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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F급 헌터 시간을 지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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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종우몽
작품등록일 :
2019.01.11 14:55
최근연재일 :
2019.02.27 10:07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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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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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43,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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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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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해주

DUMMY

시간이 풀리자, [차지 대거]의 공격을 받은 [수룡]이 괴성을 지르며 휘청거렸다.

그 덕에 입 안에 뭉친 물이 다른 방향으로 발사됐다. [크랩 로드]와 마찬가지로 수압을 이용한 공격인 건 같았지만 강도가 천지차이였다.

차원이 다른 브레스가 바닥과 벽을 베고 지나갔다. 브레스가 지나간 바닥은 예리한 칼에 베인 듯 깊은 흔적이 남았다.

망연자실한 팀원들.

포효하며 돌고래처럼 뛰어오른 [수룡]이 다른 체크모양 물 바닥으로 다이빙해 들어가 버렸다.

물 밑에서 기회를 엿보고 기습할 생각인 거다.

정훈은 다음 지시를 내리려고 했지만 현기증으로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몸만 제대로 움직여도······’


정훈이 땅을 짚고 일어나는 순간, 정훈이 서 있는 검은 바닥 바로 뒤의 물 바닥이 술렁였다.


퓨웅~!

물보라를 일으키며 등장한 건 [수룡]의 꼬리 부분.

채찍질을 가하듯 정훈의 배후를 후려쳤다. 워낙 거대한 꼬리라서 직격 3미터에 달하는 검은 바닥 전체가 타격을 입었다.

[프로텍트]가 두 막이 단번에 깨져버렸다.


“크억~!”


충격에 멀리 날아간 정훈.


“팀장님!”


김성아가 SP포션을 마신 뒤 쓰러져 움직이지 않는 정훈한테 [프로텍트]를 걸었다.

정훈은 방금의 타격으로 HP를 절반 이상 소모했다. 입고 있는 천사의 갑옷 효과(공격대미지의 20%를 막아줍니다)가 아니었으면 더 큰 대미지를 입었을 거다.


공략법을 알고 있어도 이 정도.

정상적으로는 지금의 정훈 파티가 감당할 몬스터가 아니다. 지금까지 중에 가장 고전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다시 수면 아래로 잠수한 [수룡].


“젠장! 아무것도 할 수 없잖아! 올라와야 공격하지!”


강성호가 사방으로 쇠뇌를 겨누며 소리쳤다. 하지만 어느 쪽 물 바닥에서 튀어나올지 알 수 없으니 목소리가 겁에 질려 있다.


백색 바닥에 서 있는 서영기는 맷집이 가장 취약한 강성호와 김성아를 지키며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경험이 풍부한 그의 표정도 그리 좋진 않았다.

정요한도 디버프로 인해 숨을 몰아쉬고 있다.


정훈과 요한, 두 사람의 딜러가 동시에 공격력이 저하된 상황.

이대로 가다간 전멸은 불 보듯 뻔하다.

팀원의 목숨이 위험할 수도. 퇴각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야.’


정훈이 죽을힘을 다해 몸을 일으켰다.

떨리는 손으로 인벤토리에서 HP포션을 꺼내 입에 털어 넣었다.

신체의 아픔은 가셨지만, 머리에 벌떼가 가득한 듯한 두통은 여전하다.

HP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수룡]은 물 속에서 튀어나와 공격하고 다시 잠수하기를 반복 중.

서영기가 창을 들고 [수룡]의 공격을 흘려보내주고 있어서 버티고는 있지만, 그리 오래가진 못할 것이었다.


7년 전 차지환도 이 [수룡] 때문에 엄청 고전했다.

그나마 차지환에게는 고속으로 검을 휘두르는 특유의 스킬이 있어서 검은 바닥에 서 있어도 충분한 대미지를 넣을 수 있었다. 그러고도 수시간이 걸렸지만.

사실 정훈은 자신이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혼자서라도 [수룡]을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물론 정훈의 공격력은 차지환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더 오래 걸리겠지만 대신 자신에게는 [타임 스톱]과 [차지 대거]가 있었다.

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 때 시간을 멈추고 집중 공격하면 되니까.

그걸 반복하면 된다.

그런데······


‘임조성!!!’


녀석이 걸어버린 저주가 이렇게 성가실 줄이야.

HP포션이 아깝다는 문제를 넘었다. 그 이상으로 분노가 치밀어서 관자놀이의 힘줄이 곤두섰다.

정훈은 끊어질 것 같은 정신을 다잡고 이를 악물었다.

팀원들의 목숨도 달려 있다.

자신이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일단은 [수룡]이 튀어나오는 타이밍을 재서 다시 한 번 [타임 스톱]을 걸어볼 작정이다.

이번에 [타임 스톱]을 걸면 녀석이 죽을 때까지 절대로 풀지 않을 거다.


‘인벤토리에 있는 모든 SP포션을 전부 써서라도 반드시 클리어해주마.’


정훈은 물 아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물로 된 몬스터라 투명해서 거의 보이지 않지만 움직이는 순간에 대략의 위치를 파악하는 건 가능하다.

