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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에, 눈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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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플레인Y
작품등록일 :
2019.01.17 20:20
최근연재일 :
2019.04.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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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0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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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3)

DUMMY

하마나카의 도발하는 목소리는 계속 들려온다. 이 목소리는 대체 어디서 나는 건가... 혹시... 스피커? 스피커라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한 곳에서 자리를 잡고 스피커를 조작해서 숨어 있을지도... 하지만 그렇다면 이곳저곳에서 세훈에게 가해져 온 공격들이 설명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하마나카의 목소리는 스피커에서 나는 목소리가 아니다. 어쨌든 공통점은... 길이다. 길에서 벗어나면, 하마나카로부터 일단은 피한 다음 반격을 노릴 수 있을 터다...

아, 저기... 저기다! 길 옆에 놀이터가 보인다. 세훈은 곧장 놀이터로 간다.

놀이터에 다다르자, 세훈은 일단 한숨 돌린다. 놀이터를 한 번 둘러본다. 로켓처럼 생긴 미끄럼틀, 그 옆의 그네, 시소, 정글짐 등이 있고, 가운데에는 음수대가 하나 있고, 구석진 곳에 벤치가 있다. 일단은... 정글짐 위에 올라가서 상황을 노리기로 한다. 정글짐은 다른 곳보다는 아무래도 좀 높으니 관찰에도 수월하리라... 물론 봉우리의 정자로 올라가도 관찰은 할 수 있기는 하겠지만, 가까이서 관찰하기에는 부적합하다... 그래서 이곳을 택한 것이다. 정글짐 위에 올라가니, 문득 어린 시절도 생각난다. 한 10년쯤 전까지만 해도 여기에 많이 올라가서 놀았지... 하지만 지금은 그런 쓸데없는 것보다는, 어떻게 해야 하마나카의 은신 수법을 잡아낼 수 있을지, 그것이 걱정된다.

한 1분 정도를 가만히, 미동도 하지 않고 고개만 돌려 가며 정글짐에서 공원을 내려다본다. 먼저 벤치. 벤치에는... 특별히 이상한 건 없다. 그 다음은 그네... 그네 역시, 바람에 이따금씩 흔들릴 뿐... 특별히 이상한 징후는 발견하지 못한다. 시소 역시, 마찬가지다. 시소는, 그나마 움직이기라도 하는 그네와는 달리, 아예 미동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놀이터 한가운데에 있는 미끄럼틀. 세훈은 여기가 좀 신경 쓰인다. 미끄럼틀 자체보다는, 복잡하게 꾸며진 미끄럼틀 구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 공간도 있고... 일단 미끄럼틀을 좀 더 자세히 보기로 하고, 세훈은 정글짐에서 내려온다. 그리고 미끄럼틀로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바로 그 때...

“여기 있었군, 선배!”

하마나카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온다. 세훈이 미끄럼틀에 가까이 다가가자마자! 뭐지... 여기에 하마나카가 숨어 있을 줄이야... 그런데... 여기는 길에서 한참 떨어진 곳인데... 어떻게?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지?

“선배, 어떻게 그렇게 얄팍한 머리를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도망갈 수 없어. 선배 같이 물러 터져서는, 내 손가락은커녕, 머리카락 끝을 건드릴 수조차 없다고!”

세훈은 급히 미끄럼틀 주변을 수색하기 시작한다. 미끄럼틀 위쪽은 물론이요, 아래쪽 그림자에 가려진 바닥 부분까지 샅샅이 뒤진다. 그러나 아무리 뒤져봐도, 하마나카의 모습은커녕,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미끄럼틀에서 있을 만한 곳을 다 뒤져 봐도, 하마나카가 있을 만한 구멍 같은 건 안 보인다. 세훈은 한숨을 푹 내쉬며 일어선다. 바로 그 때...

“선배, 이 쪽이라고, 이 쪽!”

뭐지, 방금 소리가 들린 쪽은... 세훈의 눈에 뭔가 하나 들어오는 게 있다. 음수대... 미끄럼틀 옆에 있는 음수대다! 여전히 하마나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방금 그 목소리, 확실히 그쪽에서 들렸다! 음수대라... 세훈은 뭔가 짚이는 게 있다. 처음 하마나카의 목소리가 들린 그곳... 분수대. 공통점은 물... 물과 관련 있다. 하지만 아까도 그랬듯, 하마나카는 물과 관련없는 길에서도 잘만 나타났다. 그러면... 도대체 뭐지? 물... 물... 그리고 길... 길... 두 가지는 무슨 관련이 있기에... 일단, 분수대 쪽으로 가 보자... 일단 그곳으로 가는 길에 실마리가 있을 터다... 세훈은 놀이터를 벗어나 분수대 쪽으로 달려간다.

“선배, 설마 도망치려고?”

세훈이 길에 들어서자마자, 하마나카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이번에는... 세훈의 옆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 봤자, 도망칠 수 없어. 내가 얼굴을 보이지 않는 한 말이지!”

