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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에, 눈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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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레인Y
작품등록일 :
2019.01.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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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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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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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 다시, 만나다(2)

DUMMY

카페거리 한복판에 있는 카페 쿠쿠스 가든. 나무가 주가 된 외관과 현관 및 창가의 풍성한 화초가 눈길을 끄는 곳이다. 일행은 카운터에서 주문을 하고 나서, 창가에 있는 테이블 하나를 잡아놓고 앉는다. 메이링은 창밖을 한 번 내다보고, 또 가게 안쪽을 둘러보더니, 세훈과 주리에게 묻는다.

“여기 누가 오자고 한 거야?”

“아, 주리인데요.”

“어, 그래?”

“혹시, 뭐 불편한 거라도...”

“아니, 잘 선택했다고.”

주리는 세훈을 보며 슬며시 미소를 짓는다. ‘거봐, 내가 뭐라 그랬어’ 하고 말하기라도 하는 듯.

“왜 그래?”

“아, 저는 공원 앞에 있는 ‘카페 비스타’ 체인점을 가려고 했거든요.”

“에이, 거기는 매일 사람들로 북적이잖아. 평일에도 자리가 꽉꽉 차 있지. 잘한 선택이야.”


어느 새, 테이블의 벨이 울리고, 앨런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카운터로 가서 잔 5개가 올려진 쟁반을 가져온다. 2개는 아메리카노 커피, 1개는 에스프레소, 1개는 파인애플셰이크, 1개는 딸기스무디. 메이링은 딸기스무디를 가져가고, 주리는 파인애플셰이크를 가져간다. 앨런은 에스프레소를 가져가고, 세훈과 레아가 아메리카노를 마신다.

다들 한 모금씩 마시고 나자, 세훈은 주위를 한 번 돌아본다. 혹시나 누군가 엿듣지는 않을까, 클라인 패거리가 있지는 않을까, 유심히 본다. 한 번 주위를 돌아본 세훈은 목소리를 낮추고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사실은... 이걸 말하려던 건데...”

“음, 뭔데?”

“어제... 공격을 받았어요.”

“공격을... 받았다고?”

“그 클라인이라는 남학생한테?”

메이링과 앨런은 걱정과 의문이 반반씩 섞인, 그러나 낮은 목소리로 세훈에게 묻는다.


“아니오. 클라인은 아니었어요.”

세훈은 앞에 놓인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말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클라인의 친구였고, 그 패거리에서 서열이 클라인 다음인 것 같았어요.”

“그러니까... 클라인은 아니고, 클라인의 친구와 싸웠다는 이야기지?”

“네... 맞아요. 이름은... 김예준이었고요.”

세훈은 차분하게 이야기한다.

“그 남학생은 폐건물로 저를 불러냈어요. 한 사흘 전부터였죠. 자세한 건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친구들에게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저를 아체토역 근처의 폐건물로 오라고 했죠. 그리고 대면하니까, 처음에는 회유를 하더니, 그 회유가 안 통하니까 자기 능력을 사용해서 공격했죠. 신체를 단단하게 만들어서 벽을 맨손으로 부수더군요.”

“신체를 단단하게 만드는 능력이었다고?”

“네, 맞아요. 초반에는 두 손만 단단하게 만들 수 있나 보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두 손뿐만 아니라 온몸을 다 그렇게 할 수가 있었더라고요.”

“혹시... 어떻게 대처한 건지 말해 줄 수 있을까?”


“제가 한 건 그냥 피한 게 전부였어요.”

세훈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말한다.

“하지만 그냥 피한 건 아니었고요, 그때그때 상황 봐가면서 대처했어요. 중간중간에 도발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요.”

“그래도 처음에는 피하기만 한 거 아니었어요?”

세훈의 AI시계에서 NURI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 그래... 그랬지. 너 덕분에 그래도 좀 잘 대처했지만 말이야.”

세훈은 조금은 NURI의 말에 언짢아하면서도, 고마움은 잊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게, NURI 덕분에 싸움이 좀 더 빨리 끝난 건 부정할 수 없으니까.

“물론... 누군가는 그렇게 피하는 걸 비겁하다고 하겠지.”

