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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안녕하세요.괴물이 되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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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2HA
작품등록일 :
2019.01.12 15:39
최근연재일 :
2019.02.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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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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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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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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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7. 해고당한 히어로.

DUMMY

“으으응...”


기숙사의 딱딱한 침대가 아닌, 푹신한 매트리스. 커튼을 닫아두고 작업하는 승우의 특성 상 쉽게 볼 수 없는 아침 햇빛.

누림이는 포근한 이불을 걷어내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재민이 집이구나.”


누림이는 왼 손을 이마에 가져가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핸드폰으로 시계를 보니 11시였다.

방에서 들리는 기척에 거실에서 출근 준비를 하던 재민의 어머니가 방 문을 열었다.


“일어났어요?”

“아, 네. 죄송합니다.”

“잠자리가 불편했을 텐데, 푹 잤으면 됐어요.”

“아, 재민이. 나가려면 좀 깨워주고 나가지.”

“괜찮아요. 푹 쉬다가 가요.”

“아뇨, 어머니도 나가셔야 하니까···.”


이윽고 방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수건으로 짧은 머리를 말리면서 우진이가 재민이의 어머니 뒤에 섰다.


“그래, 어머니가 너 푹 쉬고 나가라고 그냥 나가신다고 한 건데. 더 쉬다 가.”

“아니, 형은 또 왜 여기 있어요?”

“음, 너 간호?”


우진은 재민이의 어머니에게 감사하다며 꾸벅 인사를 하곤 누림이가 앉아있는 침대에 걸터앉았다.


“아니, 형. 그래도 집 주인들이 다 없는데, 저희가 여기 있을 순 없잖아요.”

“그렇긴 한데. 뭐, 어머니가 쉬다 가라고 하시는 걸. 그리고, 우리가 뭐 나쁜 짓 하려고 하는 거냐.”


누림이가 우진이를 쳐다봤다.


“알아, 네가 무슨 걱정을 하는지. 근데, 너는 지금 환자고. 어머니는 변형인간의 인권을 지키시는 분이라고.”

“그건 아는데, 무슨 상관이죠.”

“너는 변형인간이잖아. 게다가, 어제부터 계속 쓰러져 있었어. 근데, 어머니께서 네가 나간다고 ‘예~ 나가세요~’ 하시겠어?”


재민의 어머니는 둘의 이야기에 눈치만 보고 있다가 살며시 웃으면서 말을 꺼냈다.


“저···는 이만, 나가봐도 되겠죠? 그럼, 푹 쉬다 가요~ 정누림 학생~.”


어머니는 무거운 분위기에 도망치듯 빠르게 집을 나갔다. 방에 남겨진 둘은 조금 편해진 듯, 다시 방금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어제, 저번에 한주진 요원님이 얘기했던 그 부작용이 아닐까 생각해.”

“제가, 배정윤씨를 쏘고, 그 뒤론 기억이 없네요.”

“그래. 갑자기 원래 팔로 돌아오고, 너는 그대로 쓰러졌지. 뭐 별로 문제 있는 거 같진 않고?”

“네. 없는 거 같아요.”


우진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너 팔 변형시켜봐.”

“갑자기요? 팔 변할 거예요. 지금은 불편하니까. 나중에.”

“불편해?”

“당연하죠. 집 안이라서 불편하니까.”

“너 마음은 어떤데?”

“내 마음이요?”

“응, 너는 변형된 팔을 어떻게 생각하는데?”


우진의 말에 누림이는 말을 멈추었다.


“너 마음이 불편한 게 아니라?”


우진의 말에 반박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정누림은 곧바로 팔을 변형시켜보였다.


“안 불편하겠어요? 형이 이 팔로 생활을 한다고 하면.”

“그게 어떤 기분인지 나는 모르지. 완전무장을 하고 물구나무를 서고 있는 기분이라면 알지만.”

“언제 다시 폭주할지도 모르고, 그 걸 내 스스로 막을 수 있는지 자신이 없어요. 그냥 인간답게 살고 싶은 거뿐인데.”


누림의 말에 우진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옷걸이에 걸려있던 요원복을 하나씩 챙겨 입었다.


“그래. 그럼, 쉬다 가. 인간답게 살고 싶으면, 호출 무시하면 되잖아. 아나데미 와이스와의 대화로, 너가 스스로에게 한 다짐으로. 변한 줄 알았어.”

“아니. 그 말이 아니잖아요.”

“당분간, 너한테는 호출 안 넣을게. 인간답게 살아봐. 뭔가, 네가 심적으로 변화가 되었으면 먼저 연락해줘.”


우진은 그대로 집을 나갔다. 누림이는 침대에 앉은 채로 고개를 떨구었다.


‘띠링’


적막을 핸드폰이 울렸고, 누림이는 핸드폰으로 고개를 돌렸다.

