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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석
작품등록일 :
2019.01.16 20:38
최근연재일 :
2019.01.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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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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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2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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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Vol 3. 드래곤하트(Dragon Heart).

DUMMY

14화.


“스킬 생성이 완료되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여성사제의 목소리에는 전혀 축하함이 없었다. 대신 짜증 반과 피곤함 반이 뒤섞여 있었다. 보석처럼 장시간동안 끈질기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요구하며 그것이 이뤄질 때까지 집요하게 자기 생각을 관철하는 유저는 지금껏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까다로운 사람이라도 스킬 하나가지고 1시간을 넘어서까지 사람을 붙잡고 있지 않는데, 그는 2시간을 훌쩍 넘겼다.

타다 남은 요리.

딱 그 꼴인 여성사제의 표정을 보곤 미안함이 든 보석이 말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건 그른 것 같네요.”


그것이 운영자로써 유저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불만표현이었다.

보석도 덩달아서 짜증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자기가 잘못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을 만큼 여성사제를 괴롭혔다.

처음 스킬을 만드는 것이라, 어디까지가 가능하고 어디까지가 불가능한지 감이 없어서, 여성사제 입장에선 말도 안 되는 요구들을 계속 했었고, 그 감을 얻기 위해서라도 일부러 그렇게 했다.

보석은 마음을 다스리곤 다시금 정중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어제 막 시작해서... ”

“...”

“그럼 수고하세요.”


조금은 진심이 느껴졌는지, 여성사제는 보석을 흘겨보았다.

허리를 숙이는 모습.

그녀의 문화권엔 없는 행동이었기 때문일까? 그 정중함이 더욱 강하게 다가왔다.

어떻게 보면 열정이 강한 것이다.

괜스레 자기도 미안해진 여성사제가 스크린 아래에 자그맣게 올라와 있는 알림을 보며 물었다.


“퀘스트 하나 받으실래요?”

“예?”

“보니까, 멧돼지를 엄청나게 사냥하셨더군요.”

“오? 그래서 새로운 퀘스트가 생겼나요?”

“어느 신전에 제사를 드렸죠?”

“일곱 신전 다 번갈아가면서 올렸어요.”

“그래서 캄비오 신앙도 높으신 것이군요?”

“어? 신앙이 올랐나요?”

“신앙이 오른 건 아니고... 신앙lvl보다 더 자세한 스케일은 공개불가에요.”

“운영자만 알 수 있는 건가요?”

“아, 아니. 저희도 알 수 없어요.”

“예? 그럼 제 캄비오 신앙레벨이 높은지는 어떻게 아시는 건지...”

“레어퀘스트(Rare Quest)를 제안 받으셔서요.”

“예?”


괜히 알려줬다는 생각이 물신 들었다.

스킬을 만들 때도 ‘예?’를 반복하던 보석 때문에 그 말만 들어도 식은땀이 나는 것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차피 말해버린 이상 어쩔 수 없었다.


“대부분의 유저는 전투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포데르(힘), 티엠스파(시공), 센티미엔(감각)의 신앙만을 올려요. 이후 남은 건 간접적인 영향이 있는 비다(생명), 포무라(형태), 카르마(업보)의 신앙을 올리죠. 캄비오(흐름)는 리더를 하려는 사람이 아니면 거의 건들지 않아요. 레어퀘스트는 캄비오(흐름)이 높아야 받을 수 있어요.”

“아, 정확하게 뭐죠, 그게?”

“캄비오(흐름) 신앙을 통해 받는 레어퀘스트는 세계의 흐름에 영향을 미쳐요. 그래서 캄비오 신앙이 높은 걸 제가 알 수 있었죠.”

“아, 그런가요?”

“캄비오 신전에 가서 레어퀘스트 관련해서 문의하시면 더 자세한 사항을 아실 수 있어요.”

“많이 어려운가요?”

“조건도 까다롭고, 혼자서는 거의 불가능해요. 하지만 하기만 하면 유니크한 보상이 있죠. 정보 면에서도 상당한 보상이 있어서, 리더가 되시고자 하시면 캄비오 신앙에 꼭 투자하세요. 일반 유저로 플레이 하실 거면 상관없지만.”

