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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완결하러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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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1.1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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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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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27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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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하러 왔습니다 34화

DUMMY

트로이는 다가오는 진혁을 바라보며 한껏 기세를 올리며 긴장하고 있는 아군을 진정 시키며 나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다가 왔다.


“하하하! 이런 소란을 일으키면서 등장 할 줄이야!”


트로이는 영내에 벌어진 깜짝 해프닝이 마음에 들었는지 연신 몸을 들썩였다.


“레이센의 깃발이라도 꽂아 놓을 것을 그랬군요.”


하루 걸어 하루 전투가 벌어지는 전장이다 보니 이들에겐 제법 요란스러운 해프닝이겠지만 트로이는 그 상황마저 즐기는 모습이다.


“남부 오지의 병력을 맡겠다고 자신을 보이더니, 저런 병기가 있었군. 역시···.”


레이먼 로스왈드로부터 승전보(勝戰報)는 진즉에 도착했다.

피해는 전무하며, 강철의 성문. 아이언 게이트를 점령했다는 소식이었다.


그 중심에는 Team Ark 용병단이 있었고, 용병단은 곧 진혁이었다.


그 뒤로 후방을 헤집고 다닌 Team Ark 용병단 덕을 적잖이 봤다.

적의 보급이 늦어진다. 보급품의 질은 떨어지고 식사는 빈약해진다. 덩달아 사기까지 떨어진다.


전투는 한쪽이 우세하지 않는 이상 힘대결을 통한 소모전이 될 수 밖에 없었고.

수만 대 수만이 맞붙는 대전장에서, 작은 요소들이 모여 큰 허점을 만들어 냈다.


‘이 모든 것이 진혁의 공이다.’


트로이는 눈을 빛냈다.

더 이상 자신의 선에서 진혁과 이야기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이제는.’


레이센 왕국의 남부를 수호하는 방패. 아몬 로스왈드를 만날 시간이다.


“사령관을 뵈러 가자고.”

“좋습니다.”

*


트로이는 아몬 로스왈드가 있는 막사로 나를 안내했다.


“진혁이라고 했나?”

“아몬 로스왈드 사령관님. 처음 뵙겠습니다. 진혁입니다.”

“자리에 앉도록 하지.”


레이센 왕국의 남부를 책임지는 로스왈드가의 가주는 190은 될 것 같은 키와 갑옷과 피복으로 가릴 수 없는 단단한 신체. 가만히 서 있음에도 풍기는 알수 없는 근엄한 힘이 느껴졌다.


‘아인트 크로이센과 비교하면 하위지만 충분히 강하다.’


무려 60의 나이에도 새치조차 없는 금발의 소유자는 바로 아몬 로스왈드였다.


‘과연 대단해.’


내 소설 속에서.

비중있게 등장하는 캐리터들을 만나고 대화하는 것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레이크, 트로이가 그러했고, 붉은 갈기는 현세계로 넘어왔다(?).


“브리핑 드리겠습니다.”

“마침 식사시간이니, 같이 식사하면서 듣도록 하지.”


그를 수행하는 부관 중 한명이 음식을 내왔다.


호밀빵과 멀건 스튜.


그는 남부를 아우르는 가문의 수장이었지만 이전에 군인이었으며, 검소한 성품을 지니고 있었다. 남부는 풍요로운 땅을 지니고 있었지만 몬스터 또한 많았다. 인간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선 많은 물자들이 필요했고, 그들은 언제나 아끼는 것이 일상이었다.


선두에는 언제나 로스왈드가가 앞장섰다.


ㅡ물자를 아끼고, 적의 공격에 대비하라.

ㅡ귀족이라면 응당 국민을 대표해야 한다. 귀족들부터 앞장서 행하라.


노블리스 오블리제.

로스왈드가의 가주 아몬 로스왈드는 정통 귀족이었다.


딱딱한 호밀빵을 손으로 찢어 스튜에 묻히며 아몬 로스왈드가 입을 열었다.


“제법 큰 공을 세웠어. 덕을 많이 봤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지요.”

“그 전부터 트로이가 자네 이야기를 했었네. 그래 군부에 몸 담을 생각은 없나?”


이 양반 역시 트로이와 마찬가지.

인재에 대한 욕심이 크다. 등을 맡길 수 있는 자는 전장에서 그 무엇보다 든든하다.


“아쉽게도 용병단을 꾸리게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용병단이야 해산해도 되는 거지.”