밤 새 온 연락이 스무 개. 전부 승우한테서 온 연락이었다.


⍚ ⍚ ⍚


“혜성이한테도 밤사이에 20개는 온 적이 없었어.”

- 아니. 진짜 급했다고. 다행히, 유리나씨한테 얘기해서 처리는 했는데.

“무슨 일이길래.”

- 일단 기숙사로 돌아와서 이야기 하자.

“어, 안 그래도 가는 중이야.”


누림이는 거실에 놓여있는 재민이의 반지를 한 번 둘러보곤 집을 빠져나왔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서울 시내, 건물들 사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지만, 누림이는 이내 신경을 끄기로 했다.


⍚ ⍚ ⍚


“이게 뭐야? 그, 샬레라는 사람이야?”

“아니. 그래서 유리나씨에게도 물어봤는데, 샬레라는 애는 아니래.”

“그럼? 하얀 장미 멤버야?”

“그랬으면 내가 널 급하게 불렀겠어?”


전날 밤, 교양건물에서 찍힌 정체불명의 마법사. 그리고 주차장에서 불탄 채로 쓰러져가는 변형인간.

그리고 그 변형인간을 수습하는 정체불명의 차량까지. 승우가 보여준 CCTV에는 그 모든 과정이 담겨있었다.


“쟤는 현장 수습도 없었다고.”

“그럼, 저 차량들 그대로 방치해 둔 거야?”

“그래서 너한테 연락했던 거고.”

“그래서?”

“내가 유리나씨한테 연락해서 컨트롤을 불렀지. 근데, 변형인간을 데려간다라.”


승우의 말에 누림이가 무언가 생각이 난 듯, 이야기를 꺼냈다.


“베타프로젝트?”

“아쉽게도 아닐 거야.”

“왜?”

“그냥, 내 예감이지만. 변형인간을 데려간다는 데에서는 공통점인데. 저 화면 보면, 즉사했어.”

“죽인거야?”

“응. 그리고 시체를 수거해갔지.”

“변형인간을 취미로 사냥하는 마법사?”


승우는 누림이에게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다시 입을 닫았다.

예전, 누림이가 조사해달라던 김정현. 그를 조사하던 중, 우연히 ‘연한그룹’의 ‘히어로’라는 프로젝트를 알게 되었다.

어쩌면, 어제 교양 건물 옥상에 나타났던 마법사는 ‘연한그룹’ 소속의 마법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연습하러 안 가?”

“어? 응. 요즘 고생한다고. 휴가 받았어. 하얀 장미 내에 다른 수습팀을 현장에 투입시킨다고 하더라.”

“그럼, 오랜만에 데이트나 하러 가실래요? 누림씨?”

“갑자기?”

“그래, 어차피 난 수업이랑 안 친하고. 너는 공강이고. 오랜만에 대학로나 나가서 연극이나 보고.”


승우의 말에 누림이는 잠깐 생각을 하더니 어제 입었던 옷을 벗었다. 팔을 변형시킬 생각이 없으니 긴팔을 입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승우는 여전히 옷장 앞에 서서 연회색 후드티를 입을지, 진회색 후드티를 입을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너는, 후드티가 그 두 색 밖에 없는데 매번 고민을 하냐.”

“그래도, 진회색은 너무 무거워 보이고, 연회색은 너무 가벼워 보이잖아.”


누림이는 승우가 들고 있던 진회색 후드티를 뺏어 입고는 승우를 보며 웃었다.


“이제 연회색밖에 없네.”

“응? 너 왜 긴팔 입어?”

“이제 출동할 일 없··· 아니, 휴가잖아. 출동 안 하니까 나도 긴 팔 좀 입자.”


승우는 슬픈 눈으로 연회색 후드티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진회색 입을게, 너가 연회색 입어.”


⍚ ⍚ ⍚


“진짜 연극은 언제 봐도 재밌는 거 같아.”

“그러게. 너랑 보는 연극은 매번 재밌네.”

“겁나 정색 빨면서 ‘시켜줘. 네 명예 경찰관.’ 아직까지 웃기네.”

“그거도 있잖아. ‘검은 천과 파도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진짜 오글거리는데 재밌어.”


둘은 언제나 그렇듯이 동시에 웃어보였다. 누림이는 오랜만에 가지는 휴일이라 그런지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출동 할 생각 안 하니까 너무 좋다.”

“너 근데, 어제 진짜 무슨 일 있던 거 아니지?”

“당연하지. 무슨 일이 있겠냐. 이제 공격 막아주는 재민이도 있고. 다칠 일이 없지.”


카페에 앉아서 한가롭게 대화를 하는 승우와 누림이. 승우의 말에 누림이는 괜찮다며 웃어보였다.

누림이의 반응에 승우는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들이켰다.


