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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완결하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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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1.1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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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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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하러 왔습니다 7화

DUMMY

나는 아공간에서 잡템들을 쏟아 내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정수’를 만들 수 있는 몬스터들의 ‘상징’일텐데, 고작 평원 고블린들의 어금니만으로는 제 자신을 증명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 생각했습니다.”


우르르-


붉은 오크들의 힘이 담긴 어금니들이 쏟아져 내린다.


‘붉은 오크들에게 전해준 것에 비해선 1/3 수준이지만 무시할 수 없을 거야.’


마이어와 병사들은 어마무시하게 쏟아지는 잡템의 향연에 눈이 커졌다.


“밤을 새며, 붉은 오크족을 처치했습니다. 귀한 시간을 제 자격을 증명하는데 쏟는 다는 것은 명백한 트로이 백인대의 손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쉬지 않고 쏟아져 내린 아이템들에 마이어는 입이 쩍 벌어졌다.


“이, 이게 다 무엇이냐?”


감히 판단하건데 부대원 전체를 대상으로 힘을 나눌 정도의 양이었다.


“제 작은 성의입니다. 받아 주시겠습니까?”


마이어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퀘스트 변경. 헌터의 자격.]

- 조건. 트로이 백인대 보급 담당 마이어를 감동시켜라.

- 보상. 레이크 백인대와의 우호적인 과계 형성.

- 보상. 헌터로서의 자격 증명.


“아이고! 이렇게 능력 있는 헌터가 있었나?”

“이방인이라더니, 능력이 예사롭지 않군!”


보급품을 받으러 왔던 병사들의 칭찬이 이어졌다.

나는 어깨를 으쓱하곤 마이어를 쳐다보았다.


“다시 가져갈까요?”

“어허, 사람 정 없게,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진혁이라고 했지?”


180도 변해버린 대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잡템들을 옮기던 중에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것들. 모두 네 작품이냐?”


고개를 돌린 곳에는 트로이가 이채를 띄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 맞습니다.”

“하하. 대단한데. 엿들으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이방인이라고 했지?”

“충성!”


트로이를 발견한 마이어와 병사들이 부동자세를 취하며 거수 경계를 한다.

트로이는 인사를 받아주며 내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나는 트로이라고 한다.”


묵직한 손이다.

나는 그의 존재를 처음인 것처럼 연기했다. 초면부터 아는 척 할 수는 없으니까.


“트로이 백인대에 트로이님이라면···. 반갑습니다. 사령관님. 이방인 헌터. 진혁이라고 합니다.”

“그래. 내가 이 부대의 사령관이지. 뭐···. 오합지졸이지만.”

“부대에 위계와 질서를 바탕으로 구성원들은 각자의 역할을 정확하게 수행하고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으며, 하나 같이 잘 벼려진 칼과 같은 기세를 뿜어내는데 감히 누가 오합지졸이라 하겠습니까?”

“하하하!”


입에 발린 말에 크게 웃은 트로이는 나를 자신의 막사로 초청했다.


‘이거 거부 할 수도 없잖아?’


나는 웃는 낯으로 응했고, 트로이는 내 어깨에 손을 두른 채, 병영의 가장 안쪽으로 나를 안내했다.


“자 환영한다. 트로이 백인대의 심장! 트로이의 막사에 온 것을!”

“가, 감사합니다.”


원래 이런 캐릭터였나?

뜻밖의 상황에 당황한 나는 애써 마음을 추스르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농은 여기까지하고···.”


일순간 트로이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친근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오랜 시간 전쟁터를 전전하며 다져진 강인한 군인만이 자리에 있었다.


“너는 누구냐?”


자리에 앉아 팔짱을 낀 채로, 날 바라보는 트로이의 기세는 사뭇 매서웠다.

분명 내 선물은 트로이 백인대에 커다란 힘이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무런 감정 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이게 트로이지.’


트로이는 원래 이런 성격이다. 의심하고 의심한다. 백만금을 웃으며 줘도 거절 할 수 있는 사내. 행동에 내포된 뜻이 무엇인지 아는 자.


그 덕에 아몬 로스왈드는 트로이를 신뢰했고, 가장 아꼈다.


“저는 이방인 진혁이라고. ···소개드렸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스르릉-


허리춤에 매달려 있던 롱소드가 부드럽게 흘러나와 내 목에 닿는다.


찰나의 위화감도 느껴지지 않는 출수.


트로이의 검이 뽑히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수준은 붉은 갈기보다 상위.’


느껴지는 기세와 발검의 수준만으로도 수준이 느껴졌다.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내 모습에도 트로이의 시선은 뚫어질 듯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세상은 말이야.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런 호의를 베풀지 않아. 알아?”