그때,

수면을 내려다보는 정훈의 눈에 뭔가 반짝이는 것이 들어왔다.

물살의 흐름 때문에 흐릿해서 뭔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정훈은 그것을 들여다보다가 문득 탄성을 내질렀다.


‘저거 설마!’


때마침 수룡이 김성아 옆에 있는 물 바닥에서 튀어나왔다.


스킬 [타임 스톱] Lv.4


모든 시간이 멈춘 뒤, 정훈은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수룡]에게 접근했다.


[‘고대 수룡의 의지’ 스킬의 적용으로. ‘둔화’가 적용됩니다.]


김성아가 서 있는 흰색 바닥 옆은 검은색 바닥이었다.

바로 수룡의 디버프가 적용됐다.

‘둔화’는 속도 저하 계열. 단순히 속도가 줄어드는 걸 넘어서 빨리 걸으려고 하면 다리가 아프기까지 한다.


‘망할 디버프!’


버티고 선 정훈이 관찰 목적으로 [수룡]을 살펴봤다.

수룡의 반투명한 몸을 쭉 훑어본 정훈은 물속에서 반짝이는 물건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이 녀석··· 몸에 몬스터 핵이 없어.”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이렇게 간단한 것인데 왜 몰랐던 것일까.

경악할 사실에 정훈은 떨리는 웃음을 내뱉었다.

사람의 선입견이란 무서운 것이다.

방금 전에 물속에서 발견한 빛나는 물건은 몬스터 핵일 확률이 크다.

몬스터 핵은 반드시 몬스터가 가지고 있는 것이 정석. 물론 마법으로 소환된 몬스터 중에는 몬스터 핵을 가지지 않는 녀석들도 있다.

그럼 눈앞에 있는 [수룡]은 소환된 가짜 몬스터란 말일까?

아니다.

7년 전의 차지환은 [수룡]을 장시간 공격해서 히든 던전을 공략하는 데에 성공했다.

즉, [수룡]은 몬스터 핵을 가지지 않은 진짜 몬스터인 셈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정훈은 지금 그 답을 알아냈다.

눈앞에 있는 [수룡]은 본체이면서 본체가 아니었던 것이다.


생각하는 와중에 [타임 스톱]이 풀리고 말았다.

정훈은 재빨리 [수룡]의 측면을 [아라크네의 송곳니]로 그어버렸다.

김성아를 공격하려던 [수룡]이 난데없는 칼질에 괴성을 지르며 물 바닥 아래로 사라졌다.


“팀장님 감사합니다.”

“등 뒤를 조심하세요.”

“네. 그보다 괜찮으세요?”


김성아가 걱정하며 물었다.


“괜찮습니다. 그보다, 다음 지시를 내릴게요. 성아씨와 성호씨, 영기씨는 [수룡]을 구석까지 유인해주세요. 최대한 제가 서 있는 지점에서 멀리 떨어뜨려주시면 됩니다.”

“네? 그렇게 되면 저희가 죽은 목숨이 될지도 모르는데요?”


강성호가 침을 삼키며 말했다.


“버텨주세요. 그리고 저를 믿어주세요. 그렇게는 두지 않을 테니까요.”


설명할 시간이 없던 정훈은 곧바로 정요한 쪽으로 달려갔다.


이번에는 검은 바닥을 밟아도 디버프가 추가되지 않았다.

일단 [수룡]의 디버프는 전부 적용된 셈이었다.


정요한은 여전히 망치를 땅에 대고 어깨를 움츠리고 있었다.

체력 저하로 가드가 내려지는 격투기 선수 같다.

달려온 정훈이 정요한의 어깨를 붙잡고 소리쳤다.


“야! 정신 차려!”

“오오오······”

“돌아버리겠네···. 네가 해줘야할게 있어. 알아들었으면 퍼득 일어나!”


한편 김성아, 강성호, 서영기는 정훈의 지시대로 구석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수룡]이 그들의 뒤를 쫓아 튀어 오르고 잠수하기를 반복했다.

점점 거리를 좁힌 [수룡]이 꼬리로 수면을 강하게 내리쳤다.

방 천장까지 튀어 오른 물보라가 뾰족한 가시형태로 변해 떨어진다.

일부는 김성아의 [프로텍트]로 막고 일부는 서영기의 공격 흘리기로 막아낸다.

제일 먼저 구석에 도착한 강성호가 쇠뇌를 겨누며 입을 열었다.


“유인은 했는데, 그 다음은?”


그들은 정훈이 생각지도 못한 전략으로 [수룡]을 극적으로 쓰러뜨리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그러나 전략은커녕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팀장님! 이제 뭘 어쩌라고요?!”


정훈 쪽을 바라본 강성호..

공간 중앙에서는 정요한이 정훈을 양손으로 잡아 올리고 있었다. 그 후 아래로 던져버릴 것 같은 자세를 취했다.


“지금 뭐하는 거예요?!”


그 자세가 뭘 의미하는 건지 모르는 강성호는 답답하다는 듯 소리쳤다.

입을 벌린 [수룡].