“강승진 사건 때도 여기 카페였지. 맞아, 그 때도 나 이 후드티 입고 나와서 엄청 후회했는데.”

“별 걸 다 기억하네.”

“매번 진회색 후드티 입고 후회하면서 왜 맨날 진회색을 입는 걸까. 연회색을 입을 걸.”


승우는 누림이가 입고 있는 연회색 후드티를 보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

승우의 표정에 누림이는 웃다가 카페로 들어오는 한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갑작스러운 표정변화에 승우도 뒤를 돌아 남자를 확인했다.


“이장현···.”


지난번, 베타프로젝트에게 빼앗겼던 변형인간, 이장현이었다. 이전에 봤던 폐인인 모습과는 다르게 양복으로 쫙 빼입은 모습이었다.


“이장현? 그 이장현?”

“응. 근데, 분위기가 달라.”

“페인 같다 하지 않았어? 머리도 안 감고, 트레이닝복 입고 있었잖아.”

“그러게.”

“아니 근데, 베타프로젝트에 잡혀갔다며. 탈출 한 거야?”

“나랑 분명 눈을 마주쳤는데, 아는 척을 안 해.”

“그래서 서운하단 거야?”

“아니, 진짜 이장현씨가 맞아?”

“도망 친 건가? 그럼 너한테 말을 걸었을 텐데.”


카페 안으로 들어온 이장현은 카운터로 가서 카페를 주문했다. 일반인같은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누림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장현에게로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이장현씨··· 맞죠?”


누림이의 말에 이장현은 깜짝 놀라면서 대답했다.


“맞는데, 누구···시죠?”

“아··· 저번에···. 지하철 역에서···.”


장현은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표정으로 누림이에게 대답했다.


“그럴 리가요. 분명 그 때, 저는 회사에 있었는걸요.”


묘하게 다른 분위기, 게다가 누림이의 말에 대답을 회피하려는 것 같은 행동. 누림이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것까지.

중간중간 혼란스러워하는 표정을 짓는 장현. 누림이는 장현에게 사과를 건넸다.


“아, 사람을 잘못 봤네요. 제가 아는 사람 중에 비슷하게 생기신 분이 있었는데. 그 분 이름도 이장현이어서. 죄송합니다.”

“아뇨, 괜찮습니다.”


누림이는 재빨리 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이장현도 자리를 피하려는 듯, 커피를 받아들곤 카페를 나왔다.


“뭐래?”

“이장현씨는 맞아.”

“근데?”

“그 날, 회사에 있었다는데?”

“무슨 말이야. 이장현씨랑 똑같이 생겼고, 이름도 똑같은데. 다른 사람이라고?”

“모르겠어. 근데, 혼란스러운 표정이 자꾸 마음에 걸리는데.”

“베타프로젝트에서 나오면서 뭐, 기억 조작이라던지. 그런 걸 당한 거 아니야?”

“백수라고 적혀있었는데, 회사···라니.”


누림이는 이장현의 등장에 우진이에게 연락하려고 핸드폰을 꺼냈다.


‘당분간, 너한테는 호출 안 넣을게. 인간답게 살아봐.’


그 말은, 자신을 포기하겠다는 말처럼 들렸고, 누림의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누림이는 꺼낸 핸드폰을 잠깐 바라보더니 이내 다시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아 몰라, 나 지금 일 안 할 거라고.”

“그래도 돼? 연락은 줘야하지 않아?”

“괜찮아. 딱히 일이 터진 것도 아니잖아. 그러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누림이는 신경 쓰이지 않는 척,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승우도 누림이를 따라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승우의 앞에는 커피잔이 세 개가 놓여있는 반면, 누림이의 앞에는 한 잔도 다 마시지 않은 커피잔이 놓여 있었다.


“그렇게 커피 많이 마시면 죽어.”

“그치만, 누림짱···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쿵’


승우의 말을 끊고 들리는 소리에 둘은 본능적으로 카페를 뛰쳐나가 소리가 난 곳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작가의말

졸업식은 22일입니다. 

친척에게 세뱃돈을 주실 때마다 손이 갈 곳을 잃은 것처럼 허공을 떠돌았습니다.
내년부턴 받지 않겠노라. 다짐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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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0. 변화하다. 19.02.11 21 0 12쪽
30 29. 임멘수스의 비밀. 19.02.10 27 0 11쪽
29 28. 1년 전 그 날처럼. 19.02.09 22 0 12쪽
» 27. 해고당한 히어로. 19.02.08 27 0 12쪽
27 26. 변형된 신체와 타협하는 방법. 19.02.07 27 0 12쪽
26 25. 방패 모양이 아니라, 진짜 방패네. 19.02.06 27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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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 팀을 결성하다. 19.02.04 32 0 9쪽
23 22. 완벽한 패배. 19.02.03 29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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