그리고 그 순간, 또 다시 뭔가가 세훈을 강타한다. 이번에는... 두 다리 모두!

“큭...”

세훈의 다리는 그 강한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중심을 잃고, 기우뚱거리더니, 이내 앞으로 서서히 기울어진다. 무릎이 땅에 부딪히자, 세훈은 재빨리 땅바닥에 손을 짚는다. 종아리와 무릎에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아...”

“뭐야? 벌써 넘어지면 어떡해? 이거 약골이구만!”

땅바닥에 손을 짚은 바로 그 순간, 세훈은 뭔가를 발견한다. 배수로... 그리고 철망!

“아, 용건을 아직 말 안 했네.”

하마나카의 목소리가 또 들려온다. 이번에는 세훈의 뒤에서.

“빈센트 선배님이 빨리 답을 주라고 하는데, 선배한테 오늘 답을 들어야겠어.”

“그래서... 뭐 어쩌겠다는 거냐?”

“선배가 답을 줄 때까지, 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거라고.”

하마나카의 목소리는 승리를 확신하는 듯, 안 그래도 간신배 같은 그 목소리가 점점 더 경박해진다.

“선배, 나를 그렇게 보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나를 보고 싶으면 말이지, 빨리빨리 말하라니까? 빈센트 선배님이 원하는 대답을 말이야!”

“무슨 대답?”

“선택지는 더 이상 없어! 나한테 무릎을 꿇었으면 빈센트 선배님한테도 빨리 가서 무릎을 꿇으라니까?”

“......”

“뭘 꾸물거리는 거야? 빨리 대답하지 않고?”

“하하하하하하...”

세훈은 갑자기 웃어젖히기 시작한다.

“허, 참, 왜 그러나, 선배?”

하마나카는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친다.

“왜 갑자기 웃는 거지? 설마, 절망감 때문에 돌아 버린 건 아니겠지? 정신머리가 붙어 있으면 빨리 대답을 하라고!”

“아니. 내가 웃는 이유는, 네게 진 것을 인정해서라든지, 그 선배에게 답을 주겠다든지 하는 게 아니야.”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하마나카의 목소리가 마치 화산의 마그마가 분출하듯 올라간다.

“헛소리 하지 말고 내가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해!”

“방금... 나는 네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를 알아냈지.”

“뭐... 뭐?”

“뭔가 이상하다 했어. 발밑에서 뭔가 위화감을 느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니깐.”

세훈은 말을 마침과 동시에, 분수대 쪽으로 달려간다. 하마나카보다 빨리 다다라야 한다... 장미정원을 지나, 분수대가 보인다. 과연, 분수대 옆 한쪽에 뭔가 지붕이 씌워진 버튼 같은 게 있다. 분수대 제어장치다. 세훈은 그 지붕 씌워진 버튼 앞에 가서, ‘관리자 외 조작금지’라고 쓰인 버튼의 덮개를 벗겨낸다. 안에는 버튼이 3개 보인다. 세훈은 그 세 개의 버튼을 모두 누른다. 잠시 후, 분수대의 물의 수위가 점점 올라간다. 무서운 기세로 차오르는 물은 어느새 넘쳐나기 시작한다.

“좋은 말 할 때 나오시지. 익사하기 싫으면 말이야.”

“컥... 컥...”

“왜? 나오기 싫어?”

“푸우-”

이윽고, 물이 넘쳐흐르는 분수대에서 뭔가가 나온다. 팔부터, 그리고 거기에 점점 더 커지는 거친 숨소리는 덤으로. 이윽고, 마침내 보이는 머리. 흠뻑 젖어 있기는 하지만, 안경과 얼굴 모양으로 보아, 하마나카가 틀림없다. 이윽고, 하마나카가 분수대에서 완전히 나와서 모습을 드러낸다. 온 몸이 흠뻑 젖은 그 몰골은 영락없는 물에 빠진 생쥐 꼴. 처음 그를 보는 사람은 막 물 속에서 올라온 물귀신으로 착각할 정도다. 얼굴은 어찌나 빨간지, 마치 토마토를 보는 것과 같다.

“이... 이게...”

하마나카는 세훈에게 점점 다가오며 말한다.

“잘도... 나를... 이 꼴로.. 만들었겠다...”

“그거야 배수로에서 알아서 나오면 되는 거 아니었나? 그냥 나오면 되는 걸 가지고.”

“뭐라고?”

거친 숨을 몰아쉬는 와중에도, 하마나카의 목소리가 다시 올라간다.

“네가 너무 굼떴다고.”

세훈은 잔뜩 조롱을 섞어 말한다.

“그래 가지고서야 어떻게 네 존경하는 선배님처럼 되겠어? 머리하고 스피드 중 어느 것도 안 되면 뭐, 딸랑거리기라도 해야지.”

