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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9.01.1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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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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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8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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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 일곱 신앙 (Seven Faiths)

DUMMY

1화.

Vol 1. 일곱 신앙 (Seven Faiths)


탕! 탕!

총성이 울렸다.

어둡고 습한 복도는 방전된 전등에 의해서 겨우 비춰질 뿐이었다.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화염이 소화 시스템을 건드려 물을 분사했고, 검은 연기는 바닥에서부터 스멀스멀 차올라 사람의 키만큼 올라왔다.


“쿨컥! 컥.”


정 박사는 젖 먹던 힘으로 참으려 했지만, 입으로 삐져나오는 기침을 도저히 막을 수 없었다. 그 소리를 들은 S.W.A.T 팀원 한 명이 한 방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There! There he is. (저기, 저기 있다.)”

“Get him! He has no weapons. (잡아! 놈은 비무장이다.)”


삽시간에 발소리가 복도를 가득 매웠고, 그것을 듣고 있는 정 박사의 심장박동 소리도 덩달아 커졌다.

정 박사는 젖은 머릿결을 뒤로 넘기고 정면으로 태블릿 PC의 스크린 위에 흐르는 물을 닦았다. 작은 상처들로 뒤덮인 그의 손에서 핏물이 배어 나와 물과 섞이면서 스크린은 연한 붉은색으로 물들었다.


97.8%


S.W.A.T 팀이 문을 두드렸다.

쿵! 쿵! 쿵!

심장을 울리는 그 소리에 정 박사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방문 쪽을 돌아보았다. 강철로 된 그 문의 두께는 자그마치 50cm. 연약한 인간의 팔 힘으로는 흠집조차 낼 수 없는 문이었다.

몇 번이고 문을 두들기는 S.W.A.T은 단순한 힘으로는 절대 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폭탄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정 박사는 불안한 눈빛으로 스크린을 보았다.


98.6%


폭탄 설치를 다 마친 것인지, S.W.A.T 팀의 발소리가 고함 소리와 함께 문에서 멀어지자, 정 박사는 몸을 사시나무 떨 듯하며 고개를 숙였다.

쾅!

강렬한 폭발음이 울렸다. 어찌나 위력이 강했는지, 정 박사가 있던 방 전체가 흔들려 그가 태블릿을 놓치고 말았다. 방 안에 작게 생성된 물웅덩이에 빠진 태블릿을 본 정 박사는 갈비뼈 두 개가 부러졌다는 고통도 못 느끼는지, 몸을 던져 그 태블릿을 물속에서 건져냈다.

그는 태블릿이 무사한 것을 확인하고서야 신음 소리를 냈다.


“으윽. 무, 문은? 열리지 않았군. 역시··· 강철이야. 무식한 게 최고지. 초합금이니 뭐니 다 필요 없어.”


철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폭발음으로 생각했을 때, C-4 개량형보다 더 뛰어난 폭탄을 쓴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50cm 강철을 뚫기에는 어림도 없었다.

김 박사는 안도하며, 스크린을 보았다.


99.2%


“прочь с дороги! (당장 비켜)”


익숙한 목소리의 러시아어.

정 박사의 얼굴이 핼쑥하게 변했다.

곧 연속적인 기계음이 들리기 시작했고, 철문 위에서 문의 상태를 나타내는 빛이 붉은색에서 노란색으로 변했다. 그것이 초록색으로 변하기까지는 몇 초도 채 걸리지 않을 터.

정 박사는 최후를 직감하고 눈을 질근 감았다. 그리고 태블릿을 품속에 안으며 잔뜩 웅크렸다.


삐비빅!

절대 열릴 것 같지 않은 철문이 열리고 S.W.A.T 팀이 내부로 들어왔다. 정 박사가 저항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아는 그들은 버릇대로 그에게 총을 한 번씩 겨누고는, 즉시 방 안의 다른 위험 요소를 찾기 시작했다.

또각. 또각. 또각.

높은 하이힐 소리가 가까워지자 정 박사는 실눈을 뜨고 금발의 여인을 보았다. 흰 연구복을 입은 그녀는 중년의 백인 여성으로 매우 날카로운 눈빛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러시아 억양의 영어로 말했다.


“Professor, Please. (교수님, 그만하세요.)”

“안 돼.”

“Don’t make me kill you. (죽이고 싶지 않습니다.)”

“니들 손에는 넘길 수 없어!”

“You know this is just a matter of time. (시간문제일 뿐이에요.)”

“······.”


정 박사가 침묵을 지키자, 금발의 여인은 품속에 손을 넣었다. 그리고 꺼낸 권총. 여인의 손바닥으로 가려질 만큼 작은 사이즈였다.

그것을 본 정 박사는 전신을 뒤흔드는 공포에 마구 떨었지만, 끝까지 손에서 태블릿을 놓진 않았다.


탕!

총소리가 들리자 S.W.A.T 팀 전원이 금발의 여인을 보았다. 그녀는 천장에서 쏟아지는 물세례에 머리를 쓸어내리며 미간이 뚫린 정 박사의 품에서 태블릿을 꺼냈다.