“아... 예.”


성의없는 대답에 여성유저의 눈초리가 날카로워졌다.


“원래는 이런 거 안 알려줘요.”


귀여운 생색에 보석은 미소 지으며 허리를 숙였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성사제는 고개를 획하니 돌리며 말했다.


“안녕히 가세요.”


보석은 허리를 한 번 더 숙이고는 신전 밖으로 나왔다.


“보자, 레어퀘스트라. 그런 건 아무래도 아이셔랑 같이 있을 때 받는 게 났겠지?”


그는 무심코 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다. 대략 20골드가 잡혔는데, 그것은 제사를 드리고 남은 멧돼지 아이템을 팔아서 얻은 돈이었다.


“그래도 초보가 얻는 아이템치고는 꽤 비쌌는데 말이지. 할 것도 없는데 사냥이나 더 할까?”


보석은 사냥터로 향했다.

그리고 곧 한가하게 풀을 뜯고 있는 멧돼지를 볼 수 있었다.

그는 돌을 들었고, 던졌다.

머리에 돌은 맞은 멧돼지는 그를 돌아봤다.

두두두두.

쿵!

허리가 끊어질 듯 휘었지만, 견딘다!

그리고 찌른다.

푹!

“쿠이이익!”

멧돼지는 옆으로 쓰러졌고, 보석은 달아날 것 같은 정신 줄을 애써 붙잡았다.

그때, 누군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호우! 당신. 귀여운 남자애가 사냥법도 특이하네. 내 스타일이야!”


겨우 시야를 되찾은 보석은 자기 앞으로 걸어오는 이상한 복장의 쿠루타주를 보고 묘한 이질감을 느꼈다.


“남자? 여자?”

“네가 원하는 걸로 하지. 후후후.”

“...”

“멧돼지 사냥하는 걸 보니, 신규?”


쿠루타주는 스트레칭을 하듯 양 팔을 하늘 위로 뻗으며 물었다. 대화하는 와중에 자기 몸매를 뽐내듯 몸을 움직이는 쿠루타주를 보며 보석은 어떻게 반응해야할 지 몰라 뒷걸음질을 쳤다.


“맞, 맞긴 한데. 누구시죠?”


쿠루타주는 윙크를 하며 손으로 감은 눈을 가리켰다.


“마술사 쿠루타주.”

“...”

“아이디는 어떻게 돼? 그리고 어느 나라 사람?”

“크흠. 그, 볼 일 없으시면 가던 길 가시죠.”

“호우? 놀란 거야? 무서워 마. 나쁜 짓 안 해. 신규한테 뭐 얻어먹을 것도 없고.”

“...”

“귀여운 아이가 표정도 귀엽게 지으니, 한층 더 귀엽네. 이름이라도 알 수 있을까?”


보석은 점차 두려움이 엄습하는 것을 느꼈다. 집요하게 질문하는 쿠루타주에게 대답을 계속 회피만 했다가는 이대로 영영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보석.”

“보석? 이름 한번 심플하네. 중국인?”

“한국.”

“호우. 한국 사람인데 이제 신규라고? 신기하네. 내가 알기론 한국에서 할 만한 사람들은 다들 초장기부터 시작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쪽은 어떻게 됩니까? 영어권은 아닌 것 같은데.”

“비. 밀.”

“...”


쿠루타주는 보석이 잡은 멧돼지 사체 앞에 무릎으로 앉더니, 손가락으로 그걸 가리키며 말했다.


“이 멧돼지. 내가 가져도 될까?”


보석의 표정이 차가워졌다.


“그게 목적이었습니까?”

“이거 하나로는 택도 없지만, 하나라도 아쉬운 상황이니...”


쿠루타주는 그냥 한눈에 봐도, 마술사라는 테마를 완전히 완성한 사람이다. 그 정도라면 마술사 테마에 걸맞은 여러 스킬들을 보유했을 것이고, 이는 상당한 실력자라는 것.