“뭐가... 어쩌고... 어째?”

머릿속이 끓어오르는 하마나카의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게 하나 있다. 2년 전 클라인을 처음 만났을 때다. 그 때는 중학교 1학년, 뭐 하나 부족한 것 없이 살았고, 활발한 성격이었던 하마나카의 얼굴에 먹구름이 들었을 때였다. 이유는 부모님의 불화와 이혼. 아버지는 하마나카에게는 따로 말을 해 주지 않았지만, 하마나카는 그게 무엇 때문인지 잘 알 수 있었다. 어린 나이에 많은 것을 알아 버린 하마나카는 말 없고 소심한 성격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초능력의 잠재력은, 어느 새엔가 ‘좁은 곳에 숨을 수 있는 능력’으로 발현되었다. 친구 없이 지내던 하마나카에게 손을 내민 선배들은 바로 클라인과 예준이었다. 그 뒤로 어려운 일이 있으면 클라인의 도움을 받으며 늘 감사함을 품고 사는 하마나카였다. 그런데, 감히 그 하늘과도 같은 선배님의 말을 어기고, 거기에다가 병원에 장기 입원까지 하게 했다? 그런 사람은 용서할 수가 없다. 그리고, 무적이라고 생각했던 능력을 간파해 낼 줄이야... 더더욱 여기에 세워 둘 수 없다. 하마나카가 막 주먹을 날리려는 그 때...

퍽-

뭔가가 하마나카의 가슴을 강타한다. 다름아닌 세훈의 주먹. 가슴이 터질 듯 숨이 가빠오는 것 때문인지, 하마나카는 몸의 균형을 잃고 그대로 바닥에 털썩 하고 넘어진다.

“역시 굼뜨다니까.”

세훈은 넘어져서도 여전히 얼굴이 벌건 채로 가쁘게 숨을 몰아쉬는 하마나카를 내려다보며 말한다. 주위를 한 번 둘러본다. 분수대 주변은 온통 물바다다.

“아참... 그거 안 껐잖아.”

세훈은 재빨리 분수대 제어장치의 버튼을 모두 끈다. 공원을 모두 집어삼킬 듯 넘쳐흘렀던 물은 점점 잦아들더니 평상시 수위로 돌아간다.

“그건 그렇고... 지금 몇 시지?”

세훈은 공원을 나서며 AI시계를 본다.

“12시 47분이네. 이제 들어가 볼까...”

바로 그 때, 한 여학생이 세훈의 앞을 가로막는다.

“뭐야... 공주님 오셨어?”

“맞아.”

세훈의 앞에 선 건 다름아닌 나타샤.

“답을 좀 들으려고.”

“아니, 왜 여기까지 오냐고. 내가 답을 해 주겠다는데.”

“다들 안 된다고 해서 네가 있는 곳에 수소문해서 왔다고.”

“알았어, 알았어. 갈게. 됐지?”

“그럴 줄 알았어. 그 답 하나 들으려고 이렇게 고생하네.”

나타샤는 학교 쪽으로 방향을 돌리려다가 공원 한쪽에 쓰러진 하마나카를 발견한다.

“쟤는 뭐야? 왜 저런 데서 물이 흠뻑 젖어서 쓰러져 있어?”

“아, 죽은 거 아니니까, 가만 놔두면 알아서 일어나. 걱정하지 말고, 들어가자고.”

하마나카를 뒤로 한 채, 세훈과 나타샤는 학교로 돌아간다. 세훈은 돌아가면서도 한숨을 푹 내쉰다. 왜 다들 나를 무릎꿇게 하는 데 그렇게 혈안인 건지... 도대체 클라인은 왜 나를 노리는 건지... 알 수 없다. 의문들을 품은 채, 세훈은 교실로 돌아간다.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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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2) 19.04.12 63 0 9쪽
40 14화 - 토요일 저녁, 그날(1) 19.04.11 5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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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13화 - 텐트 안의 함정(2) 19.03.29 65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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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12화 - 캠핑장에서(2) 19.03.23 71 0 9쪽
35 12화 - 캠핑장에서(1) 19.03.22 79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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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3) 19.03.16 78 0 10쪽
32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2) 19.03.15 79 0 11쪽
31 11화 - 도서관에서 당한 기습(1) 19.03.14 73 0 10쪽
»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3) 19.03.09 65 0 12쪽
29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2) 19.03.09 84 0 11쪽
28 10화 - 공원에서 조우하다(1) 19.03.08 85 0 10쪽
27 9화 - 다시, 만나다(3) 19.03.02 83 0 9쪽
26 9화 - 다시, 만나다(2) 19.03.02 87 0 13쪽
25 9화 - 다시, 만나다(1) 19.03.01 90 0 8쪽
24 8화 - 폐건물에서의 격돌(3) 19.02.23 90 0 14쪽
23 8화 - 폐건물에서의 격돌(2) 19.02.23 8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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