100%


“Блядь! (젠장)”


그녀는 태블릿을 집어 던졌고, 권총에 남은 탄환을 모조리 정 박사의 머리에 쏘았다. 다 쏘고도 모자라서 권총을 집어 던졌다.


“шлюха! шлюха! шлюха! (개년, 개년, 개년.)”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S.W.A.T 팀원들도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


시계를 보았다.

시야가 희미해 어느 것이 시침인지 분침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1시 25분이거나, 5시 5분이거나. 만약에 1시 25분이 아니라 5시 5분이면 정말 시계를 부숴 버릴지도 모른다.

잠도 제대로 못 잤는데 이렇게 시간이 갔다고?


“아, 젠장.”


보석은 욕을 내뱉었다. 그리고 습관적으로 오른손을 더듬으며 스마트폰을 찾았다. 하지만 그의 손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일 손이 없었다.


“뭐, 뭐야? 여기 가상현실이야?”


그의 질문은 자신을 향한 것이었지만, 어디선가 대답을 들렸다.


“아쉽게도 현실이야. 아마 1년은 그렇게 살아야 할 거야.”


보석은 귀를 의심했다. 그는 목을 돌리고 눈길을 돌려서야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을 수 있었다.


“제, 제임스?”


제임스는 하품을 하며 눈을 비비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서 잠을 청한 모양이다. 제임스는 보석에게 다가와 그의 머리맡에 있는 링겔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리곤 옆에 있는 새것으로 바꾸며 말했다.


“반쯤 식물인간이 된 걸 축하한다. 그나마 머리는 움직일 수 있으니 다행이야. 뇌도 괜찮은 것 같고.”


보석은 땅바닥에 누워 있었다. 제임스는 보석 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그를 내려다보았다.

보석은 그제야 뭔가를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었다.

돈이 없어서 일자리를 알아보려고 나갔는데 어떤 괴한들이 버스에 들이닥쳐서 그를 보더니 달려들고는 뭔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눈앞이 번쩍이고······.


“아! 맞아! 폭발. S.I. 테러리스트 때문에 폭발에 휘말려서······.”


제임스가 차갑게 말을 끝내주었다.


“팔다리 다 잘라냈고, 장기들도 대부분 소실됐어. 넌 못 보겠지만, 네 목 아래로는 생명유지장치가 주렁주렁 달려 있지.”

“······.”

“1년만 버티면 돼. 잘린 네 사지를 줄기세포로 다시 키우는 중이니까.”


보석을 내려다보는 제임스의 눈길은 소름끼치게 차가웠다. 보석은 심상치 않음을 느끼며 말했다.


“아. 그래. 줄기세포? 그래, 그러시겠지. 이게 무슨.”


허탈한 그 목소리에 제임스는 재밌다는 듯 웃더니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네 몸을 치료하고 줄기세포를 의뢰한 비용. 그거 다 해서 얼마인 거 같아?”

“글쎄. 10억?”

“1억.”

“뭐야? 생각보다······.”

“1억 달러.”

“······.”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나한테 그거 갚아줬으면 한다. 솔직히 돈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사업이 휘청거리게 생겼어.”

“글쎄, 짜장면 배달 천 년 정도 하면 될 것 같은데? 물론 몸이 치료되고 나서.”

“그 꼴을 하고도 유머 감각은 여전하구나. 너 같은 천재에겐 그보다 훨씬 빠른 방법이 있지.”


제임스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태블릿으로, 보석이 기억하는 가장 최근 것보다 더 앞선 신형처럼 보였다.


“이거야.”


태블릿에서 한 광고 동영상이 재생되었다.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그것을 본 보석이 마지막에 떠오른 문구를 보며 물었다.


“소울온라인?”

“어.”

“가상현실게임이야?”

“그렇지.”

“이걸 하라고? 이걸 해서 뭐?”

“돈을 벌라는 거야. 이번 년에 게임내 총 가치가 10조 달러를 넘었지.”

“뭐?”

“만든 회사를 봐.”


보석은 대문짝만한 소울온라인 문구 아래 써져 있는 작은 글씨를 읽었다.


“월드뱅크(World Bank)?”


제임스는 씩 미소를 지었다.


“거기서 직접 서버 관리를 해. 서비스 종료 하면 게임 내 가치가 일순간 증발하는 다른 가상현실게임과 달라. 월드뱅크가 직접 보장하니까.”

“참 나, 세계 최고의 은행에서 게임을 왜 만드는 건데?”

“언론에서도 뭐 사업 확장이다 뭐다 이런저런 이유를 말하지만, 가장 정확한 이유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지.”

“넌 알지?”

“물론.”

“말해봐.”

“S.I. 연구.”

“······.”


말없는 보석을 향해 제임스가 뒤틀린 미소를 지었다.


“네 전문 분야잖아. 네 아버지도······.”

“됐고, 그거랑 게임이랑 무슨 상관인데?”