“제가 나아갈 방향과 군부의 방향은 맞지 않아 이렇게 용병단을 꾸리게 된 점. 미리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 아쉽군. 로스왈드가는 언제나 열려 있으니 생각이 바뀌면 말하게.”

“알겠습니다.”


스튜를 듬뿍 묻힌 호밀빵이 사라져 갈 때 쯤.

부관이 스테이크를 내왔다.


이 양반 검소한줄 알았더니?


“영내의 모든 병사들도 고기를 먹네. 체력이 곧 국력이지.”


표정을 읽었는지 아무렇지 않게 아몬 로스왈드가 대답했다.


“크흠.”


연륜은 무시할 수 없는지 눈치가 백단이다.


“전쟁은 언제 끝내실 겁니까?”

“때가 되면 끝이 나겠지.”

“아인트 크로이센과 독대를 했습니다.”

“뭐라?”


스테이크 썰던 것을 멈추고 아몬 로스왈드가 나를 바라봤다.


“아인트 크로이센과 독대를 했습니다.”

“하하, 이거 생각보다 거물이었군.”


나이프와 포크마저 놓은 채 아몬 로스왈드는 내게 집중한다.

들고 있던 식기를 내려놓았다.


“전쟁. 끝내셔야지요?”

“우린 애초부터 전쟁을 할 생각이 없었어. 남부의 오지로부터, 거인의 잔해로부터, 크로이센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고 영토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막대한 물량이 드네. 이제 갓 숨통이 트이는가 싶더니, 전쟁이 일어나더군. 가뜩이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마당에 말이야.”


마기가 태동하고 대륙 전역이 혼란에 빠졌다. 그런데 멍청한 크로이센 놈들이 전쟁까지 하자고 조른다. 아몬 로스왈드는 머리가 아픈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래서 크로이센의 왕과 무슨 이야기를 했나?”

“전쟁에 관하여 이야기를 논했습니다.”

“음ㅡ.”

“크로이센 왕국은 전쟁 찬성파와 전쟁 반대파로 나뉘어 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게 된 것은 찬성파가 득세했기 때문이죠. 왕에게 전쟁을 종결하자는 의견을 내비쳤습니다만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겠다 하더군요.”

“너무 두루뭉술하다. 더 상세히 말하라.”

“제가 크로이센의 왕을 찾아가던 중에 몇 개의 영지를 박살냈습니다만, 하.필이면 전쟁 찬성파들의 요주인물들을 몇 죽였습니다. 그 외에 내분이 있었는지 전쟁 찬성파들이 정리 되어버렸습니다.”

“오호?”


상황이 재미있게 돌아간다. 이리 된다면.

오히려 역공을 해도 좋을 상황이다.


전쟁은 무척 골칫거리지만 적의 동태를 전해 들으니, 이쪽보다 심각하다.

왕성에 연락을 넣어 물자와 병력을 지원받으면···.


아몬 로스왈드가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을 보며 나는 그의 상상을 깨 부셨다.


“역으로 치고 나간다는 생각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사령관님.”

“크험험. 난 그저 전쟁이 빨리 끝나길 바라네.”


아몬 로스왈드는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짚는 진혁을 바라보며 자신이 속마음을 입으로 말 했나 생각해 봤으나 상상 속에서 청사진을 그리기 여념이 없었기에 무의식의 진위여부를 가리기에는 기억이란 것은 신뢰 할 수 없었다.


“지금은···. 인간들끼리 전쟁을 벌일 때가 아닙니다.”


나는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더 큰 시련에 대비해야 됩니다. 사령관님. 곧 깊은 어둠이 세상을 물들일 겁니다.”


짧은 침묵이 이어졌다.


“내가 어릴 적의 남부는 이런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네.”


아몬 로스왈드가 회상하듯 옛 이야기를 시작했다.


“넓은 들판이 있었지만, 농사를 지을 수 없었네.

많은 숲이 있었지만 채집과 사냥도 할 수 없었지.

땅의 주인은 몬스터들이었으니까.

우리는 투쟁했네. 살아남기 위해서 말이야.

그렇게 살아가던 중에 난 보았네.

짙은 호박색의 눈동자와 사악한 마력.

아, 몬스터만이 적이 아니구나.

심연에 몸을 숨긴 채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숨긴 놈들이 있구나!

그들로부터 남부의 모든 국민들을 지켜야했지.

그렇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어. 그런데. 자네가 나타났네.”