“······.”

“그런데, 갑자기 이런 뜻밖의 호의는 베푸는 인간들이 있어.”

“······.”

“사기꾼. 협잡꾼. 배신자. 하나같이 목적이 있지. 그리곤 그 목적을 위해 번쩍거리는 보물로 눈을 가리고, 달콤한 혀로 귀를 가리지. 네가 쓰는 검. 많이 낯이 익어. 얼마 전에 죽은 내 친우가 생각이 나는군. 녀석은 내가 오기 전에 이곳을 담당 했지. 너는 누구냐?”


갓페지기의 농간이 분명했다. 트로이와 레이크의 관계에 대한 설정은 분명 대충 넘겼건만.

내 허리춤에 차여진 이 검이 사건의 발단이었군.


“저는··· 레이크의 유지를 이었습니다.”

“거짓말! 레이크의 후계자는 없었다!”


후. 이것 참. 쉽게 속아주지 않는다.

하지만 의심하는 것도 여기까지일 것이다.

감히 원작자 앞에서 조연이 설정을 논하자고 하다니.


“레이크 백인대장은 쫓기고 있었습니다.”

“무슨?”

“붉은 오크들의 수호석을 한시라도 가져와야 된다고 버릇처럼 말했지요. 그를 알게 된 것은···.”


나는 자연스럽게 스토리 속에 나를 녹였다.


눈치 채지 못 할 정도로,

완벽하고 은밀하게.


레이크와 나의 관계가 정립이 되고,

내가 한 행동들에 의미가 부여된다.


“···대외적으로 제 존재는 비밀에 속해 있었죠. 저는 레이크의 기습작전을 반대했습니다. 레이크 백인대장은 끝내 고개를 젓고 말았죠. 판도를 흔들어야 된다고 그는 강행했고, 패배했습니다. 저는 백인대를 따라 나섰지만, 백인대장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말하더군요. 내 검을 가져가라고.”

“······.”

“분명 내 검을 알아보는 자가 있을테니, 그에게 협조하라고. 다 죽어가는 와중에도 흑발에 흑안이면 좋겠다는 농도 함께 던지더군요.”


나는 트로이의 머리와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스륵-


트로이는 검을 내렸다.


“그만. 그만하면 알 것 같군. 그의, 레이크의 마지막은···. 어땟나?”


철저한 설정 덕분에 나는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뺀질뺀질하고 지루한 설정으로 넘기다니, 갓페지기가 놀라워하며 손뼉을 칩니다.}


잊을만하면 들려오는 갓페지기의 목소리를 무시하며 나는 트로이를 바라보았다.

트로이는 애초부터 내게 시선을 거두지 않았기에 우리의 시선은 뜨거웠다.


{갓페지기가 건실한 두 남성, 막사에서, 뜨거운 시선. 이라 중얼 거리며 이런 장르는 처음이지만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고 눈을 빛냅니다.}


‘아니, 뭐라는 거야. 간만에 나타나더니. 그런 것 아닙니다.’


이러다간 잡아 놓은 분위기도 놓칠 판국이었기에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끝까지 전의를 놓지 않았습니다.”

“그랬군···.”


트로이는 자세를 풀며, 야전 탁자가 놓인 중앙으로 걸어가 털썩 걸터앉았다.


“레이크는 툭 튀어나온 녀석치곤 기개가 남달랐지.”

“동감합니다.”

“좀 전의 일은 사과하지. 비슷한 일을 겪은 적이 있어서.”

“저는 괜찮습니다. 생각을 한다면 누구나 의심할만한 일이었죠.”

“하하하! 그런 생각도 못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 알면서 하는 말이겠지?”


이로써 트로이의 의심에서는 벗어났다.

아직 온전히 벗어낫다고는 말할 수 없는 단계다.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 진혁이라고 했지? 네가 가져온 붉은 오크들의 힘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겠어. 고맙다!”

“저는 그저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보상은 받아 갈 테지?”

“세상은 말입니다.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런 호의를 베풀지 않죠. 혹 그런 사람이 있다면 사기꾼, 협잡꾼, 배신···.”

“하하! 그만해! 그만! 알았다고, 좀 전 일은 정말로 미안하다니까?”


나는 트로이의 말을 인용해 돌려주었다. 그 말에 트로이는 손사래 치며 머쓱해 한다.


“좋아. 그럼. 원하는 것이 있나? 내 한도 내에선 들어주도록 하지.”

“원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럼 편하게 말해봐. 이방인 헌터.”

“납품을 하고 싶습니다.”

“납품이라? 물질적인 보상을 생각했었는데···. 어떤 품목을?”