메이링이 앞에 놓인 딸기스무디를 마시며 말한다.

“하지만, 그 때 네게 놓인 조건하에서는, 정말 훌륭한 전략이었어. 너하고 예준이의 대결은, 주어진 조건부터가 불리했잖아. 그리고 처음에는 그렇게 도망만 다녔을지는 몰라도, 마지막에 이긴 건 너였잖아, 맞지?”

“네... 그렇죠.”


“저는 말이죠...”

주리가 입을 연다.

“세훈이가 그 선배하고 싸운 날, 세훈이가 가겠다는 걸, 말리지 않았어요.”

“하긴, 세훈이가 오지 않으면 일주일에 한 명씩 누구를 패 버리겠다, 그렇게 협박하니까 그렇기도 하겠지.”

“그것보다도, 저는 그 날의 세훈이한테서, 뭐라고 해야 하나... 평소에 느끼지 못한 걸 느꼈어요. 제가 아는 세훈이의 눈빛이 아니었어요. 그 뭐라고나 해야 하나... 투지라고 해야 하나, 분개라고 해야 하나...”

“뭐, 아무튼, 평소와는 눈빛이 달랐다, 이 말이지.”

메이링은 딸기스무디를 다시 한 모금 마신다.

“그건 그렇고, 우리가 좀 조사해 본 게 있는데 말이지...”

메이링은 가방에서 서류를 몇 장 꺼낸다.

“조... 조사요?”

“그 패거리에 속한 학생들 몇 명을 은밀히 조사했거든.”

“어... 어떻게요?”

“너희들도 알겠지만, 미린 초, 중,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대학까지 해서 초능력자들이 많지. 그것도, 그냥 많은 게 아니잖아? 당연히 VP재단에서도 몇 명의 조사원들을 파견해 조사를 하고 있지. 신원은 밝힐 수 없지만 말이야.”

“아... 네.”


“그래서... 일단은 여기를 좀 봐.”

메이링은 서류들을 세훈과 주리에게 보여 준다. 사진, 이름, 해당 학생들의 학교 성적, 부모 및 가족의 인적사항 같은 정보가 적혀 있다.

“능력이 쓰인 것도 있고 안 쓰인 것도 있어. 안 쓰였다고 해서 그 사람이 비능력자라는 건 아니고, 능력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일 뿐이야.”

“이 문서들... 가져가서 봐도 되나요?”

“아니. 그 문서들은 다 보면 다시 주어야 해.”

세훈은 그 서류들 중 우선 하나를 본다. 세훈이 보는 그 문서에는, 익숙한 이름이 보인다. 우선, 이름은 ‘베리 비숍’. 며칠 전에 G반을 자기 능력으로 장악하려고 했던 F반의 그 학생이다. 아버지 헨리 비숍은 유통업체 전무, 어머니 크리스틴 비숍은 대학 교수라고 되어 있다. 적힌 능력은 ‘정신 조종’. 또 ‘미등록자’라고 쓰인 붉은 글씨가 눈에 띈다.

“호오... 이 녀석, 의외로 좀 배경이 있는 집이었군. 그런데도 친구가 없었던 걸 보면, 성격이 보통 나쁜 게 아닌 것 같은데.”

“우리 조사원들이 그 녀석을 더 조사해 봤는데...”

앨런이 입을 연다.

“비숍 부부는 현재 별거 상태라더라. 비숍은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의 다툼을 보고 자랐다고 하고. 그래서 비숍이 비뚤어졌을 가능성이 크지.”

“아... 어쩐지, 뭔가 있다 했어요.”


“세훈아, 비숍은 아무것도 아니야.”

주리가 또 다른 서류 두 장을 보여 주며 말한다.

“이걸 잘 보라고.”

“어...? 뭐야.”

