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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에, 눈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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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레인Y
작품등록일 :
2019.01.17 20:20
최근연재일 :
2019.04.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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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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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1)

DUMMY

수요일 아침. 세훈은 지하철역 출구에서 나와서 학교로 향한다. 평소에 가는 방향과는 달리, 세훈은 대로변에서 주택가로 바로 들어간다. 주택가에도 등교하는 학생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로변만큼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기 주택가가 사람이 뜸하다는 건 아니다. 대로변에는 잘 안 보였던, 짙은 초록색 계통의 교복을 입은 중학생과 각양각색의 옷을 차려입은 초등학생들도 보이고, 잘 차려입은, 아마 부자인 듯한 동네 주민들도 보인다.

세훈은 주위의 풍경을 음미한다. 저택들의 담장 위로 삐져나온 나무들 위로는 새들이 앉아 있고, 길가에는 가끔 차나 자전거가 지나다닌다. 평소에는 자주 보지 않았던 풍경이라 몇 번씩이고 주위를 돌아본다. 역시 이 길로 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세훈이 이 길을 택한 이유는 다른 것도 있다. 평소 다니는 대로변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고, 미린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이 통학할 때도 자연스럽게 대로변으로 많이 가게 된다. 그런데 대로변으로 다니다 보니 한 번씩은 항상 클라인의 패거리와 마주치게 된다. 세훈도, 피하면서 학교를 다닐 수 있다면 걱정을 안 해도 되어서 좋겠지만, 그러면 겁쟁이가 되는 것 같아서 싫다. 그러나 안 좋은 기억을 자꾸 떠올리는 건 더 싫다. 그래서 일부러 오늘은 주택가로 간 것이다.

하지만 그 안도감은 오래 가지 않았다. 막 편의점 하나를 지날 즈음에...

“아, 세훈이구나.”

세훈은 뒤를 돌아본다. 검은 투블럭 머리를 한 남학생 한 명이 미소를 짓고 있다. 그러나... 약 3초 후, 세훈은 그 남학생이 누군지를 알아보고, 순간적으로 온 몸을 떤다. 그저께 서류에서 봤던... 그리고 이전에도 항상 세훈을 보면 비웃는 얼굴을 하고 있던... 앤서니 탤리!

“그... 그래...”

세훈은 더듬거리며 마지못해 인사한다. 탤리는 비웃는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라고. 아! 선배님이 답을 좀 빨리 주면 안 되겠냐고 하던데.”

세훈은 말없이 탤리를 뒤로 하고 발걸음을 재촉해서 학교로 향한다. 아... 이럴 수가. 그 녀석들을 피하려고 일부러 다른 길로 왔건만, 또 만나게 되다니... 낭패다, 낭패.

“그러게 왜...”

AI시계에서 NURI의 목소리가 들린다.

“평소 가던 길로 가면 좀 나을 거라고 제가 말했는데...”

“그러게...”

세훈은 힘빠지는 목소리로 말한다.

“내가 왜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한 거지.”

“이제 어디로 가든 그 사람들을 피할 수는 없어요. 그냥 평소 하던 대로 하세요.”

“알았어.”

얼마쯤 갔을까. 후문에 다다르니, 누군가가 또 세훈의 등을 치며 말한다.

“야! 너 오늘은 이쪽으로도 오냐?”

뒤를 돌아보니, 미셸과 디아나다.

“아, 그냥 한 번 와 봤어.”

세훈은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미셸과 디아나에게 인사한다. 고개를 돌리고는 후-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오전 8시 50분, 미린고등학교 1학년 G반 교실. 평소와 다름없이,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잡담을 하고 있거나, 책을 보고 있거나, 아니면 자기 AI폰을 보고 있다.

세훈은 교실 한쪽에 조용히 앉아 있다. 책을 한 권 펴 놓고 있기는 하지만 보는 건 아니다. 그냥 조용히 앞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세훈의 머릿속 한켠에는 토요일에 있었던 일들의 기억이 굳게 자리잡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그나마 시간이 좀 지나자 나아졌는데도 여전히 이 모양이다. 가만히 교실 안을 한 번 돌아본다. 친구들은 활기차게 웃고, 떠들고 있다. 그저께 클라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무엇을 할 것인지도 모른 채로.