트로이는 예상외의 답변에 목소리에 이채를 띄었다.


‘좋아 반 이상 넘어왔어.’


나는 씨익 웃었다.


“필요한 모든 것을요.”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선 엄청난 물자가 투입 된다. 그게 단순히 보병으로 이루어진 백인대라 할지라도.


보급물품을 크게 분류하자면 식량, 의복, 병장기, 사치품 정도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사치품은 술과 담배로 나라에서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손을 댈 수 없다. 병장기들도 나라에서 지급을 하고는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손을 댈 수 있다.


모든 것에 대한 욕심을 냈지만, 아마도 식량과 의복에 관한 소모품 정도가 허용 수준일 것이다.


“흐음.”


트로이는 턱을 어루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이 용맹한 이방인에게 어디까지를 허용해야하나 고민을 하는 것이다.


“군대에 납품을 하겠다는 것은 쉽지가 않아.”

“알고 있습니다.”

“납품 되는 물건들의 질이 첫 번째요, 약속한 물량은 당연히 맞춰야 해.”

“하고 싶은 말을 해도 좋습니다.”


말을 돌리는 트로이에게 나는 직구를 던졌다. 이렇게 질질 끄는 상황은 원치 않다. 다시 말하지만 난 지금 매우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으니까.


“뭐···. 레이크의 유지를 이었다는 것과 붉은 오크들의 부산물을 토대로 전투능력은 입증 됐지만 지금으로썬 너의 능력을 믿지 못해.”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우리도 시간은 없지만. 지금 넌 너무 급해. 길게 보고 가자고. 가장 납품하기 쉬운 것이 뭐가 있지?”

“보셨다시피 몬스터들의 부산물이겠죠.”

“좋아.”


계약은 체결되었다. 이제 트로이 백인대에는 오크들의 잡템을, 오크들에게는 고블린의 잡템을 꾸준히 공급하기만 하면 된다.


“진혁! 왔나?”


게임시간으로 무려 8일이 지났다.

안면을 터서인지 친근함을 내보이는 마이어에게 오크들의 부산물을 쏟아 냈다.


“오늘은 운이 좋은지 양이 상당합니다.”

“호오!”


마이어는 쏟아내는 물량을 바라보며 미소 짓더니 내게 주머니 하나를 건네주었다.


“매번 느끼지만 물량이 대단해. 아 그리고, 여기.”


주머니를 열자 똘똘 말린 양피지가 들려있다.

지속적인 부산물을 납품했더니 드디어 정식 납품을 하는 지위를 얻게 되었다.


“고맙습니다.”

“후후. 모두 자네의 공로지. 앞으로 우리가 필요한 물자에 대해서 정기적으로, 혹은 비정기적으로 납품이 가능하네. 아, 우리 입장에선 정기적인게 좋지만···. 일단은 비정기적으로 납품 하는걸 추천해.”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또 다시 오겠습니다.”


나는 하늘을 올려 보았다. 전운이 드리운다.


“오늘인가?”


[서버의 정식 오픈 일을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오늘이 맞습니다.]


나는 서버가 오픈하기 전까지 오로지 사냥에 열을 올렸다.

그동안 트로이 백인대도, 붉은 오크족도 자신들의 전력을 최대한으로 키웠다.


낮에는 ‘철광산’이라 명명한 광산이 있는 야산에서 고블린들로부터 잡템을 모았고,

밤에는 숲으로 들어가 붉은 오크들에게 고블린들의 잡템을 건내주고, 오크들을 사냥했다.


{오크와 인간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박쥐같은 인간이라며 갓페지기가 손가락질 합니다.}


나의 모습에 갓페지기가 분노했지만 그의 목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사냥을 이어갔다.

인생 다 이런 것 아니겠어? 힘없고, 빽 없으면 줄이라도 잘 타야지.


“접속 종료.”


서버의 재가동 알림을 듣고 나는 잠시 접속을 종료 했다.

길게 자란 수염의 감촉을 느끼며 생각 정리를 한다.


붉은 오크들과 트로이 백인대의 전투를 시작으로 진정한 전쟁이 시작 될 것이다.

양 쪽 모두 극심한 피해를 입을 것이고, 마계의 괴수들이 눈을 뜨고 세상은 혼란에 휩싸일 것이다.


자고로 기회는 위기 속에서 찾아온다.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다.

이제 결실을 맺어나갈 때인 것이다.


시간을 살펴보았다.


1월 17일 오전 9시.


나는 다시 아크의 내부로 들어갔다.


[이진혁님 인증 완료. 현재 접속자수 163,487명. 접속 하시겠습니까?]


“접속한다.”


작가의말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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