아몬 로스왈드는 턱을 쓰다듬었다.


“세상이 멸망한다는 시점에서 등장한 이방인이, 어둠을 논하고 있어. 자네들은 정말로 구세주인가?”


아몬 로스왈드가 추억을 회상해서인지 그를 면전에 두고 잡생각이 들었다.


마력 중독으로 ‘곧’ 인간으로 존재 할 수 없다고 느꼈을 때.

옥상에서 지상으로 중력을 체감하며 떨어져 내릴 때.

더 이상 내 인생에 희망이란 것은 없다고 느꼈을 때.


갓페지기는 나를 과거로 보내버렸다. 소설을 다시 쓰라고.

단순히 게임이나 즐기며 신의 유희를 즐긴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다.


이야기는 게임 속 세상뿐만 아니라 세상에서도 진행이 되었고,

결국 두 개의 세상에선 구세주가, 희망이 필요했다.


나는 희망인가?


“제 스스로 어찌 함부로 말하겠습니까?”


나는 뛰어난가?


“그것도 그렇네만 자네의 행보는 남달라. 이방인들은 뛰어나지. 금방 성장하고 겁이 없네. 자네는 그중에서도 유독 뛰어나.”


나는 희망도 아니었고, 뛰어나지도 않다.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저는 옳다고 느낀 것을 행 할뿐입니다.”


그저.

마지막까지 인간으로 남길 소망했던 사람이었다.


“위험한 발언이군. 그릇된 소신을 가진 이라면 세상에 큰 악이 되네.”


정치적, 사상적 이념은 모두 자신이 옳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유대인 학살 정책의 히틀러가 그러했다.

히틀러와 그의 추종자들은 굳건한 믿음이 있었다.


그릇된 가치관, 신념일지라도 모두가 맞다하면 잘못도 바름이 되어버리는 세상.


“무조건 제 소신이 옳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목표를 추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니까요.”


나의 소신은 그릇되었나?

그렇다면, 나는 악에 가까운 걸까.


모르겠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걸 하고 싶다.’


세상은, 생명은 원래 그런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행동한다.


가치란 누군가에게는,

돈이 될 수 있고, 법이 될 수 있다.

가족이 될 수 있고, 친구가, 부모가 될 수 있다.

다른 이를 도울 수도 있을 것이고, 해를 끼칠 수도 있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란 무엇일까.


‘모르겠다.’


지금껏 이런 생각을 해본적은 있었을까.


소설을 쓰고 있었으니, 희망이겠다.

마족의 태동을 막고 인간을 위해서 선(善)일 수도 있겠다.


‘아니다.’


모든 가치는 상대적이다.

단순히 선과 악이냐의 흑백논리를 적용시키기엔 나는, 인간은 그렇게 단순한 존재가 아니다.


당장 나의 가치를, 목표를 찾을 필요는 없다.


‘천천히···. 생각하자.’


생각보다 많은 생각을 했지만 모든 것이 한순간이었다.


“생각이 많아 보이는군.”

“잠시 다른 생각에 빠져들었군요.”


상대방과 이야기 하는 도중에 다른 생각을 하다니.

이제 현재에 집중할 시간이다.


“지금까지의 행보로 볼 때 이견은 없네. 지금은 남부뿐이지만, 앞으로 온 대륙이 자네를 지켜볼 걸세.”


아몬 로스왈드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식사를 이어갔다.


“저는 그저···.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생각할 뿐입니다.”

“좋은 자세야. 다만 자기 자신 또한 경계해야 할 거야. 이제 이야기를 마무리 짓지. 전쟁을 종결하는데, 많은 물자와 인명이 희생 되었어. 아이언 게이트를 점령했으나 반환하도록 하지. 크로이센 측에서도 손해가 막심할 터이니, 전쟁배상은 서로 없는 걸로 하고···. 서약 정도는 체결해야겠군.”


남부는 남의 땅덩어리를 탐낼 여력이 없는 곳이다.

인간을 식량으로 보는 몬스터들이 시도 때도 없이 넘어오는 곳.

게다가 최근들어서 사악한 마기가 온 대륙을 집어 삼켰다.

안그래도 흉포한 몬스터들이 마기의 영향을 받아 강성할 때다.


아몬 로스왈드는 과감히 아이언 게이트를 포기했다.


식사 중 더 이상의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둘은 호밀 빵과 스튜를 묵묵히 먹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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