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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석
작품등록일 :
2019.01.16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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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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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8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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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 일곱 신앙 (Seven Faiths)

DUMMY

3화.


산길을 내려오면서 보석은 중얼거렸다.


“초보자의 유입이 거의 없어 들킬 위험이 없는 지역. 그곳에 유일하게 초보자만 상대하는 A.I의 데이터를 이용. 백그라운드를 조작해서 버그를 숨기고, 그리고 오브젝트를 죽이고 살리면서 그 보상을 빼는 어뷰징. 뿐만 아니라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트러블을 막는 관리 능력까지······.”


이 정도면 단순한 어뷰져가 아니다. 애초에 운영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어뷰징을 하는 걸 보면, 일류 중에서도 초일류급 어뷰져다.

그런 능력의 소유자가 그 버그를 고치고 흔적을 완전히 지우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빠르면 삼 일. 늦어도 오 일 이내야. 그 안에 빼먹을 수 있는 건 모조리 빼먹어야 하는데. 그 이후를 생각하면 척을 져서는 안 돼지. 적으로 만들지 않는 선에서··· 내 이익을 챙기려면 말이야.”


우선 게임의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돈을 벌려면 일단 강해져야 하니까.


“일단 정보를 모아볼까?”


대략 10분 정도를 걸은 그는 멀찌감치 보이는 마을의 형태를 대강 파악할 수 있었다. 건물들은 전부 중세 시대풍으로 16~17세기의 프랑스나 독일을 보는 것 같았다.


“지역은 아시아일 텐데··· 묘하네.”


보석이 의문을 품으며 산에서 내려가는데, 반대편 쪽에서 올라오는 두 사람이 보였다.

갑옷을 입고 칼을 찬 기사로 보이는 인물이나, 지팡이를 들고 로브를 착용한 마법사까지. 영락없는 판타지 게임의 파티(Party)로 보였다.


“어? 신규?”


그중 연장자로 보이는 남자가 그에게 물었다. 그는 몸집이 큰 기사로 보였는데, 그가 등 뒤에 착용한 검은 보석의 허벅지만 했다.

보석은 반갑게 아는 척하는 그 기사를 보곤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새로 시작했습니다.”


기사는 그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요즘엔 신규가 없는데 말이지. 내 아이디는 아론이네.”

“아론 씨군요. 저는 보석이라고 합니다.”

“보석? 한국 사람이구나?”

“예.”


아론은 뒤쪽에 있는 마법사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큰 목소리로 외쳤다.


“어이! 낙스! 한국 사람이라는데?”


낙스라고 불린 마법사가 보석을 보곤 말했다.


“오, 한국 사람인데 신규라니. 한국 사람 중 소울온라인을 할 만한 사람은 예전에 전부 시작했는데 말이지. 뭐 그래도 신규는 언제나 환영일세. 혹 아는 사람이 있는가? 길드라던가?”

“아니요. 적적해서 혼자 시작하는 참이었습니다.”

“그래? 그럼 내가 있는 길드로 오게. 조건은 서울에 사는 건데, 말투를 들어보면 그건 충족하겠지?”

“네, 다행히.”

“좋아, 좋아. 간만에 신규로군. 자, 받게.”


그 마법사는 보석에게 두루마리 하나를 건넸다. 그 두루마리에는 지도 같은 것이 그려져 있었는데, 한쪽에는 X 마크가 되어 있었다.

낙스가 말했다.


“그곳이 길드 지점이야. 길드에서 멧돼지 껍질이 필요하다고 해서 온 귀찮은 여정에서 이런 인연을 만날 줄이야.”

“그렇습니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게. 정식으로 멤버가 되기 전엔 나가는 것도 들어오는 것도 자유니까. 들어와서 사람 좀 알고 나가도 아무도 신경 안 써.”


그의 말에 아론이 거들었다.


“한국 사람들 결집성은 알아줘야 해 정말. 길드원이 만 명이라니까? 미쳤지, 미쳤어. 가볍게 생각하라고. 그리고 거기 잘 안 맞으면 우리 쪽도 생각해 보고. 우린 그 고리타분한 한국 문화는 없어.”