여전히, 앤드루 카슨의 자리는 비어 있다. 세훈은 그 빈자리를 몇 번이고 고개를 돌려 본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한숨을 자꾸만 내쉰다. 저 빈 자리가 늘어나면 안 되는데... 그렇게 되기 전에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할 텐데...

“왜 그러고 있어?”

주리의 목소리가 들린다. 세훈은 뒤를 돌아본다. 주리가 어느새 세훈의 뒤에 서 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그저께 카페에서 만난 것 때문에 그러는구나?”

“음... 그렇지.”

“그럼 뭘 그렇게 걱정하는 거야? 너는 이제까지도 위기에 잘 대처해 왔잖아? 안 그래?”

“그... 그건 그래. 그랬지...”

“‘그랬지’가 아니야! 그 과거형은 틀렸어! 현재진행형으로 말하란 말이야! 네가 지금 어두컴컴한 터널에 있겠다고 생각하겠지만, 거기에도 끝이 있어!”

“고... 고마워...”

주리는 자리로 가서 앉는다. 세훈은 조용히 한숨을 내쉰다. 시계를 본다. 시간은 8시 57분. 주위를 다시 한 번 돌아본다. 이제 3분 정도 남았으니 올 사람들은 다 온 듯하다. 빈자리는 앤드루의 자리를 빼면 없다. 세훈은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일단 지금까지는 친구들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다행이다. 하지만,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세훈은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이윽고, 오전 9시. 1교시는 사회문화.

9시가 되자마자, 앞문이 열린다. 세훈은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괜히 가슴을 졸인다. 앞문을 통해 들어오는 사람. 그 사람이 누구인가 궁금하다. 이윽고, 그 사람이 들어온다. 선생님이다. 그러면 그렇지, 교복은 아니다. 이 시간에 앞문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학생일 리가... 또다시, 세훈은 가슴을 쓸어내린다.


이윽고 11시 30분. 점심시간 벨이 울리자, 세훈은 도시락을 들고 교실을 나와 계단으로 향한다. 계단이 나오자, 막 계단을 걸어 내려가려는 참인데, 누군가가 세훈의 등을 툭툭 친다.

“누구...”

세훈은 잔뜩 긴장하고 뒤를 돌아본다. 뒤에는 금발의 세훈 정도 키 되는 여학생이 서 있다. 후, 다행이다... 그저께 서류에서 본 얼굴은 아니다. 세훈은 자기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세훈이 맞지? 왜 그렇게 긴장하는 거야?”

“아... 아니야. 아무것도,”

세훈은 숨을 한 번 돌리고 말한다.

“너... A반에 나타샤 로젠가르텐 골드슈미트... 맞지?”

“맞아.”

“공주씩이나 되는 분이 나한테는 웬일이야?”

“아, 별 건 아니고...”

나타샤는 교복 주머니에서 뭔가를 뒤지더니 메모지 한 장을 꺼낸다.

“아... 금요일 날에 말이야, 아이린산에 있는 ‘아이린산 캠핑장’이라는 곳에서 초, 중, 고등학교 공동으로 하는 캠핑 행사가 있거든. 1박 2일로 하는 건데, 너도 한 번 와 볼래?”

“금요일? 내일 모레잖아? 그런데... 그걸 왜 지금 말해? 며칠 전에 학교 차원에서 이야기한 거잖아?”

“아, 원래는 온다고 한 사람들 몇 명이 못 간다고 해서 인원이 좀 미달되거든. 그래서 우리 부 차원에서 급히 추가 인원을 모집하고 있어.”

“잠깐... 너, 캠핑부였냐?”

“맞아.”

“이야... 난 뭐라고나 할까... 공주라면 좀 뭐냐, 고상하다든가, 아니면 그게 아니더라도 일반인과는 뭔가 좀 다른 취미를 가지고 있을 줄 알았는데...”

“공주가 캠핑 좋아하는 게 뭐 어때서?”

나타샤는 정색하고 소리를 높인다.

“아... 아니야.”

“어쨌든... 내일 모레 하는 캠핑 행사에 와 줄 수 있어?”

“내일 모레랬지? 잠깐... 나 좀 생각해 보고 말하면 안 돼?”

“안 돼.”

나타샤의 태도는 단호하다.

“지금 여기서 답을 줘. 급하단 말이야.”

“너도 말이야, 참... 그렇게 난데없이 와서 오라 마라 하면 답이 나오겠냐.”