“게임에 NPC를 모두 A.I로 쓰고 있지. 게임 내부에선 인간과 A.I의 교류가 현실보다 더욱 활발히 일어날 거고, S.I를 만들 엄청난 빅 데이터가 쌓일 거야. 그것도 UN의 눈 밖에서 말이지.”

“······.”

“그뿐이야? 총 가상가치 600조 달러의 시대야. 총 현실가치 580조 달러를 넘어섰다고. 이젠 지구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의 현실 재산을 모아도 모든 가상현실을 살 수 없어.”


보석은 흥미 없다는 듯 말했다.


“그래서 원하는 게 뭐야? 날 살려줘서 이 게임을 하게 만들려는 이유가 뭐야?”

“일단 내가 쓴 돈 1억 달러. 그거는 무조건 갚아. 너라면 충분히 가능할 거야. 너 게임에 있어서는 독보적이었잖아? 여기서도 금방일걸?”

“······.”

“그리고 A.I 및 S.I에 관한 빅 데이터 수집. 그것까지 해줘. 내가 일하는 회사에서는 돈보다 그걸 더 바라니까.”


보석은 제임스의 속내를 알 것 같았다.


“산업스파이로군. 네 회사에서 소울온라인에 날 투입시키는 거지?”

“S.I와 게임. 내가 아는 한 두 개가 합쳐진 분야에 널 따라올 자는 없어. 내가 왜 이런 후진 곳까지 찾아와서 생명유지장치로 겨우 숨을 붙이고 있던 네놈을 병원에서 빼돌렸겠어?”

“그렇지. 선의로 했을 리는 없겠지.”

“안 그래도 요즘 테러리스트들 때문에 S.I 연구자가 계속 죽어나간단 말이야. 네 아버지도 그렇게 돌아가셨잖아? 그놈들한테 제대로 엿 먹이는 건 바로 우리가 S.I를 만드는 거야. 어때? 딜(Deal)?”

“······.”

“아니면 난 그냥 네가 있던 병원에 널 다시 두면 되고. 거기서 잘 살아볼래?”


제임스의 물음에 보석은 썩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참 나. 내가 무슨 대답할지 다 알면서 묻는 것 좀 그만해.”

“오케이로 알아듣는다.”

“어.”

“하하! I knew it! (그럴 줄 알았어)”

“영어 섞어 쓰지 말라며.”

“난 네이티브(native)니까.”

“······.”

“자자, 슬슬 올 때가 됐는······.” 띵-똥! “그러면 그렇지.”


제임스는 벨소리에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한동안 꽤 많은 숫자의 사람들이 보석의 방을 들락날락거렸다. 청소부부터 시작해서 기술자까지······. 두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그의 방이 완전히 새것처럼 깨끗해지고 방 한편에는 거대한 부스 하나가 설치되었다.

제임스는 어떤 한 중년의 여인을 데려왔다.


“인사해. 릴리야라고 해.”


금발의 여인은 흰 피부를 가진 전형적인 백인이었다. 그녀는 영어로 보석에게 인사했다.


“Hello. (안녕하세요.)”


러시아 억양이 섞인 발음이었다.


“Good to see you, Liliya. (릴리아, 만나서 반갑습니다.)”


보석이 말하자 금발의 미녀가 깊은 미소를 지었다.


“Good to see you too, Bo. (만나서 반가워요, 보.)”


제임스가 말했다.


“앞으로 1년 동안 네 몸 관리를 할 거야. 저 부스 속에서 있는 동안 알아서 네 육신을 관리해 줄 거니까 마음 놓고 게임에 임해.”

“···어디까지 준비한 거야?”


제임스가 어깨를 들썩였다.


“설마 나 혼자 이러는 거겠어?”

“어디 회사인데?”


제임스는 대답을 회피했다.


“이번 일만 잘되면 보드 멤버(board member)도 꿈이 아니다. 서로 윈윈하자고.”

“······.”


제임스와 금발의 미녀는 상체만 남은 보석의 몸을 들어서 부스 안에 넣었다. 그리고 그의 몸에 달린 생명유지장치들도 하나둘씩 안에 넣어주었다.

보석은 그것들을 보며 짧은 감상평을 내놓았다.


“잠깐 부탁인데, 나 혼자 좀 있고 싶어.”

“물론. 한 시간?”

“어.”


제임스는 손가락으로 탁 하고 소리를 냈고, 그러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우르르 사라졌다.

그도 몸을 일으키며 마지막으로 말했다.


“바로바로 시작해야 할걸? 1억 달러에 이자도 붙는다고?”


쿵.

문이 닫힌 것을 본 보석은 한숨부터 깊이 내쉬었다. 그리고 눈알을 굴려가며 자신에게 벌어진 일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의 두 눈에선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작가의말

대폭 수정해서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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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Vol 1. 일곱 신앙 (Seven Faiths) 19.01.18 83 2 14쪽
2 Vol 1. 일곱 신앙 (Seven Faiths) 19.01.18 104 3 16쪽
» Vol 1. 일곱 신앙 (Seven Faiths) +1 19.01.18 166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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