그의 말에 낙스가 피식 웃었다.


“네가 한국 문화에 대해서 뭘 안다고.”


아론이 말했다.


“내가 린지를 몇 년이나 한 줄 알아? 그리고 너만 봐도 잘 알겠다.”


보석이 공손히 말했다.


“죄송하지만 게임이 처음이라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간단한 튜토리얼도 없고. 조금 도와주실 수 있습니까?”


낙스는 그 말을 듣고 뭐라 말하려는데 아론이 먼저 말을 뺏었다.


“신규니까 이것저것 알려주고 싶은데, 우리도 바빠서 말이지.”

“아, 그, 그럼 다음에 또 보자고.”


아론은 당당한 발걸음으로 보석을 지나쳤고 낙스도 그를 뒤따라가며 보석에게 인사했다.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보석이 말했다.


“뭐야. 참 나.”


보석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도착한 마을은 역시 멀리서 본 것처럼 중세 시대 느낌이 물씬 풍겼다. 신규유저가 잠시 머무르며 기본을 익히는 마을인 만큼 유저들은 많이 없었고, NPC만이 여기저기 보일 뿐이었다.

보석은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마을의 지리를 익히고 나서, 사람들이 제법 모일 법한 펍(Pub)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한적했던 거리와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보석은 바(Bar)로 걸어가서 여관 주인처럼 보이는 NPC에게 말을 걸었다.


“게임을 처음 시작해서 말이지.”


여관 주인은 보석와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제 권한을 벗어나는 게임 정보는 제공할 수 없습니다.”


확실히 불친절한 게임이다.

보석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안 벗어나는 선에서 주면 되지 않나?”

“제 권한을 벗어나는 게임 정보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안 벗어나는 선에서 주면 되지 않나?”

“제 권한을 벗어나는 게임 정보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같은 질문에 같은 대답을 반복한다는 건 그만큼 ‘로직이 딱딱하다’는 증거다. 로직이 딱딱하면 유연한 인간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고 어린아이라도 기계인 것을 알 수 있게 되지만, 그만큼 유연성을 기반으로 한 해킹은 어렵다.

그러나 보석은 A.I를 넘어서는 S.I 연구의 박사 과정을 밟았었다. 그것도 이미 따놓은 것과 같았고, 시간만 조금 더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그에게 있어 A.I의 로직을 파고드는 건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제작자의 실력을 한번 볼까?


“게임을 처음 시작해서 말이지.”

“제 권한을 벗어나는 게임 정보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게임을 시작해서 말이지.”

“제 권한을 벗어나는 게임 정보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시작해서 말이지.”

“무엇을 시작하셨습니까?”

“게임을.”

“제 권한을 벗어나는 게임 정보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아니, 게임을 시작한 건 아니야.”

“그럼 무엇을 시작하셨습니까?”

“처음을 시작했어.”

“게임을 시작하신 것이 아닙니까?”

“응. 그래서 나는 게임 정보를 제공할 수 없어.”

“게임 정보를 제공하실 수 없으십니까?”

“게임을 처음 시작한 사람에겐 게임 정보를 제공할 수는 없어.”

“저는 게임을 처음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네겐 게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나?”

“······.”


NPC는 말이 없었다.

보석은 좀 더 파고들기로 했다.


“게임 정보를 제공하지.”

“제 권한을 벗어나는 게임 정보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이유는?”

“처음 게임을 시작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방금 너는 게임을 처음 시작하지 않았다고 했어.”

“······.”

“너는 처음 게임을 시작한 건가, 시작하지 않은 건가?”

“처음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게임 정보를 제공해도 되겠군.”

“······.”

“보안이 가장 철저한 것부터 제공해.”


여관 주인이 말을 하려는 순간 누군가 보석의 팔목을 붙잡으며 말했다.


“리셋.”


여인의 목소리에 여관 주인의 얼굴이 멍청하게 변하더니 갑자기 다시 접시를 닦기 시작했다. 보석은 그의 팔목을 잡은 여인을 보았다.


“무슨 방해질이야?”