아까처럼 입 안으로 물이 뭉쳐들었다.


“이건 꽤 위험한데.”


서영기의 말. 강성호와 김성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바로 그 때 정요한이 물이 채워진 바닥을 향해 정훈을 있는 힘껏 내던졌다.

동시에 [수룡]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게 멈췄다. ‘브레스’를 중지하고 몸을 돌린 후 급하게 물속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정요한이 던지는 힘에 의해 정훈은 빠르게 물속을 가로지를 수 있었다.

물 밖에서 몬스터 핵까지의 거리는 멀다.

그 거리를 그냥 헤엄쳐서 가려고 했다면 [수룡]이 먼저 알아차리고 정훈한테 공격을 가했을 거다.

그래서 정훈은 [수룡]을 최대한 멀리 떨어뜨리고 근력이 높은 정요한을 이용해 헤엄치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높인 것.

몬스터 핵까지 대략 절반쯤 가까워진 순간, 측면 위쪽에서부터 붉은 눈이 반짝였다.

정훈을 향해 빠르게 헤엄쳐 오는 [수룡].

꽤나 떨어뜨려놨음에도 역시 물속에서는 [수룡]이 훨씬 빨랐다.

정요한이 던진 힘도 이제 사라져 버렸다.

정훈은 여기서 2번째 작전으로 넘어갔다.

입을 벌린 [수룡]이 다가온 그때,


스킬 [타임 스톱] Lv.4


정훈을 삼키려는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수룡]이 정지했다. 계속되는 스킬 사용.


스킬 [강화] Lv.10


그리고,

착용 중인 레전더리 반지 [로드의 버블]의 특수효과를 시전했다.


[사용자를 감싸는 거품이 생성되어 물속에서 10분 동안 숨을 쉴 수 있게 해줍니다. (쿨타임 10분.)]


정훈의 몸 주위에 거품이 생겨났다.

숨을 쉴 수 있게 된 정훈은 다시 몬스터 핵을 향해 필사적으로 헤엄쳤다.

이윽고 물밑까지 도착한 정훈.

[갈고리 털장갑]의 접착 효과로 발을 물밑 바닥에 단단히 고정.

그리고 몬스터 핵을 바라봤다.

두통에도 불구하고 정훈의 입가에서 그만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수룡]이 가지고 있지 않은 몬스터 핵이 왜 물 밑바닥에 있는가······.

그건, 저기서 입을 벌린 채 멈춰있는 녀석을 포함한 이 물 전체가 바로 [수룡]이었기 때문이다.

즉, 지금 정훈은 [수룡]의 몸속에 들어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물 밖으로 튀어나온 용 형태의 몬스터는 [수룡] 본체가 물을 변형시킨 것에 불과했다.

사람으로 따지면, 몸뚱이는 체크무늬 식탁 아래에 숨겨두고 그 위로 손만 끄집어낸 셈이었다.

당시의 차지환은 이 손만을 때려서 전체를 잡았던 식.

하지만 지금 정훈은 그 몬스터의 핵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수룡]의 핵은 투명한 막 같은 것에 보호받고 있었다. [아라크네의 송곳니]를 몇 번 휘둘러봤지만 단단해서 깨지지 않았다.


‘할 수 없지······. 제발 버텨주길!’


무기를 바꿔 [차지 대거]를 들었다. 그리고 자세를 잡은 뒤 연이은 [타임 스톱]과 [강화]를 시전했다.

차지를 모은다.

하지만 시야가 다시 일렁이며 저주 때문에 몸이 비틀렸다.

어지러움 때문에 눈앞의 몬스터 핵이 엿가락처럼 휘어진다.

다시 이를 악물고 차지를 모았다.

머리의 신경이 끊어질 듯 끈질기게 15초를 버텨냈다.

빛나는 검이 완연한 모양새를 갖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쓴 [타임 스톱]이 풀리기 직전, 정훈은 거대해진 [차지 대거]를 휘둘렀다.


물살을 가르는 빛의 검.

투명한 막과 몬스터 핵을 단번에 절단시켜버린다.

시간이 다시 재생되자 [수룡]의 울음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용의 몸부림으로 인해 물속 전체에 거대한 해류가 발생했다.

쓰나미를 연상케 하는 거대한 파도가 물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팀원들을 덮쳤다.

그리고 떠오르는 메시지.


[[고대 머맨의 수룡]를 쓰러뜨렸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정화의 숨결’이 적용됩니다. 기존의 저주가 전부 해제됩니다.]

[숨겨진 던전을 클리어 했습니다.]


여전히 물 속에 있었던 정훈.

그는 눈 앞이 빛으로 환해지는 것을 느꼈다.

‘정화의 숨결’이 적용되어 각종 디버프를 없애는 빛이 방사된 것이다.

정훈은 지금까지 자신을 괴롭히던 디버프가 전부 사라지는 걸 느꼈다.

두통도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됐다!!!’


임조성이 건 저주도 수룡의 디버프와 함께 해주된 것이다.

그 기쁨에 숨을 쉴 수 없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물을 들이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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