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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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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석
작품등록일 :
2019.01.16 20:38
최근연재일 :
2019.01.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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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8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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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Vol 1. 일곱 신앙 (Seven Faiths)

DUMMY

2화.



한 시간 동안의 궁상을 떨던 보석.

정확하게 시간을 맞춰 들어온 릴리야는 가차 없이 보석을 가상세계로 보냈다.


윙윙윙.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흰 세계.

차츰 빛이 잦아들면서 먼저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가 서 있는 곳은 둥근 형태의 돔과 같았는데, 볼록하게 튀어나온 흰색의 정사각형이 벽면을 이루고 있었고, 바닥은 대리석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검은 발판이었다.

그곳의 중앙에는 마치 천사처럼 머리 위에 둥그런 링을 달고 있는 A.I 여자가 있었다.

그녀가 말했다.


“가상현실게임 소울온라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언어는 한국어가 맞으십니까?”


예쁜 목소리지만, A.I의 둔탁함이 은연중에 묻어났다.

보석은 대답했다.


“기본은. 고등은 영어랑 병행.”

“알겠습니다. 아이디는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아무거나.”

“아이디: 아무거나. 맞습니까?”


보석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무거나란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A.I의 수준이라니. 일상생활에서 쓰는 공용 A.I도 그 정도는 아니다.


“아무거나 상관없다고.”

“아이디: 아무거나 상관없다고. 맞습니까?”


보석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너 씨, 제작 언어가 뭐야?”

“영어입니다.”

“Just give me anything. (아무거나).”

“How about Bob? (밥은 어떠십니까?)”

“밥은 무슨······.”

“Would you like to change your language stat······. (언어설정을 바꾸시겠······.)”

“아니, 그게 아니고.”

“How about······. (그럼 이건······.)”


로직(Logic)이 엉켰다.

도대체 얼마나 지능이 낮으면 대화 몇 번 했다고 로직이 엉키는지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이정도의 A.I로 유저를 상대하다니 아주 회사를 말아먹으려고 작정을 한 것이 분명하다.

보석은 짜증 나는 말투로 말했다.


“리셋(Reset). 리셋.”


A.I여인의 얼굴이 무표정으로 돌아가더니 이내 다시 보석에게 물었다.


“가상현실게임 소울온라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언어는······.”

“한국어.”

“알겠습니다. 아이디는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보석.”

“아이디: 보석. 맞으십니까?”

“어.”

“그럼 자신의 소울을 찾는 여행! 소울온라인을 즐겨주십시오!”

“응? 뭐야? 그게 다야? 아니, 무슨 설며······.”


벽면에 붙은 각각의 흰색 정사각형에 강렬한 빛이 나와 보석의 시야를 완전히 가렸다. 현실이라면 눈이 부실 정도지만, 가상현실에선 고통이 최소화되어 눈이 간질거리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

곧 시야가 맑아지고, 보석의 눈에는 한적한 산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숲. 나무. 풀. 땅. 전혀 이상할 것 없는 전형적인 산길이었는데, 그 디테일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좋아서 현실과 구분할 수 없을 수준이었다.

보석은 잠시 광경을 감상하다가 곧 무릎을 꿇고 앉아, 바닥에 흙을 만져보았다. 흙 알맹이와 돌멩이의 감촉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그래픽은 장난 아닌걸? 이 정도면 전 세계 최고 수준이야. 그런데 그런 싸구려 A.I를 썼다고? 그럴 리가 없지.”


보석은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거대한 절벽이 하늘까지 치솟아 있었다. 보석이 갈 수 있는 길은 단 하나, 앞에 있던 산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아무래도 이상한데··· 뭐, 가보면 알겠지.”


보석은 우선 가볍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걸으면 걸을수록 느껴지는 현실감에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땅이 밟히는 느낌하며, 눈으로 들어오는 광경하며··· 심지어 걸음을 걷고 있는 와중에 생성된 잔바람이 몸을 감싸는 것까지 느낄 수 있었다.

이 정도 수준의 피직스라면 역시 세계 일류 수준이다.


“역시 말이 안 돼. 이런 현실감을 구현한 세상에서 그런 싸구려 A.I를 쓴다는 게 맞아? 흠. 구린내가 나는데?”


보석은 의심의 눈초리를 하고 주변을 살폈다. 그러곤 길이 나 있지 않은 숲 안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몇 발자국 걷지 않아서 도로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오호? 이건······.”


보석은 한 발로 땅을 끌어 선을 만들면서 다시 숲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역시 이번에도 밖으로 나오게 되었는데, 그가 만들어낸 선이 묘하게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을 간파했다.


“확실하네. 공간좌표를 뒤틀고 그 속에 어뷰징을 가렸어. 실력 좋은데?”