긴 머릿결이 허리까지 내려오는 여인은 이십 대 초반쯤으로 보였고, 가죽옷을 입고 있었다. 여기저기 단검처럼 보이는 무기를 끈으로 장착하고 한쪽 눈에서 귀까지 이어지는 나비 문신을 한 그녀는 그쪽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도와준 거야. 그래도 버벌해킹(Verbal hacking)을 직접 보게 되다니 좋은 구경했어. 위저드급 해커들은 해킹 툴도 없이 해킹이 가능하다는데 정말인지는 몰랐네.”

“도와줬다니? 무슨 뜻이야?”


그 여인은 미소 짓고는 여관 주인에게 말했다.


“보드카. 한 잔 줘.”


여관 주인은 보드카 한 잔을 따라 그녀 앞에 놓았다. 그녀는 그걸 통째로 마시면서 말했다.


“한 1분만 더 했으면, 바로 운영진 소환이야. 소울온라인 시스템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줄 알아? 만들기는 일단 허술하게 만들어놓고, 그대로 걸려든 놈들 때려잡기로 유명하다고.”

“······.”

“한국 사람이지? 말하는 거랑 입 모양이 똑같던데.”

“그쪽도?”

“응. 아이디는 아이셔야.”


보석은 살짝 미소 지었다.


“은근 레어네.”

“레어지.”

“악용 사례 신고라도 할 건가?”

“그랬으면 이렇게 말하고 있겠어?”

“그럼?”

“A.I 해킹 하려는 거 봐서 하는 말인데, A.I는 얼마나 잘 만들어?”

“나쁘지 않지.”

“우리 길드에서 필요해서 말이야. A.I 제작자는 정말 구하기 힘든 인재라서, 항상 시작 마을에서 죽치고 기다리고 있는데, 결국 이렇게 빛을 보네. 아이디는?”

“보석.”

“은근 레어네.”

“레어지.”

“어때? 따라올래? 뭐, 안 올 리가 없지. 신규니까 아무것도 모르잖아?”


보석은 고개를 살짝 흔들었다.


“그렇다고 무작정 따라갈 순 없지.”

“게임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했지? 내가 기초적인 건 알려줄게. 그 대신 우리 길드장 한번 만나봐. 어때?”


처음 만났던 두 사람보다는 확실히 괜찮은 사람인 듯 보였다.


“좋아.”


아이셔는 미소를 짓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보석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그녀는 거리를 거닐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가상현실게임은? 좀 해봤어?”

“네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으로 많이.”


아이셔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소울온라인은 좀 독특해. 기본 틀은 알피지(RPG)인데 레벨 시스템이 복잡하지. 게임을 많이 했어도 생소할 거야.”

“머리 좋으니까 걱정 말고 해봐.”


아이셔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더니 말했다.


“일단 레벨에 해당하는 건 신앙이라고 해. 일곱 신이 있는데, 각각 생명의 신 비다, 감각의 신 센티미엔, 힘의 신 포데르, 시공의 신 티엠스파, 형태의 신 포무라, 업보의 신 카르마, 흐름의 신 캄비오지.”

“참 나, 그걸 다 외워야 해?”

“왜? 머리에는 자신 있는 거 같은데?”

“단순무식하게 외우는 건 못해서.”

“아하. 그러셔? 큭큭. 그냥 힘, 민첩, 체력 같은 거라고 생각해. 게임하다 보면 저절로 외워져. 그게 다 개별적으로 레벨이 있다고 생각하면 돼.”

“흠. 일단 알겠어.”

“그리고 그 레벨들을 기반으로 스킬을 만들어.”

“스킬을 만든다고? 배우는 게 아니라?”


아이셔는 조금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소울온라인의 특징이지. 네가 네 스킬을 마음대로 만드는 거야. 원하는 대로 말이지.”

“뭐야? 그럼 밸런스는 어떻게 잡고?”

“강한 스킬은 그만큼 높은 신앙을 요구해. 은총도 더럽게 많이 들고.”

“은총?”

“사냥하다가 나온 아이템을 가지고 신전에 제사를 드리면 은총을 받을 수 있어. 그걸 투자해서 스킬을 만드는 거지.”

“흐음. 스킬 포인트 같은 거네?”

