무리하게 힘을 주고 버텼다.

하지만 시야가 빙글 하고 흔들렸다.

정훈은 결국 도중에 [차지 대거]를 사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정훈의 공격은 몬스터 핵을 살짝 스친 뒤 [마스터 머맨]의 어깨에 박혀버렸다.

깊히 박히긴 했지만 잘라내진 못한 [차지 대거]의 검날.

시간이 다시 흐르고,

꾸웨에에에에!

갑작스런 타격에 괴성을 지른 [마스터 머맨]!

머맨 부락의 족장이 거대몽둥이를 두 손으로 잡고 들어올렸다.


[귀신의 광란]을 쓴 정요한이 “오오오!” 외치며 달려왔다. 그러나 나머지 머맨들이 가로막아서 정훈한테까지는 도달할 수 없었다.

방해하지 말라는 듯 쇠망치를 미친 듯이 휘두르는 정요한.

하지만 몽둥이를 내려칠 때까지 정요한은 끝내 정훈에게 다가오지 못했다.


쾅! 쨍그랑~!


지면을 분쇄시킬 것 같은 몽둥이질이 [프로텍트] 막 하나를 깨부수고 이어진 두 번째 공격이 두 번째 막도 벗겨버렸다.


세 번째 공격은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 옆으로 피했다. 그러나 몽둥이질의 충격이 엄청나서 간접적으로 타격이 들어왔다.


“큭······.”


바닥을 구른 정훈.


‘몸이 무거워!’


몸을 일으켜 재빨리 거리를 벌릴 생각이었는데, 이번에는 정훈의 측면에서 [마스터 머맨]의 물갈퀴가 날아들었다.


슈웅~


정훈은 [타임 스톱]을 쓸 새도 없이 날아가 움집을 부수며 처박혔다.


“팀장님!”


언덕 위에 있는 강성호가 소리쳤다.

그러나 정훈의 귀에는 애매모호한 하울링으로 들릴 뿐이다.

강성호 옆에서는 김성아가 서둘러 [프로텍트]를 시전 하는 중. 하지만 새로운 [프로텍트]를 걸기 전에 몽둥이질이 먼저 날아올 판.


정훈을 향해 다가가는 [마스터 머맨].

움직이지 못하는 정훈을 내려다보며 몽둥이를 드는 커다란 몬스터.

마스터 머맨의 몽둥이가 내려오려는 그 때, 정훈의 앞을 가로막는 누군가가 있었다.

재빠른 손놀림으로 팔뚝만한 철제 막대기 뭉치를 꺼냈는데, 그걸 가볍게 휘두르자 툭툭 하고 창으로 조립되었다.


무거운 몽둥이질을 받아내는 창.


챙~!


중량감 있는 일격인데 받아낸다.

아니 저건 받아내는 게 아니라, 흘려낸 거다.


쿠웅~!


몽둥이가 아무것도 없는 땅에 박혔다.


“박팀장. 괜찮아? 그러니까 무리하지 말랐잖아.”


정훈을 지켜낸 자는 어깨에 창을 짊어진 서영기였다.


[마스터 머맨]이 더 화가 났는지 다시 몽둥이를 들고 무차별적으로 휘둘렀다. 과연 C급 몬스터인지 회색 잔상이 보일 정도로 속도가 대단하다.


그러나 자세를 잡은 서영기는 날아오는 몽둥이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챙~ 챙~ 챙~ 챙~ 챙~


모든 공격을 일일이 쳐서 궤도를 바꿔버린다.

움직임이 엄청 효율적이고 동작이 작다.

툭툭툭툭 건드리는 것 같은데 상대의 타격을 거의 받지 않는다.


방어에만 집중하느라 공격은 하나도 없었다. 그럼에도 [마스터 머맨]은 질려버린 것 같았다.

서영기는 심지어 조금씩 전진하고 있었다. 몬스터가 정훈이 쓰러진 곳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멀어지도록 밀어내고 있는 것이다.

멍하니 보고 있는 정훈에게 서영기의 말이 들려왔다.


“박팀장. 나보다 등급 높은 몬스터를 오래 붙들고 있을 순 없어. 아까 보니 한방이 있는 것 같던데 이 녀석 끝낼 수 있지?”


정신을 차린 정훈이 땅을 짚고 일어나 [차지 대거]를 들었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정훈은 [차지 대거]를 다시 들었다.

두 번의 [타임 스톱].

그리고 [차지 대거]의 빛나는 검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정훈은 시간이 되돌아오는 타이밍이 맞춰 도약했다.

뒤늦게 정훈을 발견한 [마스터 머맨]은 서영기에게 한눈이 팔려서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없었다.


정훈은 이번에는 실수 없이 [마스터 머맨]의 몬스터 핵에 빛나는 칼날을 찔러 넣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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