세훈은 그 서류들을 가져다가 찬찬히 살펴본다. 우선, ‘첼시 오쇼네시’라는 학생. 세훈과 동급생으로, 아버지는 우주군 장군 윌리엄 오쇼네시, 어머니는 첼리스트이자 음대 교수 미리암 오쇼네시라고 나와 있다. 그 다음으로는, 역시 동급생인 ‘궈칭칭’. 초등학교 시절에는 어린이 모델로도 활동했고, 현재도 드라마, 영화 등에서 배우로 활동 중이라고 나와 있다. 할아버지는 국회의원 궈창린, 아버지 역시 배우 궈웨이린, 어머니는 가수 저우페이페이. 모두 세훈은 명함도 내미지 못할 집안들이다. 그러나 세훈은 그 인적사항보다도, 사진을 더 유심히 본다. 그리고 세훈은 그 두 사람의 사진을 어디서 많이 본 것 같다는 생각에 이른다.


“여기 좀 봐봐.”

세훈은 주리를 부른다.

“여기 이 얼굴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그러니까 내가 그걸 너한테 준 거라고.”

주리는 세훈을 보고 한심하다는 듯 말한다.

“아직도 누군지 모르겠어? 바로 알아봐야 할 거 아냐.”

세훈은 주리의 말을 듣고서야, 첼시 오쇼네시와 궈칭칭이 누군지 알아낸다. 처음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부터 시작해, 항상 둘이 붙어 다니고, 주로 클라인과 그 패거리가 있는 곳 근처에 있으며, 세훈을 보면 기분 나쁜 웃음을 지으며 킬킬대던 여학생들. 그들이다!


“아... 그 애들일 줄이야.”

세훈은 탄식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그 정도 애들이면 딱 한 번에 알아봤어야지, 안 그래?”

“맞아...”

세훈은 왜 자신은 남들 한 번에 알아볼 걸 두 번 세 번 해야 알아보나, 하고 질책한다. 그것도, 세훈 자신에게는 매우 중요한 정보인데, 이러고나 있으니 자신이 더 한심해진다.

“다른 자료들도 한 번 줘 봐.”

“여기.”


세훈은 주리에게서 나머지 서류들을 넘겨받는다. 그 서류들도 하나하나 살펴본다. 먼저 보이는 이름은 ‘다니엘 올손’.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아버지 ‘알프레드 올손’과 어머니 ‘크리스틴 올손’은 모두 중형 재벌 ‘올손 그룹’의 이사를 맡고 있다. 그보다도 세훈이 더 주목한 건 다니엘 올손의 체격이다. 키는 177cm, 몸무게는 75kg. 웬만한 성인 이상의 체격이다. 그 나이에, 벌써! 저 정도의 조건이니, 클라인의 패거리에 드는 게 이상하지 않다고, 세훈은 생각한다. 이어서, 세훈은 또 한 장의 서류를 넘겨본다. 이름은 ‘앤서니 탤리’. 고등학교 1학년생. 사용하는 능력은 다리 강화. 어머니는 3선 국회의원 ‘신시아 예이츠 탤리’. 또 한 장을 넘겨본다. 이름은 ‘하마나카 마히로’. 중학교 2학년생. 사용하는 능력은 위장술. 아버지는 방산업체 ‘탈로스 컴퍼니’의 대표 ‘하마나카 코이치’. 또 한 장 넘긴다. 이름은 ‘고한영’. 고등학교 2학년생. 아버지는 ‘5대 로펌’ 중 하나인 K&C의 파트너 변호사 중 하나인 ‘고재윤’. 그리고... 세훈은 이제 막 또 한 장의 서류를 넘겨보려 한다.


“그거 입수하는 데 많이 어려웠어요.”

레아가 세훈이 막 서류를 보려는 걸 보고 말한다.

“어... 너도 정보원이었어?”

“목소리 줄이라니까요!”

세훈은 그 서류를 살펴본다. 이름은... 빈센트 로스 클라인. 거기에 금발의 미형의 사진까지. 확실하다. 개학식 날, RZ백화점에서 세훈에게 굴욕감을 안겨 주려 한, 그 남학생. 거기에 세훈 한 명만을 특정해 노리고 있는, 바로 그 사람이다! 그 문서에는 다른 문서들과 마찬가지로 클라인의 가족이 누군지도 나와 있다. 아버지는 피터 클라인. 재정성의 고위 공무원, 자세히 말하자면 경제기획국 물가관리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어머니는 아멜리아 클라인. 정신과 전문의로, 결혼 전 성은 ‘투생’.