보석이 억울한 듯 말했다.


“신앙이 높아보이시는데... 초보들이나 사냥하는 멧돼지가 뭐가 필요하다고, 그럽니까?”

“그런 말 하는 거 보니, 정말 신규이긴 한가보네.”

“예?”


쿠루타주는 멧돼지 사체에 손을 올려 그 거친 가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초보자를 배려하려는 건지 모르겠는데, 계속 신앙 올려도 초보자들이 얻는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그래서 신규유저들도 이 멧돼지에서 나오는 아이템을 팔아 어느 정도 자산을 쌓을 수 있게끔 말이지. 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사냥하는 다양한 몬스터들의 아이템이 계속 계속 필요하지. 고수가 될수록 더.”

“그러면 초보존에 죽치고 앉아있는 숙련자들 때문에 초보자들이 오히려 피해를 입을 텐데요?”


그의 말을 들은 쿠루타주의 눈에 이채가 띠었다.


“귀여우면서 똑똑하기까지 하네? 호우.”

“...”

“이걸 알아야해, 신규. 신앙 차이의 효과는 단순히 높낮이만 상관있어. 더 높다고 혹은 더 낮다고 의미가 없지. 무슨 말인지 알겠어? 멧돼지의 포데르(힘)lvl.2 라면, 내 포데르(힘)lvl이 3이든 4든 아니면 5든, 그냥 높은 거뿐이야. 즉 내 신앙이 멧돼지의 신앙보다 더 높은 순간부터는 더 강한 건 의미가 없지.”

“그렇다면 신앙을 더 올린다고해서 몬스터를 잡는 난이도가 크게 낮아지는 게 아니군요.”

“스킬과 아이템을 다양하게 쓰고 하니까, 낮아지긴 하는데, 막 몬스터의 공략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쓸어버릴 수는 없는 거야. 게다가 아무리 최상위 유저인 나라도 멧돼지에게 정면으로 머리를 맞으면 죽을 수 있으니까”

“설마요.”

“진짜야. 그런 게임이라고 소울온라인은.”

“...”

“아무리 쉬운 몬스터라도 리스크가 있어. 게다가 그걸 노리고 타 유저가 날 죽이려고 해봐. 끔찍하지. 그러느니, 차라리 동레벨의 몬스터를 잡는 게 훨씬 나아. 하나의 몬스터로 쌓을 수 있는 신앙과 은총도 한계가 있고.”

“...”

“본론으로 돌아가서, 우리 길드원 중에 스킬제작을 위해서 멧돼지에서 나오는 아이템이 필요한 친구가 있어. 양보해주면 안될까? 호우!”


쿠루타주가 양 팔을 하늘로 뻗으며 위협적으로 소리를 지르는데, 그 꼴을 본 보석은 헛웃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참나. 아무리 그렇다고 신규 것을 훔칩니까? 그리고 내가 잡은 걸 훔치는 건 제사도 못 드리잖아요?”


쿠루타주는 팔짱을 끼며 허리를 쭉 내밀었다.


“스킬 및 아이템 제작에 필요한 건 스틸한 걸로도 가능해, 신규. 게다가 요즘 멧돼지관련 아이템이 너무 비싸서 말이야. 내가 여기까지 트레블링하며 직접 사냥하는 게 더 쌀 정도로 비싸지.”


확실히 초보아이템치고는 짭잘했었다.

보석이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정말 비싼가요?”


쿠루타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양 손을 턱에 가져가 꽃을 만들었다.


“비싸. 호우! 너무 비싸. 호우! 내 짐작으로는... 누군가 독점하는 걸지도? 모든 아이템은 하루에 나올 수 있는 량이 대략적으로 정해져있거든.”

“...”


보석의 얼굴이 심각해진 것을 본 쿠루타주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표정을 보니 아는 것 같은데? 호우! 혹시 본인이야? 실력을 숨긴 건가? 겉모습은 순수해 보이는데, 생각보다 연기를 잘 해. 귀여워.”

“아니요. 근데 누군지는 알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을 불러드릴게요. 합의해 보세요.”