보석은 제임스의 말대로 지금까지 하는 게임마다 고수였다. 왜? 어뷰징의 대가였으니까. 그런 그가 봐도 꽤 괜찮은 해킹인 듯했다.


“하지만 나한테는 어림도 없지. 어디 보자······.”


보석은 원을 그리는 곡선의 한 지점에서 대강 직각선을 그렸다. 그리고 또 다른 지점에서 같은 일은 반복했다. 그러자 곧 그 직각선들의 교차점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원의 중심위치가 파악되자, 그가 그곳에 걸어가 섰다.

그러자 전에는 보이지 않던 시야가 포착되었다.


“그러면 그렇지.”


그곳에는 멧돼지가 있었다. 다만 이상한 점이 있다면, 뒤쪽은 멀쩡히 살아서 움직이는데, 앞쪽은 죽은 채로 바닥에 누워 있다는 점이다.

앞뒤를 잇는 중간 부분은 마치 노이즈가 나오는 스크린처럼 검은색과 흰색의 작은 점들로 뒤덮여 있었다. 이것은 흔한 그래픽 오류의 현상으로 버그가 발생될 때 자주 보이는 광경이었다.


“역시. A.I의 메모리를 끌어다가 저기다 쓴 거군? 시작부터 이런 어뷰징이 만연하다니, 벌써부터 하기 싫어지는데··· 긴급망!”


보석이 명령어를 외치자 그의 앞에 큰 창이 텄다. 긴급망이라고 하는 그 스크린은 그 어떤 가상현실 프로그램에서도 법적으로 먼저 설치해야 하는 프로그램으로, 유저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UN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가상현실 프로그램의 운영자나 제작자조차도 절대 건드리지 못하는 것으로, 이를 건드리는 건 한국에선 징역형에 처하고 심한 곳은 인권침해로 사형까지도 당할 수 있는 중죄 중 중죄이다.

보석은 눈앞에 떠 있는 스크린에서 보이는 두 가지 항목 중에 고민했다.

버그 신고와 운영자 상담.

그가 손가락으로 버그신고를 누르려는 찰나, 어디선가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자, 잠깐만요!”


보석이 고개를 돌리니, 그곳에는 웬 바니옷 복장을 한 이십 대 중반의 여자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었다.

머리 위론 토끼 귀가 튀어나와 있고, 엉덩이 사이에는 주먹만 한 솜털이 꼬리처럼 달려 있었다. 그 여자는 양손에 1m 가량의 지팡이를 들고 있었는데, 그 지팡이 양끝에는 주홍색의 당근 두 개가 매달려 있었다.

보석은 그 당황스럽기 짝이 없는 복장에 놀라 물었다.


“뭐, 뭐야?”

“자, 잠깐. 그거 누르지 말아요, 신규유저짱.”

“짱?”


보석의 두 눈에는 각각 혐오감과 경계심이 담겨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토끼 옷을 입고 토끼처럼 행동하는 그 여자가 정상인일 리는 없기 때문이다.

토끼녀는 그런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그거 누르면 큰일이 일어난다구여. 아주아주 큰일이 일어나서 정말 골치 아파져요, 신규유저짱.”

“······.”


입 모양을 보니, 토끼녀가 말하는 언어는 한국어가 아니었다. 하지만 전 세계를 통틀어 마지막에 ‘짱짱’거리는 언어는 단 하나다.

보석이 물었다.


“일본인인가?”

“이, 일본인이라뇨! 소, 소울온라인에 그, 그런 나라도 있었나요?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데헷!”


하긴, 일본인이 아니면 전 세계에서 누가 저렇게 오그라드는 콘셉트를 잡겠는가?

보석이 힘없이 말했다.


“아, 뭐. 알겠어. 그나저나 무슨 볼일이야?”


토끼녀는 박수를 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아! 맞아! 그, 그 버그신고하려는 거죠?”

“응.”

“시, 신고하지 않으셔도 돼요! 데헷! 운영자인 제가 이렇게 왔으니까요!”

“······.”

“그, 그러니까 신규유저짱은 어서어서 이 넓고 광활한 소울온라인을 즐겨주세요! 데헷!”


보석은 뚱한 표정으로 그 토끼녀를 보다가 곧 흥미가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싫은데?”


그리고 버그 신고를 누르려는 찰나 토끼녀는 어느새 그의 앞으로 쏜살같이 다가와서 그와 그의 스크린 사이에 얼굴을 내밀었다.


“자, 잠깐만요! 잠깐만!”

“자꾸 뭐야? 설마 신고를 방해하는 거야? 이거 중죄인 거 알지?”

“아, 아니 방해라니요! 이건 그냥 애교예요! 토끼의 습성이죠! 데헷!”

“······.”

“그, 그 신고하시는 걸 고려해 주시면 안 될까요?”

“내가 왜?”