세훈은 한숨을 푹 내쉬며 머리를 긁는다. 가뜩이나 클라인만 생각해도 머리가 아파 죽겠는데 이런 사소한 문제까지 나를 괴롭히다니...

“세훈아! 뭐 해? 어서 내려오지 않고?”

주리가 아래층에서 세훈을 부른다.

“아... 알았어!”

이 때다 싶은 세훈은 얼른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야! 빨리 대답 안 해?”

“아... 나 이따가 대답하면 안 돼?”

세훈은 주리를 따라 뛰어 내려가다가, 나타샤 쪽을 돌아보며 말한다.

“점심시간 끝나기 전에는 꼭 말해 줄 거니까!”

“알았어. 그럼 점심시간 끝날 때쯤에 찾아온다.”

나타샤는 이렇게 말하고는 걸음을 돌려, 자기 교실로 향한다.

“휴... 이번에도 실패네. 그건 그렇고, 한 명이라도 충원이 안 되면 큰 낭패인데... 어쩌지.”


분수대 옆에 있는 벤치. 세훈과 주리는 평소 먹는 곳과 똑같은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혹시 너한테도 캠핑 가자는 말 없었어?”

“나? 나한테는 아직 그런 말은 없었는데. 그건 그렇고 그거 며칠 전에 조사 끝난 거 아냐?”

“인원 미달이라고 충원하는 것 같더라. 아까 전에 나한테도, 공주씩이나 되는 애가 모집을 하고 다니던데.”

“에휴, 어지간히 안 왔으면...”

세훈과 주리는 어느새 가져온 도시락을 다 비워 가고 있다.

“그건 그렇고 말이야...”

세훈은 한숨을 푹 쉬며 말한다.

“요새 나는 왜 자꾸 선택을 강요당하며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걸까.”

“왜?”

“클라인도 그렇고, 조금 전에 캠핑 오라는 것도 그렇고... 가끔씩은 답이 없이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도 될 것 같기는 한데...”

“그래, 가끔씩은 그래도 괜찮은데, 너무 그러면 너 흐리멍덩한 인간이 되는 거야, 알지?”

“알고는 있지. 요새는 더 그렇게 못 될 것 같고 말이지. 주변의 상황이 나를 흐리멍덩한 인간이 되지를 못하게 막고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이냐.”

세훈은 신세한탄하는 듯, 아니면 넋두리하는 듯 숨을 크게 내쉬며 말한다.

“그래... 기분 전환도 하게 좀 일어나 볼까.”

세훈은 일어서서, 교실이 아닌 운동장 방향을 향한다.

“너, 어디 가?”

“아... 혼자서 좀 걷다가 들어가려고. 같이 좀 걷다 들어갈래?”

“아... 아니. 나는 이만 좀 들어가 봐도... 되겠지?”

“그래. 이따가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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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15화 - 덫 한가운데서(1) 19.04.18 60 0 10쪽
42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3) 19.04.13 64 0 10쪽
41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2) 19.04.12 62 0 9쪽
40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1) 19.04.11 57 0 11쪽
39 13화 - 텐트 안의 함정(3) 19.03.30 75 0 14쪽
38 13화 - 텐트 안의 함정(2) 19.03.29 65 0 8쪽
37 13화 - 텐트 안의 함정(1) 19.03.28 75 0 9쪽
36 12화 - 캠핑장에서(2) 19.03.23 71 0 9쪽
35 12화 - 캠핑장에서(1) 19.03.22 78 0 12쪽
34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4) 19.03.21 71 0 8쪽
33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3) 19.03.16 77 0 10쪽
32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2) 19.03.15 79 0 11쪽
31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1) 19.03.14 73 0 10쪽
30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3) 19.03.09 63 0 12쪽
29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2) 19.03.09 84 0 11쪽
»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1) 19.03.08 84 0 10쪽
27 9화 - 다시, 만나다(3) 19.03.02 83 0 9쪽
26 9화 - 다시, 만나다(2) 19.03.02 86 0 13쪽
25 9화 - 다시, 만나다(1) 19.03.01 90 0 8쪽
24 8화 - 폐건물에서의 격돌(3) 19.02.23 89 0 14쪽
23 8화 - 폐건물에서의 격돌(2) 19.02.23 8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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