“호우? 정말?”

“대신 저도 원하는 걸 하나 주십시오.”

“일단 봐서. 불러봐, 신규. 신규치곤 인맥이 좋은 걸 보니, 역시 한국인들의 커뮤니티는 참 끈끈한 거 같아.”

“기다려 봐요.”


보석은 품에서 바니걸 운영자의 명함을 꺼냈다. 다행히 초록불이 들어오는 것을 본 그는 말했다.


“이쪽으로 와봐. 아직 버그 못 고친 거 아니까. 안 오면 바로 신고한다.”


쿠루타주는 흥미롭다는 듯 보석을 보았고, 보석은 명함을 품에 넣으며 어깨를 들썩였다.

쿠루타주가 말했다.


“무슨 스킬이지?”


보석은 대답했다.


“운영자 소환스킬이라고 있어요.”

“호우... 자꾸만 관심이 생기는데?”

“조금만 기다려봐요. 이제 곧... 아 저기 오네요.”


쿠루타주와 보석이 서 있던 곳에서 대략 5m정도 떨어진 곳에 복잡한 타원형의 도형이 공중에서 생성되더니, 거기서 바니걸가 걸어 나왔다.


“신규유저짱! 자꾸만 부르시면 제가 너무... 어? 쿠루타주?”


쿠루타주도 그녀를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바니걸?”


보석은 그들을 서로 번갈아보며 말했다.


“아는 사이?”


쿠루타주와 바니걸은 동시에 고개를 흔들었다.


“그냥 워낙 유명인사다보니. 아시아까지 활동하시는지는 몰랐네요.”

“운영자 중에서 가장 유명하니까, 호우. 얼굴로 유명하다는 게 이해는 안 가지만.”


바니걸은 보석을 보며 물었다.


“이런 유명인사도 알고. 생각보다 별 볼 일없는 남자는 아니시네요. 그런데 무슨 일로 부르신 거예요오?”

“멧돼지 아이템 독점. 바니걸이 한 거야?”

“...”

“맞나보네. 쿠루타주씨. 여기 장본인이니까 합의해보시죠.”


쿠루타주는 보석에게 윙크한번 하더니 바니걸에게 말했다.


“호우. 버그라... 흐음... 독점... 흐음. 제가 생각한 게 맞는 걸까, 바니걸?”


바니걸은 순간 날카로운 눈빛으로 보석을 째려봤고, 보석은 품속에서 명함을 꺼내며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명함 줄게.”


보석이 건네는 명함을 낚아챈 바니걸은 그것을 품에 넣고는 쿠루타주에게 말했다.


“얼마나 원하시죠?”


쿠루타주가 말했다.


“멧돼지 심장 천 개.”


심장?

보석은 처음 들어보는 것이다. 그것은 그에겐 지금까지 나온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쿠루타주가 말을 이었다.


“시장에서 알아봤을 때는 하나당 50골드에 팔던데? 그렇게 따져서 천 개를 하면, 50000골드이니까.”


한국 돈으로는 오천만원에 해당하는 돈이다.

바니걸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천 개나 필요하다고요오? 그걸 직접 구하려고 했던 거예요?”


쿠루타주가 팔을 양쪽으로 벌리면서 말했다.


“전 세계에서 신규유입이 가장 적은 한국. 그 중심의 신규지역이라면 하루에 오십 마리라도 잡을 수 있을 테니까. 한달정도면 되지.”

“천 마리를 잡는다고 심장이 천 개가 나오는 게 아닌데요오? 레어아이템이잖아요. 그리고 혼자서 그 많은걸 또 어떻게 운반하고 보관하실 건데요?”


쿠루타주는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거만하게 턱을 들어올렸다.


“포무라(형태)lvl.5 마술사인 나 쿠루타주는 가능하지이잇!”

“...”

“포즈 어때?”


바니걸은 입술을 삐쭉이며 말했다.


“얼마에 원하시는 데요오?”

“절반가격.”

“...”