자료들을 보고 나니 세훈의 입에서 한숨이 절로 나온다. 세훈은, 메이링이 준 자료들을 보기 전에는, 클라인의 패거리나 다른 불량 학생들은 거의 모두 불우한 가정 출신일 것으로 지레짐작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세훈을 괴롭히던 또래 아이들이 거의 모두 임대 주택 출신이었던 것이 그런 편견 형성에 큰 역할을 했다. 왜 이렇게 집안도 좋은 애들이 자꾸 이상한 길로 빠져드는 걸까? 세훈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왜 그렇게 넋놓고 있어?”

주리가 세훈을 보고 말한다.

“아... 아니... 그냥.”

“너도 그 애들이 참 이해가 안 되지?”

메이링은 세훈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안다는 듯,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네... 맞아요. 정말 이해가 안 돼요.”

“나도 요즘 느끼는 게, 미린 초중고등학교를 조사하다 보니, 인간의 성품이란 건 원래 선한 건가 악한 건가에 대한 의문까지 들지. 뭐 이건 인류 역사가 시작할 때부터 있었던 심오한 문제이긴 하지.”

“참... 어려운 상황이네요.”

주리가 세훈을 한 번 돌아보고는 말한다.

“분명 세훈이 혼자서 대처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렇다고 세훈이 개인의 문제로만 놔둘 수는 없고... 누군가 실제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거라면 있기는 있어. 세훈이한테 소개해 주었기도 하고.”

앨런이 입을 연다. 세훈은 가만히 앉아서 듣기만 한다.

“하지만 학교 안에서는 그런 수단은 사용하기 어려울 거야.”

“아... VP재단 기동대 말이군요.”

레아가 조용히 듣고 있다가 말한다.

“하긴, 학교 안에 그런 사람들이 돌아다닌다고 하면 아무래도 문제가 더 커지겠죠.”

레아는 이어서 세훈을 돌아보며 말한다.

“그런데요, 선배님. 꼭 기동대가 아니라도, 도울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을 거예요.”

“맞아...”

세훈은 조금은 자신이 없이 말한다. 물론, 비숍과 싸울 때처럼 누군가가 도와 주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예준과의 싸움 때처럼 혼자서 싸워야 할 때도 있을 것이고... 게다가 그 패거리는 세훈을 고립시키려 별의별 수를 다 쓸 것이다. 거기에다가, 세훈을 ‘겁쟁이’로 몰아가려는 공작을 펼지도 모르고...

“뭐해?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펴는 거야?”

주리가 말없이 멍하니 있는 세훈을 보고 말한다.

“아... 아니...”

“내가 전에도 말했지? 혼자서 모든 걸 짊어지려고 하지 마. 설령 다른 사람들이 다 등을 돌려도, 나는 네 편이라는 걸 잊지 마. 알겠어?”

“아... 알았어.”

세훈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주리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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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15화 - 덫 한가운데서(1) 19.04.18 60 0 10쪽
42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3) 19.04.13 64 0 10쪽
41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2) 19.04.12 62 0 9쪽
40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1) 19.04.11 57 0 11쪽
39 13화 - 텐트 안의 함정(3) 19.03.30 75 0 14쪽
38 13화 - 텐트 안의 함정(2) 19.03.29 65 0 8쪽
37 13화 - 텐트 안의 함정(1) 19.03.28 75 0 9쪽
36 12화 - 캠핑장에서(2) 19.03.23 71 0 9쪽
35 12화 - 캠핑장에서(1) 19.03.22 78 0 12쪽
34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4) 19.03.21 71 0 8쪽
33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3) 19.03.16 77 0 10쪽
32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2) 19.03.15 79 0 11쪽
31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1) 19.03.14 73 0 10쪽
30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3) 19.03.09 63 0 12쪽
29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2) 19.03.09 84 0 11쪽
28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1) 19.03.08 84 0 10쪽
27 9화 - 다시, 만나다(3) 19.03.02 83 0 9쪽
» 9화 - 다시, 만나다(2) 19.03.02 87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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