“그러니까··· 이게··· 실적이랑도 관계있고, 회사 이미지도 있고 해서······. ”

“토끼 세계에도 실적과 회사 이미지가 있나 봐? 뭐, 당근을 많이 모으면 토끼굴이라도 넓어지나 보지?”

“······.”

“그런데 말이야.”

“네에······.”

“난 운영자를 부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고 온 거야?”


토끼 귀가 쫑긋하며 바짝 섰다. 감정에 따라서 움직이는 것을 보니 꽤 신경 써서 디자인한 것이 분명했다.


“네?”

“운영자를 부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온 거냐고? 뭐 감시라고 하고 있었어?”

“그, 그게······.”

“아니, 계속 주시하고 있었던 게 아니면 이렇게 올 리가 없잖아. 그리고 이렇게 주시하고 있었다는 건··· 아마 버그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뜻인데?”

“어. 그. 그게······.”


토끼 귀가 점차 내려오더니, 이내 토끼녀의 얼굴을 반쯤 가렸다.

보석은 토끼녀를 한참 바라보고 있다가 곧 중얼거렸다.


“너 운영자인데, 어뷰징(Abusing)을 한 거야?”


토끼녀는 갑자기 하늘 높이 뛰어오르듯 깜짝 놀라더니 양손을 흔들었다.


“저, 절대. 절대 아니에요. 서, 설마 그런 일을 할까 봐요. 신규유저짱이 너무 예민하신 것 같네요. 데헷.”

“누가 봐도 맞는 거 같은데.”

“······.”

“······.”

“저, 신고 안 하실 거죠?”


보석은 득의양양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글쎄.”

“······.”

“뭐, 일단 저 어뷰징 때문에 못 들은 게임 설명이나 들을까? 그런데 우선 이름은 뭐야?”


보석의 자신만만한 표정을 본 토끼녀는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바, 바니걸이에요호.”

“바니걸?”

“네에.”

“운영자라고?”

“네에.”

“운영자 바니걸. 뭐, 좋아. 거짓말 같진 않으니까.”


바니걸은 최대한 해맑은 표정을 지었지만 두 눈가는 묘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녀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럼 신고는 안 해주시는 거죠? 데헷!”

“글쎄. 어뷰징을 신고하면 보상도 상당하지 않을까?”

“······.”

“어떻게 생각해, 바니걸?”

바니걸은 그녀가 알고 있는 가장 귀여운 표정을 지으면서 가장 귀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아까부터 자꾸 무서운 말씀을 하시네요호. 바니걸은 저, 정말이지 감당할 수 없어요. 어뷰징이라니, 그런 끔찍한 말씀을······.”

“내가 듣기로는 소울온라인의 화폐가치가 높다고 들었는데··· 맞지?”

“그, 그렇죠.”

“그럼 여기서 버는 돈은 현실에서도 즉각 쓸 수 있는 거 아니야?”

“그, 그게······.”


보석은 엄지손가락으로 버그가 쓰인 멧돼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거 어뷰징으로 돈 벌고 있는 거 맞지? 그것도 초보자를 위해서 만들어 놓은 A.I의 메모리를 끌어다가 만든 거잖아? 공간좌표 뒤튼 걸 보니, 솔직히 꽤 괜찮은 작품이야. 실력 좋은가 봐?”

“······.”


보석은 그 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러곤 손짓으로 참담한 표정을 한 바니걸에게도 앉으라고 하며 말했다.


“뭐, 네 일에는 관심 없어. 그저 운영자니까, 이 게임을 배우는 데 도움을 줬으면 해서 말이지. 너무 불친절해서. 상부상조하자고.”


협박 아닌 협박이었다.

바니걸은 뻘쭘한 표정을 짓고는 일본 여인 특유의 자세로 무릎 꿇고 앉았다. 겸손과 연약함이 묻어 나오는 그 자세와 대조적으로 그녀의 눈빛은 생존을 위해 살길을 모색하는 토끼의 그것과 완전히 똑같이 변했다.

바니걸이 말했다.


“그럼 이거 동의해 줘요. 신규유저짱.”

“내 아이디는 보석이야. 근데 뭐?”


바니걸은 운영자 전용 스크린으로 어떤 데이터를 뽑더니 보석에게 보냈다. 문서처럼 보이는 그래픽에 덧씌워진 그 데이터는 비밀보장각서였다.


“비밀보장? 아니, 이런 걸 가지고 다닌단 말이야? 얼마나 전문적으로 어뷰징을 하기에 비밀보장각서를 들고 다녀?”

“거기 동의해 준다면, 원하시는 답변을 해드리죠.”

“말투가 좀 바뀌었는데, 바니걸?”

“···그, 그럴 리가요. 저는 언제까지나 운영자 바니걸이라구요!”

“뭐, 알겠어. 일단 가계약하지.”