“싫으면 나는 그냥 내가 따로 사냥해도 돼. 호우! 한 달을 포기해서 25000골드를 얻는 건 나도 손해는 아니니까. 바니걸 운영자는 버그신고로 고생 좀 하겠지만.”


바니걸은 다시 한 번 보석을 째려봤고, 보석은 얼른 그 시선을 회피했다.

바니걸가 말했다.


“좋아요오. 그 대신 포무라(형태)lvl.5로만 추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 있어요. 그걸 추출하는 걸 도와줘요오.”

“딜(Deal)!”


쿠루타주는 악수의 손을 내밀었고, 바니걸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 손을 잡았다.

뿅!


“까악!”


바니걸가 잡은 쿠루타주의 손이 갑자기 꽃으로 변했다.


그것은 쿠루타주 제작아이템, ‘끝까지 방심하지 말 것!’

효과는 가짜 손을 꽃으로 변신!

제약은 일회용!


엉덩방아를 찧은 바니걸를 보며 쿠루타주가 사악한 웃음을 흘렸다.

쿠루타주가 보석을 보며 말했다.


“자세한 거래내용을 위해서 자리 좀 부탁해도 될까?”

“예, 예. 그러세요.”


보석은 작은 목소리로 욕설을 내뱉으며 저만치 떨어진 곳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생성된 멧돼지를 사냥했다.

아슬아슬한 상황에 몇 번이고 놓였지만, 용케 사냥해낸 보석은 관자놀이를 짚으며 중얼거렸다.


“아, 머리 아파... 더는 못하겠다, 진짜.”


그 때, 한쪽에서 쿠루타주가 나타났다.


“안녕, 신규? 고마워. 덕분에 좋은 거래를 했네, 후후후.”

“또 훔치러 온 거에요?”


쿠루타주는 왼팔을 뒤로 꺾으며 말했다.


“아니, 거래를 완료해서 더 필요 없어.”

“그러면?”

“거래는 거래니까. 원하는 걸 주기로 했잖아? 호우! 귀여운 신규가 원하는 게 뭘까? 말만해. 신규가 원하는 것쯤은 내가 충분히 들어줄 수 있으니까.”


보석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말했다.


“심장관련 아이템. 아무거나 있어요?”

“심장관련 아이템? 멧돼지 심장 있는데?”

“아, 그래도 좀 좋은 걸로 줘요.”

“...”


날카로워진 쿠루타주의 눈빛에 보석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지금까지 그에게 느꼈던 건 사실 두려움이라기보다는 불쾌감이었다.

하지만 지금 느끼는 건 확실한 두려움.

쿠루타주가 말했다.


“심장관련 아이템이 필요한 이유는?”

“소환관련 스킬을 익혔는데, 심장관련 아이템으로 소환해야해서요.”

“소환? 비다(생명)가 주력이야?”

“예.”

“그럼 A.I. 엔지니어?”

“뭐, 그렇죠.”

“...”

“왜요?”


잠시 그렇게 보석을 노려보던 쿠루타주는 품에서 카드 하나를 꺼냈다.


“터치(Touch).”


카드는 뿅하는 소리와 함께, 붉은 빛의 보석으로 변했다.

쿠루타주는 그것을 보석에게 던지면서 말했다.


“귀엽고 똑똑한 친구니까 주는 거야. 재밌는 인연이 되었으면 해서.”

“...”

“그럼 나는 이만 가보지. 길드 아직 안 들어왔으면, 우리 쪽으로 한번 생각해봐.”

“길드명이 어떻게 되는데요?”


쿠루타주는 몸을 돌려 걸으면서 양 손을 흔들었다.


“서커스(Circus). 결과에는 관심 없고 과정만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이야. 호우... 그럼 안녕.”


쿠루타주는 양 팔을 머리위로 올리고 모델처럼 양 발을 교차하며 걸으면서 멀리 사라졌다.

보석은 자기가 그 독특한 만남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지는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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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Vol 3. 드래곤하트(Dragon Heart). 19.01.21 44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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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Vol 2. 첫사냥 (First Hunt) 19.01.19 4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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