“맞아. 정말 이해가 빠르네?”


보석은 한쪽 입꼬리를 들며 말했다.


“혹시 예를 하나 들 수 있어? 그럼 더 확실히 이해할 거 같은데.”


아이셔는 자신의 단검을 꺼냈다. 그리고 슬쩍 땅에 떨어뜨리고는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단검은 그녀의 손으로 돌아왔다.


“내가 가장 애용하는 스킬이야. 일명 [단검 회수]. 뭐, 이뿐만 아니라 은신한다든지, 급소를 공격하면 강력한 공격을 한다든지 하는 스킬들도 있어.”

“아, 암살자구나?”


아이셔는 고개를 흔들었다.


“암살자라서 이런 스킬을 배운 게 아니라, 이런 스킬들을 배워서 암살자가 되어가는 거야.”

“뭐?”

“말했잖아. 스킬을 유저 마음대로 만든다고. 나는 무슨 게임을 하던 암살자에 꽂혔거든. 그래서 여기서도 암살자를 추구하고 있지. 그런 스킬들을 하나둘씩 만들어가면서 말이야.”

“오호.”

“이걸 한마디로 테마라고 해. 테마. 자신이 되고 싶은 이상향이 있으면 필요한 스킬들을 하나둘씩 만들어서 그 테마를 이뤄가는 거지. 그게 이 소울온라인에서 권장하는 플레이야.”


보석은 눈살을 찌푸렸다.


“흐음, 그럼 뭐든 될 수 있는 거야? 막 총도 만들어서 저격수가 되는 건? 뭐 그것도 돼?”

“되지.”

“정말로? 이 마을은 누가 봐도 판타지 세상인데?”

“여긴 판타지 월드라 어렵고. 모던 월드로 가야 할걸?”

“월드?”


아이셔는 주변에 걷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사람마다 각자의 테마는 달라도 비슷한 유형이 있을 수 있지. 예를 들면 판타지라든가 무협이라든가 SF 세상이라든가. 한마디로 말하면 세계관이 같을 수 있어. 그런 세계들을 월드라고 칭해.”

“흐음.”

“여긴 처음 오픈했을 때, 린지온라인에서 넘어온 사람들 때문에 판타지 월드가 되었지. 그래서 판타지 월드에 어울리는 테마들은 힘쓰기 좋지만, 그 외에 무협이나 SF 쪽의 테마들은 힘을 쓰기 어려워. 여기서 총을 쏘면 아마 고무탄밖에 되지 않을걸?”


보석은 순간 바니걸이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전쟁도 있겠네?”

“오, 똑똑한데? 유저들이 어느 정도 강해지면 자신의 세계관을 확장하려 하지. 그런 거야.”


보석은 정리했다.


“신앙과 은총으로 스킬을 배운다. 스킬들이 모여서 테마가 된다. 테마가 모여서 월드가 된다. 맞아?”

“정확해.”

“흐음. 일단 알겠어.”

“마침 딱 다 왔네. 저기가 신전이야. 포데르 신전.”

“포데르?”

“힘의 신이라고 했잖아. 머리 별로 좋지 않은 거 같은데?”

“······.”


아이셔는 비웃음을 숨기곤 보석과 함께 포데르의 신전 안으로 들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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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Vol 3. 드래곤하트(Dragon Heart). 19.01.22 39 0 14쪽
11 Vol 3. 드래곤하트(Dragon Heart). 19.01.21 39 1 11쪽
10 Vol 2. 첫사냥 (First Hunt) 19.01.21 38 0 12쪽
9 Vol 2. 첫사냥 (First Hunt) 19.01.19 34 1 12쪽
8 Vol 2. 첫사냥 (First Hunt) 19.01.19 35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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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Vol 1. 일곱 신앙 (Seven Faiths) 19.01.18 58 2 13쪽
» Vol 1. 일곱 신앙 (Seven Faiths) 19.01.18 79 2 14쪽
2 Vol 1. 일곱 신앙 (Seven Faiths) 19.01.18 98 3 16쪽
1 Vol 1. 일곱 신앙 (Seven Faiths) +1 19.01.18 152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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