보석은 그 문서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지문을 허락했다. 그것을 다시 받은 바니걸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쉬고 계신 주신님이 아래로 총 일곱 신님들이 이 세계를 지배하고 계셔요. 일곱 신님께서는 각각 생명, 감각, 힘, 시공, 형태, 업보······.”


보석이 말을 끊었다.


“제대로 설명 안 하면, 그냥 신고해 버릴 거야. 게임 설정은 관심 없으니까 게임 내 시스템에 대해서 말하라고.”


바니걸은 보석에 대한 분노가 깊어지는 것을 느꼈고, 그것이 더욱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미소 또한 더욱 깊게 하며 말했다.


“소울온라인은 총 일곱 개의 양자컴퓨터로 이뤄진 초대형 A.I에 의해서 관리돼요. 다만 그 양자컴퓨터의 성능은 사실 소울온라인 전체를 혼자서 운용할 수 있을 만큼 그 성능이 좋아요. 일단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는 않지만 가끔씩 서로를 해킹하기도 하고 방어하기도 하면서 유기적으로 움직이죠. 그것이 소울온라인의 자유도를 만드는 핵심이에요.”

“현실적인 말을 하니 현실 인격이 나오는데. 재밌어.”

“······.”

“더 설명해 봐.”

“소울온라인의 유저(User)는 자기의 테마(Theme)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노력하죠. 그것이 이 게임의 존재 이유이며 그 속에서 자신의 진정한 소울을 찾는 것이야말로 궁극적인 목표예요.”

“테마라 함은?”

“제 테마는 바니걸. 제가 사랑하는 것이죠. 제가 상상으로 꿈꾸는 걸 이렇게 현실로 가능케 해요. 그것이 소울온라인.”

“서로의 테마가 충돌할 때는 어쩌고? 전쟁이라도 하나?”

“네.”

“······.”

“그것이 소울온라인의 PvP 시스템이에요. 서로가 서로의 이상향을 만들기 위해서 싸우는 궁극의 가상현실게임! 놀라셨죠?”

“그런 건 관심 없어. 나는 돈이나 벌 거야. 너처럼.”

“그, 그런 사람도 확실히 많죠. 하지만 분명 소울온라인에서 당신의 소울을 찾길 바라요.”

“그런 말을 하는 인간이 어뷰징이나 해서 돈을 벌고 있나?”


바니걸은 당황한 듯 자기 지팡이를 끌어안았다.


“그, 그건 제 이상향을 만들기 위해서 자금을 모으는 것뿐이라고요!”

“그래, 어련하시겠어.”

“······.”

“뭐, 좋아. 일단 이따금씩 부를게.”

“네?”

“궁금한 게 있으면 이따금씩 부른다고, 왜 문제 있어?”

“그, 그게··· 어······.”

“말했다시피 무리한 요구는 안 해. 나도 바보는 아니니까, 당신같이 똑똑한 사람을 한계까지 밀어붙였다간 역으로 당한다는 걸 아니까. 돈 벌 기반을 만들고 싶을 뿐이야.”

“······.”

“첫 마을은 저쪽으로 가면 되나?”

“네에······.”

“그래. 그럼 다음에 봐. 그나저나 연락은 어떻게 하지?”


바니걸은 풀이 죽은 채 자기 품속에서 명함 같은 걸 꺼냈다.


“그걸 만진 상태로 말하면 제게도 들려요.”

“좋아.”

“제 업무 시간엔 거기 명함에 초록빛이 들어오니까, 연락하시려면 최대한 업무 시간으로 해주세요.”

“봐서.”

“······.”

“일단 직접 겪어보고 다시 부를게. 그럼······.”


보석은 손을 흔들고는 산길 쪽으로 걸어가 버렸다.

그의 모습을 힘없는 눈길로 바라보던 바니걸은 그의 모습이 사라지기 무섭게 자기 지팡이를 땅바닥에 내팽개쳤다.


“칫. 짜증 나. 짜증 나! 짜증 나! 으으으.”


그녀의 외침을 듣는 사람은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

이미 6개월 만에 가상현실게임의 게이머 85%의 점유율을 가진 소울온라인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신규유저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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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Vol 3. 드래곤하트(Dragon Heart). 19.01.23 33 1 17쪽
13 Vol 3. 드래곤하트(Dragon Heart). +1 19.01.23 41 1 17쪽
12 Vol 3. 드래곤하트(Dragon Heart). 19.01.22 40 0 14쪽
11 Vol 3. 드래곤하트(Dragon Heart). 19.01.21 42 1 11쪽
10 Vol 2. 첫사냥 (First Hunt) 19.01.21 42 0 12쪽
9 Vol 2. 첫사냥 (First Hunt) 19.01.19 38 1 12쪽
8 Vol 2. 첫사냥 (First Hunt) 19.01.19 36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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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Vol 1. 일곱 신앙 (Seven Faiths) 19.01.18 79 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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